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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의 마음: 2010년대, 그리고 MZ의 탄생


첨부파일


서지 정보

강덕구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2년 11월 30일

ISBN: 978-89-374-2761-9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0x210 · 476쪽

가격: 20,000원

분야 인문/역사/문화, 정치/사회/경제


책소개

우리는 어떻게 MZ가 되었을까?
장기침체, 젠더갈등, 음모론, 과잉된 자아…
2010년대의 특이점에서 MZ의 기원을 찾고
MZ의 마음에서 2010년대를 규명하는
밀레니얼세대의 자화상,
밀레니얼세대가 쓴 나의 한국 현대사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정자세로 읽었다. 여러 번 감탄하며 무릎을 쳤다. 젊고 탁월한 사회평론가의 등장을 알릴 수 있어 기쁘다. 밀레니얼세대의 세계관을 분석하고 있으되, 책이 말하는 것은 세대론이 아니라 ‘시대론’이다. 2010년대는 어떤 시기였나. 새천년의 희망은 어떻게 2020년대의 혼미로 변했나. 밀레니얼들에게 관심이 없더라도, 지금 이 시대를 깊고 날카롭게 이해하고 싶다면 봐야 할 문제작. – 장강명(소설가)

강덕구가 제출한 시대감상문을 읽으니 허깨비처럼 지나갔던 그 시간들이 금세 다시 환기됐다. 무력하고 처참했던 순간들, 자유를 찾아 꿈틀거리던 움직임들. 조금은 어리둥절하게 보냈던 2010년대가 만화 같은 스토리텔링으로 서술되기도, 날카로운 분석으로 해체되기도 한다. 『밀레니얼의 마음』은 그 시절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어디에 있었는지, 또 오늘날 밀레니얼의 얼굴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 주고 있다. -정가영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감독)

『밀레니얼의 마음』은 선형적인 시간으로부터 세대론의 해방을 예고하는 책이다. 과거도 되풀이할 수 없고 미래도 꿈꿀 수 없는 세대, 밀레니얼은 시간성의 축을 상실했지만 이 책은 이를 사유의 동력으로 삼아 나아간다. 역사적 소실점이 지워진 세계를 유령처럼 부유하며 이 시대 비극의 원인을 탐사한다. 이 책의 비범함은 비극을 직시하고 그 자체를 긍정한다는 데 있다. 세대를 스테레오 타입으로 규정짓지 않으며, 가공된 세대 이미지의 허울을 벗겨 낸다. -서이제 (소설가)


목차

서문 2010년대가 남긴 것

1부 밀레니얼 성장기
교양소설
소외: 모두가 불행한 시대
대침체 사회: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세대론 오페라

2부 남자기 때문에
독신소설
이대남의 기원: 죽음과 섹스로부터 사회문화적 고찰을
한국 힙합: 남자기 때문에

3부 한국 정치는 언제나 축제
환상소설
음모론 사무소: 믿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탐색
한국정치는 언제나 축제: 망상공장
뉴라이트의 교실에서

4부 내 얼굴을 느낄 수 없어
공상과학소설
스케일의 오류: 자유에 관해 말하자면
수많은 ‘나’에 관해: 밀레니얼세대의 정신병리

2010년대 연표
참고 문헌 및 자료


편집자 리뷰

■ 직접 말하기
강덕구 사회 비평서 『밀레니얼의 마음』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밀레니얼의 마음』은 2010년대를 온몸으로 경험한 MZ세대의 목소리로 2010년대만의 특이점을 분석하는 세대론이자 시대론이다. 88만원세대, 헬조선세대, 삼포세대…… 스타트업을 통해 꿈을 키워가는 밝은 청년들, 지방에 내려가 도시재생에 몸을 던진 청년들, 자살을 생각하는 청년들,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청년들, 차별에 찬성하는 청년들…… 많은 개념과 표상들이 ‘청년’의 아픔을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청년 담론이 밀레니얼세대 당사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인식시키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오히려 숱한 호명들이 밀레니얼세대로 하여금 자신이 어떤 시기를 통과하며 자라났는지 성찰할 기회를 빼앗아 간 건 아닐까.

