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기가 사는 곳을 명당으로 만들 수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명당이란 무엇인가? 고독한 현대인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명당은 ‘찾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최창조의 새로운 풍수 이론

현대 도시인을 위한 명당 만들기

최창조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11월 27일 | ISBN 978-89-374-2673-5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5x215 · 336쪽 | 가격 20,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누구나 자기가 사는 곳을 명당으로 만들 수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명당이란 무엇인가?
고독한 현대인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명당은
‘찾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청계천 복원, 행정수도 이전, 한반도 대운하 사업 등 오늘날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땅’과 관련된 문제들의 중심에는 언제나 ‘풍수’가 있다. 명당으로 소문난 터는 높은 값에 거래되고, 유명 인사들이 좋은 집터를 골라 이사하거나 조상의 묏자리를 바꾸는 일들도 뉴스를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한다. 첨단 문명이 발달한 현대에도 이처럼 풍수는 우리의 일상과 상당히 밀접해 있다. 인간은 땅을 떠나서는 살 수 없고, 땅에 대한 인간의 행동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민족의 지혜가 바로 풍수이기에 그럴 것이다. 하지만 풍수는 복을 바라는 지극히 이기적인 속신 혹은 부자들의 자기 과시 수단 정도로 인식되어 있으며 그 왜곡의 정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국 자생풍수의 대가 최창조는 고리타분한 옛이야기나 미신이 아닌 오늘날 현대인들이 직면한 문제에 유용한 답변을 제시하는 실용학문으로서의 풍수를 조명하고, 현대화의 방향을 모색한다. 풍수의 개념과 이론 체계, 특징을 정리하면서 오늘날 현대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풍수’에 대한 저자의 주장을 담고 있다. 30여 년간 풍수를 공부하고,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직접 우리 땅을 밟아 가며 축적한 지식과 지혜, 땀과 열정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편집자 리뷰

◆ 명당은 ‘찾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
옛 풍수를 떠나보내고 현대에 맞는 \’도시풍수\’의 가능성을 제시
 
현대인은 고독하다. 군중 속에 있으면서 단절감을 느낀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기 정체성을 잃고 고독감을 느끼며 불안하고 우울하다. 이유 없는 광기나 폭력을 드러내기도 한다. 현대인들이 겪는 수많은 스트레스는 무릉도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곳은 아담과 하와가 에덴을 떠난 이후로 결코 찾을 수 없는 곳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지금, 이곳에서’ 그런 곳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나는 그것을 도시 명당이라 부른다. 고독하고 우울한 현대인들에게, 그리고 자의든 타의든 도시인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필자는 ‘대도시 명당’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문 중에서) 
 
풍수는 땅에 대한 깨달음과 자연에 대한 세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우리 조상들이 수천 년 동안 축적해 온 삶의 지혜이다. 한 사람의 터 잡기에서부터 나라의 수도를 정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공간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풍부한 경험상의 지혜를 제공하며, 넓게는 인간과 환경 사이의 관계 설정 방식을 설명하는 체계, 또는 자연에 대한 해석 체계라 할 수 있다. 비록 현대 과학 기술과 비교하면 그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는 하더라도 풍수는 본질적으로 현대 지리학, 지질학, 기상학, 생태학, 심리학, 건축학 등 제 방면의 합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풍수지리의 대가 최창조는 우리의 전통 풍수지리를 배격하거나 박물관에 보관된 죽은 유물로 치부하지 말고 현대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서구의 과학 문명이 인간 소외 등의 문제를 초래하며 한계를 드러낸 오늘날에는 그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할 수 있다.
일반인들 사이에 가장 널리 알려진 풍수 용어는 아마도 ‘배산임수’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 도시화 비율은 80퍼센트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전 국토의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배산임수’를 골자로 하는 전통 풍수는 의미가 없어졌다. 전통 풍수는 농촌을 대상으로 생겨난 땅 개념인데 이제 그 땅이 너무도 많이 변한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도시 속에서 명당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현대적 변용과 포용을 기반으로 하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현대 문명을 모두 버리고 과거로 돌아가자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오늘날 풍수를 다시 언급함에 있어서, 설사 과거로의 회귀가 바람직하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과거에 있을 것이라는 환상은 갖지 않는다. 그는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균형 갖춘 시각과 총괄적인 입장 정리의 자세를 잃지 않으며,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학자다운 태도로 일관한다. 저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현대의 위험 요인에 빈틈없이 대응하고 이를 극복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명을 비판하고 자연으로 회귀하자는 것이 그 목적이라 생각하는 것은 사실도 아니거니와 바람직하지도 않다. 풍수는 근본적으로 그 당시의 시대 상황에 맞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선인들의 지혜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삶이다. 변수는 상황이다. 지금은 당연히 옛날이 아니다. 그럴 수도 없다. 그러니까 현 시점에서 우리가 자연과 친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대 도시풍수의 가장 큰 지향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본문 중에서) 
 
