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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인선53]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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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 옮김 정은귀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1년 12월 5일

ISBN: 978-89-374-7553-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0x210 · 420쪽

가격: 15,000원

시리즈: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50주년 기념) 53

분야 세계시인선 53

수상/추천: 내셔널 북 어워드, 퓰리처상


책소개

‘내셔널북 어워드’를 처음으로 받은 시인 & 퓰리처상 수상 작가!

짐 자무쉬 감독 & 영화 「패터슨」의 패터슨이 가장 사랑한 시인!


목차

1부 방랑자 The Wanderer

방랑자 The Wanderer 10

 

2부 원하는 이에게! Al Que Quiere!

목가 Pastoral 46

사과 Apology 50

목가 Pastoral 52

소책자 Tract 56

남자 El Hombre 64

봄 물결 Spring Strains 66

나무들 Trees 70

고적한 제자에게 To a Solitary Disciple 72

한 뼘 땅에 바치다 Dedication for a Plot of Ground 78

 

3부 신 포도 Sour Grapes

기관차의 춤에 바치는 서곡 Overture to a Dance of Locomotives 86

늙은 부인을 깨우는 To Waken An Old Lady 92

도착 Arrival 94

붓꽃 Blueflags 96

봄철 미망인의 탄식 The Widow’s Lament in Springtime 100

외로운 거리 The Lonely Street 104

그 대단한 숫자 The Great Figure 106

 

4부 봄 그리고 모든 것 Spring and All

봄 그리고 모든 것 Spring and All 110

꽃 항아리 The Pot of Flowers 114

그 농부 The Farmer 116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To Have Done Nothing 118

그 장미 The Rose 124

6월의 수도꼭지에서 At the Faucet of June 130

안경 The Eyeglasses 136

길에 대한 권리 The Right of Way 140

죽음을 이발사는 Death the Barber 144

엘시에게 To Elsie 148

그 빨간 외바퀴 수레 The Red Wheelbarrow 156

야구장에서 At the Ball Game 158

 

5부 시 모음집 Collected Poems 1921-1931

어린 플라타너스 Young Sycamore 166

그것은 살아 있는 산호다 It Is a Living Coral 170

햇살에 목욕하는 사람들 The Sun Bathers 182

대구 머리 The Cod Head 184

뉴잉글랜드 New England 188

시 Poem 192

명랑한 벽지에 대해 On Gay Wallpaper 194

난터켓 Nantucket 198

갈망인 그 다락 The Attic Which Is Desire 200

그냥 하는 말인데 This Is Just to Say 204

그 코끼리물범 The Sea-Elephant 206

죽음 Death 216

보티첼리의 나무 The Botticellian Trees 222

겨울의 하강에서 from The Descent of Winter 228

 

6부 때 이른 순교자 An Early Martyr

때 이른 순교자 An Early Martyr 242

바닷가 꽃들 Flowers by the Sea 248

항목 Item 250

꽃이 핀 아카시아나무 The Locust Tree in Flower 254

꽃이 핀 아카시아나무 The Locust Tree in Flower 258

호수 풍경 View of a Lake 260

가난하고 늙은 한 여인에게 To a Poor Old Woman 268

프롤레타리아의 초상화 Proletarian Portrait 270

패스넥에서 온 그 강간자 The Raper from Passenack 272

요트들 The Yachts 278

성당 종소리 The Catholic Bells 282

 

7부 시 전집 The Complete Collected Poems 1906-1938

고전적인 장면 Classic Scene 332

가을 Autumn 334

기한 The Term 336

태양 The Sun 340

개 같은 평화 A Bastard Peace 346

가난한 사람 The Poor 350

흠 있는 기록 The Defective Record 354

이들 These 356

아침 Morning 362

 

주(註) 375

엮은이의 글: 춤추듯 자유로운 언어(찰스 톰린슨) 379

작가에 대하여: 언어로 그림을 그리다(정은귀) 395


편집자 리뷰

●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 격렬한 시적 혁명가!” ― 《뉴욕 타임스》

이미지즘에서 시작하여 가장 일상적인 언어로 최고의 시적 경지를 보여준 20세기 미국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선집이 민음사 세계시인선 53번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 54번 『패터슨』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으로서는 최초로 ‘내셔널북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퓰리처상’ 등을 받았다. T. S. 엘리엇, 에즈라 파운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비트제너레이션에 큰 영감을 주었던 윌리엄스의 시집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처음이다.

에즈라 파운드가 “단 한 행도 무의미한 부분이 없다.”라고 평했던 초기 시집 『원하는 이에게』를 비롯하여 『신 포도』, 『봄 그리고 모든 것』 등 1938년까지의 작품들은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에 담았다. 후기 작품들과 연작시 「패터슨」은 『패터슨』에 담았는데, 특히 「패터슨」은 짐 자무쉬 감독의 영화 제목이 된다.

 

● “완벽하다!” ―옥타비오 파스(1990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윌리엄스는 시 안에서 언어와 형식의 해방을 구현하고자 했다. 특히, 영미시사에서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운 시로 널리 읽히는 「그 빨간 외바퀴 수레」는 시인의 언어적 실험이 두드러진다.

 

너무나 많은 것이

기댄다

 

빨간 외바퀴

수레에

 

반짝반짝 빗물

젖은

 

그 곁엔 하얀

병아리들.

―「그 빨간 외바퀴 수레」,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에서

 

비문으로 읽힐 수 있는 한 문장을 간명한 리듬으로 적으면서도 비 내리는 날 농가의 풍경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이처럼 윌리엄스의 시 세계는 보잘것없어 보이고 남루한 현실을 새롭게 배치하여 보여 준다.

