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순양함 무적호

원제 Niezwyciężony

스타니스와프 렘 | 옮김 최정인, 필리프 다네츠키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2년 2월 25일 | ISBN 978-89-374-4471-5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348쪽 | 가격 16,000원

책소개

전 세계 4500만 부 판매, 가장 다채로운 언어로 소개된 SF 작가!
현대 대중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친 선구자이자 SF 문학의 혁명가,
스타니스와프 렘의 실험적 대표작

렘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작품. 오늘날 우주 과학은 아직도 그의 상상력을 따라잡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스타니스와프 렘은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필립 K. 딕과 함께 SF 문학의 거인이다. -《뉴욕 타임스》

발 디디는 곳마다 인간의 이해력에 상충하는 모든 것들을 함선의 무력으로 파괴해야 하는가? 로한은 인류가 아직까지 충분히 높은 단계에 올라서지 못했고, 은하계 중심설이라는 그럴싸한 우주관을 수용할 만한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오래전부터 칭송받아 온 이 학설은 인간과 비슷하거나 이해 가능한 것만을 추구하라는 뜻이 아니라 인간의 몫이 아닌 일, 즉 인간과 관계없는 사안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은하계 중심설의 숭고한 의미가 로한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본문에서

편집자 리뷰

폴란드가 낳은 SF 문학의 거장이자 소설가, 극작가, 미래학자, 문명학자, 과학 철학자, 문학 평론가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는 전방위적 문인 스타니스와프 렘의 『우주 순양함 무적호』가 공인된 폴란드어 판본, 원전 번역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1921년 폴란드 영토였던 르부프(현재 우크라이나의 리비우)에서 유대계 의사의 외아들로 태어난 렘은 어린 시절부터 폴란드의 고전 문학, H. G. 웰스나 쥘 베른의 과학 소설을 두루 섭렵했고, 아버지의 서재에서 의학 서적과 해부학 책들을 장난감 삼아 뒤적이며 성장했다. 1946년 장편 소설 『화성에서 온 인간』을 잡지 《모험의 신세계》에 연재하며 등단하였고, 장편 소설 『우주비행사들』(1951)이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널리 호평받으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IQ 180에 빛나는 명석한 두뇌에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서 규칙적으로 작품을 집필하는 성실성을 겸비했던 렘은 생전에 단행본만 육십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을 남겼다. 사이버네틱스와 유전 공학, 우주 발생론, 컴퓨터 게임, 미래학 등 SF적 상상력과 문학을 절묘하게 접목한 독보적 글쓰기의 영역을 개척했고, 실험적 추리물, 방송극 대본, 문학 평론과 서평, 문화 비평 칼럼, 과학 및 의학 논문, 정치 사회 논평, 철학 에세이 등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썼다. 이러한 렘의 작품은 사십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45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렘은 작품의 특성과 주제에 따라 풍자와 익살, 그로테스크, 블랙 유머, 언어유희, 패러독스와 아이러니를 적재적소에 구사하였다. 외계의 낯선 생명체와 맞닥뜨린 인간이 겪는 소통의 문제, 미지의 존재와의 갈등을 통한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 그리고 기술의 진보에 따른 인류의 미래에 대한 탐구는 렘의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다. 이른바 ‘접촉 삼부작’에 해당하는 『에덴』(1959)과 『솔라리스』(1961), 『우주 순양함 무적호』(1964)를 비롯하여 『행성으로부터의 귀환』(1961), 『주의 목소리』(1968), 『우주비행사 피륵스 이야기』(1968) 등이 이러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 밖에도 신랄한 풍자와 익살, 그로테스크한 작법이 돋보이는 우화적 블랙 코미디 『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1957) 등 이욘 티히 연작과 『욕조에서 발견된 회고록』(1961), 그리고 ‘로봇 삼부작’이라 일컬어지는 『로봇의 서』 (1961), 『로봇 우화』(1964), 『사이버리아드』(1967)가 있다. 소설뿐 아니라 특유의 날카로운 비평과 자유분방한 예술적 상상력, 치밀한 과학적 사고가 어우러진 논픽션(회고록, 논평집, 강연록, 대담집, 에세이 등)을 다수 발표했고, 가상의 도서에 대한 서평과 서문이라는 참신한 메타픽션 장르를 선보였다. 이를테면 렘에게 SF 문학이란 ‘인식의 지평을 여는 실험실’이었다. 그래서 렘은 진정한 SF라면 지금까지 누구도 생각지 못한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작가적 신념을 반영하듯 렘은 20세기 중반에 이미 인공 지능과 가상 현실(시뮬레이션 세계), 검색 엔진, 유전자 복제와 인공 수정, 나노 기술, e북과 오디오북, 항성 공학, 온라인 교육 등 첨단 과학 기술의 도래를 정확히 예측하면서 우리 시대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고 무수히 많은 사람과 다채로운 분야에 영감을 불어넣었다. 문학과 철학, 물리학과 수학, 역사학과 종교학, 우주학과 생명 공학 등 인류의 거의 모든 성취를 아우르는 그의 웅대한 상상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생히 박동하고 있다.

