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여성과 남성은 왜 각각 불행한가
원제 PATRIAR CAPITALISME
워서 부제: En finir avec les inégalités femmes-hommes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3년 6월 9일
ISBN: 978-89-374-1725-2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5x200 · 276쪽
가격: 18,000원
★ 토마 피케티, 쥘리아 카제 추천
풍요의 21세기, 일하는 여성은 왜 고통받는가?
불평등의 문화적 기원을 간파해낸
신진 경제학자 폴린 그로장의 역작
여성은 지난 100년간 교육, 노동, 정치에 관한 권리를 꾸준히 쟁취해 왔다. 20세기 말과 비교하면 여성은 더 오래 교육받으며 결혼한 뒤로도 더 오래 경력을 유지한다. 고위직에 올라갈 가능성도 커졌다. 그런데 왜 세상에는 유리 천장이 여전할까? ‘일 가정 균형’을 위한 가족 정책이 시행됨에도 어째서 여성의 경력 단절과 독박 육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일까?
저자의 말
들어가며
1부 20세기 여성 노동의 역사
1장 세계 대전이라는 계기
2장 여성의 눈부신 성장
결혼할 남자가 없다 / 임신을 조절하는 약 / 섹스 가격의 변화
/ 임금 평등을 요구하다 / 가전제품과 집안일 / 여성 노동의 특징
3장 경력이 막히는 지점
4장 팬데믹을 지나며
코로나19발 경제 위기 / 우리가 가진 희망의 불씨
2부 성별 불평등을 다르게 설명하기
5장 차별 측정하기
임금 격차 요인 분해 / 허위 이력서 연구 / 우연 활용하기
6장 교육과 일 경험의 함정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교육 / 1.4년의 경력 단절 / 출산 이후의 경력
7장 경제 활동 영역의 성차
‘오염’된 일자리 / 유리 천장 / 극한 직업의 사회적 구조
8장 임금 격차에 대한 새로운 접근
심리와 선호를 파고들기 / 집과 회사를 오가는 젠더 정체성
3부 문화적 요인의 기원과 진화
9장 성별 분업의 역사적 기원
수렵자-채집자 사회의 역할 분담 / 농경 사회에서 퇴보한 여성들
10장 인구학적 불균형의 효과
11장 남성성 규범의 영향
12장 변화의 시작점
4부 유리 천장 깨부수기
13장 기업의 젠더 문제
근로 조건을 바꾸는 기준 / 위아래로 편재한 폭력
14장 공공 정책의 가능성
육아 휴직의 현실 / 그럼에도 법이 필요한 이유
15장 정치와 기업에서의 여성 할당제
정치에서의 여성 할당제 / 여성 이사진을 넘어서
나가며
감사의 말
주
『가부장 자본주의』는 풍부한 경제학적 데이터와 폭넓은 역사문화적 근거로 오랫동안 여성과 남성 사이에 존재해 온 경제적 불평등을 분석한다. 성별 간 경제적 불평등은 생물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결정된 사실이 아닌 문화적 요소 및 젠더 정체성과 결부된 문제임을 최신 연구와 데이터를 통해 하나하나 짚는다. OECD 가입 이래 27년째 성별 임금 격차 최하위 순위를 기록하고, 외국인 가사 도우미가 저출산 대책으로 소환되는 한국 사회에 곧바로 적용되는 분석들이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가부장 자본주의의 마지막 장을 종결하는 것이 시급한 까닭과 이를 끝내는 최선의 방식을 성찰해 보자고 권한다. 만일 우리가 정말로 이를 원한다면 말이다. 우리 모두, 그러니까 지배받는 여성 모두, 하지만 또한 자기 자신의 지배에 종속된 남성 모두를 위해서.” ─ 들어가며
프랑스 사회과학의 최전선!
일과 삶의 균형을 꾀하는 모두를 위해
『가부장 자본주의』가 체크하는 사실들
오늘날 임금과 고용률 격차는 정체된 상태이며 여성을 향한 차별과 폭력은 위계질서의 위아래를 아울러 더 심화되고 있다. 이는 여성이 명예와 보상이 더 적은 일자리에 많이 있기 때문일까? 혹은 근본적으로 여성은 경쟁을 싫어하고 가정과 아이를 돌보는 데 타고났기 때문일까? 정교한 데이터 분석과 사상적 깊이를 겸비한 프랑스 사회과학의 저력을 보여 주는 저자 폴린 그로장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전한다.
■ 성별 임금 격차는 꾸준히 줄고 있다?
1980년대까지의 발전을 본다면 사실이다. 오늘날 유럽연합에서 성별 임금 격차는 평균 15%에 불과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에는 변화가 정체되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1995년 프랑스에서 성별 임금 격차는 14.57%였으며 2018년에도 그 격차는 사실상 똑같다. 시계열 통계 자료를 볼 때 적어도 서구 사회의 여성 노동 역사는 1970~1980년대 임금 격차를 절반 이상 줄인 발전의 역사와 1990년대 이후 극히 적게 변화한 역사가 나란히 있다.
