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초 1

김탁환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8년 7월 18일 | ISBN 978-89-374-8192-5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388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1200년 전 실크로드를 쉼 없이 걸었던 한 승려의 기록, 『왕오천축국전』
그 노정의 흔적에서 탄생한 또 하나의 기록, 소설 『혜초』
 
치밀한 고증과 탁월한 상상력으로 우리 역사 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가 김탁환의 신작 장편소설 『혜초』가 출간됐다. 혜초는 두 발에 의지하여 아시아 문명권을 넘나든 우리 역사 최초의 ‘세계인’으로, 그동안 실크로드 여행기나 『왕오천축국전』 연구서들에서 혜초가 다루어지긴 했지만, 소설로 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1년여에 걸친 답사 끝에,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면서 그간 역사 속에 묻혀 있던 혜초의 삶과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고서 『왕오천축국전』에 얽힌 음모와 비밀을 광활한 실크로드 위에 생생히 펼쳐 낸다.

편집자 리뷰

세계를 딛고 선 두 한국인, 혜초와 고선지의 숨겨진 여정을 추적한다
사진으로 여행의 추억을 남기듯, 혜초는 간결하고 단정한 문장으로 자신이 여행 중에 보고 들은 것들을 남겼다. 사진 속에 사진을 찍은 사람이 드러나지 않듯, 혜초가 남긴 『왕오천축국전』에도 혜초가 드러나지 않는다. 한 지역에 도착해 그곳의 풍경이나 풍물을 보여 줄 뿐 “한 달 만에 ……에 이르렀다.”라는 말로 그사이 여정은 모두 압축해 버리는 식이다. 작가 김탁환은 이 틈을 이용하여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불어넣었다. 그리하여 문장 속에 은밀히 숨어 있는 ‘인간’ 혜초의 모습을 소설로 되살려 냈다. 지금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지난했을 혜초의 길을 면밀한 조사와 고증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펼쳐 놓은 것이다.
한편, 혜초가 『왕오천축국전』에서 유일하게 시간을 밝힌 곳인 당나라 ‘구자’는 고구려 유민의 후예로 젊은 나이에 당나라 장수가 된 고선지가 서역 원정의 발판으로 삼았던 곳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에 주목해 소설 속에서 동시대의 두 걸출한 한국인, 혜초와 고선지의 만남을 성사시킨다.
혜초와 고선지 외에 작가가 창조한 가상 인물, 신라 상인 김란수와 서역 무희 오름도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김란수는 험난한 파밀 고원과 대유사를 지나는 여러 갈래의 실크로드를 횡단하여 진귀한 물건들을 사고팔던 그 당시 신라의 교역상을 대변한다. 오름은 서역에서 널리 당나라까지 유행했던 호선무를 추는 아름다운 무희로, 실크로드의 이국적 분위기를 한껏 풍기며 마지막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다.
기억을 잃은 혜초가 고선지와 만나 시작되는 현재의 이야기와 혜초가 양피지에 남겨 놓았던 과거의 여행기가 교차되어 진행되는 소설 『혜초』는, 구도자로서 혜초가 길 위에서 얻는 깨달음을 잔잔히 풀어 놓으면서도 고선지의 행보에서 펼쳐지는 추리적 요소들로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또한 훗날 고선지의 서역 원정 성공이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덕분이었다는 설정을 가미해 소설 말미에 여운을 남긴다.
 

『왕오천축국전』의 여정을 따라 1년여에 걸친 답사 끝에 재현한 혜초의 생애
소설을 쓰기 전 철저하게 조사하고 고증하기로 유명한 작가 김탁환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 담긴 여정을 따라 실크로드 위에서 1년여를 보냈다. 고증의 엄밀성을 기하기 위해, 실크로드학의 창시자이자 혜초 연구의 권위자인 문명교류사가 정수일 교수도 답사에 동행했다. 1200년 전의 고대 실크로드를 우리 눈앞에 실감나게 펼쳐 놓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여행에서 희미한 혜초의 숨결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혜초가 보았을 풍경, 들었을 말투, 맡았을 냄새 등 이 여행의 흔적을 소설 곳곳에 느낄 수 있다.
특히, 혜초의 여행이 부처의 도를 구하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그의 종교적 고뇌도 잘 녹아들어 있다. 불교뿐 아니라 조로아스터교, 이슬람교, 경교 등도 모두 아울러, 다양한 종교가 만개했던 당시 서역의 모습을 소설 속 혜초의 여정에 담아냈다.
 