“아마도 사고할 줄 모르는 상대가 적군인 마당에 콘도르호 승무원들의 죽음에 대해서 복수 또는 보복하는 문제를 고려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배와 선원들을 침몰시킨 벌로 바다를 채찍질하는 짓과 다를 바 없습니다. (중략) 그들은 어떤 가치 있는 것도 만들어 내지 않지요. 따라서 우리는 자연력을 대하듯 그들을 마주해야 합니다. 자연 역시 어떤 판단이나 가치를 만들어 내지 않습니다. 그 형성물들은 존재하기 위해 실존하고, 지속적으로 존재를 이어 가기 위해 작동하는, 그냥 그들 자체인 것입니다.” -본문에서

모든 게 무의미해. 그는 생각했다. 전략가들은, 아니, 실제로 우리, 우리 모두가 그것들을 파괴하길 원해,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아무도 구할 수 없어. 레기스는 무인 행성이고, 사람을 위한 환경이 아니야. 그렇다면 사람들의 이런 오기는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거지? 결국 승무원들은 폭풍이나 지진으로 죽은 것과 다를 바 없어.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니고, 적대적인 태도로 우리를 막아서지도 않았어. (중략) 우리를 매복 공격한 적군이라고 여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의 질서를 망가뜨리기 위해서 모든 힘과 자원을 낭비할 가치가 있다는 말인가? 인간이 터득하기에 는 너무나 생소하고 놀라운 현상들이 우주에 얼마나 많이 감춰져 있을까? -본문에서

『우주 순양함 무적호』는 『에덴』, 『솔라리스』(민음사 출간)를 잇는 ‘접촉 3부작(미지와의 조우)’의 마지막 작품이자 마이크로로봇, 스마트더스트, 인공 집단 지성(인공 지능 딥 러닝) 그리고 무생물 진화(necroevolution) 등 오늘날에 이르러서야 구체화되고 실현되기 시작한 각종 착상과 개념을 치밀하게 선취해 낸 기념비적 SF 소설이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SF 작가’ 중 하나인 시어도어 스터전의 예리한 평가대로 『우주 순양함 무적호』는 “본격 SF 소설”일 뿐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천재적 상상력을 생생하고 박력 있게 그려 낸” 전무후무한 작품이다. 또한 원숙한 시기에 완성된 장편 소설인 만큼 『우주 순양함 무적호』는 문학적 측면에서도 작가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며,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방불하게 할 정도로 장엄한 구성과 생명력 넘치는 인물 군상을 설득력 있게 선보인다. 그리고 작품의 주제는 『솔라리스』에 이어서 인식의 한계, 이해의 어려움(미지에 맞서는 두려움), 인간 중심적 세계관에 대한 회의로 귀결한다. 먼 미래, 아득한 우주 공간을 거울로 삼아서 우리의 자화상을 비추는 것이다.
인간이 은하계를 넘어서서 자유로이 먼 우주를 탐사하게 된 어느 미래, 최신 기술의 결정체이자 동급 최강의 순양함 ‘무적호’가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목적지는 바로 라이라 성좌의 레기스 3 행성, 사실 ‘무적호’가 이곳을 찾아온 까닭은 앞서 같은 지역을 탐사하던 ‘콘도르호’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 지표 전체가 대양과 텅 빈 사막으로 이뤄진 이 황량한 행성에서, 적대적 생명체나 인류에 필적할 만한 문명을 당최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그들(콘도르호)은 왜 돌연 실종되었을까? 심지어 어떠한 흔적이나 구조 요청조차 없이 말이다. 한편 ‘무적호’를 진두지휘하는 선장 호르파흐는, 자신의 함선과 부하들, 그리고 상부의 명령(임무)밖에 모르는 독불장군이다. 그런 그를 보좌하는 이인자 로한은 묵묵히 호르파흐를 따르면서도 내심 의심하고, 서서히 드러나는 미지의 복마전 속에서 고뇌하는 인물이다. 최초의 임무는 수상쩍을 만큼 단순하고 명쾌했다. 레기스 3 행성에서 연락이 두절된 ‘콘도르호’를 수색하고 수습한 뒤 복귀할 것. 심해의 원시적인 생물들을 제외하면 소름 끼치도록 말끔한 사막 행성에서, 풀 한 포기 없이 척박할 뿐 달리 험악하지 않은 이곳에서 ‘콘도르호’를 찾아내기란 얼핏 식은 죽 먹듯 간단해 보였다. 그러나 레기스 3 행성의 적막은 거대한 파국을 예고하는 서곡에 다름 아니었다. 마침내 우주를 정복했다고, 자기들의 이성과 지성으로 시공의 삼라만상을 모조리 파악했노라고 자신하던 인류 앞에 미증유의 위기가 닥쳐오고, 이름 그대로 ‘무적’이라 기고만장해하던 ‘무적호’의 사람들, 특히 로한은 깊은 혼란과 공포에 사로잡힌다. 눈앞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검은 비’가 턱밑까지 들이닥치자 늘 태연하던 호르파흐조차 흔들리기 시작하고, 결국 이번 수색(탐사) 활동을, 인류의 오만한 우주관 자체를 회의하던 로한은 분연히 검은 비가 내리는 사막으로 나서게 되는데…….

