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6호 권위

조무원, 홍혜은, 서보경, 정진새, 정경담, 김유익, 권수빈, 김미덕, 박유신, 박상현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1년 9월 10일 | ISBN 978-89-374-9149-8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27x182 · 220쪽 | 가격 10,000원

분야 한편

책소개

왕은 죽었고, 폭력적인 거장은 처벌되었다. 억압자에 대한 ‘아니오’가 폭발하는 지금, 권력보다 부드럽지만 영향력보다 강한 권위라는 힘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가정과 조직 생활, 정치 세계에서 우리가 원하는 권위는 무엇인가? 가부장제의 불능과 무한한 자유의 피로 속에서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한편의 인문학.

 

‘아랫사람‘을 멸시하는
폭력적인 권위주의자에게
‘아니오’라고 말했을 때
권위자 앞에서 ‘아니오’라고 말하기란 쉽지 않다. 내가 권위를 인정하는 권위자가 부당한 지시를 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에 거부하는 순간 식은땀이 흐르고 다리가 떨리기 시작한다. 무시당하거나 벌을 받거나,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 대화를 시도하기보다 그냥 잠자코 따르는 쪽이 쉬워 보이기도 한다. 만약 권위주의적인 의사 결정에 반대한다면, 대안은 무엇이냐는 반문이 돌아온다. 새로운 질서는 저절로 서지 않는다.
하지만 폭력적인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2016년 권력자의 성폭력을 고발한 미투 운동 이래로 전통적인 권위와 새로운 질서 사이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지만, 집에서나 학교, 일터에서 상대방을 ‘인간 아래’로 찍어 누르는 권위주의가 출몰한다.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에너지는 또 다른 지도자를 향한 열망으로 이전되기도 한다.
2021년 가을 찾아온 인문잡지 《한편》은 이처럼 권위를 둘러싼 딜레마를 정치와 연극 무대, 지식이 생산되는 학교에서 간병인이 일하는 병실까지 열 곳의 현장에서 탐구한다. ‘만들어진 역사와 만들어지는 역사’가 교차하는, 때로 무시무시하게 감정적이고 어마어마하게 벅찬 과정이다.

 

아버지 세대를 살해하겠다 (X)
그들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 (O)
우리가 법의 판결에 따르고 어려운 고전을 애써 읽듯, 권위란 따르는 이의 자발적 복종으로 성립한다. 백성을 보살피는 왕, 식구를 먹여 살리는 가부장의 권위가 더는 인정받지 못하는 21세기 한국에서 권위 탐구의 목표는 무엇일까? ‘예의를 지켜라’ 운운하는 정치인, 예술을 방패 삼는 폭력적인 거장처럼 여전히 흔한 권위주의를 뒤로하기 위해서다.
영원히 자기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뻣뻣하고 무감한 권위와 달리, 수평적이고 상호적인 권위에 대한 요구는 열등감과 자부심, 분노와 사랑의 감정과 함께한다. 살림을 함께 경영하고(홍혜은) 아픈 사람에게 몸을 기울이고(서보경) 동료의 안전을 돌본다는(정진새) 원칙이 출발선이다. 개인을 짓누르는 정파 논리와(조무원) 국가가 부추기는 국민감정(김유익),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박상현)의 스케일이 압도하지만, 정확하고 합리적인 언어를 사용해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역량인 ‘문해력’이 우리의 무기다.(권수빈, 김미덕, 박유신)
권위 비판은 종종 ‘지금은 많이 좋아진 거다’ 또는 ‘윗세대를 타도하겠다는 거냐’는 권위주의로 화답받는다. 위로 눈을 치켜뜨기보다 옆으로 시선을 던지는 《한편》은 가 본 적 없는 길을 찾다가 “마치 일부러 그러기라도 하는 듯 구불구불”(정경담)한 미로에 맞닥뜨린 독자에게 하나의 징검돌이 될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인문잡지 《한편》
끊임없이 이미지가 흐르는 시대에도, 생각은 한편의 글에서 시작되고 한편의 글로 매듭지어진다. 2020년 창간한 인문잡지 《한편》은 글 한편 한편을 엮어서 의미를 생산한다. 민음사에서 철학, 문학 교양서를 만드는 젊은 편집자들이 원고를 청탁하고,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이 글을 쓴다.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한편을 통해, 지금 이곳의 문제를 풀어 나가는 기쁨을 저자와 독자가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한편》 6호 ‘권위’에 적용된 글꼴은 칠곡할매 추유을체.(디자인 유진아)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경상북도 칠곡군의 추유을 할머니의 곧은 글씨체가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권위를 표현한다. 인문잡지 《한편》은 연간 3회, 1월·5월·9월 발간되며 ‘세대’, ‘인플루언서’, ‘환상’, ‘동물’, ‘일’에 이어 2022년 ‘중독’ 그리고 ‘콘텐츠’를 주제로 계속된다.