 

“화가들이 색채의 해방을 꿈꾸었다면, 시인 윌리엄스는 언어의 해방, 형식의 해방을 꿈꾸었다.”

― 정은귀(영문학자)

 

● “시인이 되는 첫째 조건은 외로움을 아는 것이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전문의 훈련을 받은 윌리엄스는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평생을 고향 러더퍼드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며 시를 썼다. 낮에는 진료를 하며 사람들을 ‘보는’ 일을 했으며, 저녁에는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을 ‘관찰하여’ 시를 썼다. 압축적이고 구체적인 시어로 실제 삶을 포착했던 윌리엄스는 당시 유럽으로 떠난 다른 시인들과 달리 낙후된 고향에서 직업의사로서 삶의 자리를 지키면서 초라한 고향 사람들을 떠나지 않았다. 「사과」에서 윌리엄스는 글을 쓰는 이유가 “별 볼 일 없는 이들, 그 끔찍한 얼굴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한다.

 

오늘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우리의 별 볼 일 없는 이들

그 끔찍한 얼굴의

아름다움이

나를 흔들어 그리하라 하네.

 

까무잡잡한 여인들,

일당 노동자들—

나이 들어 경험 많은—

푸르딩딩 늙은 떡갈나무 같은

얼굴을 하고선

옷을 벗어던지며

해질 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사과」,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에서

 

시인으로서 윌리엄스의 성취는 미국의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을 살아 있는 언어로 그림 그리듯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데 있다. 정은귀 영문학자는 “화가들이 색채의 해방을 꿈꾸었다면 시인 윌리엄스는 언어의 해방, 형식의 해방을 꿈꾸었다.”고 설명한다.

윌리엄스의 시가 낮은 자리로 향하는 이유는, 의사로서 소명의식을 갖고 아픈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찾아가고 또 그들이 처한 환경까지 끊임없이 살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의사로서 예리한 시선인 동시에 시인으로서 외로운 관찰자의 시선이다. 윌리엄스는 감정의 주관성을 배제하여 오히려 거꾸로 독자에게 슬픔이나 비애의 감정을 스스로 느끼게 만드는데, 그래서 객관주의(Objectivism) 시인이라고도 불린다.

 

● “시인은 슬픔을 나누는 공동체를 상상한다.” ―정은귀(영문학자)

윌리엄스는 “풀어야 할 공통 언어는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의 시는 철저하게 삶에 대한 충실함에서 비롯되며, 그래서 관념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인 것들에 집중하게 된다. ‘공통 언어(common language)’는 윌리엄스에게 무척 중요한 시적 과제였다. 공동체를 잇는 공감의 언어이자 공감각의 언어다. 정은귀 영문학자는 “한 개인의 일생이건 한 도시의 역사건 일방적으로 되돌아가는 길은 없다. 만나야 하고 섞여야 하고 세심히 들여다봐야 하고 전체로 조망해야 한다.”라는 말로 윌리엄스 특유의 작가적 성취에 대해 설명한다.

 

더 젊었을 때는

뭔가를 이루는 게

중요했지.

지금은 나이 더 들어

뒷골목을 걸으며

저 초라한 이들의

집들을 대단타 바라보네,

(…)

적절히 풍화된

푸르스름한 초록 얼룩이

모든 색깔 중에서

가장 나를 기쁘게 하네.

―「목가」,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에서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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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20세기 미국 대표 시인으로 에즈라 파운드와 함께 이미지즘의 개척자이다. 1883년 미국 뉴저지주 러더퍼드에서 영국인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전문의 훈련을 받은 후에 미국으로 돌아와 평생을 고향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며 시를 썼다. “한쪽이 나를 지치게 할 때 다른 쪽이 나를 쉬게 한다.”라고 말하면서 의사‐시인으로 사람들을 정성껏 ‘보는’ 일을 했다.

윌리엄스는 미국인들이 일상에서 쓰는 구어를 다양한 시적 실험 안에 녹여 내어 그림을 그리듯 시를 썼다. 이미지즘에서 시각예술, 일상어의 시적 활용 외에도 역사적 질료를 시에 과감히 활용하는 등 초기에서 후기까지 수많은 변모를 거듭하며 동시대 사람들과 풍경을 사실적이고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신비평이 문단을 휩쓸던 20세기 초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말년에 이르러 그 성취를 인정받기 시작하여, 지금은 현대 미국문학사에서 가장 미국적인 시인으로 자리매김된다. 연작시 『패터슨』으로 1950년에는 미국에서 시 장르 최초로 ‘내셔널북 어워드’를, 1952년에는 ‘볼링겐상’을 수상했고, 『브뤼겔의 그림들에서』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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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귀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시를 통과한 느낌과 사유를 나누기 위해 매일 쓰고 매일 걷는다. 때로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는 것과 시가 그 말의 뿌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믿음의 실천을 궁구하는 공부 길을 걷는 중이다. 시와 함께한 시간을 기록한 산문집 『바람이 부는 시간: 시와 함께』(2019)를 출간했다.

우리 시를 영어로 알리는 일과 영미시를 우리말로 옮겨 알리는 일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앤 섹스턴의 『밤엔 더 용감하지』(2020),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패터슨』을 한국어로 번역했고,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Fifteen Seconds Without Sorrow)』(2016), 이성복의 『아 입이 없는 것들(Ah, Mouthless Things)』(2017), 강은교의 『바리연가집(Bari’s Love Song)』(2019), 한국 현대 시인 44명을 모은 『The Colors of Dawn: TwentiethCentury Korean Poetry』(2016)를 영어로 번역했다. 힘들고 고적한 삶의 길에 세계의 시가 더 많은 독자들에게 나침반이 되고 벗이 되고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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