국내 최초 시도, 국내 작가의 단행본 공식 홈페이지 오픈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 중인 『왕오천축국전』 반환 운동도 함께 전개
김탁환과 답사 팀이 혜초의 흔적을 좇은 여행에서 수집한 방대한 자료들은 ‘혜초’ 공식 홈페이지(hyecho.minumsa.com)를 통해 또 하나의 기록으로 새로이 탄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소속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하여 제작한 이 홈페이지는, 소설과 작가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혜초』를 영상화한 예고 동영상, 『왕오천축국전』 원문을 비롯하여 소설이 탄생하기까지의 작가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이곳에서는 외규장각 도서나 『직지심경』과 같은 처지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는 『왕오천축국전』의 반환 서명 운동도 진행된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 오도릭의 『동유기』와 함께 세계 4대 여행기로 손꼽히는 『왕오천축국전』은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의 고전 문학이자 고대 동서 교섭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그러나 이 고서가 외국의 도서관 한 귀퉁이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혜초’ 공식 홈페이지는 승려 혜초의 이야기가 하나의 소설에 머무르지 않고, 시공간을 아우르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잃어버린 우리 유산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로써 대표적 아날로그 문화인 종이 책이 디지털 문화로 거듭나 콘텐츠가 확대·재생산되고 새로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을 열고자 한다.
 

이 책의 내용
되돌아 나오지 못하는 죽음의 사막, 대유사에 한바탕 검은 모래 폭풍이 몰아친다. 고구려 출신 당나라 장수 고선지는 대유사를 행군하던 중 폭풍에 휘말려 병사들을 모두 잃고 홀로 남는다. 폭풍이 지나간 사막에 드러난 것은 앙상한 뼈들이 솟아 있는 모래 무덤들. 고선지는 그 무덤 아래에서 신음하는 혜초를 발견한다.
고선지와 함께 대유사 끄트머리의 소국 구자로 온 혜초는 기억을 잃은 채 간자(間者)로 의심받아 감옥에 갇힌다. 고선지는 잃어버린 자신의 병사들을 찾던 중 그 병사들이 사막에서 정체 모를 병에 걸려 돌아와 모두 죽었음을 알게 된다. 고선지 또한 그 병에 몸이 서서히 점령당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병을 고칠 방도를 알아내기 위해 감옥에서 탈출한 혜초를 찾아 나선다.
그사이 혜초는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해, 자신이 항상 품고 다녔던 양피지를 가지러 당나라 장수의 집에 몰래 침입한다. 그 양피지에는 뱃길을 따라 광주에서 천축으로, 또 대유사로 온 여행자 혜초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곳에서 마주친 신라 상인 김란수는 혜초와 이미 아는 사이이며, 혜초가 기억을 잃기 전 양피지를 자신에게 주었다고 말한다. 양피지를 손에 넣은 김란수는 그 양피지를 하루에 한 장씩 읽게 해 주는 대신 혜초가 양피지와 함께 가지고 있던 보물 지도를 따라 길을 안내해 줄 것을 제안한다. 혜초는 란수가 건네주는 양피지를 한 장씩 읽어 나가는데……. 양피지를 통해 밝혀지는 혜초를 둘러싼 질긴 악연,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위험한 음모!
 

혜초는 누구인가?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고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혜초는 통일 신라 시대의 승려로 704년에 태어나 719년 중국으로 건너갔다. 중국의 광주에서 인도 승려 금강지를 만나 밀교를 배우던 중 그의 권유로 20살의 젊은 나이에 구법 여행을 떠난다. 4년 동안 인도, 아프가니스탄, 중앙아시아 일대를 답사하고 중국 쿠처를 거쳐 장안으로 돌아온 혜초는 그 여정을 기록하여,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남긴다. 그 후 다시 스승 금강지와 함께 밀교 경전을 연구하며 여생을 보내다가 780년 입적했다고 전해진다.
혜초가 남긴 여행기,『왕오천축국전』은 1908년 프랑스 학자 폴 펠리오(Paul Pelliot)가 중국 둔황 석굴에서 처음 발견하였다. 6,000자 남짓한 적은 분량으로, 세 권으로 된 원본을 축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교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정세·지리·풍속·언어까지 기록되어 있어 고대 동서 교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완벽한 저술의 형태로 남아 있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고전문학이며, 8세기 인도, 중앙아시아에 관한 유일한 기록이다.

목차

1. 대유사   되돌아 나오지 못하리!
 2. 폐사리   맨발은 알몸을
 3. 우미   일만 번이나 돌아가니 누군들 시작과 끝을 알까
 4. 마하보리   바람과 기억의 시간
 5. 구자   악귀를 빨아들이는 여자
 6. 남천축   이굴이굴 저길저길
 7. 극자이   눈동자여! 눈동자여!
 8. 서천축   너의 이야기는 나의 삶
 9. 구자   다시 만날 때 부르는 노래
10. 신두고라   타오르는 눈사람
11. 구자   돌고 돌렴, 내 인생아!
12. 토번   마음을 적시는 비
13. 극자이   공중 소리
14. 건타라   두 눈을 뽑으면
15. 언기   흥정의 법칙
16. 토화라   불새

작가 소개

김탁환

1968년 진해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하소설 『불멸의 이순신』, 『압록강』을 비롯해 장편소설 『혜초』,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 『방각본 살인 사건』,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 『허균, 최후의 19일』, 『나, 황진이』,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목격자들』, 『조선 마술사』 , 『거짓말이다』, 『대장 김창수』, 『이토록 고고한 연예』, 『살아야겠다』 등을 발표했다. 소설집 『진해 벚꽃』과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산문집 『엄마의 골목』, 『그래서 그는 바다로 갔다』 등이 있다.

"김탁환"의 다른 책들

독자 리뷰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