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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키스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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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낭만주의의 꿈과 고딕 소설의 악몽, 하드 SF와 AI의 상상력이 결합한 놀라운 러브스토리

원제 Frankissstein

지넷 윈터슨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3년 3월 5일

ISBN: 978-89-374-2772-5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464쪽

가격: 18,000원

분야 외국 문학, 외국문학 단행본

수상/추천: 가디언,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책소개

메리 셸리의 선구적 과학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21세기의 응답!


편집자 리뷰

메리 셸리의 선구적 과학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21세기의 응답!

 

낭만주의의 꿈과 고딕 소설의 악몽, 하드 SF와 AI의 상상력이 결합한

놀라운 러브스토리

 

 

우리 시대 가장 재능 있는 작가가 쓴, 바로 지금을 위한 급진적인 러브스토리. _뉴욕 타임스

 

데뷔작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로 휘트브레드 상을 수상하고, 이후 10여 권의 비범하고 전위적인 장편 소설로 현대 영국 문학의 첨단을 대표해 온 소설가 지넷 윈터슨의 신작 장편 소설 『프랭키스슈타인』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앨리 스미스, 자디 스미스, 데버러 리비 등과 함께 영국 문단의 중추로 활약하고 있는 지넷 윈터슨은 그 자신 성소수자로서 작품을 통해 섹슈얼리티와 젠더, 현재 영국의 정치 사회적 테마를 깊이 탐험해 온 작가로, 이번 신작은 낭만주의 시기 영문학의 역사와 젠더 유동성, 현대 과학-AI와 신체 개조-의 가능성과 이슈를 결합한, 가장 뜨겁고도 현재진행형인 작품이다.

 

 

■ 열아홉 살의 젊은 여성 작가,

데뷔작으로 세계 문학에 불멸의 금자탑을 세우다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우리는 19세기 영국 문학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바이런, 퍼시 비시 셸리, 워즈워스, 콜리지 같은 시인들이 프랑스 혁명에서 영감을 받아 거침없는 반항과 자유를 외치고, 자연 친화적이거나 신비주의적인 걸작들을 탄생시킨 19세기 중반의 영국 문학은 낭만주의의 물결에 휩싸여 있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바이런 경과 퍼시 비시 셸리는 자유분방한 삶을 영위한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이들은 1816년 각자의 연인 혹은 배우자와 함께 스위스로 여행을 떠난다.

셸리의 동반자는 당시 열아홉 살이었던 메리 셸리로, 그는 영국 최초의 페미니스트이자 철학자, 작가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영국 최초의 아나키스트인 윌리엄 고드윈의 딸이다. 울스턴크래프트의 세계 최초 페미니즘 저작 『여성의 권리를 옹호함』은 현재까지도 불멸의 페미니즘 고전으로 남아 있다. 메리 셸리는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지성과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열다섯 살에 처음 셸리를 만나 사랑에 빠졌으나, 셸리에게는 당시 아내가 있었다. 그리하여 결국 커플은 1816년, 바이런과 함께 스위스로 사랑의 도피를 떠난다.

바이런의 곁에는 메리의 의붓동생이자 바이런의 정부인 자유분방한 성품의 클레어 클레어몬트와 주치의인 폴리도리 박사가 있었다. 비만 내리는 우중충한 스위스 레만 호숫가에서 남들의 눈을 피해 지루한 나날을 보내던 일행은 어느 날 게임을 하기로 한다. 당시 낭만주의 문학가들 사이에서 애호되었던 ‘공포 이야기’를 각자 하나씩 완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 게임을 통해 바이런은 최초의 흡혈귀 단편 소설을 쓰다가 미완성으로 남겼고, 폴리도리가 이를 작품으로 완성해 출간했다. 퍼시 비시 셸리는 아무것도 완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배우자인 메리 셸리는 열아홉 살의 나이에 첫 장편소설을 써내고야 말았으니, 이것이 바로 영국 최초의 SF 장편소설이자 고딕 소설의 걸작인 『프랑켄슈타인』이다.