이 책은 기성세대가 만든 스테레오 타입에 갇힌 밀레니얼 담론에서 벗어나 ‘나의 시대’와 ‘나’를 규명한다. 밀레니얼세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밀레니얼세대에게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저자 강덕구는 생생한 자기반영적 관찰을 통해 미시적이고도 거시적인 관점으로 밀레니얼세대와 2010년대를 바라본다. 저자는 각 장의 도입부에서 소설의 방식을 차용해 ‘누군가’의 삶을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에서 기억과 비평의 방식으로 ‘모두’의 삶을 그리며 한 시대의 초상을 완성하는 데 도전한다.

■ 왜 2010년대일까
2010년대를 이해하는 것은 그 당시를 청년기로 보낸 밀레니얼세대를 이해하는 것과 같다. 2008년 전 세계 경제를 요동치게 한 금융위기 이후 지난한 장기침체가 시작되었다. 소비 위축과 노동 시장의 불안정이 내면화되었고, 이러한 심리는 문화 전반에 반영되었다. 그러는 동안 장기 경제 침체를 뜻하는 용어인 스테그네이션은 문화 영역 전반을 설명하는 용어로 확장되었다. 심리적 스태그네이션, 문화적 스태그네이션, 정치적 스태그네이션…… 바야흐로 2010년대는 스태그네이션의 시대였던 것이다. 그 안에 레트로 열풍도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부터 시티팝 열풍까지, 떼어 놓고 보면 상이한 현상들은 모두 비슷한 구조 안에 갇혀 있었다. 성장이 멈춘 시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상실한 시대, 과거가 현재를 압도하는 시대.

■공정성 담론, 능력주의 담론
밀레니얼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공정성’이다. ‘공정성’과 ‘능력주의’ 담론은 이명박 정권 시절 뉴라이트 또는 진보세력을 통해 한국에 소개된 개념들이다. 당시의 ‘외고 폐지’,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은 예비 노동자인 학생들에게 자기경영이라는 가치를 주입했고, 이에 대항하는 86세대의 무기는 마이클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였다. 한편 각자도생이 자본주의 번영에 필수적이며 필연적인 시대라는 주장 역시 이 시대의 주된 정신이었다. 좌우를 떠나 누구나, 노력해서 얻은 성과라면 온전히 누릴 자격이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이념은 중요하지 않으며, 자기 몫을 챙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청년 사이에서 널리 퍼졌다. 이 같은 2010년대의 담론은 밀레니얼세대의 삶을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정신이 되었다.

■ 젠더 갈등 혹은 남성성의 위기
2015년 ‘김군’이 ‘페미니즘이 싫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IS’ 에 합류해 국외에서 실종되고, 패션잡지 《그라치아》에 ‘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위험’하다는 내용의 글이 실렸다.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 운동이 이어졌고, 2016년 강남역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여성을 무차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많은 여성들이 거리로 모였다. ‘미투’ 이전부터 이미 밀레니얼세대의 근거지인 SNS에서는 젠더 갈등의 자양분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정확히 무엇을 위해 언제부터 싸우고 있었는지도 깨닫지 못한 채 어느새 ‘젠더 갈등’의 한복판에 놓여 있는 자신을 발견한 저자는 젠더 갈등의 기원을 ‘딴지일보’로 대표되는 2000년대 발 자유주의와 해체되고 재구성된 ’남성성‘에서 찾는다.