■ 출산한 여성은 다시 몸값을 높일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여성은 첫 번째 자녀 출산 후 소득이 감소하며, 이후로도 이 격차를 따라잡지 못한다. 여성과 남성은 경력 초기 단계에는 임금이 비슷하게 상승하지만 첫 자녀를 낳은 여성은 그 전 해보다 약 60% 적은 돈을, 출산 1년 뒤에는 80% 적은 돈을 번다. 그런데 육아를 하는 레즈비언과 게이 커플 사이에는 이성 커플의 엄마와 아빠 사이에 나타나는 큰 임금 격차가 발견되지 않는다. 심지어 이성 커플의 엄마는 아이를 입양한 경우에도 현저한 임금 격차를 경험한다. 오직 여성만이 ‘엄마 역할’과 관련된 임금 불이익화를 경험한다.
■ 육아 휴직은 고용 평등에 효과적일까?
육아 휴직은 출산한 여성이 일자리에 돌아오게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휴직에 따른 잠재적인 부정적 효과도 있다. 경제 활동이 중단된 여성은 직장에서는 승진과 교육 기회를 놓치고, 집에서는 육아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이 엄마에게 편중되며 일터와 가정 모두에서 불균등한 부담을 지게 된다. 더욱이 육아 휴직은 엄마가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사회적 통념 하에 남성 육아 휴직은 전통적인 젠더 규범과 갈등을 일으킨다. 1995년 스웨덴 남성 휴직 도입은 이혼율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직장 내 성 평등을 증진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개인이 책임을 감당하는 육아 휴직이 아닌 엄마의 일 가정 균형을 돕는 돌봄 제공 정책이다.
■ ‘가부장 자본주의’의 대안은 무엇인가?
더 많은 여성이 일터로 나갔을 때 마주한 현실은 출산 후의 극히 짧은 육아 휴직이 여성과 남성 사이에 경력상 좁힐 수 없는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더 많은 보수와 명예를 추구하는 ‘극한 직업’은 엄마인 여성에게 쉬이 자리를 내 주지 않는다. 여성이 진출한 영역은 일의 가치가 체계적으로 폄하되고,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간 여성 임원은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이처럼 암울한 현실에서 어떻게 변화를 꾀할 수 있을까?
문화적 규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는 가부장 자본주의의 논리를 해제할 사람은 우리 자신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노예제 폐지 후 흑인 린치가 횡행하고 흑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법이 발효되었음에도 우리는 결코 노예제 이전의 시대로 복귀하지 않았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보듯 성폭력에 대한 대규모 폭로와 비판 이후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일은 없다. 또 기업과 사회가 이득을 보는 보상 체계에 대해 이렇게 묻는다. 모두가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아이를 재우려 좀 더 일찍 들어가는 것이 좋을까? 페미니스트 경제학의 최전선에서 전하는 저자의 주장은 가부장 자본주의 고통에 빠진 여성과 남성 모두를 해방하고 자본주의의 모순 사이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강력한 지적 도구다.
똑똑하고 일 잘하는 여자가
집안일도 더 하는 현실
여성과 약자를 집에 가두는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치밀한 반격
저자 폴린 그로장은 ‘여성’과 ‘남성’에게 할당된 사회적 규범이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와 여성의 일의 가치에 체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현상을 미국, 호주, 유럽, 아시아 각지에서 확인한다. 『가부장 자본주의』의 각 부는 성별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역사적으로, 경제학적으로, 문화적으로, 오늘날 제도의 분석으로 탐구하는 길을 내어 준다.
1부 ‘20세기 여성 노동의 역사’는 1차 세계 대전부터 경구용 피임약 발명에 이르는 20세기의 중요한 사건을 살핀다. 전쟁으로 인한 인구학적 불균형과 임신을 늦추는 기술의 등장이 어떻게 여성 노동을 바꾸었는지를 보며,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사건이 여성 노동에 미칠 영향을 최신 사례로 살핀다. 2부 ‘성별 불평등 다르게 설명하기’는 경제학을 비롯한 사회 과학 분야에서 이제껏 성별 불평등 문제에 접근해 온 방식을 되짚는다. 교육과 일 경험이라는 설명 요인은 더 이상 임금 격차 분석에 특별한 역할을 맡지 않는다. 저자의 분석은 전공 선택, 직능 선택, 근로 조건, 경력 단절 등 임금 격차를 둘러싼 요인이 문화적 규범에 영향받는다는 결론으로 나아간다.
3부 ‘문화적 요인의 기원과 진화’는 이러한 규범의 기원을 살피기 위해 아마존 숲을 향한다. 고고학 자료는 먼 옛날 남성이 공동체에 더 가치 있는 사냥을, 여성이 부수적인 채집을 맡았다는 신화가 사실과 다르다고 전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수렵자-채집자라는 신화보다 잉여 자본의 축적이 가능해진 농경 사회로의 이행이 성별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사실이다. 토지를 보유한 남성은 부를 독점하기 위해 여성은 가정 내 재생산에 유폐시켰다.
사회적 규범은 동시대의 경제적, 문화적 추동 아래 변화할 수 있다. 마지막 4부 ‘유리 천장 깨부수기’에서는 공공과 민간 기업이 시행하는 가족 및 성 평등 정책의 효과를 검토한다. 남성 육아 휴직은 가사 재분배에 도움을 줄까? 정치와 기업에서의 여성 할당제는 어떤 효과를 보였을까? 경제와 정치 분야에서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여성을 향한 저항은 여전히 거세다. 그럼에도 미투 운동으로 대표되는 동시대 여성과 남성의 경험은 머지않아 찾아올 진보를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