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인도 통치 정책

조길태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4년 9월 15일 | ISBN 978-89-374-5435-6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348쪽 | 가격 20,000원

책소개

인도사 연구 30년 외길을 걸어온 원로 역사학자 조길태 교수(아주대)가 제국주의 식민 통치의 전형이라 할 영국의 인도 지배사를 고찰했다. 어느 한쪽으로도 편향되지 않은 객관적이고 엄정한 역사 서술의 모범을 보여 주는 이 책은 영국과 인도 양국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과 그 결과를 살핌으로써, 마찬가지로 제국주의 열강의 지배 아래 닮은꼴의 비극적 경험을 겪은 우리 자신의 역사를 돌이켜보게 한다.

편집자 리뷰

■ 대영제국이라는 왕관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보석, 인도영국은 인도를 어떻게 다스렸는가?
근대 세계사의 전개 과정에서 볼 수 있는 하나의 뚜렷한 양상은 제국주의와 이에 대한 저항이 빚어낸 갈등이었다. 대표적인 제국주의 국가로서 대영제국이 누렸던 영광은 식민지 인도를 떠나서는 생각하기 어렵다. 인도는 영국이 유럽 열강과의 경쟁에서 패권을 차지하고 산업 발전을 이룩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영국의 자본주의적 제국주의는 인도 착취를 밑바탕으로 성립될 수 있었다. 영국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는 거대한 제국주의적 구도 속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보이면서도 때로는 억압 정책을 때로는 회유 정책을 펴며 치밀하게 인도를 다스려 나갔고, 인도 또한 지배자에 대한 협력과 저항을 교차해 가며 독립의 길로 매진했다. 이 책은 영국과 인도 양국의 관계를 단순히 ‘지배하는 제국주의’와 ‘저항하는 식민지’라는 이분법으로 파악함으로써 제국주의의 작동 기제를 단순화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고, 복합적 상호 작용으로 설명함으로써 서로에게 미친 영향과 그 결과를 살펴 나간다. 한편에서는 수억의 인도인에게 질서를 부여하고 성공적인 선정을 베풀어 인도와 영국 두 나라에 불멸의 표지를 남긴 것으로, 또 다른 한편에서는 군사력을 동반한 동인도회사의 비인도적이고 가혹한 상업적 요구가 인간을 지배하는 하나의 새로운 통치 형태를 창조했다고 평가받는 영국의 인도 통치. 저자는 그 200년의 복잡다단한 역사를 날카롭고도 묵직한 역사가의 혜안으로 공시대적으로 포착하고 통시대적으로 고찰한다. ■ [제국은 잠들어도] 제국주의는 잠들지 않는다
오늘날 이 땅에서 인도는 지리적으로는 중국보다 멀고 이념적으로는 서양보다 먼, 추상적인 지명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인도는 막연하고 신비로운 동경의 대상이자 이국 취향의 관광 명소이며 요가의 본고장이다. 사람들은 인도의 문화와 종교에 여전히 관심이 있지만, 그 역사와 현실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 30년 이상 인도의 역사 연구에 천착해 왔으며 이미 방대한 분량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인도사 및 인도인 연구서인 『인도사』(민음사)를 펴낸 바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영국이 실질적으로 인도의 주권을 손에 쥐고 흔들었던 200년간의 역사에 집중한다. 그러나 이 책이 여느 제국주의 연구서와 궤를 달리하는 지점은 ‘왜’ 영국이 인도를 지배했는가가 아닌 ‘어떻게’에 초점을 맞추고, 일어났을 법한 일이 아닌 실제로 일어난 일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제국주의의 작동 기제와 그 결과를 이론적으로 파헤치고 분석하기보다는, 실제로 제국주의가 어떤 외양을 취하고 어떤 식으로 현실에서 기능하는가를, 그 실제적 적용 방식을 탐구하는 데 모든 페이지를 소요한다. 이 책은 연대기적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 부임해 오는 총독의 개성과 영국 내에서의 집권 세력의 변화 그리고 인도인들의 민주주의 의식 발전 등에 따라 영국의 통치 정책이 변화해 가는 양상이 각 장별로 짜임새 있게 구체적으로 서술된다. 전반부에 해당하는 1장과 2장에서는 먼저 영국 동인도회사가 인도의 벵골 지방을 장악한 후 무차별적인 수탈을 자행했던 실상을 살펴본 후, 총독 정치가 확립되어 가는 과정을 고찰하고 있다. 약 200년에 걸친 영국의 인도 지배를 “법의 지배에 입각한 평화와 질서가 보장되었던 통치”라고 제아무리 찬양하는 사람이라도 초기 10여 년 동안 벵골 지방에서 저질러진 무자비한 수탈에 대해서는 “유일하게 오점을 남긴 시대”로 인정하게 마련이다. 벵골 지방에 대한 대대적인 수탈 행위로 동인도회사 직원들은 영국에서 새로운 ‘벼락부자’ 집단으로 성장해 갔지만 동인도회사 자체의 이익은 크게 감소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와 같은 동인도회사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영국의 정부와 의회가 개입한 것이 총독 정치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또한 총독 정치의 확립 과정에서 원주민에게 가했던 억압 조치의 실상을 살핀다(2장).3장에서는 인도인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기도 했던 세제(稅制) 개혁이 추진된 과정을 고찰한다. 이어서 4장에서는 영국의 복음주의와 공리주의의 영향을 받아 영어교육이 인도에 도입되었지만, 영국 정부의 진정한 의도는 인도 국민의 문맹 퇴치나 지적 수준의 향상이 아니라 인도 통치라는 원대한 제국주의적 이상의 실현이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인도 국민으로부터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왔던 자유민주주의적 개혁을 살펴본다(5장, 6장). 