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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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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원제 Family Disunity

유미리 | 옮김 김난주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0년 12월 18일

ISBN: 89-374-0355-2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252쪽

가격: 8,000원

분야 외국문학 단행본


책소개

가족, 그 불가사의한 소우주 속의 진실과 거짓말들에 대하여.
아쿠타가와상 수상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알려진 작가 유미리가 예리한 시선으로 스케치한 현대 가족의 자화상. 주간 아사히에 2년간 연재한 분량을 연작소설집 형태로 묶어낸 것으로, 중년이 되어서야 이복 동생에 대한 미움을 거두는 아버지,엄마의 재혼을 늦게나마 이해하게 된 딸,가족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심정에 공감하게 되는 아들 등 굴절된 가족의 피해자들이 가족들을 너그럽게 끌어안는 과정을 그렸다.


목차

1. 이복 동생의 눈물 사라진 엄마 「좋겠다, 복잡한 가정은」 엄마의 연인 저들 같은 사이가 되면 좋겠네 어떤 결혼식 아버지의 무덤 롯본기의 늙은 고양이 언니에게 반항했을 때 우는 엄마 하마나 호수 조정 경기장에서 보낸 여름 휴가 정신과 의사 아버지 사촌 언니 이혼한 아내와의 재혼 구두쇠 알츠하이머 둘만의 망년회 이름을 바꾼 딸 행복한 가족 야간 고등학교 일요일 오후 이루지 못한 꿈 아파트 단지의 소문 국제 가족의 해 18년 만에 만난 아들 비장의 온천 여관 2. 신용 카드 신흥 종교 밤 벚꽃놀이와 벚나무 비눗방울 결혼과 은퇴 아버지와 아들 사랑의 일기 환상의 모델 바에서 유품 나누기 다시 젊어진 엄마 롱 위크 홈 어떤 중국집에서 여행한 기억이 없다 두 아내 핏줄이 다른 가족 파산을 겪고서 … 성이 다른 부모 마이 홈 엄마의 재혼 계란 프라이에 얽힌 추억 엄격한 할아버지 윗집 애처가 기묘한 남자 지적인 아버지의 실상 연애필승법 지나친 정직 3. 시노야마 씨와 아버지 여지 그렇게 한심한 편도 아니지 뭐 고모 자전거 자동응답기 미국으로 건너가지 못한 소년 귀화한 가족 새 집 파리에서 돌아온 이모 여동생을 만나지 않는 이유
후기


