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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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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로마네스크 건축과 바로크 미술에 취한 방랑객, 희귀서를 들고 샛길만 찾아다니는 괴짜 배타와 관용, 영성과 관능이 공존하는 나라, 천년의 시공간을 거니는 역사·예술 기행

원제 De Omweg Naar Santiago

세스 노터봄 | 옮김 이희재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0년 9월 5일

ISBN: 978-89-374-8313-4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변형 140x210 · 552쪽

가격: 20,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벨라스케스의 도시 마드리드에서 로마네스크의 도시 소리아까지, 무데하르 양식이 탄생한 테루엘에서 돈 키호테의 고장 라 만차까지, 영적인 고딕 풍과 관능적인 아랍 풍이 공존하는 과달루페, 고딕 미술이 시작되는 올리바 수도원과 은세공 양식의 걸작 산 마르코스.질러가기보다는 둘러가고 책에 코를 파묻고 샛길을 찾아 여행과 집필을 반복한 평생에 걸친 순례. 텅 빈 스페인에서 보물찾기에 푹 빠진 네덜란드 대표 작가 세스 노터봄 특유의 명문으로 기록한 환희의 순간과 깊은 통찰을 통해 독자는 또 다른 독창적인 스페인 여행을 경험할 것이다.
“스페인은 유럽에 매달려 있지만 유럽이 아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만 가서는 스페인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미로처럼 복잡한 스페인의 역사를 거닐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스페인을 돌아다녀도 보고 느끼는 것이 없다. 스페인이 주는 경이로움은 끝을 모른다. — 세스 노터봄


목차

차례
1 아라곤을 거쳐 소리아로
2 이름과 시대를 가로지르는 길
3 죽음과 역사의 세계
4 보석을 감춘 땅
5 돌고 또 돌고
6 왕비는 웃지 않는다: 프라도의 디에고 벨라스케스
7 금빛, 고동빛, 잿빛의 속삭임: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8 돈 키호테의 발치: 라 만차로 가는 길
9 작은 역사
10 왕과 난쟁이
11 황금 동굴의 검은 성모
12 신이 기억하는 순간
13 나바라의 겨울날
14 월터 뮤어 화이트힐
15 비둘기는 알려나
16 왕과 성자와 이교도
17 늘 있지만 없는 과거
18 크레온의 수수께끼
19 침묵의 골짜기
20 스페인에 뼈를 묻노니
21 마차도 풍경
22 로르카에서 우베다까지, 오후의 꿈
23 알안달루스의 찬란한 정원
24 시간이 멎은 곳
25 샛길의 유혹
옮긴이의 글


편집자 리뷰

★ 타임머신을 타고 샛길만 따라가는 별난 산티아고 순례

세스 노터봄의 여행은 세 가지 면에서 특별하다. 첫째, 공간 여행뿐 아니라 시간 여행이기도 하다. 베루엘라 수도원에서는 독살당할 뻔했던 성 베네딕투스를 떠올리는가 하면, 소리아에서는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의 슬픈 투쟁사를 꺼내기도 하고, 세고비아에서 이사벨라 여왕이 페르난도와 결혼한 속사정을, 오비에도에서 스페인의 별난 왕들의 에피소드들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할 때, 그리고 트루히요에서 피사로와 잉카 제국이 몰락하게 된 엉뚱한 오해를 들려줄 때는 마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이 된다. “나는 이중의 여행을 한다. 하나는 렌트카를 몰고 다니는 여행이고, 하나는 요새와 성과 수도원이, 또 그곳에서 마주친 문서와 전설이 불러일으키는 과거를 누비고 다니는 여행이다.”
둘째, 이제는 여행 상품이 된 잘 알려진 길만 따라가지 않고, “샛길의 유혹”을 과감하게 수용한다. “나에게 여행은 질러가는 길이 아니라 둘러가는 길이다. 나그네는 옆길로, 시골길로, 큰길에서 샛길로 빠지는 유혹,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이름을 가리키는 표지판의 유혹, 오솔길 하나만 난 저 멀리 성채의 윤곽이 주는 유혹, 저 언덕이나 산맥의 맞은편에서 나그네를 기다릴지도 모를 수려한 장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제 발로 일부러 영원한 미로를 만들어 간다.”
셋째, 작가의 여정은 중세의 영적인 순례와도 다르고 현대판 걷기 여행과도 다르다. 세스 노터봄의 『산티아고 가는 길』은 훌륭한 로마네스크 건축 기행서이면서 벨라스케스와 수르바란과 같은 바로크 화가들에 대한 멋진 미술 에세이이기도 하다.

