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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쉿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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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데이비드 그레이버, 김병화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1년 8월 20일

ISBN: 978-89-374-4482-1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5x215 · 512쪽

가격: 22,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세상에 어떤 기여도 하지 않는 무의미한 일자리가 전체의 40퍼센트! 내 직업은 어디에 속할까?
일하는 사람조차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불쉿 직업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소득으로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다!
“이 책은 묻는다. 더 나은 ‘일의 세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가치 있는 질문이다.” ―《뉴욕타임스》


목차

들어가는 말: 불쉿 직업이라는 현상
1장 불쉿 직업이란 무엇인가?
● 마피아 행동 대원은 왜 불쉿 직업이 아닐까?
● 주관적 요소의 중요성: 스스로 불쉿 직업에 종사한다고 믿는 이들의 생각은 대체로 옳다
● 불쉿 직업은 주로 공공 부문에만 있을까?
● 미용사를 불쉿 직업이라 여기는 것은 왜 부적절한가?
● 부분적 불쉿 직업, 대부분이 불쉿인 직업, 순수하고 완전한 불쉿 직업의 차이는 무엇일까?
2장 불쉿 직업의 종류
● 불쉿 직업의 다섯 가지 유형
● 복합적 다중 유형의 불쉿 직업
● 이차적 불쉿 직업
● 처음 질문으로 되돌아가기: 스스로 불쉿 직업에 종사하고 있음을 모를 수 있을까?
3장 불쉿 직업을 가진 이들은 왜 걸핏하면 불행하다고 말할까?
● 불쉿 직업의 핵심인 허위와 목적 없음의 경험을 청년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이유
● 인간 행동 동기에 관한 수많은 근본 가정은 왜 틀렸을까?
● 일만을 위한 일의 역사: 특히 타인의 시간을 산다는 개념에 대한 보충 설명
● 시간의 도덕성과 일의 자연스러운 리듬이 충돌할 때 발생하는 적의
4장 불쉿 직업에 종사하면 어떤 기분일까?
● 불쉿 직업을 갖는 것이 항상 나쁘지만은 않다
● 모호함과 강요된 시늉으로 인한 비참함
● 스스로가 원인이 되지 못할 때 느끼는 비참함
● 감내할 만한 가치가 없는 고통을 받을 때의 비참함
● 자신이 해를 끼치고 있음을 알 때의 비참함
● 종결부: 불쉿 직업이 인간의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자신을 창조적으로 내세우려는 시도나 무의미한 고용에 반대하는 정치적 주장이 일종의 정신적 전쟁으로 간주되는 이유는?
5장 불쉿 직업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 사회학적 인과관계와 본성에 관한 보충 설명
● 불쉿 직업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데 정부가 한 역할에 대한 몇 가지 소소한 지적
● 불쉿 직업의 등장에 대한 몇 가지 거짓 설명
● 금융 산업을 불쉿 직업 창출이라는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는 이유
● 현재의 경영 봉건제도가 고전적 봉건제도와 닮은 점과 다른 점
● 중계 전문경영인들의 무한한 증식을 통해 경영 봉건제도가 창조적 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방법
● 결론: 인과관계의 세 층위라는 질문으로 잠시 돌아가기
6장 우리는 왜 무의미한 고용이 늘어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가?
● 절대적 가치 척도란 없다
● 현대 사회 대다수 사람들은 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개념을 별개로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 노동의 사회적 가치와 그 대가로 받는 금액의 반비례 관계
● 노동에 대한 우리 태도의 신학적 뿌리
● 완전한 어른이 되기 위한 필수 요소: 북부 유럽식 유급 노동의 기원
● 자본주의의 도래 이후 노동은 어떻게 여러 부분에서 사회적 개혁의 수단, 혹은 궁극적으로 그 자체로 미덕이 되었는가? 또한 노동자들은 어떻게 노동가치이론을 수용하여 이에 반박했는가?
● 19세기 대중화된 노동가치이론의 핵심적 결함: 자본가들은 이 결함을 어떻게 이용했을까?
● 20세기에 노동은 어떻게 점점 더 일차적으로 규율과 자기희생이란 기준으로 평가받게 되었을까?
7장 불쉿 직업의 정치적 영향: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경영 봉건제도하의 정치와 문화는 ‘원망의 균형’으로 유지된다
● 지금 로봇화 위기와 불쉿 직업이라는 더 큰 문제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 불쉿화의 정치적 분화: 돌봄 부문에서의 생산성 쇠퇴 및 돌봄 노동 계급의 반란 가능성
● 보편적 기본소득: 노동과 보상을 분리하여, 이 책에서 서술된 딜레마를 종식시킬 수 있는 사례


