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3

붓다의 미소

원제 IL PRINCIPE SIDDHARTA (IL SORRISO DI BUDDHA)

이현경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0년 8월 12일 | ISBN 89-374-0353-6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300쪽 | 가격 8,000원

책소개

고대 신화와 에로티시즘, 산스크리트어 불경의 가르침을 아우르는 이탈리아 여성 종교학자의 문제작. 세계 12개국 동시 출간.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이후 반세기만에 다시 소설로 태어난 인간 싯다르타의 고행과 깨달음, 사랑과 모험이 어우러진 신화적 소설.(전3권)

편집자 리뷰

스테디셀러로 백만 부 이상 팔린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침묵에 빠뜨린 작품
 
불기 2544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소설 『싯다르타』(전3권) 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탈리아의 20대 여성 종교학자 파트리치아 켄디. 이 책은 작년 11월 1권이 이탈리아의 몬다도리(Mondadori) 출판사에서 출간되자마자, 유럽과 미국에서 점점 더 범위를 넓혀 가고 있는 불교 사상의 영향력을 반영하듯 전세계 편집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2, 3권이 채 출간되기도 전 1999년 프랑크푸르트 세계 도서전에서 프랑스의 라퐁(Laffont)과 스페인의 그리할보(Grijalbo), 독일의 울슈타인(Ullstein) 등 전 세계 유수의 출판사에 판권이 팔렸다.
『싯다르타』는 1922년에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한편의 인도의 시』가 발표되었던 이래 처음으로 싯다르타 왕자의 삶을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으며 유럽 전역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스테디셀러로 백만 부 이상 팔린 헤세의 『싯다르타』를 침묵에 빠뜨릴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뉴 에이지의 흔적 위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유행이 아니어도 붓다와 그의 메시지에 대한 유럽인들의 관심이 점점 커져 가고 있다고 말하며 현실과 환영 사이에 위치한 싯다르타의 삶 자체가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자기 작품이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싯다르타의 생애와 고대 신화의 만남
저자인 파트리치아 켄디는 1970년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밀라노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하고 예루살렘에서 종교사를 공부하였다. 현재는 밀라노와 파리를 오가며 연구와 집필 생활을 하고 있다. 『싯다르타』는 그녀의 처녀작이다. 저자는 유태인 어머니와 카톨릭 신자인 아버지 사이에서 성장하며 어릴 때부터 종교적인 문제로 갈등이 많았으나 불교와의 만남 이후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붓다의 생애를 써놓은 문헌들을 읽기 시작하며 접하게 된 붓다의 가르침은 인간으로 존재하는 한 피할 수 없는 문제들, 실존의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었다고 말했다. 싯다르타의 삶에 매혹되어 소설을 쓰면서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그것이 얼마나 무모한 시도였는지도 깨달았지만, 그녀는 싯다르타와 함께하는 동안 종교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붓다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노련한 작가도 두려워할 만한 큰 일 중의 하나지요. 나는 붓다의 가르침을 설명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오직, 스물아홉에 진리를 찾기 위해 부와 사랑을 버리고 아버지의 궁전을 떠난 싯다르타 왕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붓다에 대한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의 전생에 관한 것입니다. 인간의 영혼이 경험할 수 있는 미묘한 상황들을 모두 경험한 인간을 상상하는 일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는 악을 경험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그가 전생에 도둑이었고 산적이었고 살인자였기 때문입니다. 붓다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우리 자신과 같습니다. 우리들의 내부에도 선과 악이 미묘하게 뒤섞여 있습니다. 붓다는 그 선과 악을 모두 관통해 완벽하게 그것을 이해하고 완전한 인간이 된 것입니다.” ― 파트리치아 켄디
 
세 권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의 1권 『머나먼 갠지스』는 싯다르타의 출생부터 출가까지의 과정, 즉 아버지 숫도다나 왕의 궁전에서 보낸 행복한 어린 시절과 아내인 야소다라와의 사랑, 아들의 탄생,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기까지의 고뇌를 다루고 있다. 2권 『네 가지 진리』에는 깨달음을 향한 고행의 과정에서 겪는 투쟁, 전생의 연인이었던 나라야니와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마침내 진리의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붓다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 3권 『니르바나』는 깨달음을 얻은 싯다르타가 고향인 샤카 왕국으로 돌아와 가르침을 전하는 이야기다.
 