목차

검은 비
폐허 속에서
콘도르호
첫 번째 조우
구름
라우다 박사의 가설
로한의 수색
패배
기나긴 밤
대화
무적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작가 소개

스타니스와프 렘

극작가, 미래학자, 문명학자, 과학 철학자, SF 평론가 등 다양한 수식어로 알려진 렘은 1921년 폴란드 르부프에서 유대계 의사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르부프 의학 대학에 진학하여 수학하던 중 독일군의 점령으로 자동차 정비공과 용접공으로 일하며 지하 레지스탕스 활동을 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얄타 협정으로 폴란드의 국경선이 조정되면서 크라쿠프로 강제 이주하여 야기엘론스키 대학교에서 학업을 재개하였다. 1946년 장편 소설 『화성에서 온 인간』 연재로 등단하였고, 장편 소설 『우주비행사들』(1951)이 널리 호평받으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명석한 두뇌에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규칙적으로 집필하는 성실성을 겸비한 렘은 6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서를 남긴다. SF적 상상력과 문학을 절묘하게 접목한 독보적인 소설을 개척했고, 실험적인 추리물, 방송극 대본, 문학 평론과 서평, 문화 비평 칼럼, 과학 및 의학 논문 등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를 실험했다. 외계의 낯선 생명체와 맞닥뜨린 인간이 겪는 소통의 문제, 미지의 존재와의 갈등을 통한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 기술 진보에 따른 인류 미래에 대한 탐구는 렘의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다. 이른바 ‘접촉 3부작’에 해당하는 『에덴』(1959)과 『솔라리스』(1961), 『우주 순양함 무적호』(1964)를 비롯하여 『행성으로부터의 귀환』(1961), 『주의 목소리』(1968), 『우주 비행사 피륵스 이야기』(1968)에서 그러한 주제 의식은 빛을 발한다. 신랄한 풍자와 익살, 그로테스크한 작법이 돋보이는 블랙 코미디로는 이욘 티히 연작, 『욕조에서 발견된 회고록』(1961), 로봇 시리즈로 분류되는 『로봇의 서』(1961), 『로봇 우화』(1964), 『사이버리아드』(1967)가 있다. 1981년 폴란드에 계엄령이 선포된 후 렘은 1988년까지 서베를린과 빈에 체류했다. 이후 폴란드로 돌아와 국내외 다양한 언론과 소통했으며, 2006년 3월에 향년 85세 나이로 타계했다. 렘의 선구적인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92년 국제천문연맹은 소행성3836에, 2013년 폴란드 정부는 폴란드 최초의 인공위성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최정인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를 졸업하고, 폴란드 바르샤바대학교에서 폴란드 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바르샤바대학교 한국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채식주의자』(공역), 『한국인의 의식 구조』(공역) 등을 폴란드어로 번역하고, 『한국어 그림 사전』, 『한국어 언어 예절』 등의 저서와 한·폴 대조 언어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폴란드어로 출간하였다.

필리프 다네츠키 옮김

폴란드 아담미츠키에비츠대학교에서 한국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인의 의식 구조』(공역), 『배워 볼 만한 한국어』(공저) 등을 폴란드어로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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