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도마뱀

윤순례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7년 7월 10일 | ISBN 978-89-374-8128-4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35x205 · 328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사랑은 환상이었다……추억만 남은 생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이들의지독하게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아주 특별한 저녁 밥상』으로 2005년 제29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윤순례의 첫 번째 소설집 『붉은 도마뱀』이 출간되었다. 1996년 《문예중앙》등단작 「여덟 색깔 무지개」를 비롯하여 「상사화」,「길고 검은 강」 등 중편 셋과 단편「붉은 도마뱀」,「눈의 침묵」,「겨울 나들이」등 총 여섯 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글이 쓰인 시기도 등장인물도 작품 배경도 모두 다르지만, 연작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소설집은 ‘사랑은 환상임을 이미 깨달아 버린 사람들이 추억만 남은 생을 부여잡고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독하게도 아름답고 슬프게 묘사한’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개인과 개인’, 혹은 ‘개인과 사회’라는 관계에서 파생된 진솔한 이야기와 깊이 있는 심리 묘사 그리고 서사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전작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새로운 여성 소설가’로 부상한 윤순례는, 이번 작품집을 통해 우리 소설이 가 닿지 못한 또 다른 여성성의 세계를 펼쳐 보이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편집자 리뷰

■ 상처를 추억처럼 간직한 사람들, 담담한 눈빛으로 세상을 응시하다
자신의 아이를 가진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로 떠나자 베트남에 가서 신부를 찾는 남자(「붉은 도마뱀」), 바람난 아내 때문에 다친 마음을 치유하러 온 남자와 반신불수가 된 남편을 10년간이나 뒷바라지하던 여자(「상사화」),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린 남편 대신 중풍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는 여자(「눈의 침묵」), 객사한 아버지에 대한 연민을 품고 살아가는 여자(「길고 검은 강」), 가정 있는 남자를 사랑한 죗값으로 전처의 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뺏기고 홀로 남은 어머니를 시골로 떠나보내는 딸(「겨울 나들이」), 알코올중독자 애인을 둔 여자(「여덟 색깔 무지개」)……. 『붉은 도마뱀』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타인에게 쉽사리 드러낼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지녔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 어디에서도 도를 넘는 슬픔이나 고통, 혹은 자기 연민에 빠져 허덕이는 기색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이들은 “빨고 또 빨아도 너덜너덜한 걸레 같다고 투덜댔던 삶들이 행복”이었다고, “생이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낳은 부채를 갚아 가며 사는 것”이라며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인다. 문학평론가 김윤식이 말했듯 윤순례는, “부부 혹은 고부 관계의 아름다움을 맛보기도 전에 겪어야 했던 괴로움에 일방적으로 노출되지만 괴로움과 분노, 그 중간 지점에 감정의 무게를 실어 놓”는 작가다.
■ ‘적나라하고도 진지한 삶의 모색’, 진솔함이 빚어내는 아름다움
윤순례 소설에서는 한결같이 “집안에 든든한 돛대처럼 아내만 있어 준다면 못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남자와 “한 남자의 아내가 된다는 것에 대해 아기자기한 꿈을 꾸”는 여자가 등장해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는 일념”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윤순례의 소설은 ‘개인’, 혹은 ‘남녀 관계’를 넘어서 ‘개인과 사회’, ‘개인과 제도’, 그리고 ‘개인과 윤리’의 관계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평범한 연애 소설의 한계를 허문다. 특히 「붉은 도마뱀」은 2007년 7월 6일 《한겨레》신문 「꽃가마 타고 온 한국 땅에서 “난 씨받이로 이용당했다”」라는 제호의 기사에서도 다룬, 베트남 신부와의 국제결혼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단순히 국제결혼에 따라야 할 의무나 윤리를 다루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윤순례는 베트남까지 가서 신부감을 찾을 수밖에 없는, 그럼에도 결국 여자를 한국으로 데려올 수 없는 주인공 남자의 심리를 집중적으로 묘사하며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낙오자처럼 살아가는 한 개인의 추레한 삶을 뿌리까지 끄집어낸다. 소설가 이문구가 “작품 전편에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소설의 허구성은 적나라하고도 진지한 삶의 모색에서 스스로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지구력을 더해 간다.”고 평한 것처럼 윤순례의 소설은, 삶을 바라보는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이 지닌 성숙함과 진솔함으로 빛난다.  

