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호평 연재 본격 업그레이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 젊은 작가 30인을 만난다

손민호의 문학 터치 2.0

21세기 젊은 문학에 관한 발칙한 보고서

손민호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1월 12일 | ISBN 978-89-374-8245-8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52x195 · 428쪽 | 가격 15,000원

책소개

중앙일보 호평 연재 본격 업그레이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 젊은 작가 30인을 만난다 
  21세기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한국 문단의 대격변을 현장에서 목도한 사람이 있다. 바로 《중앙일보》의 손민호 기자. 2005년 6월부터 2008년 5월까지 꼬박 3년간 ‘손민호 기자의 문학터치’를 통해 문학계의 지각변동을 생생히 전했다. 지나치게 가볍거나 지나치게 난해하다는 오해를 받아 온 젊은 작가들의 진면목을 또래의 감성으로 경쾌하게 풀어냈던 ‘문학터치’가 단행본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8매의 기사를 30매로 완전히 새로 쓰는 작업을 통해 업그레이드 버전이 된 『손민호의 문학터치 2.0』에는 기사에서는 차마 다 하지 못했던 진한 이야기들과 작가들의 아주 다른 표정이 있다. 김훈이 추천사에서 말한 대로 “시를 말할 때보다 시인을 말할 때 더욱 재미있”는 손민호의 글은 작가에게서 예상과 기대를 초월하는 면들을 발견할 때 특히 기지를 발휘한다. 이 책에는 늘 외계인으로 오해받지만 사실은 다정한 지구인 남편인 박민규가 있고, 소설과 시의 양대 산맥이기 전에 고향 친구인 김연수와 문태준이 있고, 순정만화 주인공 뺨치는 외모를 금세 잊게 하는 구수한 사투리의 김경주가 있다.      공지영은 손민호가 “작가와 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들끓어 아파하며 앓았다”며 이 책이 “문학에 대한 사랑의 결실”이라고 증언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애정으로 그린 지도다. 바로 지금 이 시각 문학계의 새로운 지형을 가장 생생하게 전한다.

