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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운명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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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슈테판 츠바이크 | 옮김 이미선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3년 3월 31일

ISBN: 978-89-374-2991-0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3x188 · 208쪽

가격: 11,800원

시리즈: 쏜살문고

분야 쏜살문고, 외국 문학


책소개

참혹한 세계 대전의 중심에서
평화와 사랑을 노래한 유럽의 양심,
슈테판 츠바이크의 눈부신 여행기


목차

북쪽의 베네치아
교황들의 도시
하이드 파크
옥스퍼드
몽마르트르 축제
뉴욕의 리듬
메라노의 늦가을
안트베르펜
갈리시아에 독일이 진군하던 날
이백 년 전의 도나우강 유람
유럽을 돕는 나라 스위스
다시 만난 이탈리아
샤르트르 대성당
미식 축제
여행하기 혹은 여행당하기
축제의 피렌체
잘츠부르크
수많은 운명의 집
전쟁 중의 정원들
과거의 빈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편집자 리뷰

각 시대는 지상의 풍경 속에 각기 다른 기호로 자신들의 역사를 써 놓는다. 이처럼 삶의 의지로 시간의 틈새에 새겨 넣은 하나의 기호를 그리고 또 다른 기호를 읽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보다 더 놀라운 일은 없다. -본문에서
우리 세상을 지나치게 정돈하고 축소해 놓은 공간 속에서 실용적인 중개업자의 화물처럼 모험하지 말자. 그 대신 자발적인 의지로 자주적인 목표를 향해 고풍스러운 방식으로 저 멀리 여행하자. 그래야만 비로소 여행은 외적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 내적 세계의 발견이 되기 때문이다. -본문에서

슈테판 츠바이크는 어떠한 찬사도 부족할 만큼 위대하다. -앨리 스미스
훌륭하고 비범하며 결코 잊을 수 없는 작가. -살만 루슈디
지그문트 프로이트, 알버트 아인슈타인, 토마스 만을 모두 사로잡았던 경이로운 이야기꾼. -≪뉴욕 타임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유럽의 지성으로 불리며 빼어난 전기 작품과 소설, 아름다운 수필과 명철한 평론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슈테판 츠바이크의 여행기를 엮고 옮긴 『수많은 운명의 집』이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격동하는 현대사의 정중앙,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이자 전통과 전위가 교차하던 빈의 부유한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슈테판 츠바이크는 예민한 감수성과 특출한 예술적 재능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문학과 음악에 심취하였고, 빈 대학교에서 철학과 문학을 익히며 위대한 작가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다양한 민족의 다채로운 문화, 고금의 예술이 한데 뒤섞여 조화하고 또 불화하던 ‘세기말 빈’에서 츠바이크는 갖가지 영향, 가령 신낭만주의와 급진적인 청년 빈(Jung-Wien) 운동 등 여러 이념과 사조에 이끌리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더욱 심화해 갔다.

1901년 첫 시집 『은빛 현』으로 문단에 데뷔한 뒤, 그의 삶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끼친 사건은 역시 1차 세계 대전이었다. 제국에 징집되어 전장을 오가는 내내 수많은 생명의 죽음과 영혼의 피폐, 찬연히 빛나던 빈의 몰락을 무력하게 지켜보아야 했던 츠바이크는 아마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휴머니즘의 사도이자 유럽의 화합을 이끄는 기수로서 자신의 임무를 자각했으리라. 그런 까닭에 츠바이크는 『감정의 혼란』, 『초조한 마음』, 『체스 이야기』 등 탁월한 문장과 섬세한 심리 묘사로 다양한 소설과 희곡을 발표하면서,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의 시련과 성취, 인본주의 정신과 시대의 교훈을 기록하는 데에도 매진하였다.(특히 프랑스 대혁명을 다룬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는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되었을 뿐 아니라, 이케다 리요코의 작품 『베르사유의 장미』에도 결정적 영감을 주었다.) 하지만 츠바이크의 사명은 오래지 않아 무참히 짓밟힌다. 아직 지난 전쟁의 절규가 완벽히 가시지 않은 유럽의 한복판에서 다시 균열과 파국의 불씨가 서서히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전쟁은 더욱 잔혹한 얼굴로 다가왔고, 결국 츠바이크는 유대인을 섬멸하기로 천명한 나치스 정권을 피해 한없이, 계속, 고향을 등지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작품은 모두 불태워졌고, 인생의 요람이었던 빈은 복마전이 되어 버렸다. 1942년, 슈테판 츠바이크는 머나먼 브라질 땅에서 끝내 모든 희망을 잃고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만다. 그의 문학적 유서이자 최후의 금자탑, 오늘날에도 여전히 반전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서전 『어제의 세계』를 남긴 채 말이다.

