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점의 풍부한 도판과 권위 있고 친절한 서술 3000년 고대 문명의 장대한 역사와 예술을 기록한 보고(寶庫) 7000년 전 이집트인들은 왜 그토록 많은 노력을 예술품 생산에 바쳤는가

이집트의 예술

3000년 고대사가 빚어낸 찬란한 문명

원제 The Art of Ancient Egypt

게이 로빈스 | 옮김 강승일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8년 11월 28일 | ISBN 978-89-374-2649-0

패키지 양장 · 변형판 260x255 · 276쪽 | 가격 35,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300여 점의 풍부한 도판과 권위 있고 친절한 서술
3000년 고대 문명의 장대한 역사와 예술을 기록한 보고(寶庫)
7000년 전 이집트인들은 왜 그토록 많은 노력을 예술품 생산에 바쳤는가

거대한 피라미드의 웅장함부터 작은 부적물에 새겨진 얼굴의 섬세함까지, 고대 이집트 예술이 뿜어내는 마술적인 매력은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 나일 강변에서 시작된 이 위대한 문명은 고대 30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세계가 알지 못했던 수준 높은 예술 작품들을 생산해 냈다. 이집트 예술 전공자들뿐 아니라 고고학과 예술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까지도 궁금해했던 질문,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예술이란 무엇이었을까? 이집트 문명이 다른 어떤 고대 문명도 대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양의 예술품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미국 에모리 대학교 고대 이집트 예술 분과 교수인 게이 로빈스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이집트의 예술품들을 엄선하여 그 생생한 사진과 함께, 상세하고 명료한 문장으로 고대 이집트 각 왕조의 역사를 추적했다. 이 책은 저명한 이집트 예술사 연구자가 오랜 연구 끝에 내놓은 학문적 성과인 동시에,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인까지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집트 예술의 입문서 또는 교양서로, 이 분야에서 가장 널리 읽히고, 또한 권위를 인정받는 책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추리소설과 모험영화의 소재로 자주 등장할 만큼 대중적 흥행력을 지닌 7000년 전의 유물들. 특히 이집트 예술에 관한 최근의 정보와 흔히 보기 어려웠던 자료들의 사진까지 제공하며, 기존의 이집트 예술서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관, 장례용 석비, 봉헌 석비 같은 분야까지 다루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편집자 리뷰

★ 고대 이집트의 예술을 안내하는 더할 나위 없는 고전
게이 로빈스는 선왕조 시대(기원전 3000년경)의 첫 개화기로부터 프롤레마이오스 시대(기원전 304~330년)의 마지막 전성기에 이르기까지 고대 이집트의 무덤, 벽화, 조각, 석비, 관, 장례 파피루스, 부적물 등을 통해 당시의 복잡다단한 역사적, 종교적, 사회적 변화들이 이집트인들의 세계관과 예술관에 끼친 영향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특히 저자의 관심은 이집트 예술이 어떻게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춰 변모하며 그 어떤 외부의 영향도 받지 않고 하나의 현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가 궁극적으로 목표를 둔 것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예술이 어떤 의미였는지,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들은 왜 그렇게 많은 자원과 수고를 기념물과 예술 작품에 쏟아 부었는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예술적 장르가 형성된 초기 배경에 대해 생각하고, 이들이 고대 이집트의 사회구조와 종교 체계 속에서 어떤 기능을 했는지를 연구했다. 이를테면 오직 남자들만 관직을 가질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개개의 기념물들이 누구를 위해 만들어지며, 남자와 여자를 한 장면에 묘사하는 방식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다.
 