편집자 리뷰

■ “21세기 한국 문학은 비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21세기 한국 문단에는 새로운 종(種)들이 대거 출몰했다. 소설과 시를 가리지 않고, 기존의 문법을 완전히 해체하는 전위적인 레지스탕스들이 쏟아졌다. 그들의 상상력은 은하계 정도는 가볍게 누볐고(박민규, 천명관, 듀나) 가끔은 엄청난 출혈 사태를 일으키기도 했으며(백가흠, 편혜영, 김민정) 그토록 이질적인 감각으로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게 목적인 듯 보였다.(황병승, 김경주, 한유주) 이전 시대에도 레지스탕스들은 있었지만, 이렇게 한 번에 등장한 적은 없었고 철저히 개인이면서 동시에 광범위한 현상인 적도 없었다.     이 책은 일견 괴물처럼 보이는 젊은 작가들이 사실은 꽤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알려 주며, 물리지 않고 친해지는 법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작가와 얽힌 개인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작품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암호를 넌지시 건네는 것이다. 『손민호의 문학터치 2.0』을 읽고 나면, 돌연변이 같은 이 젊은 작가들이 사실은 한국 문학의 유구한 전통 그 연속선상에 있음을 확신할 수 있다. 파격보다는 즐거운 변주에 가까운 셈이다.   당대의 젊은 작가 서른 명을 “청년 백수 전성시대”, “21세기 한국 시의 두 가지 풍경” 등 시대를 관통하는 일곱 개의 범주로 만나는 과정을 통해 지금 이 시각 우리 문학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흠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손민호는 말한다. “오늘 우리가 100년 가까이 앞선 이광수, 정지용, 백석, 이상을 달달 외우”듯 훗날 이 젊은 작가들이 더 이상 젊지 않게 된 후에도 부지런히 암송되고 사랑받고 있기를.
■ 추천의 말 손민호는 몸을 부딪쳐서 글을 쓴다. 그는 자신의 젊음으로 젊은 문학을 겨눈다. 그의 육탄이 대상에 부딪쳐서 폭음과 파열을 일으킬 때, 그의 글은 거침없고 발랄하다. 그래서 그의 글은 시를 말할 때보다 시인을 말할 때 더욱 재미있다. 문학이 세속에 거처하는 여러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그의 글을 읽는 즐거움이다.                                                               -김훈(소설가, 자전거 라이더)
 손민호 기자가 동시대 문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올 것이 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문학 담당 기자로서 겉으로는 무덤덤하게 중립을 가장해야 했으나 그가 속으로는 작가와 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들끓어 할퀴어지고 아파하며 앓았다는 것을 이 책은 여지없이 보여 준다. 개인적으로 나와는 여섯 시간 정도 너끈히 수다를 떠는 유일한 젊은이, 누군가 우리의 수다를 듣고 있다가 장소팔, 고춘자 이래 이런 커플 처음 보았다고 했던가. 우리 젊은 손민호 기자의 문학에 대한 사랑의 결실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공지영(소설가)
■ 본문 중에서 박민규가 잡지사 편집장이던 시절, 그의 밑에서 일을 했던 한 시인의 증언을 옮긴다. 아내와 나란히 길을 걷던 박민규가 아내의 신발 끈이 풀린 걸 보게 됐다. 그는 즉시 아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 신발 위에 어여쁜 리본을 만들었다. 그러고선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38쪽에서
 가령, 21세기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로 야구 팀 라인업을 짜 보는 식이다. 1번 타자는 누가 좋을까? 상대 선발투수를 교란하고 돌파력도 갖춰야 하므로 박민규나 천명관이 어떨까. 옆에서 누가 뭐라 해도 제 플레이만 열중하는 플레이어니 1번 타자에 적격이겠다. 2번 타순은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고 성실해야 하니까 김경욱이 마침맞겠다. 작전하면 김경욱이고 부지런하면 또 김경욱이니까. 3번 타자는? 타율이 높아야 하므로 대중 친화력이 빼어난 정이현이 어울리겠고, 4번 타자는 타선의 중심이니까 아무래도 경험 많은 김연수에게 맡겨야겠다. 수비 조직력의 핵심 포수는, 두루두루 평판 좋은 문태준이나 여러모로 든든한 천운영이 적합하겠고. 스몰 베이스볼을 추구한다면 아기자기한 플레이에 두각을 보이는 김애란이나 윤성희를 기용하는 게 낫겠다. 변칙 작전을 구사할 의향이면 박형서, 한유주, 김태용 등을 출장시키는 것도 일리가 있겠다. 이렇게 혼자 공상하며 노는 것도, 제법 재미가 있다.      -66~67쪽에서
김민정의 시에 따르면, 김민정은 키가 168센티미터이고 체중이 57킬로그램이다. 말만 한 처녀가 제 신체 비밀을 다 떠들고 다닌다. 그에게 오랜 병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늘 활발하고 씩씩해 보여서다. 어쩌면 대구법은, 김민정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일지 모른다. 이를테면 김민정의 시는, 섬뜩했다가 허무하고 천진하다가도 살벌하다. 일상에서 만나는 시인도 그러하다. 잘 웃는가 하면 눈물도 많다. 순하고 무던하지만 한 번 욕을 뱉었다 하면 제법 야무지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김민정은 천성이 순하다. 또래 시인 잘 챙기고 발도 넓어 흔히 ‘걸어 다니는 문단 114’로 통한다. 물론 나도 그 114의 단골 고객이다.        -166쪽에서
언젠가 김훈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을 말하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문장을 연 적이 있다. “내 친구 용택이는…….” 김훈과 김용택은 1948년생 쥐띠 동갑내기다. 김훈의 문장을 읽으며 나도 시인을 말할 때 꼭 한 번은 그렇게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신문지는 아직 그 말투를 허락하지 않는다.그래서 여기서 한 번 해 보기로 한다. 그리고 “내 친구”란 호칭을 문태준 앞에 붙이기로 한다. 내 친구 태준이는, 막상 이렇게 적고 보니 뜨거운 무언가가 목줄기를 타고 올라온다. (……)내 친구 태준이는, 싫다는 소리를 할 줄 모른다. 갑작스레 부탁을 넣어도 태준이는 정색하고 거절하는 법이 없다. 한참 에둘러 말하고 있으면 힘들다는 뜻이다. 우둔한 나는 얼마 전에야 그걸 알아차렸다. 내 친구 태준이는 귀한 은인이다. 내가 딸아이를 가졌을 때 ‘보리’란 태명을 붙여 준 이가 태준이다.         -194~195쪽
기사가 나가고서 얼마 뒤. 어느 술자리에서 우연히 이장욱과 마주쳤다. 그는 반가운 얼굴로 기사 얘기를 먼저 꺼냈다. “기사 잘 봤어요. 그렇게 꼼꼼히 읽는 줄 몰랐어요. 평소에 공부를 많이 하나 봐요?”“공부요? 뭐, 그냥. 책 읽고 기사 쓰는 게 업이라서…….”“일주일에 몇 권씩 읽어요?”“대중없어요. 정독해야 하는 것도 있고, 대충 넘기는 것도 있어서…….”“그렇구나. 그럼 하루에 몇 시간씩 자요?”“네?”난 정말 화들짝 놀랐다. 수험생도 아니고 하루에 몇 시간 자냐고 묻다니. 그렇다면 자기는 잠 줄여 가며 책을 읽는단 말인가. 이장욱이 집 앞 독서실에서 고시생과 나란히 앉아 공부한다는 얘기는 알고 있었다. 공부에 방해될까 봐 되도록 바깥출입을 삼간다는 얘기도 들은 적 있다. 그래서 술자리도 잘 안 나타나고 시간강사 자리도 어지간하면 안 맡으려 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도 잠 줄이며 공부하고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242쪽에서
언젠가 인터뷰에서 그에게 물은 적이 있다. “시란 무엇이냐?” 황병승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 중 하나다.” 이후로 이 답변은 문단에서 화제가 됐다. 시에 대한 황병승의 이 정의는, 황병승을 말할 때마다 인용되고 재생됐다. 그러고 보니 김민정도 비슷한 얘길 꺼낸 적이 있다. “내가 좋아서 이러는데 왜 지랄이야?” 어쩌면 이런 태도야말로 21세기와 맞서는 요즘 젊은 문학의 유일한 생존법일 수 있다.               -256쪽에서