켄디의 소설 『싯다르타』는 싯다르타의 생애를 중심으로 씌어졌지만 그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 소설은 아니다. 작가는 싯다르타의 생애에 대한 고대 문헌을 찾아 읽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했지만 난해한 경전에 쓰인 싯다르타의 삶을 고증하는 것에 머무르지는 않았다. 그것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싯다르타에 접근했다. 헤르만 헤세가 지난 세기 초에 싯다르타의 삶에서 명상적이고 초월적인 측면에 관심을 가졌었다면, 파트리치아 켄디는 고대 싯다르타 전설의 동화적이고도 모험적인 요소들을 다시 한 번 끌어내었다. 그녀는 어떤 교리를 가르치는 교본을 쓰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한다. 
파트리치아 켄디의 『싯다르타』는 수많은 시험에 대면하는 싯다르타 왕자의 고통스러운 수행 과정에 고대 신화에서 빌려온 신비스러운 인물들의 이야기를 탄탄히 엮어놓았다. 기원전 6세기 경 인도 갠지스 강 주변 6백 킬로미터 반경에서 전개되었던 싯다르타의 이야기와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인도의 고대 신화들을 엮은 서사시를 기획했다. 싯다르타가 구도의 길에서 만나는 신들과 선인들 혹은 악마적 인물들의 이야기는 읽는 이를 고대 신화와 전설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힌두교의 3대 신인 브라흐마(창조의 신), 시바(파괴의 신), 비슈누(유지의 신)를 비롯해, 아그니(불의 신), 인드라(폭풍우의 신), 카마(애욕의 신), 가네샤(행운의 신), 이크샤바쿠(태양의 신) 등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이 펼쳐보이는 장엄한 세계의 섭리와 고대의 전설에서 따온 풍부한 상징들(뱀, 연꽃, 까마귀, 나무, 강 등), 알라라 칼라마, 아시타 등 고대의 경전에 등장하는 선인들의 목소리를 빌린 지혜로운 잠언들, 꿈과 마법에서 태어난 듯한 열정적인 인물들의 비의적 행위들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싯다르타의 고행길을 동반한다. 
여기에 『카마수트라(Kamasutra)』에서 발췌한 흥미로운 성 풍속도가 가미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감동을 주는 것은 공기보다도 가벼운 의식으로 궁극의 깨달음, 진리를 찾아가는 싯다르타의 모습이다.

“나는 자유로운 환상을 이용하고 고대의 전설과 신화에서 실마리를 찾아 역사적인 텍스트들을 재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진정한 한 인간, 풀뿌리와 쌀 몇 알로 연명하며 발에 물집이 생기도록 걷는 수행자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것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 파트리치아 켄디
 
실존하는 한 겪어낼 수밖에 없는 필연적 고통들에 눈뜨고, 고통과 번뇌를 멸하고 진정한 자유를 얻고자 수행하는 싯다르타의 의식을 따라가며 작가가 하나씩 풀어놓는 이야기들은 박진감 넘치게 흘러가는 서사들 사이사이에서 \’나이 들고, 병들고,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필요한 진리란 무엇인가를 명상하게 한다. 싯다르타가 \”구름은 구름의 성질에 집착해 비가 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것이다. 내가 해적이었을 때, 해적으로 살지 않게 될 날을 두려워하며 나 역시 그와 똑같은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영원히 구름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구름이 어디 있단 말인가? 바다의 물결을 가르는 일을 영원히 할 수 있는 해적이 어디 있단 말인가? 삶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변화와 불영속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어느 날에는 구름이 되었다가 다음날에는 해적이 되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와 같은 깨달음을 얻는 순간에는 고요한 사찰에서 차분한 설법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에 빠져들게 된다.
작가는 작품을 탈고한 후 『싯다르타』가 전하는 메시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신은 세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세상의 그릇된 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 자신을 바꿀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은 당신으로부터, 당신의 내면의 힘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지요.\”라고 대답했다.
이것이 프리드리히 니체가 \”유럽이 그 밖의 다른 면에서는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종교적인 면에서는 아직 옛 바라문들의 자유로운 소박함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그 증거로 사천 년 전의 인도 사람들은 지금 우리보다 더 많은 생각을 했고, 더 많은 사유의 기쁨을 유산으로 남겼다.\”라고 말한 지 100년이 훨씬 지난 2000년, 한 유럽인에게 붓다와 그의 나라 인도가 남긴 메시지이다.

작가 소개

이현경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탈로 칼비노 연구로 비교문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 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주관하는 제1회 번역 문학상과 이탈리아 정부에서 수여하는 국가 번역 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이탈로 칼비노의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힘겨운 사랑』, 『보이지 않는 도시들』외에 『태연한 척할래』, 『이것이 인간인가』, 『침묵의 음악』,『바우돌리노』, 『권태』,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미의 역사』, 『애석하지만 출판할 수 없습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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