 

 

■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육체 속에 살고 있는가?

우리가 깃든 몸과 욕망하는 몸 사이에서 첨예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

 

메리 셸리가 걸작을 써 내려간 19세기의 영국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인한 산업혁명과 이에서 비롯된 노동 조건의 변화로 인해 사회적으로는 러다이트 폭동이 일어나고, 의학과 수학, 물리학 등 과학의 발전이 비약적으로 일어나 사회 기반 자체가 뒤흔들리던 시기였다. 메리 셸리는 도래한 과학의 시대가 인간과 그 존재 조건에 미칠 영향에 대한 혜안을 『프랑켄슈타인』에 투영했다.

그리고 이제 소설가 지넷 윈터슨은 메리 셸리의 선구적 소설에 대한 21세기의 응답을 남긴다. AI와 로봇이 인간의 노동 조건과 경제적 기반을 뒤흔들고, 의학이 인체의 개조를 넘어서서 복제까지도 탐구 중이며, 수술이나 성형, 자기표현을 통해 젠더마저 뒤바뀌는 세상이 왔다. 메리 셸리가 통찰했던 근대 과학과 인간의 정신, 그리고 존재 조건이 모조리 재정의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윈터슨은 이 두 시대를 한 작품 안에서 병렬로 동시 진행시킨다. 메리 셸리가 작품을 쓰기 시작한 1816년의 이야기와 현대의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두 축으로 나란히 진행된다. 19세기의 이야기는 메리 셸리가 서술자로 등장하여 『프랑켄슈타인』의 집필 과정을 그린다. 그런데 그녀가 빚어낸 작품 속 등장인물인 ‘빅토르(Victor)’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마치 그가 탄생시킨 괴물처럼) 작품 속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생명을 획득하여 움직이기 시작하고, 메리 셸리는 삶의 중요한 지점들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소설 속 인물 빅토르와 조우한다.

한편 21세기의 이야기는 의학박사이자 트렌스젠더인 라이(메리의 애칭) 셸리가 서술자로 등장한다. 브렉시트 시대의 영국. 페미니즘, 게이와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와 트랜스휴먼 이슈가 일상화된 현대. 젊고 유망한 의학박사인 라이는 한 엑스포에서 세계적인 AI 개발자 ‘빅터’ 스타인을 만난다. 비밀로 둘러싸인 이 ‘빅터(Victor)’는 과연 누구인가. 성별을 초월한 존재 라이와 빅터는 곧 사랑에 빠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련된 바이런이 역으로 환생한 듯한 저속한 섹스봇 제작자 론, 자유분방한 19세기의 클레어와 달리 경직된 기독교 광신자인 클레어, 집요한 기자 폴리 D. 등 메리 셸리 시대의 인물들이 이 운명의 기계 장치 속에서 마치 뒤집힌 거울상처럼 되살아난다. 사랑과 운명은 그렇게 다시 시작된다.

 

 

■ 과학 기술에 대한 통찰을 담은 하드 SF

그리고 낭만주의의 정수를 담아낸 놀라운 러브스토리

 

“인간에게 영혼이 존재하는가, 기계와 인간은 어떻게 다른가, 생명은 어떻게 창조될 수 있는가에 대한 메리 셸리의 질문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하지만, 윈터슨은 이 질문들을 한층 현대적인 주제들로 번안한다. 『프랑켄슈타인』의 과학적 토대가 시체를 전기 자극으로 되살리는 갈바니즘이었다면 『프랭키스슈타인』의 그것은 인공 지능, 마인드 업로딩, 인체 냉동 보존술이다. 21세기 인간들은 인공 와우나 의수나 의족을 포함한 스마트 삽입물들을 통해 육체적, 정신적 능력을 개선함으로써 전보다 더 나은 생물으로 살아갈 미래를 꿈꾼다. 한편으로는 개개인의 정신을 네트워크에 업로드해 육체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생물이 아닌 존재가 되는 미래를 꿈꾸기도 한다. 동시에 인공 지능이 특이점을 넘어서 우리 삶을 제어하게 되기를, 그리하여 인류의 악덕과 과오를 시정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전망도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인체를 냉동한 다음 시간을 뛰어넘어 의학과 기술이 진보한 미래에 깨어나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있기를 바라기도 한다. 인간 증강과 기계 학습을 연구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이자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현신인 빅터 스타인은 이 포스트휴먼, 또는 트랜스휴먼의 시나리오들 중 한 가지 이상은 일어나게 되어 있으며 그 진보를 거부하고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옮긴이 김지현의 말)

