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의 작가 이사벨 아옌데 최신작

바다의 긴 꽃잎

원제 Largo petalo de mar

이사벨 아옌데 | 옮김 권미선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2년 2월 15일 | ISBN 978-89-374-4240-7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476쪽 | 가격 17,000원

책소개

『영혼의 집』의 작가 이사벨 아옌데 최신작

전 세계 독자들이 기다려온 걸작!

 

모든 인간의 삶이 마치 오디세우스의 항해와 같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인간 존재의 근간이기도 한 인간애를 나누고 있음을 알리는 소설. _뉴욕 타임스

 

압도적인 사랑 이야기. _오프라 매거진

편집자 리뷰

『영혼의 집』의 작가 이사벨 아옌데 최신작

양극화의 시대에 사랑과 우정, 연대를 촉구하는 뜨거운 소설

 

『영혼의 집』의 작가,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 이사벨 아옌데의 최신작이자 스무 번째 소설 『바다의 긴 꽃잎』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스페인 내전을 겪은 주인공들이 파시즘의 광풍을 피해 세상 건너편 칠레로 망명을 떠나 그곳을 또다른 고향으로 받아들이고 뿌리를 내리는 기나긴 여정이 작가 특유의 매혹적인 문장으로 펼쳐진다. ‘바다의 긴 꽃잎’은 칠레의 국민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 「언젠가 칠레」의 한 구절인 “하얗고 새까만 거품을 허리띠를 두르고, 바다와 포도주와 눈[雪]으로 이뤄진 기다란 꽃잎”에서 따온 것으로, 시인과 이사벨 아옌데의 조국 칠레를 가리킨다.

 

작가가 밝힌 대로 『바다의 긴 꽃잎』은 실존 인물 빅토르 페이 카사도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의 생애와 허구의 이야기를 엮은 소설인데, 아옌데 자신 역시 주인공처럼 피노체트 군부독재를 피해 베네수엘라로 망명을 떠나야 했던 경험이 있어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이방인의 아픔과 비극적인 역사의 상처를 더없이 생생하게 그려 냈다. 그러나 소설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역사라는 거역할 수 없는 물줄기와 고난 속에서도 우리 인간을 버티게 해주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연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숨통을 죄어오는 파시즘을 피해 칠레로 망명해야 했던 2천여 명을 오로지 형제애로 환대한 스페인 영사 파블로 네루다와 칠레 국민들, 그리고 망명객으로 칠레로 건너가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피노체트 군부의 쿠데타와 독재에 맞서 다시 한번 싸움에 뛰어든 주인공 빅토르의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는 자신이 내밀었던 환대와 연대의 손길이 삶과 역사라는 시간 속에서 다시 돌아오고 그렇게 우리가 서로의 존재에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이사벨 아옌데가 이 소설에 처음 붙인 제목은 ‘항해(Navefaciones)’였다. 우리 인간은 역사라는 거대한 바다가 일으키는 물결을 거스를 수 없는 미소한 존재이지만, 또 개개인의 삶이라는 물결 위에서 자기만의 배를 타고 나아가는 항해자라는 의미였을까. 판데믹의 시간 속에서 자기만의 거품 안에 머물러 양극화가 심화하는 지금,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연대와 환대의 손짓을 구하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있다. 『바다의 긴 꽃잎』은 이 환난의 시대에도 우리가 손을 뻗어 사랑과 우정을 나눠야 한다고 뜨겁게 촉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시킨다.

 

 

내전으로 얼룩진 스페인에서 시작해 망망한 대양 너머 칠레와

남아메리카에서 마무리되는 한 남자와 한 여자, 한 가족의 감동적인 대서사시

 

1938년, 스페인 내전이 한창인 카탈루냐 지방. 의대생인 빅토르 달마우는 끊임없이 전장에서 이송되는 군인들을 치료하며 밤낮없이 바쁜 날들을 보낸다. 그는 이미 심장이 멈춘 어린 병사의 목숨도 살려낼 정도로 외과 수술에 특출난 재능이 있다. 열렬한 공화주의자이자 음대 교수인 아버지 마르셀과 시민군에게 글을 가르치는 어머니 카르메가 사는 집에는 이제 그들이 딸처럼 데리고 사는 음대생 로세르만이 남아 있다. 빅토르의 동생 기옘 역시 반란군에 입대해 마드리드 전선에서 전투 중이다.