편집자 리뷰

●당신의 직업은 세상에 쓸모 있는가?
불쉿 직업인지 아닌지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대담하고 새로운 변화의 사유를 이끌어 내는 인류학자이자 경제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도발적인 비평을 멈추지 않았던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지성, 월가 점령 시위에서 “우리는 99퍼센트다”라는 슬로건을 제창했던 행동파 지식인 데이비드 그레이버. 그의 대표작 『불쉿 잡』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불쉿(Bullshit)은 “쓸모없는”, “엉터리”, “쓰레기 같은” 등의 의미를 지닌 비속어다. 이 책은 이렇게 욕설로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쓸모없고 무의미하고 허튼” 일자리인 불쉿 직업이 자본주의적 위계에 따라 증가하는 현상을 짚어내고, 이 사실이 미치는 심리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영향을 파헤친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1930년에 20세기가 끝날 무렵이면 충분히 주당 15시간 노동여건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도 이는 달성되지 못했다. 왜 그럴까? 저자는 선진국에서 충분히 기술적으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만을 위한 일’이 엄청나게 증가했다는 데 주목한다. 생산의 자동화는 인류에게 여가 시간을 주는 대신 생산직을 없애고, 사실상 ‘가짜 일’을 하는 거대한 사무직 관리 업무 부문을 팽창시켰다.
저자는 ”사모펀드 CEO나 광고 조사원, 보험 설계사, 텔레마케터, 집행관, 법률 컨설턴트“ 등을 예로 들며, 이러한 직업 종사자들이 갑자기 사라진대도 세상이 그다지 나빠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교사, 간호사, 쓰레기 수거 요원, 음악가, 항만 노동자, 정비공“ 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세상이 재앙 그 자체인 것과 대비된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의사 같은 예외 말고는, 이러한 무의미한 일이 쓸모 있는 일보다 고액의 연봉과 높은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는다는 점이다.
이 책은 불쉿 직업이란 “유급 고용직으로 그 업무가 너무나 철저하게 무의미하고 불필요하고 해로워서, 그 직업의 종사자조차도 그것이 존재해야 할 정당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직업 형태로, 종사자는 그런 직업이 아닌 척해야 한다는 의무를 느끼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3분의 1이 자기 직업이 세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네덜란드에서는 자기 업무가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답한 이가 40퍼센트에 달했다. 사무실 책상 앞에서 죽은 지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회계 감사관, 6년 동안 자리를 비우고 집에서 철학을 공부해 스피노자 전문가가 될 수 있었던 공무원의 일화가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로만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제복 입은 하인, 깡패, 임시 땜질꾼, 형식적 서류 작성 직원, 작업반장……
불쉿 직업은 왜 계속 증가할까?