공포를 불러일으켜야 할 요소들이 별안간 요리처럼 제시된다. 수르바란이 그린 성 루치아의 두 눈은 넙적한 접시 위에 반숙한 달걀처럼 놓여 있고, 거룩한 아가타의 가슴은 뒤집어놓은 한 쌍의 작은 푸딩이다. 이 여인들에서 풍겨나는 분위기는 괴로움이라기보다는 구슬픔이다. 그들의 몸은 출렁거리며 넘실거리는 화려한 드레스 뒤로 숨었다. 그들이 몸에 두른 것은 살을 파고드는 고행복이 아니라 비단, 우단, 공단의 육감성이다. 이런 옷에는 뜨거우면서도 절도 있는 관능성이 있다. 그것은 현란하면서도 절도를 아는 스페인 기질의 또 다른 얼굴이다. 정욕과 향락이 죽음과 손을 잡을 때야말로 그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7장 「금빛, 고동빛, 잿빛의 속삭임」에서
스페인에 위치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은 예루살렘, 로마와 함께 유럽의 3대 성지 순례지다.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산티아고(성 야고보)가 순교한 뒤 하늘에 별빛이 나타나 산티아고의 무덤을 가리켜 주었다고 해서 ‘별의 들판’이란 뜻의 ‘캄푸스 스텔라’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산티아고의 무덤 위에 성당이 지어진 것이다. 또한 야고보의 유해가 도착했을 때 몸이 가리비로 덮여 있었다는 전설 때문에 산티아고 순례자들은 가리비 장신구를 달고 다니는 전통이 생겼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는 유럽이 부른 광기의 아리아 가운데 하나였다. 거대한 이주자의 물결이, 수백만의 움직이는 엑스트라가, 기독교 세계의 구석구석에서 가리비를 매달고 온 순례자들의 끝없는 흐름이, 피레네 산맥과 그 너머로 이어지면서 몽 생 미셸, 투르, 베즐레, 르 퓌, 아를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마침내 산티아고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종교적 열정도 열정이지만 정치, 사회, 경제, 예술에서 이 거대한 모험이 끼친 영향은 요즘 사람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몇 세기 동안 엄청난 규모의 병력이 유럽을 끝없이 헤집고 다닌 셈이었다. 그들은 오로지 발에만 기대어 거리를 가늠했다. 자의로 나섰건 아니면 잘못의 대가를 치르라는 요구에 못 이겨 나섰건, 순례의 길에 오른 사람은 하나같이 아늑한 가정을 버리고 풍찬노숙을 하면서 운명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시절이 하수상하다 보니 그런 꿈을 키울 수가 없었지만 훗날 방랑의 꿈을 키우는 낭만주의자는 그런 생활을 동경했다. 이렇게 해서 순례는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신화가 되었다. 스페인 북서부와 그 너머 유럽 세계의 교류가 깊어지면서 스페인에서 아랍인이 차지한 지역과 다시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16장 「왕과 성자와 이교도」에서
 

★ “스페인이라는 보물 창고는 캐고 또 캐도 바닥이 안 보인다.”

태양의 나라 스페인은 북유럽 사람들이 동경하는 휴양지이자, 이제는 우리나라 여행객도 많이 찾는 피카소, 가우디, 투우의 나라다. 그러나 네덜란드 작가 세스 노터봄이 스페인에 끌린 것은 눈부신 햇빛과 시원한 파도 때문이 아니었다. “노터봄을 빨아들인 것은 스페인 내륙의 작은 도시와 마을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호젓한 교회와 수도원이다. 행락객의 발길이 닿지 않아 천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간직된 스페인의 속살이었다.”(「옮긴이의 글」에서)

스페인을 찾는 사람들은 불에 달궈진 유리창 같은 동부 해변만 뻔질나게 찾지 그 너머로는 얼씬도 하지 않지만, 제정신이 아니고는 그럴 수가 없다. 스페인을 몇 십 년 동안 돌아다녀 봐서 하는 소리지만 스페인의 내륙은 무궁무진하다. 피레네 산맥만 넘어가면 전혀 다른 대륙이 펼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비롭고 호젓하며 안 알려진 곳, 자기만의 역사와 언어와 전통을 간직한 고장이 수두룩하다.
―16장 「왕과 성자와 이교도」에서

