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黃帝부터 한 무제까지삼천 년간 드넓은 중원을 호령했던제왕들의 역사를 기록한
중국 최초의 정사正史,
동양 역사학의 전범典範
중국 정사(正史)와 기전체의 효시 『사기 본기』가 김원중 교수의 번역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중국 24사(史)의 필두이자 전 세계에서도 역사서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사기』 130편 중 제왕들의 전기를 담은 「본기」 12편을 한글세대에 맞춰 현대적으로 옮겼다. 『사기 본기』는 황제(黃帝)부터 시작하여 사마천이 『사기』를 집필하던 당시의 왕인 한 무제까지 각 시기별로 패권을 장악했던 제왕들의 사적을 기록한 것이다. 각양의 인물들을 호령하고 이끌었던 제왕들의 일대기를 담은 「본기」는 역사의 중심에 ‘인간’을 두고자 한 사마천의 역사관이 그대로 녹아든 『사기』의 근본이 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사기 본기』는 『정사 삼국지』, 『당시』, 『삼국유사』 등 동양 고전 번역에 힘쓰고 있는 김원중 교수가 이전의 번역을 새로이 보완하여 펴낸 것이다. 중국 중화서국의 표점본 『사기』를 저본으로 했으며, 각 편 첫머리에 해설을 붙이고 본문에는 세세히 주석을 달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김원중 교수는 현재 민음사와 함께 『사기』의 전편을 완역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미 2007년 출간되어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사기 열전』 외에 『사기 세가』와 『사기 표ㆍ서』도 출간할 예정이다.
‘통일 중국’의 역사를 세우다
진시황이 중국 영토를 통일했다면, 사마천은 관념적 ‘통일 중국’을 처음으로 만들어 냈다고 일컬어질 정도로 사마천의 『사기』가 가진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지대하다. 『사기』는 「본기」 12편, 「표」 10편, 「서」 8편, 「세가」 30편, 「열전」 70편 등 총 130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전체 형식으로 쓰인 첫 역사서이다. 시간적으로는 상고(上古) 시대부터 한나라 무제 때까지 아우르며, 공간적으로는 옛 중원을 중심으로 주변 이민족의 역사까지 다루었다. 『사기』의 첫머리를 이루는 「본기」는 중국의 시조로 여겨지는 황제(黃帝)부터 한 무제에 이르는 제왕들의 이야기다. 이전의 편년체 역사서에서 시간순으로 모든 인물과 사건을 한꺼번에 기술했던 것과는 달리, 사마천은 먼저 제왕을 내세워 뼈대를 잡은 다음 제후 등의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중심과 주변의 구분을 명확히 했다. 이로써 중국은 하ㆍ은ㆍ주 삼대에서 진나라를 거쳐 한나라에 이르게 되는 통일 중국의 맥을 가지게 되었다. 이전에는 다양한 민족의 크고 작은 나라들이 할거하며 패권을 다툴 뿐이었던 거대한 땅이 『사기』 이후 ‘중국’이라는 관념적 공간으로 전환되면서 수십 개 나라의 역사도 하나의 중국 역사로 편입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수천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져,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함에도 통합된 중국을 가능케 하는 바탕을 이루고 있다.
