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 타임 아이스

원제 bed time eyes

야마다 에이미 | 옮김 양억관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8년 7월 18일 | ISBN 978-89-374-8194-9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112쪽 | 가격 9,000원

책소개

일본 연애 소설의 여왕 야마다 에이미의 충격적인 데뷔작
1985년 문예상을 받고 단숨에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까지 오른, 야마다 에이미의 화려한 데뷔작 『베드 타임 아이스』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클럽의 재즈 가수인 일본 여성 ‘킴’과 미군 기지에서 탈영한 흑인 병사 ‘스푼’의 대담하고도 솔직한 사랑을 감각적인 문체로 그려 낸 이 소설은 발표 당시 일본 문단에 새로운 충격을 선사하는 동시에 대중의 호응을 끌어내어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함으로써 일본 문단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를 능가하는 유일한 여성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오늘의 야마다 에이미를 있게 한 작품이다. ‘문학적인 것’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던지고 파격적인 소재와 함께 일상어를 자유롭게 작품 속에 끌어들인, 일본 신세대 문학의 선두 야마다 에이미의 문학이 시작되는 지점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편집자 리뷰

■ “스푼이 나에게 배어들기 시작했다.”
      — 피부 아래의 감각에서 시작하는 달콤하고 아릿한 고통과 환희
재즈 가수인 일본 여성 ‘킴’은 기지의 클럽에서 미군 흑인 병사 ‘스푼’을 보는 순간 은밀한 상상으로 얼굴을 붉힌다. 눈이 마주친 순간 그들은 서로에게 끌려 자연스레 정사를 나누고, 그날부터 킴과 스푼은 동거를 시작한다. 탈영병인 스푼이 언제 자신을 떠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킴은 자꾸만 스푼에게 빠져든다. 소설 『베드 타임 아이스』에서 야마다 에이미는 살갗 위에서 벌어지는 온갖 달콤함부터 쓰라림까지,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범벅이 된 연애의 모든 과정을 킴과 스푼을 통해 보여 준다. 경찰이 스푼을 연행해 간 후 혼자 남겨진 킴은 자신에게 배어든, 스푼에 대한 감각을 잊을 수 없다. 그와 사랑을 나누던 침대 속에 여전히 스푼의 눈길이 남아 있음을 느끼며 소설은 끝난다. 짧은 이야기이지만, 읽는 이의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문장 하나하나가 긴 여운을 남기며 잊었던 감각, 또는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내가 인간을 그릴 때 성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그 세계에서는 온갖 평등함과 권리가 항상 역전되어 더 아래쪽에서 여러 가지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야마다 에이미는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에 비견되는 감각적인 문체와 무라카미 류에 육박하는 대담한 에로티시즘으로 무장한 그녀의 소설은 피부 아래까지 내려가는 감각을 묘사해 내며 그를 통해 인간관계에 관한 한 가장 순수한 형태의 관계 맺기를 보여 준다.
외국인, 특히 유색인종을 이방인처럼 여기는 인식 속에서 작품을 발표했던 당시에는 흑인과의 연애는 불순하다는 이유로, 또 한편에서는 흑인의 육체를 찬미하는 것이 오히려 역차별이 된다는 이유로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에이미가 그리고 있는 연애지상주의 세계에서는 모든 사회적인 조건을 떠나 나와 상대의 몸만이 존재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별명으로 불릴 뿐 성은 고사하고 부모가 지은 이름조차 제대로 알 수 없다. 킴과 스푼은 육체의 감각으로부터 관계를 시작한다. 상대의 존재감은 상대가 불러일으킨, 내가 느끼는 감각으로부터 나온다. 그렇게 맨몸으로 너와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감각은 평등하다. 야마다 에이미가 그려 내는 이런 관계성에서 오히려 \’순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다.
 