특히 지방자치제의 도입은 영국의 인도 통치에 있어서 가장 훌륭한 민주적 정책으로 평가받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인도가 가난한 나라이면서도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정치 국가’로서 모범을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저자는 인도에 지방자치제를 도입한 업적을 긍정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영국의 진정한 의도가 어디에 있었는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지방자치제의 도입과 인도국민회의의 창설을 영국 제국주의 정책의 원대한 이상과도 결부시켜 구명한다(7장). ■ 왜 지금 제국주의인가, 혹은 이 땅에서 이역만리의 역사를 생각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 책에서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중립적 입장을 벗어나지 않는 신중한 접근을 견지한다. 영국이 인도에 가한 부당한 차별과 착취를 말할 때면 영국의 제국주의 지배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교육 및 행정 부문 등에서 리펀 총독의 자유주의적 개혁이 가져온 성과를 이야기한다. 어찌 보면 신중하고 어찌 보면 위험스러운 줄타기 같건만 저자는 좀처럼 줄에서 미끄러지지 않는다. 식민 담론의 함정에 빠지는 일 없이, 본격적으로 섭알턴(Sub-Altern) 그룹의 연구나 민족주의 사학자들의 입장을 두둔하지도 않고, 가부의 판단과 새로운 문제제기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는다. 왜 지금 제국주의인가, 혹은 이 땅에서 이역만리의 역사를 생각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것은 어쩌면 지극히 뻔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질문이다. 이 책은 영국의 인도 수탈로 시작해서 인도국민회의의 창설로 끝이 난다. 저자는 오늘날 인도에 견실한 민주정치가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기반으로 영국의 자치 교육을 들면서도 좀처럼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의 인도 경제를 소홀히 보아 넘기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 평가는 엇갈리겠지만 독립 후 55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우리나라는 ‘탈식민’해 있지 못하고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금세기에도 중심부의 담론과 의식 체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우리 입장에서 볼 때 200년 이상 식민 지배를 겪은 인도의 사정은 여러 모로 비교 연구의 대상이다. 『영국의 인도 통치 정책』은 무엇 하나도 쉽게 말하거나 단정 짓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두터운 해석과 이론의 분장을 벗은 제국주의의 ‘날’ 얼굴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어느 연구서만큼이나 많은 생각을 독자에게 털어놓는다. 이 책은 허상으로서의 인도에만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재미가 없을 것이고, 요가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아예 펴볼 생각도 들지 않겠지만, 오늘날의 인도 사회와 인도인을 알고 우리 자신의 역사와 처한 현실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려는 사람에게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며, 나아가 영국과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을 비교하고 인도와 한국의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데 작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조길태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인도 델리 대학교 대학원에 유학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냈다.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원과 강원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아주대학교 사학 전공 교수이자 인문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인도사』,『인도 민족주의 운동사』,『인도의 오늘』,『개관동양사』,『세계문화사』 등이 있다.

목차

1장. 연국의 인도 스탈 정책 2장. 워런 헤이스팅스와 총독 3장. 콘월리스 총독과 제도의 개혁 4장. 영어교육의 도입과 그 이상 5장. 리펀 총독의 자유주의적 개혁 6장. 리펀 총독과 일버트 법안 파동 7장. 지방자치제의 도입과 인도국민회의의 성립

작가 소개

조길태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인도 델리대학교 대학원에 유학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냈다.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원과 강원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거쳐 아주대학교 사학 전공 교수로서 인문대학장을 역임했다. 현재 아주대학교 명예교수로서 아주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인도사』, 『인도 민족주의 운동사』, 『영국의 인도 통치정책』, 『인도와 파키스탄 —그 대립의 역사』, 『세계문화사』(공저), 『개관 동양사』(공저), 『인도의 오늘』(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서양 문명의 제 문제』(공역), 『서양사 신론』(공역), 『봉건제도에서 자본주의로의 전환』(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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