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가 된 도시에서 펼쳐지는 두 소년의 마법과도 같은 여정 삶과 죽음, 공포와 용기, 우정과 성장에 관한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걱정 마, 친구. 널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테니까.” 나는 열일곱 살이었고 어리석었고 그의 말을 믿었다.

도둑들의 도시

원제 City of Thieves

데이비드 베니오프 | 옮김 김이선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7월 17일 | ISBN 978-89-374-8273-1

패키지 변형판 140x210 · 404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전쟁터가 된 도시에서 펼쳐지는 두 소년의 마법과도 같은 여정
삶과 죽음, 공포와 용기, 우정과 성장에 관한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걱정 마, 친구. 널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테니까.”
나는 열일곱 살이었고 어리석었고 그의 말을 믿었다.

▶유머와 감동, 동시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이 넘치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읽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다. ― 할레드 호세이니(『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작가)
▶비극과 희극을 완벽하게 혼합한 매혹적인 이야기. ―《USA 투데이》
▶뛰어난 스토리텔러 베니오프는 전쟁의 참상과 나치의 만행을 영화적 재능으로 탁원하게 묘사한다. ―《피플》
▶잔혹과 비애, 유머와 감동의 경계를 넘나들며 단숨에 읽히는 소설. ―《뉴욕타임스》

편집자 리뷰


◆ 비극적인 전쟁터에서 더욱 빛나는 생의 아름다움
    눈물과 웃음, 비애와 유머, 잔혹과 감동이 교차하는 매력적인 소설.

