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도서목록 | 보도자료 게시판 프린트 | 읽기도구 닫기

페어플레이


첨부파일


서지 정보

원제 RENT SPEL

토베 얀손 | 옮김 안미란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1년 12월 6일

ISBN: 978-89-374-1777-1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156쪽

가격: 13,000원

분야 외국 문학, 외국문학 단행본


책소개

‘무민’ 시리즈, 『여름의 책』의 작가
토베 얀손의 자전적 장편 소설

너무나 다르지만 결국 하나일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의 사랑 그리고 예술


목차

소개하는 말(한나 루츠)
그림 고쳐 걸기
비디오 중독
사냥꾼
메기 낚시
6월의 어느 날
안개
조지 죽이기
코니카와 함께 여행하기
B급 서부 영화
대도시 피닉스에서
블라드슬라프
불꽃놀이
묘지에 관하여
욘나의 제자
빅토리아
별들에 관하여
편지


편집자 리뷰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의 거리를 가늠하고
물러서는 만큼 다가가는 두 여성의 사랑 이야기

“나이가 몇이든, 어떠한 인생을 살아왔든 이 작품은 틀림없이 당신을 매료시킬 것이다.” -앨리 스미스(소설가)

“『페어플레이』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두 여성의 사랑은 매우 다정하고, 때때로 괴짜 같지만 여전히 독립적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하나의 특권이다!” -에스더 프로이드(소설가)

50여 개국,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기록적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른 ‘무민 시리즈’의 작가이자 오래도록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 온 ‘무민’ 캐릭터의 창조자, 핀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소설가인 토베 얀손의 자전적 장편 소설 『페어플레이』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신기하지. 사실 우리는 별로 아는 게 없어. 묻지도 않았고, 정말 중요한 일들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어. 시간이 없었지. 대체 뭘 하느라고 그렇게 바빴지?”
마리가 말했다. “아마 일하느라 그랬겠지. 그리고 사랑에 빠지느라고. 그건 엄청나게 시간이 드는 일이니까. 그래도 물어볼 수는 있었을 텐데.”
“이제 자자.” 욘나가 말했다. “배는 괜찮을 거야. 그리고 이젠 어떻게 해 보기에는 너무 늦었어.” -본문에서

『페어플레이』(1989)는 토베 얀손의 만년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마지막 장편 소설이다. 얀손은 한평생 아동 문학, 회화, 에세이, 소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줬으나 『페어플레이』만큼 내밀하고 사적인 작품은 없었다. 저자 스스로 ‘자전적’이라고 밝힌 적은 없지만, 작품 속에 연인이자 예술적 반려자 툴리키 피에틸레와의 삶이 오롯이 녹아 있음을 부인하지도 않았다. 결국 『페어플레이』의 주제는, 사랑과 예술이다. 토베 얀손의 인생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 힘이자, 최후의 순간까지 기록하고자 했던 소중한 영감의 원천이다.

『페어플레이』는 토베 얀손의 삶에서 가장 중요했던 두 가지, 창작과 사랑을 그렸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이 책은 창작과 사랑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또한 여백으로, 기다림과 거리 둠의 기간으로 충만하다. 이것들은 창작과 사랑에 있어서 덜 드러나지도, 덜 소중하지도 않은 요소들이다. 예술가의 역작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방향을 모색하며 흘려보내는 불확실한 나날. 좀처럼 낭만적으로 창작할 수 없는 시기. “자신만의 외로움”의 시간, 멈추어 서서 혼자 빗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두 아틀리에 사이에 자리한 다락의 기간이며, 창작과 사랑,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너무나 쉽게 놓쳐 버릴 수 있는 기간이다. -한나 루츠

각각의 독립된 에피소드로 구성된 『페어플레이』의 주인공은 마리와 욘나다. 한집에 살면서도 오직 다락방을 통해 왕래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 즉 각자의 아틀리에에서 생활하는 두 사람은 예술가(마리는 글을 쓰고, 욘나는 그림을 그린다.)다. 둘은 얼핏 닮은 듯 보이지만, 마치 서로 상극인 MBTI 성격 유형들처럼, 일거수일투족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마리는 곧잘 달뜬 감정에 휘말리고 욘나는 매사 냉담할 정도로 침착하다. 또 마리는 무엇이든 쉽게 원하고 금세 식어 버리는 반면, 욘나는 하나하나 주도면밀하게 따져 보고 섬세하게 확인한다. 그만큼 마리는 열정적이고 다정하고 사랑스럽지만, 욘나는 무신경하고 무뚝뚝하고 가끔 사납다. 이토록 너무나 다른(영화 한 편을 보고, 식사를 차리고, 여행을 하거나 낚시를 할 때마다 둘은 늘 티격태격한다.), 마치 물과 기름처럼 당최 섞일 수 없는 두 사람이지만, 그들은 억지로 자신들의 관계를 흔들지 않는다. 저마다의 아틀리에에서 서로의 영역을 살피고, 그 거리와 차이를 충분히 아끼고 길러 낸다.