■ “한 남자를 사랑하면 단편소설 하나를 쓸 수 있다.”
야마다 에이미는 한 남자를 사랑하면 단편소설 하나를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베드 타임 아이스』는 현재의 남편을 모델로 쓰였다. 메이지 대학 문학부에 입학한 뒤, 만화 연구회에서 활동했고 만화가로 데뷔했으나 대학 4학년 때 학교를 중퇴했으며, 습작 기간 동안 도쿄 긴자에서 모델 일과 호스티스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세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력을 가진 야마다 에이미는 요코하마 미군 기지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뉴욕 출신의 흑인 군인 더글러스 클레이그와 오랫동안 동거를 했는데, 그가 바로 지금의 남편이다. 실제 삶에서도 늘 예외적이고 파격적인 면모를 보여 준 그녀 자신이 작품 속에도 반영되어 있다. 변두리의 삶, 남의 이목을 따지지 않고 자신의 감각만으로 밀어붙이는 삶. 야마다 에이미는 자신이 선택한 삶의 매순간을 절실한 문학적 체험의 현장으로 기록해 왔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작품이 생생함을 잃지 않고 우리에게 늘 살아 있는 감각을 전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인 것이다.
 
 
■ 연애 소설의 여왕 야마다 에이미
야마다 에이미가 연애 소설의 여왕이라 불리게 된 것은 남녀 간의 연애를 주로 다루는 그녀의 소설들 대부분이 대중의 큰 호응을 얻으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기 때문만은 아니다. 에이미가 소설 속에서 다루는 ‘연애’란 때로 고통까지 수반하는, 욕망과 감각의 유희 그 자체만을 위한 것이다. 그 이전의 소설들이 그랬듯 이성과 대립항을 이루다 결국 파멸을 가져오거나, 일종의 저항으로서 분출시키는, 그런 욕망의 개념이 아니다. 연애란 인간 관계에서 불가결한 것이며, 그 어느 때보다 살아 있음의 감각을 날카롭게 하는 삶의 한 형태다. 동반하는 아픔까지도 아릿하게 달콤한, 그 어떤 것보다 즐거운 것이다. 가장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시각, 후각, 촉각 등의 오감이 모두 살아 움직이며 기쁨부터 아픔까지, 뜨거움부터 서늘함까지 감각의 향연을 벌인다. 삶의 가장 강렬한 형태. 야마다 에이미는 삶의 조건을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를 갖는 연애라는 삶의 한 순간을 말하기 위해 연애가 불러일으키는 감각을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대담한 표현으로 드러냈다. 새로운 감각으로, 문학에서 연애를 다루는 새로운 가치를 보여 줬다는 점에서 야마다 에이미를 진정한 연애 소설의 여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 소개

야마다 에이미

1959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대학교 4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도쿄의 클럽에서 서빙을 하거나 모델 일을 하는 등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집필한다. 1985년 거친 성애 묘사와 도발적 상상력으로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킨 『베드 타임 아이스』로 문예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이 작품으로 제94회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이어서 1987년 『솔뮤직 러버스 온리』로 나오키 상을, 1988년에는 『풍장의 교실』로 히라바야시 다이코 문학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1996년 『애니멀 로직』으로 이즈미 교카 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슈거 앤 스파이스』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받았다. 나오키 상 수상작인 『솔뮤직 러버스 온리』는 통념을 넘어서는 솔직하고 자유로운 사랑, 이국적 감성, 성애의 발현 등 야마다 에이미 문학의 원형을 보여 주는 주옥같은 단편집이다.
‘문학적인 것’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던지고 일상어를 자유롭게 작품 속에 끌어들인 일본 신세대 문학의 선두 작가로 꼽히는 야마다 에이미는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에서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 냄으로써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에 필적하는 유일한 여성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으로는 『풍장의 교실』, 『베드 타임 아이스』, 『방과 후의 음표』, 『슈거 앤 스파이스』, 『공주님』, 『추잉껌』, 『120% Coool』,  『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애니멀 로직』, 『나는 공부를 못해』, 『A2Z』 등이 있다.

양억관 옮김

1956년 울산 출생. 경희대 국문학과와 동대학원 졸업. 번역가.『스텝파더 스텝』,『용의자 X의 헌신』,『스피드』,『중력 삐에로』,『러시 라이프』,『69』,『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교코』,『800미터』,『장량』,『들돼지를 프로듀스』,『코인로커 베이비스』,『나는 공부를 못해』,『남자의 후반생』,『관중』,『나는 모조인간』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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