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환상 문학의 거장 이탈로 칼비노의 우주과학 패러디

우주만화

원제 Le Cosmicomiche

이탈로 칼비노 | 옮김 이현경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9월 11일 | ISBN 978-89-374-8286-1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0x210 · 192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현대 환상 문학의 거장 이탈로 칼비노의 우주과학 패러디
우주와 진화에 대한 도저한 상상력의 세계
“나는 이 세계를 새롭게 그려 내기 위해 과학을 택했다.”
 
20세기 환상 문학의 거장 이탈로 칼비노의 환상적 상상력의 결정체 『우주 만화』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우주 만화』는 이탈로 칼비노를 세계 문학계의 독보적인 위치로 끌어올려 준 대표작으로, 천문학, 생물학, 기호학 등에서 규명한 과학적 사실들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상상력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1965년 열두 편의 연작으로 구성되어 첫 출간된 이 소설은 새로운 작품이 더해지면서 여러 차례 증보되어 왔으며 오늘날까지 현대의 고전으로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우주 만화』는 가장 많이 회자되는 대표작들로 이루어진 초판본을 번역 대본으로 했다.

편집자 리뷰

이탈로 칼비노, 세계의 기원을 상상하다
환상적인 현실 인식으로 세계의 본질을 다양한 프리즘을 통해 묘사해 온 이탈로 칼비노. 그의 환상적 상상력이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주 만화』는 전작 『반쪼가리 자작』,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등에서 두드러졌던 동화성을 뛰어넘어 과학, 수학, 기하학 속에서 상상력을 발현한 우주 기원 신화이다. 작가 자신은 이 작품을 두고 SF, 과학 소설의 범주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그가 『우주 만화』를 공상 과학 소설로 분류되기를 거부한 것은 우주를 향한 작가의 독특한 시선 때문이었다. 공상 과학 소설들이 우주의 미래를 내다보며 상상의 세계를 건설한다면 이 소설은 그와 반대로 ‘기원 신화’를 표방한다. 과학이 밝혀 낸 우주의 진실을 바탕으로 작가는 태초의 순간을 응시하는 것이다. 이탈로 칼비노는 우주의 기원으로 올라가 우주가 생성되는 ‘거대한 과정’들을 지극히 ‘인간적인 차원’으로 축소해 보여 주면서,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인류 기원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인간은 자신의 상상력을 통하여 우주의 지속적인 자체 형성에 기여한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태초의 순간부터 존재해 왔고 또 세계를 형성해 갈 상상력의 기원을 찾아 우주 이야기를 풀어 간다. 달에 관한 이야기 네 편, 지구에 관한 이야기 네 편, 은하계에 관한 이야기 네 편으로 구성되었다.
 

작가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서술자, 시공간을 초월한 ‘크프으프크’
『우주 만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크프으프크(QFWFQ)’라는 화자이다. 이 이름은 발음할 수도 없고, 앞에서부터 읽어도, 뒤에서부터 읽어도 똑같도록 작가가 고안한 이름이다. 크프으프크는 방향성도, 시간과 공간도, 계급도 모두 초월한 존재이자, 인간도, 동물도, 식물도 아닌 초월적인 존재이다. 작품 속에서 크프으프크는 공룡이 되기도 하고 조개가 되기도 하고 물고기가 되기도 한다. 혹은 광활한 우주 속에 무형의 물질로 등장하기도 한다. 크프으프크는 「달과의 거리」에서 달이 지구 가장 가까운 곳으로 올 때 달로 우유를 뜨러 다니곤 했던 노인으로, 달로 떠난 여인을 그리워하는 존재로 나온다. 「동이 틀 무렵에」에서는 긴 밤 성운 속에 몸을 웅크린 채 태양의 온기와 빛이 전달돼 오기만을 기다리던 꼬마가 되기도 하고 「공룡들」에서는 “나도 일정한 기간 동안 공룡이었다오.”라고 고백하기도 한다. 가끔 「나선」에서처럼 자신은 형태조차 없었고 되는대로 사방으로 자라나던 존재, ‘방사상 대칭’으로 진화해 온 존재라고 밝히기도 한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크프으프크는 전 우주를 통찰하는 존재이자 우주 그 자체로서 작품의 무게 중심으로 작용한다. 크프으프크뿐만 아니라 모든 등장인물의 이름이 작가가 구현하는 상상 세계를 대변하는데, 즈’드(으)n, 프흐(1)N크o 등 기호학이나 수학의 기호를 사용한 이름들이 다채롭게 등장한다.
 

과학을 가장 문학적인 방식으로 그려 낸 과학 우화
작가는 과학 서적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인상을 기록해 그것을 발전시켜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이탈로 칼비노는 스스로의 작품 세계에서 중시해 왔던 ‘이미지’의 개념을 살려 과학을 이미지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우주 만화』는 과학이 가장 문학적인 방법으로 표현된 작품이라 평가받고 있다. 「물고기 할아버지」에서, 크프으프크는 양서류로 진화하기 시작하여 뭍으로 올라왔고, 뭍에 사는 생물체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 여인은 태초의 형태를 바꾸지 않고 물에서 살기를 고집하는 크프으프크의 할아버지를 동경하여 물 속으로 다시 떠나고 만다. 우화적으로 표현된 이야기는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표현하고자 했던 이미지였고, 이러한 연상들을 통해 독자들은 뭍에 홀로 남은 크프으프크의 태초적 심리와 ‘물로 돌아간 여인’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으로 우리 세계와 존재함에 대한 논의를 나누게 되는 것이다. 『우주 만화』는 과학적 사실들을 이미지화하고 우화적으로 그려 낸 작가의 참신함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그 감동은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우주의 질서에 대한 이해와 동시에 경이로 이어진다.

목차

달과의 거리
동이 틀 무렵에
공간 속의 기호 하나
모든 것이 한 지점에
색깔 없는 시대
끝없는 놀이
물고기 할아버지
얼마 내기할까
공룡들
공간의 형태
광년
나선

작가 소개

이탈로 칼비노

1923년 쿠바에서 농학자였던 아버지와 식물학자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가까이하며 자랐다. 토리노 대학교에 입학해 공부하던 중 이탈리아 공산당에 가입해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으며,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조셉 콘래드에 관한 논문으로 졸업했다. 1947년 레지스탕스 경험을 토대로 한 네오리얼리즘 소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로 이루어진 ‘우리의 선조들’ 3부작과 같은 환상과 알레고리를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회참여적인 작품, 『우주 만화』같이 과학과 환상을 버무린 작품,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호 관계를 탐구한 『교차된 운명의 성』과 하이퍼텍스트를 소재로 한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같은 실험적인 작품, 일상 가운데 존재하는 공상적인 이야기인 『마르코발도』, 『힘겨운 사랑』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1972년 후기 대표작인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발표해 펠트리넬리 상을 수상했다. 1981년에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84년 이탈리아인으로서는 최초로 하버드 대학교의 ‘찰스 엘리엇 노턴 문학 강좌’를 맡아 달라는 초청을 받았으나 강연 원고를 준비하던 중 뇌일혈로 쓰러져 1985년 이탈리아의 시에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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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탈로 칼비노 연구로 비교문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 통번역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주관하는 제1회 번역 문학상과 이탈리아 정부에서 수여하는 국가 번역 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이탈로 칼비노의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우주만화』, 『보이지 않는 도시들』 외에 『이것이 인간인가』, 『침묵의 음악』, 『바우돌리노』, 『권태』,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미의 역사』, 『애석하지만 출판할 수 없습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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