소리아에는 “중세 기독교가 만들어 낸 가장 훌륭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문”이 달린 산토 도밍고 교회가 있고, 알바라신은 마치 마을에 있는 모든 것을 그대로 둔다는 조건으로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기라도 한 것처럼 천년 전의 과거가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세고비아에는 로마제국 시대의 명물인 물길다리가 있다. 고결하고 영적인 고딕풍과 인간적이고 관능적인 아랍풍이 공존하는 과달루페, 기독교 예술의 걸작이 모여 있는 외딴 마을의 산타 마리아 델 나랑코 교회,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 산티아고 데 페냘바, 그리고 산 미구엘 데 에스칼라다 수도원은 “알폰소 3세의 왕도였던 레온을 목걸이처럼 둘러싼 교회들 중에서도 보석”이다. 작가는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이처럼 샛길로 빠져나와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보물들을 만날 수 있는 스페인 구석구석을 찾아 들어간다.

산 세바스티안은 프랑스의 아르누보와 독일의 유겐트 양식처럼 이름은 다르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게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 전역에서 일어난 새로운 미술 운동의 거대한 창고다. 지금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로등이 달린 희한한 다리, 수집가가 보면 거기 매달려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나설 만큼 홀딱 반할 연철로 만든 난간이 있고 브뤼셀 같았으면 벌서 오래전에 헐렸을 호텔이 이곳에는 아직도 있다.
―13장 「나바라의 겨울날」에서

로마네스크 미술을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산 페드로 수도원의 회랑을 꼭 봐야 한다. … 식물무늬가 새겨진 기둥의 머리는 아랍의 영향을 받은 듯 불규칙해 보이는 문양이 어찌나 섬세한지 돌이 다 살아 있는 것만 같다. 죄악을 묘사하려고 여인의 알몸을 그린 빼어난 예술성도 예술성이지만, 머리는 새인데 몸통에는 날개가 달린 사자를 보면서 나는 그 옛날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였던 페르세폴리스를 떠올린다. 그 모든 이야기와 교훈과 장식이 천년 전 뛰어난 장인의 손길로 새겨져 메마르고 거칠기 짝이 없는 소리아의 기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남았으니 순례자가 이런 것을 안 보고 무엇을 보겠다는 것인가. 조각을 하나씩 살피다 보면 큼지막한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리라. 작은 석상도 많은데 거기에 담긴 상징을 하나하나 파악하려면 성서와 기독교의 성상과 상징을 풀이해 놓은 사전을 들고 달라붙어야 한다. 저 그림이 도대체 나한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 갈 때처럼 속에서 열불이 날 때도 없다.
―2장 「이름과 시대를 가로지르는 길」에서
 

★ “스페인은 평생을 바쳐서 사랑해야 할 땅이다.”

“내 인생에는 변치 않는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스페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렇다. 사실은 사랑이란 말로는 부족하다. 여자와 친구는 내 곁을 떠났지만 한 나라는 그리 쉽사리 내 마을을 떠나지 않는다.”세스 노터봄은 유럽 각지를 돌아다닌 방랑자이자 코스모폴리탄인데, 특히 로마네스크 건축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보물 창고와도 같은 스페인에 대한 애착이 각별하다.

로마네스크 예술에 대한 나의 애정은 물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아주 오래전 … 스페인의 상궤사 같은 도시에서 나는 벌써 로마네스크의 미술에 낚였다. 도대체 어디가 좋았을까? 단순해서? 진지해서? 묘한 환상을 자극해서? … 그저 어느 것하고도 닮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꼭 그렇지도 않다. 어떤 건축 형식은 분명히 로마 바실리카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초기에는 수도사들이 중동과 근동 지역에서 식물과 동물 모티프를 가지고 왔다. 또 기독교의 상징 기호는 이미 그때부터 있었다. 하지만 로마네스크는 고전 시대 이후로는 유럽에서 처음 대규모로 일어난 예술 운동답게 자기만의 색깔이 있고 세계관이 있다. 사람들의 생각과 믿음이 워낙 속속들이 배어서 로마네스크 예술은 돌로 나타낸 세계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장 「월터 뮤어 화이트힐」에서 
사람은 왜 여행을 하는가? 노터봄은 󰡔태풍의 눈󰡕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진정한 나그네는 늘 태풍의 눈에 머무르지 않나 싶다. 태풍은 세계다. 나그네는 태풍의 눈으로 그 세계를 본다.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놓치고 지나가는 것을 고요한 태풍의 눈은 바로 잡아낼 수 있다.” 익숙한 세상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여행자는 격동하는 세상의 본질을 고요한 눈으로 읽어낸다. 태풍의 눈처럼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노터봄의 눈에 어떤 나라보다도 더 매력적인 나라는 바로 스페인이었다. 1954년 처음 스페인에 발을 디딘 이후로 노터봄은 스페인을 찾지 않은 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반세기가 넘도록 스페인에 애정을 쏟아 부었다. 지금도 겨울은 암스테르담과 베를린을 오가면서 지내고 여름에는 스페인에서 지낸다.
―「옮긴이의 글」에서