편집자 리뷰


세기말 \’가족, 그 불가사의한 소우주\’ 속으로의 스케치 여행
 가족은 원죄이면서 구원이고 독이면서 약이다! 
 현대 사회의 굴절된 가족상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글을 써온 재일교포 소설가 유미리의 또 하나의 가족 이야기『가족 스케치』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가족 스케치』는 제목 그대로 세기말의 가족상을 그려놓은 한 권의 스케치북이다. 목탄처럼 느껴지는 담백하고 건조한 터치로, 가볍지만 예리하게 포착해서 그린 컷을 한 장 한 장 넘기면 가족이라는 소우주 속의 갖가지 모습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결혼·이혼·별거·불륜·재혼의 한가운데 있는 가족, 이루지 못한 꿈·경제적인 문제·노인의 치매로 고민하는 가족, 일 중독자·애처가·지독한 구두쇠가 있는 가족, 단절과 소외로 앓고 있는 가족, 연애편지를 주고받는 가족,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증이 교차하는 내 가족의 모습들. 때로는 흐뭇하지만 대개는 서글픈 65가지 가족사의 장면을 모두 펼쳐보고 나면 우리는 일종의 \’신원(伸寃)풀이\’를 하고 난 듯 가슴이 서늘해지고 곧 나의 가족에게 돌아가는 발걸음을 앞당기고 싶어진다.
당신들의 가족은 천국이 아니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유미리는 \’가족\’을 테마로 하여 줄기차게 글을 써오고 있다. 부모의 별거로 흩어졌던 가족이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20년 만에 다시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붕괴된 가족의 위선과 치부를 드러낸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가족 시네마』, 붕괴된 가족을 다시 합치게 하기 위해 아버지가 새 집을 지어 가족들을 불러들이지만 누구도 오지 않자 노숙자 일가족을 살게 하는 『풀 하우스』로부터 근래에 나온 작품들 모두에서 기본 테마는 \’가족\’에 집중되어 있다. 처음부터 유미리는 소설을 쓸 수밖에 없게 된 이유로, 아버지와 엄마가 별거하면서 각각 애인을 둔 채 가족 아닌 가족 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야 했던 아픈 기억을 내세웠다. 유미리는 흔히 \’불행한 가족에서 자라나서 작가가 되려고 마음먹었으며 가족의 불행과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고 고통을 묘사하는 글쓰기가 바로 작가로서의 자신을 존재케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글 속에서 항상 자신과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지나치게 적나라하다는 비판까지 받아가며 솔직하고 성실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가족 스케치』는 내부로만 향하던 그 시선을 주위의 다른 가족들로 옮기고 있다. 살펴보니 역시나 주위의 가족들도 똑같이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 삶이 모두 그렇듯 가족 풍경도 멀리서 바라볼 때는 아름답지만 실상 \’당신들의 가족\’은 질기고 구차한 인연의 굴레이자, 웃음 뒤에 분노와 갈등이 숨어 있는 연기(演技)된 \’천국\’이었다. 그리고 \’행복한 가족은 비슷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족은 천차만별이다\’라는 유미리 자신의 말 그대로 『가족 스케치』에는 가족을 불행하게 하는 문제가 무수히 등장한다.
 가족에서 떠나와 가족으로 돌아가다
 가족은 이제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아늑한 보금자리가 아니다. 그곳은 허위와 위선이 판치고, 이기와 억압과 소통의 단절로 붕괴해 뼈대만 앙상하게 드러내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환멸만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모두가 음울한 이야기들을 지닌 채 행복을 연기하는 가족은 이제 지옥과 다를 바 없어진다. 그런데도 『가족 스케치』를 읽는 것은 괴로운 경험만은 아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유미리가 2년 동안 《주간 아사히》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그녀는 2년 동안 수많은 가족의 모습을 좇아다니면서 이 한 권의 스케치북을 만들었다. 환멸일 뿐인 가족이라면 그녀는 어째서 이토록 열심히 가족 엿보기에 매달린 것일까?
 인간의 존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하고 사람은 가족 속에서 살아가게 마련이다. 요컨대 인간 삶의 근원적인 구조가 가족이다. 가족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면 그 해결책 역시 가족 말고는 없다. 요컨대 가족은 \’원죄이자 구원, 독이자 약\’(이광호)인 것이다. \’당신들의 가족\’ 엿보기를 통해 그런 깨달음이 있었기에, 가족이 단절과 소외, 환멸로만 남는 유미리의 전작과 달리 『가족 스케치』에 나오는 가족들은 불행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제 중년이 되어 만난 이복 동생의 눈물에 그동안의 미움이 녹아내리는 아버지와, 매일매일 사랑해, 사랑해 하고 일기를 쓰는 남편이 있고, 엄마의 재혼을 이제는 이해하고 돕게 된 딸과, 가족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와 공감할 줄 아는 아들도 있다.
 그래서 3부에 나오는 유미리 자신의 굴절된 가족 이야기도 불행하게 여겨지지는 않다. 붕괴된 것에 틀림없어 보이는 가족임에도 \”우리 집도 그렇게 한심한 편도 아니지, 뭐.\” 하는 동생의 말을, 『가족 스케치』를 살펴본 독자 모두가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은 그 속에 애증과 고통, 슬픔과 기쁨을 안고 있지만 어차피 인간은 가족의 일원으로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가능한 한 자신의 현재의 고통을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 외에 해결책은 없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우리 가족도 그렇게 한심한 편만은 아니다\’. 『가족 스케치』 속의 수많은 가족 군상을 구경하는 묘미가 여기에 있다.
 절대 결혼은 하지 않을 것이며 아이를 낳으면 목 졸라 죽여 버릴 것 같다던 유미리가 올해 아이를 낳아 기르기 시작했다. 가족에서 도망 나와, 길거리를 헤매던 그녀 자신이, 비록 정상적인 형태는 아니지만, 새로운 가족 속으로 편입해 들어간 사실은 결국 인간은 \’원죄이자 구원, 독이자 약\’인 \’아편 같은\’ 가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고 하겠다.
『가족 스케치』에는 가족을 버리고, 아니면 가족에게 버림받아 길거리를 서성이는 사람만큼이나, 다시 가족에게로 돌아가고 싶어 애태우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에게서 떠나고 싶은 마음과, 다시 가족으로 돌아가고 싶은 몸부림 사이에서 유미리의 글쓰기는 시작되고 또 끝나는 듯하다. 아니 세상 대다수의 문학이 그럴 것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한 가족은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이고, 그래서 차라리 그 굴레를 즐기는 수밖에 없으므로. 그래서 세상 전체가 행복한 가족을 연기하고 있는 듯한 연말연시인 지금, 때로는 달콤하지만 대개는 씁쓸한, 각양각색의 가족을 테마로 한 스케치북 『가족 스케치』를 펼쳐볼 필요가 있다.