 1942년 겨울, 전쟁이 삼켜 버린 ‘노동자의 도시’ 레닌그라드에서는 개와 고양이는 물론 비둘기도 스튜가 되고 인육 소시지마저 나돈다. 그야말로 ‘유령과 식인종의 도시’가 되어 버린 그곳에서 작고 소심하지만 누구보다 레닌그라드를 사랑하는 유대 소년 레프와 러시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허풍선이 코사크 미남 콜야가 운명처럼 만난다. 도둑과 탈영병 혐의를 쓰고 즉결처형으로 사라질 그들의 목숨을 구할 방법은 단 하나, 일주일 안에 계란 열두 개를 구해 오는 것뿐. 빈곤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대령의 딸을 위해, 그녀의 결혼식 케이크를 위해, 그들은 어디에도 없을 계란 열두 개를 찾아 전선을 넘으며 아슬아슬하고 위험천만한 모험을 시작한다. 계란을 팔겠다며 그들을 유인한 ‘식인종’과 사투를 벌이고, 어렵사리 손에 넣은 세상에서 가장 지저분한 닭은 수탉으로 판명된다. 적군의 노리개로 갇혀 있던 러시아 소녀들을 구하기 위해 총격전을 벌이고, 독일군의 추격을 피해 하루 종일 눈밭을 행군하기도 한다. 결국 독일 암살부대장을 암살하기 위해 포로 무리에 몰래 합류한 그들은 계란 열두 개를 걸고 아벤드로트와의 마지막 대결을 준비하는데…….
 『도둑들의 도시』는 「트로이」, 「연을 쫓는 아이」, 「엑스맨 탄생 : 울버린」 등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으며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에 의해 영화화된 장편소설 『25시』의 작가이기도 한 데이비드 베니오프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에 의해 900여 일 동안 포위되었던 러시아의 레닌그라드를 배경으로, 당시 그곳에 갇혀 있던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과 생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톱밥 냄새 나는 돌덩이 같은 배급 빵은 그나마도 부족해 사람들은 키우던 애완동물과 비둘기를 잡아먹기 시작하고 암시장에서는 인육마저 공공연하게 거래된다. 얼어붙은 운하 위에는 허연 시체들이 알몸으로 버려진 채 나뒹굴고, 의사와 간호사 들은 마취제도 혈액도 전기도 메스를 소독할 뜨거운 물도 없이 부상자들의 사지를 꿰맨다. 피난 가던 일가족은 서로의 손을 꼭 붙잡은 채 눈밭에 널브러져 있고, 등에 지뢰를 짊어진 개들은 적군의 탱크를 향해 돌진하다 총알받이가 되고, 독일군을 피해 탈출을 시도한 열네 살 소녀는 발목에 톱질을 당한다. 작가 데이비드 베니오프는 당시 포위된 도시에서 벌어졌던 믿기 어려운 일들을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놀라울 만큼 생생하고 치밀하게 그려 낸다. 레프와 콜야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전쟁이 할퀴고 간 참혹한 상처의 풍경을 목도하면서 삶과 죽음, 공포와 용기, 우정과 사랑에 관한 단상들과 끊임없이 마주하게 된다.
 또한 작가는 비극과 희극을 완벽하게 혼합하여 구현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런 재능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암울하고 끔찍한 전쟁터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도 시종일관 웃음과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다. 당시 레닌그라드에 갇혀 있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톱밥과 셀룰로오스로 만든 배급 빵, 책등에서 벗겨낸 접착제 등으로 배를 채워야 하는 콜야는 똥을 누지 못한 날들을 기록하며 종전을 기다리는 만큼 배변하기를 열망하고, 사춘기 소년 레프는 총격전 가운데서도 여자아이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저격수 비카를 향한 부끄럽고도 은밀한 공상을 멈추지 않는다. 절박한 상황이 임박해 손에 땀을 쥐다가도 그 순간 마주하게 되는 소년다운 천진함에 독자는 잔잔한 웃음을 짓게 된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읽다 보면 동일한 페이지 안에 눈물과 웃음, 비애와 유머, 잔혹과 감동이 절묘하게 뒤섞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 나치에 대항한 최후의 도시 레닌그라드를 배경으로 한
   예민하고 불안정한 열일곱 소년의 감동적인 성장 드라마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러시아 제2의 대도시였던 레닌그라드는 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1703년 표트르 대제에 의해 건설된 이래로 약 200년간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으며 1905년과 1907년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의 본거지이기도 한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도시이다. 이 도시를 둘러싸고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벌어졌던 전투가 ‘레닌그라드 공방전’으로, 바로 이 사건이 『도둑들의 도시』의 배경이 된다.
 폴란드,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의 여러 국가를 삽시간에 제압한 독일군은 1941년 6월 22일 러시아 국경을 넘었다. 독일군이 접근해 오자 레닌그라드의 시민들은 거세게 저항했고 이에 모스크바 탈환을 눈앞에 둔 독일군은 레닌그라드를 점령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도시를 굶겨 죽이기로 결정한다. 연결선의 차단으로 식량을 비롯한 모든 물자의 공급이 끊겼으나 레닌그라드는 함락되지 않았고, 1944년 1월 독일군의 철수와 함께 포위에서 해방되었다. 레닌그라드의 저항은 독일군의 무서운 기세에 위축되었던 연합군의 용기를 북돋았고, 스탈린은 후에 이 도시에 ‘영웅도시’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 공방전의 기억은 도시 사람들의 마음에 어두운 상처로 남았다. 기간도 길었지만 2차 대전을 통틀어 최대 희생자가 발생한 전투로 기록되고 있는데, 정확한 희생자 수치에 대해서는 설이 많지만 대략 100만 명가량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둑들의 도시』의 주인공 레프는 레닌그라드에서 나고 자랐다. 그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극한의 상황 가운데서도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을 멈출 수 없는 예민하고 불안정한 사춘기 소년이다. 날 때부터 작고 연약한 몸집에 유대인임을 단박에 드러내는 큰 코에 때문에 열등감에 사로잡히곤 하는 그는 소녀들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할 만큼 소심한 성격이기도 하다. 레프는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독일군의 시체에 있던 술을 훔쳐 마시다 홀로 붙잡히고 레닌그라드의 악명 높은 크레스티 감옥에서 탈영병 혐의로 체포된 콜야를 만난다. 높은 광대뼈, 큰 키, 연한 금발에 푸른 눈동자를 지닌 콜야는 외모뿐 아니라 아무리 위험한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는 당당함으로 인해 레프의 질투와 선망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계란 열두 개를 찾아야 하는 운명을 함께하면서 레프와 콜야는 친구가 된다.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과 우정, 문학과 체스에 대한 설렘과 열정을 나누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 간다.
 어른, 아이를 가리지 않는 전쟁은 결국 레프가 살인까지 하도록 그를 몰아가지만, 밤하늘의 별빛처럼 반짝이는 순간, “누추한 삶을 영원이 되풀이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면 적어도”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그 전쟁의 한복판을 지나는 가운데 발생한다. 1942년이 시작되고 첫 일주일, 계란 열두 개를 구해야만 하는 그 일주일 동안, 그는 평생의 사랑을 만나고 최고의 친구를 사귀며 오랫동안 원망해 온 아버지와 마음 깊이 화해하고 영웅심이나 복수심과는 무관한 자기희생을 통해 세상과 인간을 향한 이해와 성숙에 도달한다. 연약하고 불안정한 열일곱 소년은 그렇게 남자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성장해 간다.

나는 이제 살인자였고 내 부츠 아래 찔러 넣은 독일 칼은 엄연한 무기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이제 더 이상 소년의 추억 속 기념품이 아니었다.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졌다. (중략) 결국 아벤드로트를 죽인 것은 조야에 대한 복수심이나 아인자츠 고관을 제거하는 문제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있다. 나는 다만 콜야와 비카를 살아 있게 했을 뿐이다. 나 자신의 목숨을 구했을 뿐이다.(24장)

작가 소개

데이비드 베니오프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며 「트로이」, 「연을 쫓는 아이」, 「엑스맨 탄생 : 울버린」등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그의 첫 번째 소설 『25시』는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이후에 발표한 단편집 『이상이 무너질 때(When the Nines Roll Over : And Other Stories)』 또한 문단과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영화배우 아만다 피트, 딸과 함께 살고 있다.

김이선 옮김

프랑스 투르 대학 언어학과를 졸업했으며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도둑들의 도시』, 『유럽, 소설에 빠지다』(공역),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종교와 과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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