 

윈터슨은 메리 셸리의 원전이 담은 SF적 요소들을 적극 탐색할 뿐 아니라 거기에 흥미로운 문학적 의미와 층위를 더한다. 『프랑켄슈타인』의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의 피조물인 괴물을 통제할 수 없었듯이, 『프랭키스슈타인』 속의 메리 셸리는 자신의 피조물인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통제하는 데 실패한다. 이는 자연히 작가 지넷 윈터슨이 『프랭키스슈타인』과 메리 셸리와 라이 셸리 모두를 통제할 수 없으리라는 점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겹겹이 쌓인 의미의 층위는 독자와 작가/창조주 사이에 새로운 문학적 관계와 관점을 형성한다.

또한 윈터슨은 오늘날의 독자를 페미니즘과 성 정체성, 젠더 유동성, 섹슈얼리티의 근원에 관해 함께 탐색하자고 적극 호출한다. 트랜스젠더 이슈와 페미니즘 이슈가 서로 부딪히고, 성(性) 담론이 섹스 산업과 디지털 포르노로 인해 더욱 첨예해진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하며,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이런 현재진행형 이슈와 담론에 대해 이만큼의 전위적이고 도전적인 지형도를 제시한 소설가는 없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모든 차이와 구분을 아우르는 한 러브스토리가 있다.

 

 

 

 

■ 추천의 글

 

하드 사이언스와 몽환적인 낭만주의가 긴장과 하모니 속에 공존한다. 쾌락과 심오함을 독특하고 절묘하게 쌓아 올린 이 소설은 지넷 윈터슨의 주요 관심사인 젠더, 언어, 섹슈얼리티, 개인의 자유의 한계, 관념의 체화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 가디언

 

우리 시대 가장 재능 있는 작가가 쓴, 바로 지금을 위한 급진적인 러브스토리. — 뉴욕 타임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의 현대적 해석이자, AI와 과학, 젠더 유동성을 바라보는 흥미롭고도 매력적인 시선,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간이란 진정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 — 뉴 스테이트먼츠

 

지적이고, 혁명적이며, 웃음을 자아내는 소설 — 타임스

 

빠르고, 로맨틱하고, 날카롭게 유머러스하다. — 와이어드

 

영민하고 제정신이 아닌 이야기. 학문과 코미디의 불경한 융합! — 워싱턴 포스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와 사상이 동시에 들끓는 소설 — 파이낸셜 타임스

 

 

■ 본문에서

 

 

1816년 여름, 시인 셸리와 바이런, 바이런의 주치의 폴리도리, 메리 셸리, 메리의 배다른 여동생이자 바이런의 정부 클레어 클레어몬트가 스위스 레만 호숫가의 건물 두 채를 빌렸다.

바이런은 웅장한 디오다티 저택에서 지내는 편을 좋아했고, 셸리 부부는 그 저택에서 비탈을 따라 좀 더 아래쪽에 있는, 더 작고 매력적인 저택에서 지냈다.(13쪽)

 

셸리는 내가 속상하고 거북해하는 걸 알아차렸다. 셸리는 내가 아니라 바이런을 보면서 말했다. 나는 당신 어머니 책을 읽고 설득됐어.

