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채 1

원제 The Citadel

A. J. 크로닌 | 옮김 이은정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7월 24일 | ISBN 978-89-374-6215-3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328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전후 영국의 가장 중요한 작가 크로닌의 자전적 소설
현실과 맞서 이상을 구하는 인간의 싸움을 감동적으로 그린 드라마
“이것은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공격이다.” – A. J. 크로닌
▶ 크로닌이 거둔 또 하나의 대중적인 대성공. -《뉴요커》
▶ 생생한 사건과 섬세하게 묘사된 인물로 가득 찬 탁월한 소설. -《타임스》

편집자 리뷰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작품들로 전후 영국의 가장 중요한 작가라 불리는 A. J. 크로닌의 3대 걸작(『성채』, 『천국의 열쇠』, 『모자 장수의 성』) 중 하나인 『성채』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15, 216)으로 출간되었다. 1937년 출간되자마자 현대 고전으로 자리 잡은 이 작품은 크로닌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준(準)자전적 소설이다. 의대를 갓 졸업해 패기에 차 있던 젊은 의사 앤드루 맨슨은 보수적이고 위선적인 현실에 휩쓸려 상류사회의 허상을 좇다가 소중한 것들을 잃고서야 자신의 이상(理想)을 되찾는다. 주인공의 삶을 뒤흔드는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 긴장 넘치는 사건들이 이루는 극적인 플롯, 굴곡진 인생행로 속 갈등과 좌절을 딛고 참된 가치관을 회복하는 종교적 휴머니즘이 독자들을 사로잡아 출간 한 달 만에 여섯 번 속판되었고 그해가 다 가기도 전에 12쇄 이상 인쇄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세계 20여 개국에서 번역되었으며, 1938년에는 킹 비더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고 영국, 미국, 이탈리아에서 여러 차례 텔레비전 드라마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모았다. 낡고 부패한 의료계의 현실에 대한 크로닌의 맹렬한 비판이 담긴 이 작품은 대중적인 성공을 넘어 실제로 영국의 의료 시스템 개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얻고 있다.
■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생생한 재미와 진실한 감동
『성채』는 크로닌이 본격적으로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전 의사 생활을 하면서 실제로 경험하고 느낀 문제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크로닌은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젊은 시절 남웨일스 계곡의 탄광촌에서 의사로 근무하면서 갱부들의 직업병 연구에 몰두했다.(당시 그가 발표한 논문들이 『성채』를 집필할 때 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섬세한 성격의 젊은 스코틀랜드인 의사라는 인물 설정은 곧바로 크로닌을 떠올리게 하며, 주인공이 현실에 맞서는 방식은 크로닌 자신의 가치관과 이상을 그대로 투영한 것이라 하겠다. 크로닌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의료업계에 대해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을 『성채』에 담아냈다. 의료계의 불의와 지독히 보수적인 비과학적 완고함, 허위의식 등. 소설 속에 묘사된 참사와 불공정한 상황은 내가 직접 목격한 것들이다.” 그는 탄광촌에서와 런던 개업의 시절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게 되었으며, 훗날 책을 쓰기 위해 이러한 경험을 일기로 기록해 두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작품에서 앤드루가 맞닥뜨리는 다양한 인물과 상황들은 더욱 현실감 있게 전달되며 독자들은 앤드루가 느끼는 안타까움과 좌절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세계 20여 개국 독자를 사로잡고 영국 의료계를 변화시킨 『성채』의 힘
주인공 앤드루 맨슨은 훌륭한 의사가 되려는 인도주의적인 포부를 갖고 남웨일스의 탄광촌에 진료소 보조 의사로 부임한다. 그러나 그는 무능하고 부패한 의사들과 신참 의사를 믿지 못하는 환자들의 적개심 앞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절감한다. 앤드루는 그곳에서 만난 아내 크리스틴의 사랑에 힘을 얻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려 부단히 애쓴다. 이러한 그의 노력에 환자들도 점차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게 된다. 하지만 낡은 법칙과 권위를 맹종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로 인해 앤드루는 고난을 겪는다. 탄광촌 보조 의사로서나 이후 광산 사무국의 의무관으로서 수차례 한계를 경험한 앤드루는 결국 런던으로 가서 병원을 개업하는데, 시원찮은 돈벌이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현실과 타협하면서 점점 타락해 간다. 그러던 중 그는 자신이 수술을 맡긴 돌팔이 의사 때문에 환자가 사망한 일을 계기로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된다. 그리고 변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아내까지 사고로 목숨을 잃자, 앤드루는 깊이 참회하며 자신이 부정했던 신에게서 위안을 찾는다. 절망을 딛고 선 앤드루는 잊고 있었던 자신의 오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성채』는 쉽고 대중적인 문체, 체험을 바탕으로 한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 생생한 인물 묘사와 극적인 플롯으로 소설 본연의 재미를 듬뿍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를 꿰뚫는 휴머니즘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이상적인 대중소설이다. 출간된 해에만 12쇄 이상 중판, 세계 20여개 언어로 번역, 1938년 영화화에 이어 1983년부터 2003년까지 영국, 미국, 이탈리아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로 수차례 제작 방영 등 경이로울 정도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이 작품은 의학계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대의 의학자들과 젊은 의학도들은 앤드루의 모습에서 진정한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발견하고 감명을 받아 그의 이상인 ‘공동 병원’을 실제로 설립했으며, 대중들은 이 작품이 불평등한 영국의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고 공공 의료 서비스의 길을 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것만 봐도『성채』가 가진 저력과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 보이지는 않지만 시련의 언덕 위에 분명히 존재하는 성채와 같은 이상
본문에는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성채’ 혹은 ‘성’이라는 표현이 두 번 등장한다. 한 번은 크리스틴이 탐욕적으로 변해 가는 앤드루를 되돌려 놓기 위해 그를 설득하는 장면에서, 다른 한 번은 초심을 되찾은 앤드루가 동료들과 새 출발을 하기 위해 떠나기 전 아내 크리스틴의 무덤을 찾는 장면에서다.