그러나 내전에서의 승리는 요원해 보이고, 마르셀 달마우는 공화국의 암울한 미래를 예감하며 전쟁 중에 숨을 거둔다. 기옘은 아버지의 제자이자 누이동생과도 같은 로세르와 사랑에 빠지지만 얼마 안 있어 전투에서 사망하지만, 로세르의 뱃속에는 둘의 아이가 잉태되어 자라고 있다. 동생의 전사 소식을 차마 전하지 못한 빅토르는 동료 아이토르에게 어머니와 제수의 피신을 부탁한다. 만삭의 로세르, 카르메와 아이토르는 프랑스 국경을 향해 피난길에 오르고, 어느 날 밤 카르메는 두 사람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다. 남은 둘은 천신만고 끝에 피레네산맥을 넘고, 로세르는 포로수용소에 넘겨졌다가 조산원으로 거처를 옮겨 아이를 낳는다.

한편 빅토르 역시 이런 사실은 까맣게 모른 채 같은 수용소에서 의사로 활동하고, 그의 행방을 찾아 나선 아이토르와 재회하고 로세르와도 다시 만난다. 빅토르는 스페인 난민들을 싣고 칠레로 갈 위니펙호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칠레 정부의 위임을 받은 시인 파블로 네루다를 찾아간다. 그러나 직계 가족만 동행 가능하다는 조건 때문에 동생의 사망을 로세르에게 알리고, 둘은 서류상의 부부가 되어 2천여 명의 난민들과 함께 위니펙호에 오른다.

 

 

파시즘에 반대하고 스페인 내전 난민과 칠레 민중과 연대한

소설의 숨은 주인공 시인 파블로 네루다

 

『바다의 긴 꽃잎』에는 스페인 내전부터 피노체트 군부 쿠데타까지 폭력과 비이성의 역사를 살아낸 실제 인물들과 허구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중에 주인공 빅토르의 삶의 전환점마다 큰 영향을 미친,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있다. 소설의 각 장을 여는 시는 모두 칠레의 민중 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네루다의 시들이다. 네루다는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많은 지식인과 젊은이 들이 자발적으로 참전한 스페인 내전 당시 마드리드 영사를 지냈다. 외교관이라는 직책상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했음에도 그는 반파시즘 규탄 대열에 합류했고, 「죽은 민병대원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시를 써서 공화파 집회에서 낭송해 보직 해임을 당하기도 했다. 그 후에도 네루다는 스페인 내전의 아픔을 널리 알리기 위해 『내 마음속 스페인』이라는 시집을 출간해 내전을 겪는 스페인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1939년 전쟁이 끝나고 파시스트 군부의 손에 들어간 스페인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맞닥뜨린 냉혹한 국제 현실 속에서 손을 내밀어 준 유일한 국가가 칠레였다. 칠레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페인 난민들을 공식적으로 받아 주었고, 이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관한 이가 파블로 네루다이다. 그는 프랑스에 수용된 난민들의 참혹한 현실을 직접 칠레 대통령에게 전해 프랑스 주재 특별 영사로 파견되어 난민들의 망명을 도왔다. 그 과정이 이 소설에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네루다는 훗날 살바도르 아옌데의 사회주의 정권 수립에도 크게 기여한다. 소설에도 서술되었듯 네루다는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가 좌파 후보 단일화를 위해 아옌데를 추대한다. 살바도르 아옌데는 소아과 의사였지만 일찍이 빈민 의료 봉사를 통해 사회 부조리와 모순에 눈을 떠 정치에 투신한 인물로 세 번의 낙선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다. 작가의 친척이기도 한 아옌데 대통령은 칠레 사회의 변혁과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탈피를 꿈꾸었으나 임기 중 피노체트 군부의 쿠데타로 사망했다. 그는 『바다의 긴 꽃잎』에 전용차에 탄 채 멀리서 카르메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힘든 시절이면 빅토르와 체스를 두는 인간적인 면모의 모습으로도 등장한다. 이사벨 아옌데는 사회 정의에 민감하고 따뜻한 형제애를 지닌 의사 빅토르 달마우를 그리며 살바도르 아옌데의 모습을 적잖이 투영했을 것이다.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자기 삶을 선택하는 아옌데의 여성 인물들

 