나는 셸리의 이런 점을 사랑한다. 내가 열여섯 살 소녀였을 적,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윌리엄 고드윈의 긍지 넘치는 딸로서 처음 만났을 때도 그는 이렇게 말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여성의 권리 옹호』, 1792년.

당신 어머니 책들은…… 셸리가 특유의 수줍으면서도 자신감 있는 태도로 말했다. 당신 어머니 책들은 비범해. (18쪽)

 

기술. AI, 인공 지능. 『프랑켄슈타인』은 어떻게 생명이 창조될 수 있는가에 대한 상상이었어요. 처음으로 만들어진 비인간 지성체였죠.

그럼 천사들은요?

천사요?

네. 천사들도 비인간 지성체잖아요.

오, 그렇군요. 제 말은, 처음으로 인간에 의해 창조된 비인간 지성체라는 뜻이었어요. (43쪽)

 

성 발치에 이르러 마침내 우리는 멈춰 서서 덜덜 떨었다. 뜨거운 오후의 햇볕 속에 있는데도 추웠다.

이 장소는 무엇인가요? 셸리가 짐마차를 타고 가던 남자에게 물었다.

프랑켄슈타인 성입니다. 그가 말했다.

황량한 성찰의 장소였다.

사연이 있긴 한데요.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돈을 요구했다. 셸리는 그 값의 두 배를 주었고, 남자가 들려준 이야기에 실망하지 않았다.(94,95쪽)

 

나는 내 주인공을(주인공인가?) 빅토르(Victor)라고 부를 것이다. 그는 생명과 죽음을 상대로 승리(victory)를 얻으려 하니까. 그는 자연 깊숙한 곳에 침투하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연금술사는 아닐 것이다. 내 이야기에 허튼 요술 같은 건 필요 없다. 그는 폴리도리나 로런스 박사와 같은 박사일 것이다. 피의 흐름을 파악하고, 근육의 매듭과 뼈의 밀도와 세포의 섬세함을 헤아리고, 심장이 어떻게 박동하는지 알 것이다. 기도(氣道), 액체, 질량, 반고체, 콜리플라워 같은 뇌의 수수께끼.

그는 진짜 인간보다 큰 인간을 만들고 생명을 부여할 것이다. 나는 전기를 사용할 것이다. 폭풍, 불똥, 번개. 나는 프로메테우스처럼 그에게 불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는 신들에게서 생명을 훔칠 것이다.(97,98쪽)

 

론이 나를 쳐다보더니 머뭇거리며 손을 내민다. 음, 다시 봐서 반갑습니다, 라이언.

라이예요. 그냥 라이요.

라이언을 줄인 이름 아니에요?

라이는 메리를 줄인 이름이에요.

론은 그 사실을 생각하느라 침묵에 잠긴다. 인간의 문제는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사람에 따라, 정보에 따라 다르

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기계가 더 다루기 쉽다. 만약 내가 인공 지능 기계에게 ‘나는 여자로 태어났지만 지금은 남자’라고 말해도 기계의 처리 속도는 느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 여자예요? 론이 묻는다.

아뇨, 론. 나는 혼성이에요. 내 이름은 라이이고요.

그럼 남자예요? 론이 묻는다.

트랜스예요.

음, 트랜스휴먼이요?

트랜스젠더요. (117,118쪽)

 

그는 나를 무시하고 계속 말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이라는 에세이를 썼어. 그녀는 여성들이 창조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과 자기만의 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

맞는 말이네. 내가 말했다.

울프가 최초의 트랜스젠더 소설을 썼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 빅터가 말했다. 『올랜도』라고 하는 소설이야. 내가 예쁜 하드커버 판으로 한 권 사 줄게.

넌 내가 장난감이라고 생각하지?

내가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애리조나에서 처음 섹스했을 때 말했잖아. 너는 방정식을 깨뜨렸다고.

무슨 방정식?