그리하여 이 독특한 기행문인 『산티아고 가는 길』은 예술과 문화뿐 아니라 스페인의 역사 기행이기도 하면서 스페인에 대한 한 편의 산문시와도 같은 글이다.

스페인은 잔인하고 무질서하다. 자기중심적이고 무자비하다. 스페인은 충동에 휩쓸려 자멸한다. 스페인은 어지럽고 몽롱하고 불합리하다. 스페인은 세상을 정복했지만 손에 넣은 세상을 감당하지 못했다. 스페인은 중세 아랍과 유대인, 기독교의 과거에 단단히 붙박여 있으며 스페인의 고집스러운 도시들은 마치 대륙처럼 광활하고 텅 빈 자연 속에 드문드문 박혀 있다. … 이탈리아에서는 온갖 진귀한 보배가 널려 있어 보고만 있어도 눈이 휘둥그레지고 알찬 진수가 끝없이 넘쳐흐른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더구나 이런 오지에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두 발로 찾아다니면서 파고들어야 한다.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수도원 같은 분위기가 스페인에는 있다. …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매끄러운 거죽 밑에는 아직도 내전의 뼈아픈 상처가 남았다.
―1장 「아라곤을 거쳐 소리아로」에서

스페인은 베를린 장벽처럼 우둑 솟은 피레네 산맥에 유럽으로 통하는 길이 막혔고 국토 중앙을 차지한 드넓은 메세타 때문에 나라 안에서도 따로따로 논다. 스페인은 지방과 지방 사이의 소통이 쉽지 않고 기질도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한 사람이 자기 고향을 사랑하고 자기 고장과 자기 지방 사투리에 갖는 애착의 강도는 조국애를 훨씬 능가한다. 이런 중구난방 속에서도 스페인이 웬만큼 통합을 이루는 데는 1469년 페르난도와 이사벨의 결혼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2장 「이름과 시대를 가로지르는 길」에서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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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노터봄

1933년 7월 31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태어났다. 가출한 아버지가 2차 대전 중 헤이그 시내에 집중 투하된 폭탄에 맞아 사망한 후 독실한 가톨릭 신자와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의붓아버지에 의해 가톨릭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 학교로 보내졌으나 오래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가출을 일삼는 등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보냈지만 이때부터 문학적 기질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스무 살이 되던 해에 파리로 건너간 이후 이 년 동안 유럽 전역을 정처 없이 방랑하고,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필립과 다른 사람들』(1955)을 출간했다. 이 작품의 발표 직후 안네 프랑크 상을 수상하면서 스물둘의 젊은 나이에 일약 문단의 스타가 되었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체험한 색다른 경험은 작품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고, 죽음, 세계와 자아의 내면 성찰, 현실과 이상과의 관계 탐구 등 뚜렷한 작품 주제를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브뤼에에서의 어느 오후』(1963),『베를린 수기』(1990),『산티아고 가는 길』(1992) 등 여러 편의 여행기를 출간하며 여행 작가로 활동했으며, 1980년 발표한 소설『의식』으로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문단의 호평을 받았다. 시와 소설, 에세이와 여행기, 희곡과 시사 평론, 샹송의 작사와 번역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의 글을 두루 써 온 노터봄은 1982년 미국의 페가수스 상을 비롯하여 유럽 문학상(1993), 독일의 괴테 상(1992), 네덜란드의 페이 세이 호프트 상(2004) 등을 수상했으며,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1991), 문학예술훈장(2003) 등을 수여받았다. 또한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 미국 현대 어문협회의 회원으로 임명되었으며,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지명되고 있다.

"세스 노터봄"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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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재 옮김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독문학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소유의 종말>, <새벽에서 황혼까지 서양 문화사 500년>, <문명의 충돌>, <중국의 시대>, <브루넬레스키의 돔>, <리오리엔트>, <몰입의 즐거움>, <그린 마일>, <브루넬레스키의 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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