★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예술이란 무엇이었는가
이 책은 고대 이집트 예술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예술’이라는 추상적 단어에 상응할 만한 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고대 이집트 사회에도 오늘날 우리가 이집트의 예술 작품으로 여기는 조각상, 기념비, 무덤 등 개개의 기념물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었으나, 그런 단어들이 오늘날과 같은 심미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오늘날과 같은 ‘예술’의 개념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일까? 그들은 오늘날의 우리처럼 자신들이 만든 것 중 예술 작품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한데 모아 전시하지 않았다. 그들의 기념물과 작품은 미적인 면보다는 기능적인 면을 우선 고려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기능적인 면을 중시했다고 해서 그것이 예술품이 아닌 것은 아니다. 창작자와 의뢰인의 사고를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창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록 피라미드나 장례 신전 같은 기념물이나 벽화, 조각상, 관, 석비 같은 작품이 현대인이 이해하는 예술의 미적 요소를 고려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은 이집트인들의 세계관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고의 표현 방식, 즉 기능적인 디자인 속에 자연스레 미적 요소들이 나타났던 것이다.
 

★ 의뢰인의 계급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의 예술성
예술의 역사에서 예술에 대한 관념과 태도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바뀌어 왔다. 대부분의 이집트 예술서에 실려 있는 유물들의 사진은 보통 오늘날의 미적 기준에 따라 간추려진 것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남아 있는 이집트 유적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박물관에 소장된 것들이나 고고학적 발굴에서 나온 유적, 가령 조각상, 비문, 관, 부적 등은 오늘날의 미적 기준으로 보면 순수 예술 작품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들이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에는 작품성이 떨어지거나, 균형이나 비례가 부조화하거나, 부주의하게 만들어진 것들도 있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은 미적으로 뛰어난 그 어떤 작품과도 마찬가지로 그것의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 것이라는 점에서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집트 예술에서 뛰어난 예술 작품이라고 평가되는 것과 구석에 처박히는 것의 차이점은 그것의 주인이 누구냐에 있었다. 귀중하게 여겨지는 물품은 주로 왕이나 고위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고, 그렇지 않은 것은 주로 사회 하층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왕과 고관들이 이집트의 주요 생산자원을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만이 기술이 뛰어난 장인을 고용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하다. 이 일류 장인들이 만든 작품들이 오늘날에도 가장 주목받는 작품들이라는 사실은 그들의 미적 기준이 우리의 미적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반면 하층민들은 이류의 장인에게 물품 제작을 의뢰해야 했다. 하지만 비록 그들 작품의 미적 수준이 높지는 못했을지언정, 그것들은 그 주인의 필요에 맞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 작품이었을 것이다.

예술은 국가의 핵심인 왕권의 개념을 구체화하여 표현할 수 있고, 왕을 보좌하는 상류층의 권익을 뒷받침했다. 왕과 상류층은 기존 사회질서를 정당화하고 견고하게 만드는 예술이라는 이 자립적인 체계의 후원자인 동시에 관람객이나 마찬가지였다. 정치적, 사회적 역할 이외에도 예술은 상류층의 사회 조직을 통합하고 강화하는 기능을 했다. 대부분의 경우, 지위가 높은 관료일수록 자신의 기념물을 제작하는 데에 왕에게 속한 최고의 장인을 고용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다. 그러므로 한 작품의 예술적 수준이 그 작품의 주인의 사회적 신분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맺음말 중에서
 

★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주제와 표현 양식
이집트의 예술은 3000년의 역사 속에서 정체되지 않고 변화를 거듭했다. 부조 양식, 인물 형상의 인체 비례, 평면 예술과 입체 예술의 신체 굴곡 표현 등에서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났다. 이집트의 각 왕조 시대는 이전 시대와 연속적이었지만, 각 시대의 사회 상황에 따라 예술의 주제와 표현 양식이 차별화되어 바뀌었다. 따라서 각 시대의 대표적 예술품을 보면 당대의 사회 상황을 읽어 낼 수 있다. 가령 초기 왕조 시대의 나르메르 팔레트에는 상형 문자로 ‘나르메르’라는 이름이 기록된 왕이 북쪽의 적을 무찌르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는데, 이 주제는 이집트 남부가 북쪽으로 확장해 가면서 이집트 북부를 통합했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또한 각 시대에 따라 인물 묘사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다. 가령 제6왕조부터 신왕국 시대까지는 인물을 가는 어깨와 가슴, 높은 허리와 가늘고 긴 팔다리 등, 빈약한 근육을 가진 짧은 상체와 긴 하체의 비례로 묘사한 반면, 하체가 짧고 상체가 긴 인물 형상을 표현하는 시기도 있었다. 또한 왕과 왕족이 아닌 사람, 남성과 여성, 어른과 어린아이도 각각 표현 방식이 달랐다.
이러한 표현 방식의 변천 과정을 추적하며 저자는, 예술가들이 이집트 특유의, 질서를 중시하는 사고에 부합하고자 밑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던 정방형 격자 체계(squared grid system)와 인체 비례에 대한 당대의 연구 결과를 비중 있게 보여 준다.
 