내 방정식. (212쭉)

 

메리 셸리는 그의 황당무계한 주장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 그녀가 말했다. 그러면 선생님, 어떻게 해서 책 속에서 나와 이 삶을 살게 되었는지 말해 주실 수 있나요?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 말했다. 오류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빙원에서 죽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이 정신 병원에 있고, 내가 혐오하는 그자는 지금도 이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나를 파멸시킬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겁니다.

당신은 죽고 싶다면서요! 내가 말했다.

저는 사라지고 싶다고요! 나는 이 몸에 속하지 않아요. 이 역겨운 몸뚱이에! (…) 나는 이걸 거의 알아보지도 못하겠어요. 나는 정신이란 말입니다. 사유. 영혼. 의식. (287, 288쪽)

 

나는 어린 시절의 에이더를 만나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저녁, 내게 한 벌 있는 좋은 드레스에 내 살집을 욱여넣을 수 있다면 말이지만, 그녀를 만날 예정이다. 솔직히 호기심이 든다.

그녀는 스물아홉 살의 젊은 여성으로서 시집을 잘 갔고 부유하며,(도박을 한다는 풍문을 들었다.) 아이를 셋 두었다고 한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그녀가 잉글랜드에서 가장 탁월한 수학자들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이다.(415쪽)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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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넷 윈터슨

1959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다. 출생 직후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지넷은 공장 노동자이자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 양녀로 입양되어 오로지 기도와 성경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선교사였던 양어머니는 윈터슨 역시 선교사가 되기를 원해 일찍부터 그너에게 선교 활동을 시켰고, 윈터슨은 황량한 길거리에서 열두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선교를 해야 했다.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집에 책이라고는 여섯 권뿐이었고, 그 중 세 권은 성경이었다. 성경 외 유일한 문학 작품이었던 「아서 왕의 죽음」을 읽고 매혹된 지넷은 빌린 책을 가져와  부모 몰래 화장실에서 읽곤 했다.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지넷은한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스스로도 큰 충격을 받지만 곧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다. 그러나 그 사실을 부모에게 들켜 커밍아웃을 하고는 가출하였다. 엄격한 집과 보수적인 교회에서 자유로워진 지넷은 아이스크림 장사, 장례식 보조, 트럭 운전사, 정신병원 도우미, 극장 허드렛일 등 여러 막일을 하며 돈을 모아 혼자 생계를 꾸려 나갈 뿐만 아니라 밤에는 공부를 하여 스물한 살에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과 에 입학하였다.

대학 졸업 후 영화사와 출판사에서 일하며 습작에 몰두하던 지넷은 스물세 살에 쓴 첫 번째 소설이자 자전적 소설인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1985)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며, 그해 가장 주목할 만한 신인에게 수여되는 휘트브레드 상을 수상했다. 곧이어 두 번째 소설 『열정』(1987)으로 라이스 상을 수상한 후 생업을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

장편소설 『열정』(1987), 『육체에 새기다』(1992), 『예술과 거짓말』(1994), 『파워북』(2000) 등과 단편집『세상, 그리고 다른 장소들』(1998), 동화 『카프리의 왕』(2003) 등이 있다. 처녀작이자 자전적 소설인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는 BBC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기도 하였다.

현재 글루체스터셔의 작은 오두막집에 살며 《타임스》와 《가디언》 등에 글을 쓰고 있다. 지넷 윈터슨은 잡지 인터뷰 등을 통해 “내가 바로 차세대 버지니아 울프”라고 말하거나 현존하는 작가 중 가장 존경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바로 나”라고 대답하는 등 직선적인 언동으로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영국 좌파 신문의 하나인 《가디언》에서는 한때 보수당 후보인 마가렛 대처를 지지했던 과거를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옥스퍼드에서 만난 마가렛 대처가 빵 한 덩어리의 값을 알고 있었으며, 빵 값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당시 옥스퍼드에서 마가렛 대처와 자신 둘뿐이었다며 빈곤층과 여성, 어린이 같이 사회 취약 계층의 복지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기도 하는 등, 소설가뿐만 아니라 사회지식인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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