『수많은 운명의 집』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 로맹 롤랑,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그문트 프로이트, 브루노 발터 등 당대의 수많은 지성들과 교류했던 만큼 세계 각지를 여행을 하는 데에도 늘 진심이었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모험가적 면모를 가장 확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수필들을 엮은 책이다. 그뿐만 아니라 츠바이크의 섬세한 관찰, 깊이 있는 관조, 명현한 통찰 그리고 삶을 향한 사랑, 인간에 대한 믿음, 자연에의 존경, 역사를 통한 깨달음, 새 시대에 관한 기대감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다. 또 그의 시적이고 감미로운 문장, 재치 있고 정밀한 묘사는 『수많은 운명의 집』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프랑스와 영국, 미국과 스위스, 한때 제국이었던 오스트리아의 곳곳을 여행하는 츠바이크의 여행기 속에는 독자의 눈에 그대로 비칠 듯한 생생한 풍경과 세월의 향기, 그리고 평화와 화합을 꿈꾸는 츠바이크의 이상과 거센 포화에 스러져 버린 고국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뉴욕의 리듬」과 「여행하기 혹은 여행당하기」처럼 속된 세태를 비판하고, 여행의 참된 의미를 되묻는 흥미로운 작품들도 수록돼 있지만 이 작품집의 백미는 따로 있다. 이를테면 표제작 「수많은 운명의 집」에 담긴 나치와 전쟁을 피해 망명하는 피란민(유대인)의 참담한 모습, 사후에 발표된 「과거의 빈」에 깃든 망향의 비애와 반전의 외침과 평화에 대한 갈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무고한 사람들의 절망과 고통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유서에서 “이 기나긴 밤을 지나 (후대의 모두가) 눈부신 여명을 맞이하기를” 염원했다. 과연 그의 소망은 이루어졌는가? 이처럼 『수많은 운명의 집』은 오늘날 우리가 참으로 여명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 거듭 질문한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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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

슈테판 츠바이크는 1881년, 오스트리아 빈의 유복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김나지움 시절부터 문학에 재능을 보인 츠바이크는 빈 대학교에서 철학과 문예학을 전공하며, 1901년 스무 살에 첫 시집 『은빛 현』을 출간한다. 1904년 이폴리트 텐의 철학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고, 단편집 『에리카 에발트의 사랑』을 출간한 뒤 전기, 희곡, 소설 등 다채로운 영역에서 활발히 문학 활동을 펼친다. 1914년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국방부 전쟁 기록 보관소에서 복무하지만, 동시에 평화주의자 로맹 롤랑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이후 한평생 평화주의를 주장하며 유럽의 통합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1917년 고향 오스트리아로 돌아와서 『로맹 롤랑』, 『마리 앙투아네트』, 발자크와 디킨스, 톨스토이와 니체 등 여러 거장과 역사적 인물의 전기를 집필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는다. 또한 츠바이크는 『폴 발레리 전집』과 에밀 베르하렌의 시집을 오스트리아에 소개하며, 편집자와 번역자로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 그리고 『감정의 혼란』, 『초조한 마음』, 『체스 이야기』 등 탁월한 문장과 섬세한 심리 묘사로 다양한 소설과 희곡, 수필을 발표하면서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받는다. 그러나 1933년 무렵,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나치에 의해 탄압받고 작품을 파기당하면서 1934년 영국으로 건너가서 시민권을 획득한다. 결국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츠바이크는 브라질로 망명하고, 1942년 자신의 ‘정신적 고향’인 유럽의 멸망을 목도하며 깊은 절망 끝에 아내 로테 알트만과 함께 자살한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문학가이자 평화주의자인 츠바이크는 최후의 순간 “이 기나긴 밤을 지나 눈부신 여명을 맞이하기를.”이라는 유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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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옮김

홍익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에서 독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막스플랑크 평전』, 『불순종의 아이들』, 『천사가 너무해』, 『누구나 아는 루터, 아무도 모르는 루터』, 『멜란히톤과 그의 시대』, 『수레바퀴 아래서』, 『소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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