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 1

이문열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0년 2월 2일 | ISBN 978-89-374-8296-0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35x205 · 408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문장마다 타오르는 불꽃같은 삶,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감동의 세계
기울어져 가는 조국의 운명을 안고 온몸으로 산화한 대한국인 안중근의 생애를 만난다
  
작가 이문열은 한국 문학사에 우뚝 솟은 하나의 산맥이다. 1979년 첫 번째 책 『사람의 아들』을 발표한 이래 지난 30여 년 동안 『젊은날의 초상』, 『시인』, 『황제를 위하여』 등 그가 새로운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독자들은 늘 문학의 대지에 드높은 봉우리가 새로 솟아오르는 멋진 광경을 즐길 수 있었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나온 작가의 새로운 장편소설 『불멸』은 기울어져 가는 조국의 운명을 안고 온 가슴으로 고뇌하다가 마침내 만주의 찬바람 속에서 불꽃처럼 타올라 30년 6개월 남짓의 짧은 생애를 마친 안중근 의사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올해는 마침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일본군의 손에 의해 뤼순 감옥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지 100주기가 되는 해이다.
위대한 가치를 위해 서슴없이 자신을 내던지고, 영원히 살아남는 불멸을 택한 안중근 의사의 순직하고 경건한 영혼의 기록을 작가 이문열이 웅장한 소설로 되살려 냈다. 단호하고 명확한 길을 한 번 주저함도 없이 달려간 그의 불꽃같은 삶, 겨레에 대한 사랑에서 점차 자라난 인간애와 그 실천을 향한 외곬의 정진이 이 소설을 통해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뜨거운 불멸의 노래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편집자 리뷰

■ 인간 안중근에서 영웅 안중근으로
―영웅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불멸』에서 우리는 추상적인 영웅 대신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한 남자의 초상을 본다. 때로는 시대와 외세의 흐름을 읽는 데 실패하기도 하고 포부를 안고 시작한 사업에서 좌절을 겪기도 하며 의병을 이끌고 나선 싸움터에서 여지없이 패하기도 하는 안중근. 그러나 그는 모든 인간적 나약함을 딛고 넘어서는 ‘단 하나의 위대함’을 보여 준다.
자기 봉헌(自己奉獻). 자신을 바쳐 가면서도 오롯이 대의를 위해 나아가는 그 굳은 신념 가운데, 안중근은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불의와 폭력에 순수하게 분노하며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스스로 일어나 자신을 투척한다. 때로는 방황하면서도 끝까지 옳은 길을 찾아 나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영혼 깊은 곳을 공명하는 진정한 감동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모색하는 인간’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이 소설을 수렴하는 가장 큰 주제의식이다.
“안중근의 생애와 동양 평화의 큰 뜻을 21세기적 의미로 재해석하고, 때로는 테러리스트로 폄하되기까지 하는 하얼빈 의거의 정당한 의미를 돌이켜 보기 위해서” 이 작품을 썼다고 밝힌 작가는, 장중한 문체와 철저한 고증을 통해 늘 위대한 가치를 위해 자신을 내던질 곳을 찾으려 한 한편, 자기에게 주어진 소명을 기다렸던 인간 안중근을 성공적으로 형상화해 내었다.
또한 안중근은 ‘성장하는 가치’의 소유자였다. 유학을 공부한 뒤 천주교를 받아들였고, 일본으로부터도 배울 것은 배운 열린 정신의 소유자였던 그는 그 유명한 ‘단지(斷指)사건’을 통해 ‘신체발부 수지부모’를 강조하는 유교적 효(孝) 사상에서 벗어나 상무 정신에 바탕을 둔 군인이 되었음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이토를 처단하면서도 일왕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은 점도 그의 민족 사랑이 전혀 맹목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님을 보여 주는 것이다.
기울어져 가는 조국의 운명을 안고 온몸으로 산화한 대한국인 안중근의 불꽃같은 삶.
거장 이문열의 소설 속에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감동으로 되살아난 그 파란만장한 일대기는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 이 땅의 모든 청춘에게 들려주는, 죽음을 눈앞에 둔 진정한 영웅의 결연한 외침
―너와 내가 함께 잘사는 나라, 동양 평화의 원대한 꿈을 꾸다
 