■ 자아의 시대와 산산조각 난 마음
2008년 아이폰 출시, 2000년대 말 트위터를 비롯한 다양한 SNS의 등장 등 미디어 기술의 발달은 나와 너를 즉각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나’와 ‘너’를 중개하는 공동체적 감각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밀레니얼세대는 바로 옆에 있는 친구보다도 저 멀리에 있는 타인과 연결되기를 선호했다. 이러한 감각은 역설적으로 거리 감각의 상실로 이어졌다. 밀레니얼세대는 너무나도 쉽게 ‘대상’에 동일시했다. 수많은 ‘나’들은 연예인이 파생시킨 스캔들과 정치적 이슈를 마주하면 마치 자기 일이라도 되는 양 분노했다. 모든 일을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처럼, 민원인과 공무원의 관계처럼 여기는 경우가 횡행했고, 이러한 주체성은 한국 정치를 ‘포퓰리즘’으로 이끄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분노는 무엇보다 동원하기 쉬운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무수한 ‘나’들은 이슈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 수많은 ‘나’의 마음이 고독과 이기주의로, 때로는 불안과 공포로 산산조각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대의 특성에서 밀레니얼세대의 심성구조를 추론하는 이 책은 밀레니얼세대의 병든 마음에 주목한다. 다양한 욕구를 표출하고, 때로 발칙하다고 평가받는 밀레니얼세대는, 실은 불안에 허덕이며, 부재하는 소속감을 대신해 인터넷의 커뮤니티에 자신을 대입하고 있다. MBTI 열풍은 밀레니얼세대가 얼마나 자신을 알고 싶어 하는지, 또 열망과 달리 자신에 대해 무지한지를 보여 준다. 도대체 밀레니얼세대는 어떤 마음을 갖고 있을까. 작가의 회고가 계속되며 사적이고도 공적인 ’MZ‘의 진짜 표정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 본문에서
실은 밀레니얼세대도 밀레니얼세대를 잘 모른다. 그들은 2010년대에 느꼈던 감정들이 무엇인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알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삶과 무관한 바보 같은 이유로 울고 웃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나는 내가 겪은 경험을 곰곰이 따져 보고 나 자신의 입으로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밀레니얼세대가 불행하다는 말에 반문하곤 한다. 그들은 밀레니얼세대가 6.25전쟁, 군부독재, IMF 위기를 겪지 않아서 진짜 고통을 모른다고 말한다. 일부는 타당한 지적이다. 밀레니얼이 사는 세계는 이전보다 더 안전해졌고 평등해졌다. 그러나 톨스토이가 말했듯, 불행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다. 밀레니얼이 겪는 불행이란, 망망대해 같은 우주에서 길을 잃고 미아가 된 우주 탐사선과 닮아 있다. 출발한 목적도 상실했고, 그렇다고 도착해야 할 목적지도 모이지 않는다. 즉 밀레니얼은 밀레니얼이 사는 세계의 ‘이방인’이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불행을 초래한 원인을 탐사한다. (15쪽)

2010년대는 단순히 미래를 상실한 시대가 아니라, 상실된 미래와 잊힌 과거가 현재로 유령처럼 투사되는 엉망진창의 난장판이다. 그러니 새로움은 더 이상 새로움처럼 느껴지지 않고, 과거는 너무 생생하게도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영국의 다큐멘터리스트 애덤 커티스는 이를 일컬어 ‘문화적 스태그네이션’이라고 말한다. 경제만큼이나 문화에서도 우리는 장기적 침체를 겪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과거는 미래를 대신하고 있다. (122쪽)

밀레니얼세대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기성 언론과 학술 담론은 ‘욜로’나 ‘파이어족’ 같은 용어로 그들을 이러저러한 행태를 보이는 소비자로 규정짓는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밀레니얼세대가 동세대 내에서 자신의 친구를 만들고 그들과 대화하는 ‘관계’에 있다. 개인이 ‘자아’를 형성하는 데 개인이 맺는 관계만큼 결정적인 요인은 없다. 굳이 정신분석의 ‘오이디푸스 신화’를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는 부모와 자녀가 맺는 관계가 자녀를 성장시킬 수도, 그들을 파멸시킬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오늘날 사회에선 비단 부모와 자녀의 수직적인 위계 관계만이 자아를 형성하진 않는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밀레니얼세대가 수평적이고 수직적인 형태로 맺는 그 복잡다단한 관계망이 구시대와는 달리 ‘현실’과 ‘가상’을 오가면서 형성된다는 점이다. (427쪽)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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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구

1992년 서울 은평구에서 태어났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상이론을 전공하고 2016년부터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다. 사회, 문화, 예술이 만나는 접경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