주인공은 남성인 빅토르이지만, 이사벨 아옌데의 다른 모든 소설들처럼 『바다의 긴 꽃잎』에는 삶의 의지로 가득 찬 강인한 여성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자기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억압받는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선택한다. 만삭의 몸으로 고된 피난길에 올라 결국 자유의 국가 칠레로 건너간 로세르,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자기 삶을 놓지 않은 카르메, 전쟁터의 어린아이들을 위해 삶을 바친 엘리자베트, 자기 안의 열정에 솔직히 화답하고 또 그 열정이 남긴 상처를 이겨내어 새로이 태어난 오펠리아.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시대에도 굳은 의지로 삶을 개척해 나아가는, 주인공 빅토르보다 용감하고 지혜롭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이 여성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페미니즘이란 결국 타인에 대한 사랑임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삶을 긍정하게 하는, 초월적인 소설. _에스콰이어

 

사실과 허구와 기억을 매끈하게 엮어 더없이 풍성한 상상력으로 스페인 내전을 그린 소설이자, 작가의 긴 경력에서 손꼽으리만치 강렬하고도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 _뉴욕 타임스 북리뷰

 

작가를 단숨에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데뷔작 『영혼의 집』과 시대와 배경을 같이 하지만 초현실적 요소들과 거리가 멀며, 혁명과 망명, 그리고 인간 정신의 투지에 대한 이야기가 더 포괄적으로 다루어졌다. 풍성한 역사와 흥미진진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덕분에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며, 끝까지 예측을 불허한다. _로스엔젤레스 타임스

 

수십 년간 이사벨 아옌데의 팬이었던 애독자들뿐 아니라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한 소설. 난생처음 아옌데의 소설을 읽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일까. 아옌데는 모든 이야기가 사랑 이야기라는 것을, 그리고 가장 위대한 사랑 이야기는 시간이 쓰는 것임을 알고 있다. _칼럼 매캔,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관계를 내밀하게 그린 이야기이자 사랑과 전쟁, 가족, 그리고 고향을 찾아가는 이들의 서사시. 이 근사한 소설은 다른 모든 최고의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독자를 다른 시공간으로 데려가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여정에 빛을 비춰준다. _ J. 커트니 설리번, 『모든 경우를 위한 성인들』

 

목차

1부 전쟁과 탈출 11

2부 망명, 사랑 그리고 엇갈림 153

3부 귀환과 뿌리 283

 

감사의 말 464

옮긴이의 말 467

작가 소개

이사벨 아옌데

1942년 페루 리마에서 태어났다. 1945년 아버지가 행방불명되어 외가에서 살다가, 어머니의 재혼 이후 외교관인 의붓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성장했다. 1958년 칠레로 귀국하여 산티아고에 정착,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기자, 편집자, 희곡 작가 등으로 활동했다. 1973년 삼촌인 살바도르 아옌데 칠레 대통령이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쿠데타에 의해 실각함에 따라 그녀의 이름이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활동에 급격한 제한을 받게 되자 1975년 베네수엘라로 망명을 떠나고 그곳에서 십삼 년을 거주했다. 그때부터 아옌데는 작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1981년 외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는데, 이를 토대로 탄생한 작품이 첫 소설인 『영혼의 집』이다. 4대에 걸친 가족사를 다룬 이 작품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완벽한 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문단에서 입지를 굳힌 아옌데는, 이어서 『사랑과 어둠에 관하여』, 『에바 루나』 등을 발표하면서 명성을 쌓아 가다가, 1991년 식물인간이 된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자전적 소설 『파울라』를 완성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2000년 아옌데가 작품의 시대와 장소를 확장하여 야심적으로 계획한 『세피아빛 초상』은 『영혼의 집』(1982), 『운명의 딸』(1999)과 삼부작을 이루며 아옌데 문학의 정수를 보여 준다. 영화와 연극, 발레 등으로도 만들어져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 칠레의 현대사를 그린 장편 소설 『바다의 긴 꽃잎』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

권미선 옮김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황금 세기 피카레스크 소설 장르에 관한 연구」, 「『돈키호테』에 나타난 소설의 개념과 소설론」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영혼의 집』, 『운명의 딸』, 『파울라』, 『이사벨 아옌데의 조로』 등 아옌데 작품 외에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납치일기』를 비롯해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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