2013년 한 온라인 매체에 「불쉿 직업이라는 현상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이러한 아이디어를 처음 제기한 그레이버는, 일종의 국제적 센세이션을 마주한다. 이 글은 조회 수 100만 건 이상을 기록하고, 한국어를 포함한 17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소위 화이트칼라 전문직들의 ‘웃픈’ 고백이 이어졌고, 이 글을 읽고 직장을 그만두고 의미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는 이도 나왔다.
인류학자로서 놓칠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그는 이 글을 둘러싼 수많은 온라인 토론을 수집했고 또한 불쉿 직업 경험자들로부터 직접 증언을 받고, 대화를 나눴다. 이렇게 모은 풍부한 질적 재료를 근거 삼았기 때문에 이 책의 논지 하나하나는 마치 내 옆에서 일하는 동료의 말과 같이 생생하다.
불쉿 직업의 다섯 가지 유형 역시 이러한 대화로부터 탄생할 수 있었다. 상사나 관리자를 중요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기 존재하는 ‘제복 입은 하인’, 타인을 공격하는 요소가 있으며 누군가가 채용해야만 존재할 수 있는 직업인 ‘깡패’, 문제를 덕트테이프 같은 임시방편으로 때우는 업무만 하는 ‘임시 땜질꾼’, 실제 목표를 이루는 것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서류’를 양산하는 ‘형식적 서류 작성 직원’, 그리고 이런 불쉿 업무를 만들어 배분하는 중간 관리자 ‘작업반장’이다.
불쉿 직업의 광범위함과 양상의 다채로움, 그리고 사실상 종사자들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는 기만과 허위의식이 드러난다. 이는 많은 현대인의 영혼에 그어진 상처이며, 또한 원망, 우울, 불안, 그리고 자기파괴와 가까운 환경이다. 자신의 업무가 남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 경우 더욱 심화된다. 그런 ‘척’하며 서로 괴롭히는 일종의 사도마조히즘적 역학은 실제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전 세계의 점점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러한 ‘정신적 폭력’으로 진입할 심리적 준비가 되어 있고, 미끄러지듯 불쉿 직업으로 들어선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직업들이 왜 자꾸 증가하게 된 것일까? 또한 왜 쓸모 있는 일을 하는 직업에서도 점점 더 불쉿 업무의 분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사무직만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 업무의 증가에 시달리는 교육자, 근무 시간의 대부분을 서류 작업과 소모적인 회의로 보내고 있다며 불평하는 간호사의 예가 이어진다.
저자는 근 100여 년간 전체 판도를 바꾼 금융자본주의의 성장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전통적인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다음에 오는 4차 산업 부문으로 규정되는 금융, 보험, 부동산의 FIRE 부문은 1990년대 이미 전체 경제의 50퍼센트 이상으로 성장했다. 이 구역에서 불쉿 직업이 급증한다. 좌파든 우파든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증대를 목표로 하는 정부의 입장 역시 이에 한몫을 거든다.
고전 자본주의에서 불필요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지만, 그레이버는 현재의 자본주의 경제의 한 측면을 경영 봉건제도의 성장으로 파악한다. 실질적인 상품 제작, 유통, 유지 관리보다는 할당과 분배를 기초로 하는, 그러니까 시스템에 따라 자원이 그저 이리저리 보내지는 일로 유지되는 정치경제적 구조는 경영 계층제의 꼭대기에 더욱 많은 부가 가도록 만든다.
전체 인구의 1퍼센트가 한 사회의 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을 때, 어떤 일이 ‘유용’하고 ‘중요’한지 결정하는 것도 그들의 손에 달려 있다. ”월가를 점령하라“를 비롯하여 세계 정의 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해 온 행동파 지식인으로서 그는 자신의 문제의식을 경제, 정치, 사회문화의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전개해 나가며 일과 삶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틔워 준다.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직업일수록 정당한 보수를 받을 확률은 더 낮아진다!
이런 사회는 정의로운 사회인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감염병의 유행으로 인해, 우리는 모든 것이 멈추어도 절대 멈출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대면 업무를 피할 수 없는 보건 의료, 사회복지 종사자, 돌봄 노동자, 청소 및 경비 노동자, 배달업 종사자 등을 일컫는 ‘필수노동자’라는 말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비해 이들이 받는 대우는 여전히 수준 미달이며, 불쉿 직업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더욱 그렇다.

“우리 사회에는 어떤 직업이 다른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 확실할수록 정당한 보수를 받을 확률은 더 낮아진다는 일반 원칙이 있는 것 같다. 여기서도 객관적 척도는 찾기 힘들지만, 쉽게 알아내려면 다음과 같이 질문하면 된다. 그 직업 계급이 통째로 사라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간호사, 쓰레기 수거 요원, 정비공 같은 직종을 어떻게 생각하든지 간에 그들이 만약 한순간에 사라진다면 그 영향은 즉각적이고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다.” (본문에서)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짜 사회에 필수적인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드러난 것처럼, 그레이버는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가치체계를 점검하도록 주문한다. 타인을 이롭게 하는 노동일수록, 세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기회가 있는 일일수록 왜 보수는 더 적어지는가? 심지어 이러한 상황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믿는가? “현대 사회 대다수 사람들은 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개념을 별개로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저자는 노동, 다른 사람의 시간을 돈을 주고 산다는 것에 대한 관념의 변천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일이 갈수록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로 여겨지게 되는 역사적 증거와 연구를 추적한다. 노동의 과정에서 고통은 줄여야 할 부작용이 아니라 경제적 시민의 증표가 되었다. 창의성을 발휘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남을 기쁘게 함으로써 스스로 만족감을 가질 수 있는 종류의 일을 추구하면서도 안정적인 보수를 원하는 사람은 오히려 부도덕하다고 여기게 된 것이다.