“내버리기는 쉽지 않지. 나도 알아. 하지만 너는 단어를, 한 페이지 전부를, 길지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다 삭제해야 해. 그러고 나면 속이 시원하지. 그림, 어떤 그림이 벽에 걸릴 권리를 박탈하는 것도 마찬가지야. 이 그림들은 대부분 너무 오래 그 자리에 걸려 있어서 눈에 띄지도 않지. 가장 좋은 것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더 이상 못 보는 거야. 그리고 그림들은 잘못 걸려 있으면 서로를 죽인다고, 봐. 여기 내 그림이 걸려 있고 저기에는 마리의 그림이 걸려 있는데, 서로 방해가 돼. 거리가 있어야 해. 꼭 필요하지.” -본문에서

둘은 서로 “오늘은 일이 잘돼?”라고 묻는 일이 없었다. 20, 30년 전에는 물었는지도 모르지만, 점점 묻지 않게 되었다. 존중되어야 하는 공백이 있다.—그림도 보이지 않고 단어도 찾을 수 없는,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하는, 때로는아주길어지기도 하는 기간들. -본문에서

마리가 말했다. “너 여기는 잘라야겠다. 아무도 무슨 의미인지 모를 거야. 너무 어두워.”
욘나는 프로젝터를 멈추고 천장의 등을 켜더니 말했다. “여기는 아주 까매도 상관없어. 마리가 거기 있었으니까. 안 그래?”
“그래, 내가 거기 있었지.” 마리가 대답했다. -본문에서

『페어플레이』는 토베 얀손의 삶을 사로잡은 두 가지, 예술과 사랑(반려자 툴리키)에 대한 과장 없이 담담한, 아릿할 정도로 진솔한 예찬이다. 마리와 욘나는 분주하게 창작하고 거침없이 사랑하고 전 세계를 유람하고, 가끔 예술관과 취향을 두고 다투거나 제삼자의 개입에 질투하기도 하지만, 쉼 없이, 매번 새로이 서로를 이해해 나간다. 그러면서 얀손은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유한성, 이를테면 생에서 죽음으로, 만남에서 작별로 나아가는 과정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위대한 예술가가 관조해 낸 인생의 편린들이 찬란한 은하수처럼 우리 곁에 그윽이 머문다.

‘소설가’ 토베 얀손에 대하여
조각가 아버지와 그래픽 디자이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창작 활동에 몰두해 온 토베 얀손은 일찍이 드로잉집을 엮어 내고 잡지의 삽화를 그리는 등 타고난 재능과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핀란드와 스웨덴, 프랑스의 유명 교육 기관에서 수학하며 예술가적 기량을 갈고닦은 토베 얀손은 차츰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두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먹물 기계’라고 불릴 만큼 격무에 시달리며 정신적 공허를 느끼던 얀손은 단지 스스로를 위해, 마음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무민’ 이야기를 하나둘 집필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무민 시리즈’의 반응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이내 핀란드, 유럽과 전 세계로 알려지면서 엄청난 대성공을 거둔다. 마침내 동화에 수여되는 ‘노벨 문학상’이라 일컬어지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고, 이후 다채로운 공로를 인정받으며 여러 훈장과 예술상을 거머쥔다.

토베 얀손의 창작욕은 영면에 드는 순간까지 쭉 이어졌으며, 순수 미술은 물론 무대 미술, 연극과 시, 소설 등 갖가지 예술 분야를 자유로이 넘나들었다. 특히 소설은, 토베 얀손이 ‘무민 시리즈’만큼이나 커다란 성취를 보인 영역이었고, 오늘날에도 세계 각지에서 널리 읽히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중 『여름의 책』은 북유럽 지역에선 가히 ‘국민 소설’이라 불릴 만큼 세대를 불문하고 애독되는 ‘소설가’ 토베 얀손의 대표작이며, 국내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여름 한철, 찬란한 시절을 마음껏 누리고자 핀란드의 고요한 섬으로 찾아든 세 사람, 즉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손녀 소피아의 소소하지만 다정한 이야기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 한편에 자리한 유년 시절의 추억, 할머니의 따스한 손길, 결코 되돌아갈 수 없는 푸른 계절의 풍경을 환기시키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제 인생의 여름으로 나아가는 손녀와 삶의 지난한 열기를 뒤로하고 가만 다가오는 겨울을 묵묵히 응시하는 할머니의 유대는 『여름의 책』의 기나긴 메아리로 남았다. 또 ‘이야기꾼’ 토베 얀손의 재능을 여실히 보여 준 단편 소설집 『두 손 가벼운 여행』 역시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인생이라는 기나긴 여행 속에서 마주치고, 엇갈리고, 헤어지는 수많은 인연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이 소설집은 토베 얀손의 재치와 재능을 완벽히 증명한다.


작가 소개

--

토베 얀손

1914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조각가 아버지와 화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5세 무렵부터 잡지 삽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며, 헬싱키와 스웨덴 스톡홀름,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1945년 『무민 가족과 대홍수』를 출간하며 본격적으로 ‘무민’ 시리즈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196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고, 1976년 핀란드 사자 훈장을 비롯하여 여러 권위 있는 예술상을 받았다. 평생의 반려자 툴리키 피에틸레와 영감을 주고받으며 아동 문학뿐 아니라 소설, 미술 분야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2001년 고향 헬싱키에서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토베 얀손"의 다른 책들

--

안미란 옮김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와 독일 킬 대학교 언어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탈리아 라 사피엔차 로마 대학교 동양학 대학 강사, 주한 독일 문화원 어학부 강사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전략적 공부기술』, 『오래 슬퍼하지 마』, 『쓰기 교수법』, 『외국어 학습 연구 방법론』 등이 있다

"안미란"의 다른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