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우울

원제 Le Spleen de Paris

보들레르 | 옮김 윤영애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8년 1월 11일 | ISBN 978-89-374-6168-2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340쪽 | 가격 9,000원

책소개

프랑스 현대 시의 아버지 보들레르의 독창적인 시 세계를 보여 주는 산문시집영혼의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파리의 서글픈 삶 <B이제 취할 시간이다! ‘시간’의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취해라!술이든, 시든, 덕이든 무엇이든, 당신 마음대로. ―보들레르 ▶ 하나의 진정한 문학적 사건! ―테오도르 방빌▶ 보들레르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려 했다. ―미셸 푸코▶ 보들레르보다 위대하고 재능이 풍부한 시인은 있을지 모르지만, 그보다 중요한 시인은 없다. ―폴 발레리『악의 꽃』과 함께 보들레르의 독창적인 시 세계를 보여 주는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파리의 고독한 산책자 보들레르는, 파리의 거리를 헤매는 모든 서글픈 암시들을 서정적 산문으로 그려 냈다. 속삭이듯 파고드는 50편의 산문시들은 꿈의 영역으로 한층 한층 이끌고 가는 층계를 밟게 하는 대신 우리를 일종의 마술 미로 속에 집어넣고 그 속에서 길을 찾아 헤매게 한다.

편집자 리뷰

『파리의 우울』, 하나의 진정한 문학적 사건!1862년 《프레스》지에 『파리의 우울』의 주요 작품들이 처음 선보였을 때, 테오도르 방빌은 “하나의 진정한 문학적 사건!”이라고 외쳤다. 줄거리가 없는 이 작품을 산문으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 작품을 단순히 시로 간주해 버릴 수도 없다. 보들레르는 스스로 이 작품을 “리듬과 각운이 없으면서도 충분히 음악적이며, 영혼의 서정적 움직임과 상념의 물결침과 의식의 경련에 걸맞을 만큼 충분히 유연하면서 동시에 거친 시적 산문.”이라고 정의했다. 그가 개척한 이 새로운 형식은 베를렌, 랭보, 로트레아몽, 말라르메 등 근대 상징파 시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앙드레 브르통이 말했듯이, 보들레르는 이 작품을 통해 문학 장르에 새로운 길을 터놓은 것이다. 『악의 꽃』과 쌍벽을 이루는 이 작품은 『악의 꽃』과 닮은 듯 다르다. 사용된 어휘, 분위기, 테마 등은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구조와 의도로 이루어졌다. 보들레르는 『파리의 우울』을 일컬어 보다 많은 자유와 디테일, 영혼의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움을 얻은 \’악의 꽃\’이라고 말한다. 결국 『파리의 우울』은 독특한 시적 진술에 의해 고유한 본질을 부여받는 시의 꿈, 그 탄생인 것이다. 영혼의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파리의 서글픈 삶보들레르는 헌사에서 “이와 같은 집요한 이상이 태어난 것은 특히 대도시들을 자주 드나들며 무수한 관계에 부딪히면서요.”라고 『파리의 우울』이 태어난 동기를 밝히고 있다. 대도시, 특히 파리에 대한 이와 같은 집착은 보들레르 시와 미학의 기본 테마 중 하나다. “신경질적인 기질에, 현대성에의 기호, 인공적인 것에 대한 신앙, 댄디즘, 대중에의 정열, 인격을 히스테리 증세로 감싸는 듯한 에로티시즘” 등 보들레르는 진정 파리의 시인이 되도록 운명 지어진 것 같다. 그에게 파리는 시이자, 꿈이자, 사랑이자, 삶 그 자체였다. 공원에는 좌절된 야심, 불행한 발명가들, 이루지 못하고 만 영화, 상처 난 마음, 그리고 파란만장하고 폐쇄된 넋이 주로 찾아드는 산책로가 있다. 이들 내부에는 아직도 격동의 마지막 탄식이 노호하며, 그들은 방탕한 자들과 한가로운 자들의 오만불손한 시선에서 멀리 물러나 있다. 이 후미진 은신처는 인생의 불구자들의 집합소다.(본문 82쪽)이처럼 보들레르가 노래하는 것은 도시 변두리 지역이나 공원의 오솔길, 외로운 구석, 고독한 방 등 외딴곳이나 은밀한 장소이다. 그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파리가 아니라 시 전체에서 조용하고 은밀하게 살아 있는 파리의 영혼과 파리의 뒤안길을 노래한다. 때로는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때로는 비탄에 잠긴 시선으로, 서민의 삶을, 그들의 애환을 관찰한다. 현대의 단조로운 비극이 숨 쉬는 파리의 구석에서 시인의 마음은 서글픈 몽상에 사로잡힌다. 『파리의 우울』의 작가 보들레르, 그는 진정 파리의 시인이며, 파리의 고독한 산책자이다.보들레르, 진정한 자유인‘2월 혁명’에 가담했던 혁명가, 에드거 앨런 포를 프랑스에 소개한 번역가, 문학 비평서 『낭만파 예술』, 미술 비평서 『심미적 호기심』 등을 통해 시대를 앞서는 혜안과 독창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비평가, 『라 팡파를로』를 쓴 소설가. 이는 모두 보들레르의 이름이다. 언제나 어느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 진정한 자유인이었다. 타락과 악덕의 화신으로 불리는 보들레르를 말할 때 술, 마약, 여자를 빼놓을 수 없다. 파리 법과 대학 재학 중 문학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자, 의붓아버지는 그를 인도로 보냈다. 이 항해와 모리스 섬에서의 경험은 그의 상상력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해 주었으며, 이때 얻은 동양의 신비주의에 대한 동경은 그의 시에 독특한 성격을 부여하였다.보들레르에게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안겨 준 “검은 비너스” 잔 뒤발, “하얀 비너스” 아폴로니 사바티에, “초록 빛 눈의 비너스” 마리 도브룅. 그녀들 또한 그의 영원한 뮤즈였다. 그녀들은 그의 시에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으며, 이 시들은 프랑스어로 된 성애시(性愛詩)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에 속한다. 보들레르는 늘 무언가에 취해 있었다. 자신의 온 존재를 던져 그 속에 흠뻑 빠졌다. 그러한 열정으로 그는 병고와 빈곤 속에서도 『파리의 우울』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마지막 쓰러지기 직전까지 여전히 이 시를 다듬고 있었다. 대중이 모이는 공원, 도시의 다락방, 일터와 전신주 등 도시의 정경이 시의 배경을 이루고 가여운 노파들, 거리의 소녀들, 노름꾼, 넝마주이 등이 등장하는 『파리의 우울』은 도시의 서글픈 삶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그가 추구하는 미학의 훌륭한 본보기다. “이제 취할 시간이다!”라는 보들레르의 외침처럼, 이제 『파리의 우울』에 취할 시간이다.