안중근의 민족주의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그는 나라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조선 왕조와 왕에 대한 사랑은 아니었다. 그가 현실에서 경험한 나라는 오히려 부정부패가 판치는 권력자들의 국가였다. 왜 그런 나라를 위해 그는 목숨을 던져야만 했을까.
안중근의 나라는 현실의 나라가 아니라 이상(理想)의 나라였기 때문이다. 그는 지방 토호로서 백성 위에 군림하기보다 백성을 어떻게 보살필까를 고민했다. 소설 『불멸』은 안중근의 가톨릭 귀의조차 호민(護民)의 한 방편으로 종교의 힘을 빌리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렸다. 종교에 귀의하면서 정신적으로 고양되었고, 그것이 너와 내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꿈꾸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았다.
안중근은 적의 수뇌를 척살했을 뿐, 무고한 민간인의 목숨을 해치지 않았다. 의병활동을 할 때도 포로로 잡힌 일본군을 죽이지 않고 풀어주었으며 이토를 저격한 후에는 만국공법에 따라 정당한 포로 대접을 해 줄 것을 일본 측에 요구했다. 이것은 그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대(對) 일본 전쟁에 나선 의병장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갖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일본의 대동아공영이 조공(朝貢) 질서에 따르는 제국주의적 평화라면, 안중근이 주창한 동양평화론은 다자(多者)적이고 수평적인 국제 질서다. 안중근은 한·중·일 3국 젊은이들로 공동의 군대를 조직하고, 각국 젊은이들이 서로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이미 100년 전에 오늘날의 유럽연합과 같은 다자간 협력 질서를 꿈꾸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제국주의가 대동아공영이란 미명 아래 진행되는 바람에 안중근이 추구했던 동양평화의 높은 뜻이 훼손된 측면이 있다. 소설 『불멸』은 이 부분을 부각하여 안중근의 사상을 올바로 보여 준다.
안중근은 민족주의와 탈(脫)민족주의라는 양립이 불가능해 보이는 가치를 모순 없이 함께 구현하길 원했다. ‘동양평화론’을 주장한 안중근은 오늘날의 동아시아 공동체론 선구자였던 것이다. 이처럼 안중근은 21세기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다양한 자산(資産)을 갖고 있다. 지금부터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새로운 한국적 가치의 원형으로서의 안중근. 그의 삶과 꿈이 이 시대 최고의 작가 이문열의 소설 『불멸』 속에 오롯이 재현되어 있다.
 
 
■ 줄거리
 
갑신정변의 실패로 안중근 일가는 의인들의 은신처였던 천봉산 기슭 청계동으로 이주, 자리를 잡는다. 중근의 아버지 안태훈은 청계동을 요새로 삼아 지방 호족으로서의 세력을 키워 나간다. 청일전쟁의 씨앗이 된 동학도들을 토벌하기 위해 안태훈은 의병을 일으키는데 이 싸움에서 안중근은 선봉에 서서 홍의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싸움을 승리로 이끈다. 그러나 싸움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일본군에게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순박한 민초로서의 동학인들을 목격하고 안중근은 충격에 휩싸인다.
하지만 동학군이 물러간 뒤에 오히려 나라의 곡식을 훔친 도둑으로 몰려 쫓기던 안태훈은 을미사변, 아관파천, 단발령 등 풍전등화의 어지러운 시대와 맞서기 위한 방편으로 천주학을 끌어들인다. 안중근도 아버지와 빌렘 신부의 도움으로 천주교에 입교하여 신심을 키워 나간다. 그러나 천주교 역시 외세의 하나일 뿐 진정 의지할 곳이 못 된다는 것을 깨닫고 아버지의 호족 활동을 지원하여 탐관오리의 폭압과 착취에 맞선다. 그리고 이런 활동들에 쓰이는 사병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오늘날 로또 복권 같은 채표회사를 운영하게 된다.
한편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하여 한반도에서 외세를 모두 물리치고 대한제국 병탄 작업을 가속화한다. 마침내 이토 히로부미의 압력으로 을사늑약이 체결된다. 국운이 극도로 기울어져 가는 와중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안중근은 아버지를 여의고 삼화항으로 근거지를 옮긴다. 그곳에서 안중근은 돈의학교와 삼흥학교를 운영하며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 설립의 꿈을 되살리는 한편 석탄회사를 운영하고 국채보상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국권 회복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한다.
그러나 국권 회복의 꿈은 멀어져만 가고 중근이 힘을 잃어 가는 와중에 안창호, 유인석을 만나게 되고 다시 국권 회복을 위한 결심을 새로이 하나, 나라는 망국의 길로 접어들어 군대가 해산되는 지경에 이른다. 안중근은 국외로 나가 국운을 회복시킬 방법을 모색하고자 해삼위로 떠난다. 거기서 최재형, 유인석을 만나 의병을 일으켜 일본군과 싸워 승리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본군인들을 풀어주어 의병들의 빈축을 사고 일본군의 역습을 당해 산속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다. 패장으로서 연추로 돌아온 안중근은 서로 분열되어 있던 의병 세력 사이를 오가며 단결을 역설하는 한편, 11명의 동지를 모아 손가락을 끊어 충성을 다짐하는 동의단지회를 결성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노력에도 나라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무너져 간다.
대동공보 이강의 화급한 부름을 받고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온 안중근은 고락을 함께해 온 든든한 동지 우덕순과 함께 하얼빈으로 오는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할 계획을 한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전에서 삼천리강토를 병탄한 왜적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러시아 경찰에게 체포된 안중근은 일본 측에 넘겨져 뤼순의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이듬해 2월 14일,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는다. 안중근은 항소를 포기하고 감옥에서 평소 꿈꾸어 오던 ‘동양평화론’을 집필하다가 3월 26일, 침착하고 떳떳하게 의사로서 최후를 맞이한다.

 
■ 본문 중에서
 
“내가 죽은 뒤에는 내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해 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가 회복되도록 힘쓸 것이다. 너희들은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일러 다오. 모두가 각각 나랏일에 책임을 지고 국민 된 의무를 다하며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하여, 대한 독립의 공을 세우고 위대한 조국 건설의 대업을 이루도록 하라고.”

작가 소개

이문열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북 영양 등지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사람의 아들』, 『젊은날의 초상』, 『황제를 위하여』, 『영웅시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시인』, 『변경』, 『선택』, 『호모 엑세쿠탄스』, 『불멸』, 평역소설 『삼국지』, 『수호지』와 대하소설 『대륙의 한』, 『초한지』 등이 있다. 오늘의 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전 세계 20여 개국 15개 언어로 번역·출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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