목차

서문1. 청년 백수 전성시대 – 한숨과 체념의 소설 -21세기 “노는 인간”에 관한 실증적 생태 보고서: 구경미 -자본주의가 깜빡한 사람들: 박민규 -시시한 삶이 꾸는 시시한 꿈: 김애란 -별 볼일 없는 인생의 별 볼일 있는 이야기: 윤성희 In-section: 21세기 한국 문단 풍경 ① 바둑과 문학이 닮은 몇 가지
 2. 나는 스타일이다  -세대 공감, 장궈룽이 아니라 장국영이다: 김경욱 -엇박자 악동이 사는 법: 김중혁 -백조 떼 몰려 있는 호수에 돌연 나타난 까마귀 한 마리: 권여선 -짐승의 울음소리를 듣다: 강정 -먼 길에서 돌아온 사내의 바람 냄새를 맡다: 김경주  In-section: 21세기 한국 문단 풍경 ② 김훈에 관하여   3. 우리의 끔찍 살벌한 이야기 -세상은 폭력이 지배한다: 백가흠 -당신의 일상은 안녕하시나요?: 편혜영 -지지리 궁상은 딱 질색이야: 김민정  In-section: 21세기 한국 문단 풍경 ③ 우리들의 일그러진 마광수
 4. 21세기 한국 시의 두 가지 풍경 -내 친구 태준이: 문태준 -낡은 구두의 시인: 손택수 -시, 시인, 그리고 시인의 마음씨: 박성우 -성북동에는 아수라 백작이 산다: 권혁웅 -21세기 한국 문학의 우울한 모던 보이: 이장욱 -황병승 현상에 관한 짧은 에세이: 황병승  In-section: 21세기 한국 문단 풍경 ④ 未堂 斷想    5. Her stories -오줌 누는 소리 한번 좋구나!: 김선우 -나는 천운영이 무섭다: 천운영 -21세기 도시 여성의 생활 지침서: 정이현 -행복하면 시를 쓸까요?: 김이듬  In-section: 21세기 한국 문단 풍경 ⑤ a short diary on chick-lit
 6. novel, fiction and story-telling -나는 프로 소설가입니다: 김연수 -소설이요? 에라이, 뿅 아닌가요?: 이기호 -박형서 소설의 안티 서사 전략에 관한 허접한 일 연구 ; 개그 소설의 사회적 정의를 중심으로: 박형서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날아온 외계인: 천명관 -디지털 기호로 존재하는 작가: 듀나  In-section: 21세기 한국 문단 풍경 ⑥ 장르의 탄생, 청소년 소설
 7. Taking the Red Pill  -그로테스크라고요? 천만의 말씀, 리얼리즘이랍니다: 김행숙 -그대는 오독을 벗어나지 못한다: 김태용 -카프카를 닮은 그녀: 한유주  In-section: 21세기 한국 문단 풍경 ⑦ Choose life

작가 소개

손민호

197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90학번이고,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남들처럼 문학소년의 시절을 앓았고 문학청년의 시간도 보냈지만 막상 대학 때 가장 자주 글을 발표한 매체는 대자보였다. 신문기자가 뭔지도 모르던 아주 어렸을 때부터 기자를 꿈꾸었고, 마침내 1998년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에서 온갖 험한 취재를 도맡다시피 하다 속병 또는 술병을 앓고 여행 기자 발령을 받았다. 이후 문학 담당 기자가 됐고 꼬박 3년간 일주일마다 ‘손민호 기자의 문학터치’를 연재했다. 신문기자의 꿈을 이룬 지 10년이 됐다는 사실은, 꿈을 잊고(또는 잃고) 산 지 10년이 됐다는 사실만을 하염없이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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