당신이 인생에 대해 어떻게 말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인생은 미지의 것에 대한 도전이며, 언덕 위에 있다는 것은 알지만 보이지는 않는 어떤 성을 차지하기 위해 힘겹게 언덕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잖아요.

공동묘지에 들어선 그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크리스틴의 묘 앞에 오랜 시간 서 있었다. (중략) 앤드루가 열차 시간에 늦지 않을까 걱정하며 발걸음을 돌렸을 때 눈앞에 펼쳐진 하늘에는 성채 모양을 한 뭉게구름이 밝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소설에서 성채 혹은 성이 상징하는 것은 ‘인간의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앤드루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낡은 관습과 권위, 부패의 언덕을 넘으려 했고, 그가 좌절하여 포기하려 할 때마다 크리스틴은 사랑으로 그를 독려했다. 앤드루는 탄광촌 진료소의 보조 의사일 때나 사무국의 의무관일 때나 심지어 저명한 단독 개업의가 되어 타락 일로를 걸을 때조차도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이 환자들의 삶과 공공의 건강에 작은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했다. 앤드루가 숱한 좌절과 방황을 겪은 후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도 바로 이 작은 변화들 때문이며, 크로닌이 ‘성채’라는 상징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즉,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무엇을 상대로 싸우게 되든지 우리의 모든 행위가 사회 전체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옳은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거나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말고 자신의 ‘성채’를 향해 나아갈 것을 독자들에게 촉구하는 것이다. 이처럼 소박하지만 정직한 교훈이 주는 따뜻한 감동이 출간 70년을 넘긴 지금도 『성채』가 독자들에게 여전히 사랑받는 비결일 것이다.

목차

차례
1부·72부·153
———2권 차례
3부·74부·35
작품 해설·297작가 연보·307

작가 소개

A. J. 크로닌

1896년 스코틀랜드 덤바턴셔 카드로스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에 아버지를 여읜 후 외가에서 가난하고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14년 글래스고 의과대학에 진학한 그는 대학을 졸업하던 해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해군 군의관으로 입대했고 전쟁 후에는 인도행 선박의 촉탁의로 일했다. 1921년부터 삼 년 동안 남웨일스 탄광촌에서 의사로 근무했는데, 이때의 경험은 훗날 『성채』를 쓰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 웨일스와 런던에서 차례로 개업한 크로닌은 의사로서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1930년 십이지장 궤양이 발병해 고향 스코틀랜드에서 요양하며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소설 쓰기를 시작한다. 1931년 발표한 첫 소설 『모자 장수의 성』은 출간 즉시 경이로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전후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힘입어 전업 작가로 나선 크로닌은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성공을 거두었고, 대표작 『성채』(1937), 『천국의 열쇠』(1942)를 비롯하여 『별들이 내려다보다』(1935), 『풋내기 시절』(1944) 등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981년 숨을 거둘 때까지 지칠 줄 모르는 필력을 과시한 크로닌의 작품들은 생생한 인물 묘사와 극적인 플롯, 종교적 정신에 입각한 휴머니즘으로 지금까지도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A. J. 크로닌"의 다른 책들

이은정 옮김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대부』, 『한 권으로 읽는 북유럽 신화 이야기』, 『나는 조지아의 미친 고양이』, 『오메르타』, 『북경의 세 딸』, 『비프스튜 자살클럽』, 『존 레넌을 찾아서』, 『초보자를 위한 마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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