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원제 IL SENTIERO DEI NIDI DI RAGNO

이탈로 칼비노 | 옮김 이현경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8년 10월 30일 | ISBN 978-89-374-8214-4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0x210 · 252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우린 모두 비밀스러운 상처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현대 환상 문학의 거장 이탈로 칼비노가
마법 같은 유년의 숲에서 그려 내는 아름다운 성장 소설
 
▶ 이 소설은 완벽하게 만들어진 이탈리아 신사실주의 흑백영화 같다. ―《뉴욕타임스》
▶ 칼비노는 전후의 모든 이탈리아 작가들 가운데 가장 모험적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 나무 위에 올라가서 관찰한, 시끄럽고 다양한 색으로 물든 유격대원들의 생활을 두렵기보다는 장난스럽게 숲 속의 동화처럼 그려 냈다. ― 체사레 파베세

편집자 리뷰

현대 환상 문학의 거장 이탈로 칼비노의 데뷔작
마르케스, 보르헤스와 함께 ‘현대 문학의 3대 거장’으로 손꼽히는 이탈로 칼비노의 데뷔작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이 이현경의 번역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칼비노는 “현대 이탈리아 소설의 진면목인 환상성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작가”로 일컬어지는 20세기 대표 작가이다. 이번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은 국내에서 칼비노의 ‘작가 서문’을 수록한 것으로는 최초의 번역판본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국내에서도 많이 사랑받는 칼비노가 1947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은 2차 세계대전 시기 독일 점령하의 이탈리아에서 레지스탕스로 활동했던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하였다. 어린아이 핀의 눈으로 전쟁의 세밀한 부분을 포착해, 저마다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투에 뛰어든 유격대원들의 모습을 그렸다. 칼비노는 어딘가 삐뚤어지고 꼬여 있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인간에 대한 심원한 탐구를 보여 주며, 환상적 분위기, 절제된 언어와 상징 등 칼비노가 이후의 작품에서 추구할 세계의 일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불과 스물셋이라는 젊은 나이에 쓴 이 소설로 칼비노는 이탈리아 리치오네 상을 수상했다.
   
작가의 목소리로 듣는 소설의 탄생
국내에서 여러 번 번역, 출간된 바 있는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은 오랫동안 절판되어 칼비노의 팬들을 애타게 했다. 10여 년이 지나 재출간된 이 책은, 이탈리아 번역문학상 수상자로 칼비노의 작품들을 계속해서 번역하고 있는 이현경 씨가 이전의 번역을 새로이 수정, 보완한 것이다. 특히 이번 책에는 예전에는 실리지 않았던 칼비노의 서문도 ‘작가의 말’로 옮겨 소설의 뒤에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서문은 1964년 이탈리아에서 개정판이 나올 때 쓴 것으로, 칼비노의 작품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어 칼비노 연구의 기초가 되는 글이다. 이 작품이 어떤 경험, 어떤 배경에서 어떤 의도로 탄생했는지, 서문을 통해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모든 외로운 이에게 들려주는 동화 같은 성장 이야기
주인공 핀은 매춘부 누나와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외로운 아이이다. 욕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야한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지껄이고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폭언을 퍼부어 대는 핀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거칠 것 없어 보이는 핀이지만 언제나 그의 마음속에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고 싶은 바람이 가득하다. 핀의 비밀 장소, 거미들이 굴을 만들어 살고 있는 그곳은 그동안 눌려 있던 그의 슬픔과 외로움이 절절히 되살아나는 곳이지만, 동시에 가장 순수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종전 후 반세기를 훌쩍 넘겨, 첨예한 이념 대립이 사라진 지금도 이 소설이 여전히 그 빛을 잃지 않는 것은 이렇듯 인간 근원에 있는 미세한 감정, 생명력을 끌어내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소설의 마지막에 거미들의 집이 있는 오솔길에서 핀과 세상과의 화해가 암시된다.
 