●기본소득으로 이룰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한다
“특출난 학자이자 직접 행동하는 헌신적인 활동가” ─리베카 솔닛

경제적 관점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통찰을 통해, 그는 창의적인 보살핌 노동을 우리 문화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설파한다. 이 책에서 그는 특별히 보편적 기본소득을 그 방법으로 제시한다. 보편적 기본소득 운동이 궁극적으로 제안하는 것은 생계와 노동을 분리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노동의 가치 그리고 시간의 가치를 임금의 값으로만 환산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런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수 있다면, 비로소 인간의 자유란 무엇인지, 자유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뿌리 깊은 정신적 폭력이다. 내심으로는 자기 직업이 존재하지 말아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어떻게 노동의 존엄성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그런 상황에서 어찌 깊은 분노와 원망이 생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우리 사회의 특이한 속성 가운데 하나는 사회 지배층의 분노 조종 방법이다. 그들은 앞에서 의미 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분노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틀림없이 정조준되도록 방법을 궁리해 낸다.
(중략) 세상에 교사나 항만 노동자가 없어지면 금방 난관에 봉착할 것이고, SF 소설가나 스카 음악가가 없는 세상은 확실히 더 나쁜 세상일 것이다. 그런데 사모펀드 CEO나 광고 조사원, 보험 설계사, 텔레마케터, 집행관, 법률컨설턴트 등이 몽땅 사라진다 해서 앞의 경우와 비슷하게 세상이 나빠질지는 분명치 않다.(훨씬 더 나아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널리 알려진 몇 가지(의사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위의 법칙은 놀랄 만큼 잘 들어맞는다.
더 괴상한 건 세상이 이래야 한다는 게 일반적 견해가 된 것 같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우익 포퓰리즘이 가진 비밀의 힘 가운데 하나다. 타블로이드 언론에서 지하철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그들이 런던을 마비시킨다는 불만을 부추기는 것이 그런 사례다. 지하철 노동자들이 런던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그들의 일이 실제로 필수적임을 말해 준다. 그러나 바로 그 사실이 사람들을 화나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이 점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국 공화당은 소위 부풀려진 임금과 이권을 위한 투쟁을 벌이는 교사나 자동차 노동자들에게(실제로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학교 경영자들이나 자동차 회사 경영진이 아니라) 원망을 불러일으키는 데서 큰 성공을 거두어 왔다. 마치 그들에게 “당신들은 아이들을 가르치잖아! 아니면 자동차를 만들잖아! 진짜 일을 하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들은 중산층의 연금과 의료보험도 기대할 수 있잖아!”라는 비난을 던지는 것 같다.“ (서문에서)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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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그레이버

인류학자. 1961년 뉴욕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뉴욕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시카고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을 쓰며 마다가스카르에서 인류학 현장 연구를 했다. 2005년까지 예일대학교에서 가르쳤으나, 그의 대담한 사회 비판과 실천적 행동에 불만을 가진 학교 측으로부터 해고당했다. 인류학계와 학생들을 비롯해 전 세계 각계각층 4500여 명이 그를 지지하는 탄원서에 서명했으나, 재임용되지 않았다.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2013년부터 런던정경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했다. 인류학적 근거를 통해 수천 년간 구성되어 온 사회 구조를 드러내고, 현대의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병폐를 비판하고, 바로 우리가 다르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는 데 앞장섰다. ‘월가를 점령하라’를 비롯한 세계 정의 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했다. 안타깝게도 2020년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전 세계에서 추모가 이어졌고, 리베카 솔닛은 “특출난 학자이자 직접 행동하는 헌신적인 활동가”라고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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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화

서울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꼭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에서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하여 나온 책이 『음식의 언어』, 『문구의 모험』,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짓기와 거주하기』, 『증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회고』, 『세기말 빈』,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등 여러 권이다. 같은 생각을 가진 번역자들과 함께 번역기획 모임 ‘사이에’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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