사마천의 인간 중심 역사관
『사기』는 사마천이 궁형을 당하는 치욕을 겪으면서도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발분(發憤)의 마음으로 쓴 역사서이다. 따라서 나라에서 관장한 관찬 역사서에서는 볼 수 없는 사마천만의 독특한 사관이 곳곳에 드러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사기 본기』에 실린 「항우 본기」와 「여 태후 본기」이다. 사마천은 역사는 개개인의 움직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으로 『본기』의 시작부터 전설 속 제왕 황제(黃帝)를 전지전능한 신이 아닌 덕을 지닌 인간의 모습으로 묘사함으로써 ‘인(人)’을 역사의 중심에 두고자 했다. 이러한 인식은 『본기』의 구성에도 파격을 일으킨다. 항우는 진(秦)나라 멸망 후 한(漢)나라가 패권을 차지할 때까지 실질적으로 천하에 권력을 행사했다. 항우는 한 고조 유방과 끝까지 대적하며 한나라를 멸망 위기까지 몰아넣었던 인물이지만, 사마천은 이러한 항우의 역할을 인정하여 『본기』의 한 편으로 「항우 본기」를 쓰고 「고조 본기」 앞에 두는 모험을 감행했다. 또한 한 고조의 정실부인이자 혜제의 어머니로 고조 사후 권력을 행사했던 여 태후를 내세워 「여 태후 본기」를 쓴 점도 이례적이다. 현실을 움직인 실체를 인정하고 인간의 활동을 중심에 두는 사마천의 사관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렇듯 사마천은 인간 중심적 역사관을 기저로 하여 탁월한 안목으로 인간과 세계를 탐구했고, 2000년이 넘도록 ‘인간학 교과서’라고 불리며 회자되는 『사기』 속에 생생한 인간상을 담아냈다.
기록을 넘어선 걸작
『사기』는 역사서로뿐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빼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그중에서도 항우가 입지를 굳히게 된 거록에서의 전투 장면이나 항우와 유방이 회동한 홍문연에서의 긴박한 장면 등을 묘사한 「항우 본기」는 독자마저도 숨죽이게 하는 명문으로 손꼽힌다. 또한 『사기』에 담긴 제왕들의 이야기는 사면초가, 금의환향 등 수많은 고사를 만들어 냈고 당시(唐詩)나 송시(宋詩) 등의 옛 문학뿐 아니라 현대의 여러 작품에서도 모티프가 되어 꾸준히 이어졌다. 「진시황 본기」는 「진용」이나 「영웅」 등의 영화에서 배경이 되었고, 항우와 우 미인의 이야기를 담은 「항우 본기」는 경극 「패왕 별희」를 낳았다. 그 외에도, 걸왕과 함께 폭군으로 유명한 주왕의 몰락을 담은 「은 본기」나 중국 3대 악녀로 일컬어지는 여 태후의 표독스러움을 그대로 묘사한 「여 태후 본기」는 중국 역사가 생소한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보여 준다.
역자 서문해제
1 오제 본기(五帝本紀)2 하 본기(夏本紀)3 은 본기(殷本紀)4 주 본기(周本紀)5 진 본기(秦本紀)6 진시황 본기(秦始皇本紀)7 항우 본기(項羽本紀)8 고조 본기(高祖本紀)9 여 태후 본기(呂太后本紀)10 효문 본기(孝文本紀)11 효경 본기(孝景本紀)12 효무 본기(孝武本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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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黃帝)부터 한 무제까지 삼천 년간 드넓은 중원을 호령했던 제왕들의 역사를 기록한 중국 최초의 정사(正史), 동양 역사학의 전범(典範)
중국 정사(正史)와 기전체의 효시 『사기 본기』를 김원중 교수의 번역으로 만난다. 중국 24사(史)의 필두이자 전 세계에서도 역사서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사기』 130편 중 제왕들의 전기를 담은 「본기」 12편을 한글세대에 맞춰 현대적으로 옮겼다. 『사기 본기』는 황제(黃帝)부터 시작하여 사마천이 『사기』를 집필하던 당시의 왕인 한 무제까지 각 시기별로 패권을 장악했던 제왕들의 사적을 기록한 것이다. 각양의 인물들을 호령하고 이끌었던 제왕들의 일대기를 담은 「본기」는 역사의 중심에 ‘인간’을 두고자 한 사마천의 역사관이 그대로 녹아든 『사기』의 근본이 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사기 본기』는 『정사 삼국지』, 『당시』, 『삼국유사』 등 동양 고전 번역에 힘쓰고 있는 김원중 교수가 이전의 번역을 새로이 보완하여 펴낸 것이다. 중국 중화서국의 표점본 『사기』를 저본으로 했으며, 각 편 첫머리에 해설을 붙이고 본문에는 세세히 주석을 달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