목차

6호를 펴내며 ‘아니오’라고 말한 후

조무원 왕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홍혜은 서로 돌보는 법을 알아가기
서보경 살리는 일의 권위
정진새 거장이 처벌받은 후
정경담 권위에서 탈출하는 길
김유익 중국에 대한 복잡한 감정들
권수빈 지방청년은 말할 수 있는가?
김미덕 대학조직과 연구의 원칙
박유신 당신을 위한 문해력
박상현 우리가 원하는 기후행동

참고 문헌
지난 호 목록

작가 소개

조무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권과 법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이론과 사상사를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홉스의 정치철학을 통해 국가의 성립과 그 민주적 정당성의 관계를 탐색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논문으로 「The Problem of Sovereign Succession in Confucian Ritual Discourse」가 있으며, 리처드 턱의 『홉스』를 옮겼다.

홍혜은

함께 더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관점부터 고민하는 페미니스트 기획자·저술가. 2015년 메갈리아 웨이브를 타고 비혼지향 생활공동체 공덕동하우스의 전신인 페미니즘 커뮤니티 ‘만족하는 사람 유니온’을 기획, 운영했다. 이후로도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경유해 새로운 사회적 서사 만들기를 시도하고, 집단적 실천을 모색하고 있다. 기획물로 《비혼지향생활자를 위한 계간 공덕동하우스》, 연속 강연 ‘잘 먹고 잘 살기 프로젝트: 이 작은 내 주변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는 것’, 단행본 『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성판매 여성 안녕들 하십니까』 등이 있다. 2018년 여성가족부 청년참여 성평등정책추진단 기획자문회의 참여로 정책 영역에서 활동하기 시작해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가족다양성분과 위원으로 있다.

서보경

의료인류학자.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과 태국을 중심으로 의료, 빈곤, 이주 노동, 젠더 등을 연구한다. 논문 「‘역량강화’라는 사회과학의 비전」, 「가운뎃점으로 삶과 죽음이 뭉쳐질 때」와 저서 Eliciting Care: Health and Power in Northern Thailand를 썼고,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아프면 보이는 것들』을 함께 썼다.

정진새

극단 문 대표. 극작가 겸 연출가.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에서 편집장을 했고, 서울프린지네트워크와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운영 위원으로 활동했다. 공연예술 현장에서 창작과 비평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극단 문과 제작한 작품으로는 「전국싸움대회」, 「브레인컨트롤」, 「세월호오브퓨처패스트」, 「액트리스원: 국민로봇배우」, 「액트리스투: 악역전문로봇」, 「구호의 역사 1945–2015 」 등이 있으며, 2021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젊은연극상을 수상했다.

정경담

학부에서 영상이론을 전공하고 2019년부터 영상비평지 《마테리알》을 공동 발행하고 있다. 영상 작품을 비평하고 이야기하는 일을 한다.

김유익

프로젝트 和&同 코디네이터. 중국 광저우의 오래된 마을에 거주하며, 국경을 넘어 마을, 부족, 사람을 이어 주는 ‘중매쟁이’ 역할을 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전환기 청(소)년들을 위한 작은 학교 만들기를 꿈꾼다. 『민간중국』을 함께 썼고, 『적게 일하고 더 행복하기』를 옮겼다.

권수빈

안동에서 태어나 자랐고, 안동대학교와 전남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청년 담론, 지역 청년, 공동체에 관해 연구하면서 안동대학교 민속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질적연구의 목적은 언제나 연구자인 ‘나’라는 사람이 알던 것을 버리는 데 있다고 믿는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의 『청년연구자 되기』를 함께 썼고, 「청년세대 연구에 지역이라는 교차로 놓기」, 「청년의 일상 문화정치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 등의 논문을 썼다.

김미덕

미국 럿거스 주립대학 정치학과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페미니즘, 정치사상, 정치인류학을 전공하고 『페미니즘의 검은 오해들』(2016)을 출간했다. 공익제보자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저서 『보편적 부패와 평균적 무능: 내부고발자 이야기』와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도덕적인 언어를 말하는 그랜드스탠딩(grandstanding)에 대한 역서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박유신

초등학교 교사이자 연구자다. 중앙대학교에서 첨단영상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애니메이션 미학과 미디어 문화사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의 어린이·청소년의 삶과 문화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연구하고, 가르치고, 글을 쓰고 있다. 공저로 『학교에서 애니 하자』(2017), 『인공지능 시대의 포스트휴먼 수업』(2020) 등이 있으며 「미디어 문해력(literacy) 향상을 위한 교실수업 개선 방안 연구」 등의 다수의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정책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박상현

환경·생태운동보다는 산업·경제에 더 관심을 많이 가졌지만 2018년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 2020년 7월부터 부산환경운동연합에서 기후위기, 미세먼지, 에너지 전환, 탈핵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환경·생태운동에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가는 동력에 관해 고민하며 이런저런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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