<작가 소개> 유 미 리
 1968년 일본 가나가와 현에서 태어났다. 붕괴된 가정(그녀가 초등학생 때 별거를 시작한 부모는 서로 다른 가정을 이루었으나 여전히 이혼장에 도장을 찍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에서 성장하며 방황하던 중 거듭 자살을 시도하던 끝에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그 이후 극작가 겸 연출가로 활동하다가 1993년 희곡 「물고기 축제」로 기시다 구니오 희곡상 최연소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1996년에는 장편소설 『풀하우스』로 이즈미 쿄카상과 노마문예 신인상을 연달아 수상했으며 1997년에 『가족 시네마』로 재일교포 작가로는 세 번째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 박철수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던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가족 시네마』는 어긋나고 깨어진 가족들 사이의 관계를 그로테스크하게 보여주며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물었던 작품.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후 계획되었던 \’저자 사인회\’ 등의 행사가 유미리가 재일교포임을 트집 잡은 일본 극우파들의 테러 협박 때문에 무산되는 일이 벌어져 \’일본의 루시디\’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었다. 올초 출산을 하여 미혼모가 되었으며 여전히 시사성 있는 사회 문제를 소재로 삼아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타일』 『골드러시』 『가족 시네마』 『생명』 『훔치다 도망치다 타다』 등이 있다.
  부모의 별거에 따른 불행했던 유년 시절과 재일 한국인으로서 살며 겪었던 정체성의 혼란은 이후 유미리의 문학적 작업에 무한한 소재를 제공하게 된다. 그녀는 진지한 노력가로 알려져 있다. 여섯 살 때부터 밤에 묘지를 찾아가 죽은 자들과 대화하며 문학 세계를 닦았다는 말도 있을 정도이다. 또한 고전, 현대, 추리 등 장르를 가리지 않은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며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는 인간의 욕망과 죄의식, 죽음과 구원을 가장 훌륭히 형상화한 작가라는 이유로, 도스토예프스키를 꼽는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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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리

빠징코 기술자였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불화로 실어증, 어머니의 호스테스 생활, 별거, 자살기도, 퇴학 등으로 힘들고 비정상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던 유미리는 학교에 다니면서 특별한 문학수업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가벼운 자폐증을 보일 정도로 온통 동물 기르기, 책 읽기 등 혼자 하는 취미에만 빠져 있었던 그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도록 구구단조차 잘 외우지 못했다. 그러나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집안으로 시집가기를 간절히 원하던 어머니의 덕분으로 명문 중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결국 고등학교에서 퇴학 처분을 받았다. 퇴학 후 집에서 2년여 동안 칩거하면서 동서양의 고전 읽기에 빠졌다. 읽으면서 좋은 문장이 있으면 노트에 옮겨 적는 일을 반복했는데 도스토예스프키의 『죄와 벌』은 처음부터 끝까지 통째로 옮겨 적기도 했다.

그의 작품 주인공들은 대부분 재일동포들이지만, 재일동포 문제를 다룬 작품을 쓰는 것은 아니다. 출신이 한국일 뿐, 보편적 인간으로서, 혹은 일본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느끼는 인간적, 실존적 문제들이 그가 추구하는 주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 귀화할 생각도,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찾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도쿄 시내 시부야에 혼자 살고 있는 그는 전화는 절대로 받지 않고 외부와의 연락은 팩스가 대신하고 있다. 그는 결혼하거나 아이를 가지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일생 혼자이고 싶으며, 소설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해왔으나 2000년 미혼모로 아들을 낳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2년 3월 마라토너였던 외할아버지의 운명을 좇아 ‘동아 국제마라톤 대회’에 참가, 42.195킬로미터를 4시간 54분 22초라는 극적인 시간대에 완주했다. 현재 한국과 일본 동시 연재소설(동아일보-아사히 신문) 「8월의 저편」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유미리"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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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주 옮김

 

1987년 쇼와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 여자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 『하치의 마지막 연인』, 『허니문』, 『암리타』, 『하드보일드 하드 럭』, 『타일』, 『티티새』,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하얀 강 밤배』, 『슬픈 예감』, 『아르헨티나 할머니』, 『왕국』, 『해피 해피 스마일』 등과 『겐지 이야기』, 『훔치다 도망치다 타다』, 『가족 스케치』, 『천국이 내려오다』, 『모래의 여자』 등이 있다.

"김난주"의 다른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