★ 신과 죽은 자들을 위한 예술품
이집트인들은 그림이나 조형물을 통해 그들의 사고를 표현할 때에, 신이나 사자(死者)를 위한 제의에서 그 작품이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기능을 부여했다. 신은 조각상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고, 죽은 사람의 모습을 그린 그림은, 그가 내세에서 다시 살아나고, 아직 살아 있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바친 헌물들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하였다. 신전 제사 장면들을 그려 넣은 것은 그 제사의 효력이 영원함을 상징하는 것이고, 죽은 사람들에게 바쳐진 헌물들을 묘사한 그림들은 그 물건들이 다음 세상에서도 사용되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종종 수호신들의 그림들이 집이나 가구, 또는 부적 등에서 발견되곤 하는데, 이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악한 힘들에 대응하는 일종의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 일상에서 정치와 제의에 이르기까지 독창적 디자인으로 구현된 이집트의 스타일
저자가 고대 이집트의 예술을 주제에 따라 어렵게 정리하기보다는 연대순으로 개관하면서 차근차근 보여 주기 때문에, 그녀의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집트 예술이 다양한 조건 하에서 표현되기 시작해 특정한 스타일로 발전해 나간 수 세기의 세월 속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그녀는 이집트인들이 장식적인 것보다는 기능적인 것을 목적으로 예술 작품을 제작하며 그것들 하나하나 속에 드러냈던 세계관, 즉 형이상학과 미학의 철학적 통합을 발견해 낸다. 저자의 텍스트 속을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것은 이집트 문명이 이어지는 동안 계속 유지되었던 이집트 스타일에 대한 옹호이다. 그 스타일은 클레오파트라 7세가 죽은 후 로마 제국의 통치가 시작될 때까지 외부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것이다.
이집트인들의 일상과 제의, 정치에서 예술적 생산물들이 각기 어떠한 기능을 했는지 들여다보면서, 저자는 이 작품들이 고대인들의 생활 방식에 맞게 얼마나 독창적으로 디자인된 것인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 실려 있는 희귀하고 풍부한 사진 자료들은 이집트인들의 삶과 믿음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가 얼마나 큰 위력을 갖고 있었으며 중요했는지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고 남아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고대 이집트의 예술, 그 안에서 우리는 그 옛날 나일 강변에 살았던 고대인들의 우주관을 목격하게 된다.

작가 소개

게이 로빈스

미국 에모리 대학교의 미술사학과에서 교수(Samuel Candler Dobbs Professor of Art History)로 재직 중이며, 동시에 같은 학교 마이클 카를로스(Michael C. Carlos) 박물관의 고대 이집트 예술 분과의 고문 직을 맡고 있다. 그녀의 수많은 저작들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고대 이집트의 여성들(Women in Ancient Egypt)』이 있다.

강승일 옮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2002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고대근동학과 박사 과정에 입학하였다. 2008년 박사 학위(Ph. D.)를 취득하기까지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이스라엘의 언어, 역사, 종교, 문화에 대하여 두루 공부하고 존스홉킨스에서 2년간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박사 학위 취득 후 현재까지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Postdoctoral Fellow)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유일신 신앙의 여러 모습들』(2008)과 『고대 이스라엘의 기원』(200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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