◆ 산을 빌딩으로, 물을 도로로!
저자는 풍수의 이론 체계를 현대식으로 변용하여 알기 쉽게 풀어낸다. 풍수에서 ‘간룡법’이란 산줄기를 살피는 것으로, 우리의 전통 풍수는 백두산을 으뜸 조상으로 하여 백두대간을 척추로 인식하여 왔다. 즉, 우리나라 풍수는 백두대간에 근본을 두어야 성립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관통 도로의 건설 등으로 지금의 백두대간은 여러 곳이 끊겨서 전통적인 명당을 이룰 수 없는 지경이다. 이런 현실에도 저자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한반도에 더 이상 명당이 생길 수 없다고 단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의 보살핌이 요구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를테면 맥이 끊어진 곳에 숲을 조성하여 상처를 치료하고 그럼으로써 맥의 재생을 기약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저자는 간룡법을 도시의 대동맥인 간선 도로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도시의 빌딩을 산으로 보고 도로를 물길로 보고자 한다. 장풍의 기능과 함께 땔감, 약초, 산짐승 등을 제공하는 산의 용도를 현대 도시의 빌딩이 얼마나 비슷하게 감당할 수 있을까? 저자는 조경과 인테리어, 내열 건축 자재의 사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 및 지열 설비, 열병합 발전기의 도입, 빗물 용수 저장 시설 등을 통해 인공 건축물이 자연의 적이 아니라 보완재일 수 있음을 지적한다. 땅과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지혜와 삶에 대한 유용한 지침을 내포하고 있는 풍수를 사장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저자의 창의성과 적극적인 삶의 태도가 엿보인다.  
 
◆ 땅을 사람 대하듯, 어머니를 모시듯
‘치유의 지리학’으로서의 풍수를 말하다
 
우리의 풍수는 단순히 좋은 묏자리를 잡는 술법이 아니다. 우리 조상들은 좋은 명당을 찾지 않고 병든 몸에 침과 뜸을 놓듯이 좋지 않은 땅, 다소 흠이 있는 땅에 사찰을 건립했다. 병든 어머니의 몸에 침이나 뜸을 놓아 고치려는 의도인 동시에, 지역의 불리한 환경 조건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자생풍수의 큰 특징인 ‘치유의 지리학’이다. 땅을 사람처럼 대하는 은유적인 표현 뒤에는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반영한 실용적 의도가 숨어 있다. 즉, 자연 조건이 불리한 곳에 사찰을 지어 유사시 사찰에 상주하는 승려들의 노동력으로 재앙을 최소화하고자 한 것이다.
 
풍수에서 완벽한 명당은 없다. 훌륭한 터란 매우 복잡한 장풍, 내룡, 득수, 좌향, 형국 등의 형세를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자리가 쉽게 발견될 수는 없다. 흔히 풍수는 땅을 사람에 비견한다. 완벽한 사람이 없는 것처럼 완벽한 땅이란 없다. 그래서 풍수에서는 터의 결함을 방비하거나 혹은 보충, 변경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비보(裨補)와 압승(壓勝), 혹은 염승(厭勝)이다. 기가 허한 곳은 보하고 기가 드센 곳은 눌러 주는 것이다. 한방에서 사람 몸의 기를 보하고 푸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모자라는 경우에는 비보하여 보완하고 지나친 경우는 압승하여 적당히 눌러 준다. (본문 중에서)
 
한편 사찰 주변에는 산불 예방을 위한 조경의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그중 선운사 대웅전의 경우 집 중심 반경 15미터 안에는 아무것도 심지 않고 30미터 부근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동백나무 등 상록 활엽수를, 그리고 그 바깥으로는 쉽게 불이 붙지만 금방 꺼지는 화력이 세지 않은 참나무 등 낙엽 활엽수를 심었다. 이와 같은 인공적인 조경의 예는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큰 산불 때에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이것은 인간의 지혜를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풍수는 자연을 방치하고 명당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명당을 만들어 가야 함을 가르치는 지혜인 것이다. 앞서 언급한 예에서도 알 수 있는 풍수적 지혜를 현대에 적용하려면 더욱 진전된 기술 문명이 필요하다. 자연을 망친 것도 사람이지만 그것을 다시 살리는 것도 사람들의 몫이므로,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현대의 기술 문명을 지혜롭게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저세상이 아닌 이 지상에서 유토피아를 찾는 일”이 바로 풍수이기 때문이다.
 
자연은 선이고 인공은 악이라는 도식은 잘못된 것이다. 보존과 보전만이 능사는 아니다. 철저히 통제되고 관리되는 개발이 필요하다. 그래야 실질적인 자연 보호가 가능하다. 또한 그럼으로써 난개발의 폐단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현대 풍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최창조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및 전북대학교 강사를 거쳐 국토개발연구원 주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청주사범대학 지리학과 교수, 전북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 『최창조의 새로운 풍수 이론』, 『한국의 자생 풍수』 1·2, 『한국의 풍수지리』, 『한국의 풍수사상』, 『사람의 지리학』, 『땅의 논리 인간의 논리』, 『도시 풍수』, 『좋은 땅은 어디를 말함인가』, 『땅의 눈물, 땅의 희망』, 『풍수잡설』, 『북한 문화유적 답사기』 등이 있고, 역서로 『청오경·금낭경』, 『서양인이 본 생활풍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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