■ 추천의 글
윤순례 소설의 화자는 자신의 처지와 심정, 느낌, 그리고 자기 정당성과 각오를 말한다. 때로 조용히, 때로는 격정적으로, 또 때로는 자조적으로. 그 말하는 품이 조금도 부당하거나 과장된 것으로 보이지 않음은 작가 윤순례의 기량 덕분이다. -김윤식(문학평론가, 명지대학교 석좌교수) 윤순례의 소설에는, 여성 소설의 주요 내용으로 꼽히는 목록들, 예컨대 공허한 결혼과 가족 체험, 자유와 정열을 향한 충동, 내면적 자아의식의 심화 등에 딱 맞게 귀속되지 않는 간극이 있다. 특히 1990년대 여성 소설들에 주로 나타났던, 사랑의 관점에서 결혼을 조롱하고 배격하거나 도덕과 길항하는 불륜의 사랑을 예찬하는 취향들과 비교하면 윤순례의 소설은 분명 조금은 예외적이다. 그는 도덕적 금기를 밀고 나가는 퇴폐적 정열이나 미학적 금기를 파헤치는 해체적 수사 등에 접근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개인에게 닥친 상황과 상황을 받아들이는 개별적 사연들을 소설적 드라마로 엮기에 자재로운 언변을 발휘한다. 그것에 의해 형태를 드러내는 것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진취적이지 않은 현대의 한국인들이 누리는 일상의 누추함과 마음에 품은 사랑의 미망 그리고 도덕적 정형과 같은 것들이다. 윤순례의 소설에서 내밀한 개인의 체험을 일반적 현실의 구조로 전환하는 장치가 바로 이 활달한 능변에 있다. -백지은(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중에서)
■ 수록 작품

1. 붉은 도마뱀(《세계의문학》 2006년 겨울호, 단편) 무능력한 ‘나’를 두고 아내는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 ‘나’의 아이를 밴 채였다. 홀로 남은 ‘나’는 따뜻한 가정을 꿈꾸며 신부를 찾기 위해 베트남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어린 처녀 ‘홍호아’와 첫날밤을 보낸 ‘나’는 먼저 한국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차마 그녀를 데리고 올 수 없다. 한국에서의 풍족하고 행복한 삶을 기대하는 홍호아에게 자신의 비루한 삶을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이다.2. 상사화(《문예중앙》 2004년 겨울호, 중편)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집을 떠나 절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남편을 10년간 병수발하다가 기도를 하러 온 젊은 여인을 만난다. 남자는 여자에게 욕정을 느끼지만 여자는 그에게 냉정하기만 하다. 결국 남자는, 잘못을 빌며 돌아온 아내를 받아들이고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며칠 후 여자를 잊지 못해 절을 찾아가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따라나선다.3. 눈의 침묵(《문학사상》 2004년 8월호, 단편) 남편이 다른 여자 때문에 집을 떠나자 ‘나’는 홀로 중풍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신다. 결혼중매회사에서 조건 나쁜 남자를 만나 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는 시간을 잊기 위해 인형에 눈을 붙이는 일을 하며 지난한 삶을 이어 간다. 회사의 부도를 막기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는 남편이 다른 여자와 나란히 행복한 모습으로 길을 걷는 모습을 본 그녀는 결국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다. 4. 길고 검은 강(《라쁠륨》 1999년 가을호, 중편) 무능력한 아버지는 기가 센 어머니 때문에 밖으로만 돌다가 객사한다. 어머니는 주워 온 절름발이 개를 ‘남편’의 환생으로 여기며 잘 돌봐 주다가도 욕을 하며 때리기 일쑤다. ‘나’는 어머니의 반대로 사랑하던 남자와 헤어지고 의무적인 맞선을 보며 지낸다. 오랫동안 아버지에 대한 연민을 품고 살아온 ‘나’는 결국 개를 내다 버림으로써 어머니로부터 ‘개(아버지)’를 자유롭게 해 주려고 한다. 하지만 개는 집으로 돌아오고 ‘나’는 꿈속에서 누렁이가 ‘길고 검은 강’을 절룩거리며 건너는 모습을 본다. 5. 겨울 나들이(《문예중앙》 1999년 봄호, 단편) 이미 결혼을 해서 아내와 아들을 두었던 아버지는 이혼을 하고 ‘나’의 어머니와 결혼했다. 어머니는 가정 있는 남자를 뺏은 죄를 값기 위해 전처의 아들에게 재산을 떼 준다. 하지만 아버지가 병으로 죽자 ‘나’는 어머니를 모시게 된다. 전처의 아들이 어머니가 살던 집까지 빼앗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의 사업이 망하자 ‘나’는 어머니를 외삼촌의 집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 평생 남자의 품속에서 사는 것만이 행복이라고 여겼던 어머니는 ‘나’와 함께 추운 겨울 나들이를 떠난다.6. 여덟 색깔 무지개(《문예중앙》 1996년 겨울호, 중편, 등단작) ‘나’의 애인은 회사 동료였다. 집안의 지나친 기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그는 술을 마시며 세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위안으로 삼는다. 결국 회사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쫓겨나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나’는 그런 애인을 뒷바라지하다가 결국 이별을 결심한다.
 
■ 윤순례 1967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추계예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여덟 색깔 무지개」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장편소설 『아주 특별한 저녁 밥상』이 있다. 2003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소설 부문 신진예술가상, 2005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목차

붉은 도마뱀 상사화 눈의 침묵 길고 검은 강 겨울 나들이 여덟 색깔 무지개
작가의 말 작품 해설

작가 소개

윤순례

1967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추계예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여덟 색깔 무지개」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장편소설 『아주 특별한 저녁 밥상』이 있다. 2003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소설 부문 신진예술가상, 2005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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