마법 같은 현실, 놀이 같은 전쟁 속 인간 군상의 캐리커처
칼비노의 소설을 이야기하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은 ‘환상’이다. 이 소설에서도 역시 ‘핀’, ‘빨간 늑대’, ‘오른팔’, ‘킴’이라는 이름들, 거미들이 집을 짓는 오솔길이라는 공간 설정 등 동화적 요소들이 듬뿍 담겨 우화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온갖 무기들과 폭격, 죽음이 등장하지만 핀의 눈에 비친 전투는 하나의 놀이처럼 느껴진다. 이런 비현실감이 더욱 예리하게 현실을 바라보게 한다는 데서 칼비노의 재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특징적 부분을 우스꽝스럽게 강조하여 그리는 캐리커처처럼, 변형되고 뒤틀린 캐릭터들과 그들이 살아 움직이는 세상이 더욱 크고 가깝게 그려지는 것이다. 칼비노는 대상과 거리를 유지하는 ‘환상’의 기법을 통해 자칫 기록 문학으로 흘러가는 위험에서 벗어나며, 이후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펼치게 된다.
 
줄거리
독일 치하 이탈리아의 빈민가 소년 핀은 매춘부인 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너무 일찍 어른의 세계를 접한 핀은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골목의 선술집에서 천연덕스럽게 어른들과 음담패설을 나누며 어른의 세계로 몸을 숨긴다. 그러나 어른의 세계에서도 핀은 어린아이에 불과한 아웃사이더일 뿐이다. 이미 아이의 세계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버린 핀은 어른의 세계에 끼어들기 위해 매일 밤 누나를 찾아오는 독일 해군의 권총을 훔친다. 그러고는 자기만의 비밀 장소인 거미들이 집을 짓는 곳에 감춘다. 이로 인해 정치범으로 몰려 감옥에 갇힌 핀은 그곳에서 유격대원 ‘빨간 늑대’를 만나 함께 감옥을 탈출하지만 이내 다시 혼자 남게 된다. 누나가 있는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거미집이 있는 비밀 장소에서 방황하던 핀은 또 다른 유격대원 ‘사촌’을 만나 ‘오른팔’의 파견대에 들어가게 된다. 핀은 드디어 진정한 어른의 세계에 속하게 됐다는 기쁨에 들뜨지만 곧 그곳에도 자신이 찾던 친구는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핀은 배신자 ‘펠레’가 자신이 숨겨 둔 권총을 훔쳐 간 것을 알게 되는데……. 나만의 왕국, 거미들이 집을 짓는 그곳을 보여 줄 진정한 친구를 찾아 핀의 위험한 모험이 펼쳐진다.

작가 소개

이탈로 칼비노

1923년 쿠바에서 농학자였던 아버지와 식물학자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가까이하며 자랐다. 토리노 대학교에 입학해 공부하던 중 이탈리아 공산당에 가입해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으며,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조셉 콘래드에 관한 논문으로 졸업했다. 1947년 레지스탕스 경험을 토대로 한 네오리얼리즘 소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로 이루어진 ‘우리의 선조들’ 3부작과 같은 환상과 알레고리를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회참여적인 작품, 『우주 만화』같이 과학과 환상을 버무린 작품,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호 관계를 탐구한 『교차된 운명의 성』과 하이퍼텍스트를 소재로 한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같은 실험적인 작품, 일상 가운데 존재하는 공상적인 이야기인 『마르코발도』, 『힘겨운 사랑』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1972년 후기 대표작인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발표해 펠트리넬리 상을 수상했다. 1981년에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84년 이탈리아인으로서는 최초로 하버드 대학교의 ‘찰스 엘리엇 노턴 문학 강좌’를 맡아 달라는 초청을 받았으나 강연 원고를 준비하던 중 뇌일혈로 쓰러져 1985년 이탈리아의 시에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탈로 칼비노"의 다른 책들

이현경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탈로 칼비노 연구로 비교문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 통번역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주관하는 제1회 번역 문학상과 이탈리아 정부에서 수여하는 국가 번역 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이탈로 칼비노의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우주만화』, 『보이지 않는 도시들』 외에 『이것이 인간인가』, 『침묵의 음악』, 『바우돌리노』, 『권태』,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미의 역사』, 『애석하지만 출판할 수 없습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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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1)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그의 다른 작품과 너무 다른 분위기다.
황정수 201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