작가 소개

보들레르

보들레르
‘현대 시의 시조’라 불리는 보들레르는 182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명문 중학교에 기숙생으로 다니던 중 품행 문제로 퇴학을 당했고, 파리 법과 대학에 다니며 문학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술, 마약, 여자에 탐닉하며 방탕한 생활을 했다. 성년이 된 후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 댄디 생활을 즐기다가 엄청난 빚더미에 앉아 결국 금치산 선고를 받았다. 1849년에 미술 비평 「1845년 미술전」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문학 비평, 에세이 등을 발표했다. 1857년 시집 『악의 꽃』을 출간했으나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벌금과 시 6편 삭제라는 판결을 받았다. 『악의 꽃』과 함께 그의 독창적인 시 세계를 보여주는 소산문시집 『파리의 우울』은 도시의 서글픈 삶에서 발견한 우울의 상징을 날카롭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그가 추구하는 미학의 훌륭한 본보기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중편 소설 『라 팡파를로』, 에세이 『내면 일기』, 『인공 낙원』 등이 있으며,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프랑스에 소개한 번역가로도 유명하다. 1866년부터 실어증과 마비 증세를 보이다가 1867년 8월 눈을 감았다.

윤영애 옮김

서울대 문리대와 동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에서 『보들레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상명대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파리의 시인, 보들레르』 등이 있으며, 『화가와 시인』, 『파리의 우울』, 『시와 깊이』, 『상징주의 문학』, 『보헤미아의 작은 성들』 등의 역서가 있다.

독자 리뷰(3)

독자 평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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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우울하다 우울해

밑줄 친 문장

ㄴㅋㅌㅊ


흡족한 마음으로 나는 산에 올랐다,
그곳에선 도시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병원도, 창가도, 연옥도, 지옥도, 도형장도.

그곳에선 온갖 기상천외한 일들이 꽃처럼 피어난다.
오, 내 고뇌의 수호자 사탄이여, 그대는 안다,
내가 거기서 헛된 눈물이나 흘리러 간 게 아니란 걸.

그보다는 늙은 창녀에 취한 늙은 호색한처럼,
그 지독한 매력이 나를 끊임없이 젋게 해주는
이 거대한 갈보에 취하고 싶다.

그대가 감기에 걸려, 아직 무겁고 우울하게
아침 잠자리 속에 있건, 또는 섬세한 금줄 장식의
저녁의 장막 속에서 으스대고 있건,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오, 더러운 수도여!
창녀들, 그리고 강도들, 그대들은 내게 그처럼 자주 가져다준다,
무지한 속물들은 알지 못하는 갖가지 쾌락을.
보들레르으ㅔ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때때로 여러분은 외딴 벤치에 홀로 있는 미망인…
heostein 20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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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을 2018.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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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준 201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