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생기는 기분

이수희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0년 6월 19일 | ISBN 978-89-374-9139-9

패키지 변형판 128x180 · 264쪽 | 가격 14,000원

분야 한국 문학

책소개

카카오 브런치,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가장 깊은 사랑부터 가장 못난 심술까지 나누었던

열 살 터울 자매의 씩씩한 성장기

 

“가족의 가장 어리고 의존적이던 두 구성원이 독립된 개인으로 서는 과정은 일상의 전투에 가깝다.”

—이다혜(《씨네 21》 기자, 작가)

 

“언니와 함께 단 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면, 나는 『동생이 생기는 기분』을 읽을 것이다. 언니도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임솔아(소설가, 시인)

편집자 리뷰

제7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인 이수희 작가의 『동생이 생기는 기분』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동생이 생기는 기분』은 열 살 터울의 자매가 함께 싸우고 사랑하며 성장한 시간의 흐름을 재치 있는 4컷 만화와 따뜻한 에세이로 담아낸 책이다. 이수희 작가는 4컷 만화 45컷 분량으로 응모했던 작품을 당선 이후 6개월 동안 4컷 만화 150여 컷, 에세이 12편으로 확대 집필했다. 4컷 만화로는 동생이 태어났을 때부터 시기별로 기억에 남는 생생한 순간들을 그려 냈고, 에세이로는 스물아홉 살이 된 작가가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담담히 기록했다. 가장 어린 가족 구성원 둘이 독립된 개인으로 서기까지의 씩씩한 성장기를 담은 이 책은 많은 독자에게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아릿한 감정을 일깨워 줄 것이다. 세심한 시선과 따뜻한 표현을 고루 갖춘, 빛나는 신인 작가의 탄생이다.

 

*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란?

『90년대생이 온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등 특급 베스트셀러 도서를 배출해 낸 출판 공모전. 작가들은 온라인 콘텐츠 연재 플랫폼 ‘브런치’를 통해 작품을 응모하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10개 출판사가 응모작들 중 각각 한 작품씩 대상작을 선정 및 출간한다. 2020년 제7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는 총 1863명의 작가가 2500여 작품을 응모했고 민음사는 이수희 작가의 「동생이 생기는 기분」을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계속되는 이야기

가족은 결말이 없는 이야기와 같다. 내가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시작되고, 죽는 날까지 끝나지 않는 이야기. 따라서 가족에 대해 말한다면 기승전결이 완벽한 구조보다는 함께 통과해 온 과정 속 기억할 만한 순간들을 세심하게 비추는 방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수희 작가는 잊기 쉬운 예전의 기억들을 모두 끄집어낸다. 동생과 첫눈을 함께 맞았던 날, 동생이 처음 목 가누기를 했던 날, 걸핏하면 빠지던 동생의 팔, 문방구 스티커를 넉넉히 사 주지 못해 미안했던 마음, 동생이 처음 바둑 학원에 갔던 날까지. 흩어져 있던 순간의 조각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낸 『동생이 생기는 기분』은 그래서 책을 덮은 뒤에도 계속될 것만 같다. 책 바깥에서 여전히 뚱한 얼굴로 서로를 생각하고 있을 수희와 수진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생의 마음에서 엄마의 마음까지

열 살 어린 동생 수진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수희에게는 자신보다 어리고 작은 시간을 헤아릴 수 있는 마음이 생긴다. 그 마음은 자연스레 위로도 커져서 수희는 곧 엄마의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게 된다. 수희는 사람들이 엄마에게 하는 말들이 이상해 보일 때가 많다. 우리 가족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왜 엄마에게 ‘동생을 늦게 가져서 수희가 외로웠겠다’고 말하는지, 엄마는 왜 수희를 외롭게 만든 ‘나쁜 엄마’가 되어야 하는지, 나의 매끈한 배와 달리 엄마의 배는 왜 울퉁불퉁한지, 유모차는 왜 유‘모’차인지, 수희는 궁금한 것이 많다. 수희의 깊고 넓게 뻗어나가는 연대의 시선으로부터 한 가족의 이야기는 비로소 보편적인 것이 된다.

 


 

■생생한 4컷 만화, 애틋한 에세이

신기하게도 동생과의 기억은 모든 것이 여전히 생생하다는 이수희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작업을 하면 할수록 ‘동생이 생기는 기분’이 아니라 “동생에게 반성하는 기분”이 되어 버리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과연 4컷 만화에는 통통 튀는 그림체와 어울리는 찰나의 순간들이 담겨 있는 반면, 만화 사이사이 삽입된 에세이에는 이제야 들여다볼 수 있게 된, 부끄럽고 미안한 감정들이 서술돼 있다. 만화의 경쾌한 흐름을 따라가며 고개를 끄덕이던 독자들은 에세이가 주는 여운에 오래 머무를 것이다. 작가가 동생 수진을 생각하며 한 권의 책을 완성했듯, 독자들 역시 책을 읽는 내내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와 함께 지나 온 수많은 순간들과 그 시간의 의미를 새로 깨닫게 될 것이다.

 

 


 

■ 본문에서

* 4컷 만화

3_실화 5_멀었어 6_새끼손톱

 

 

* 에세이

동생이 처음 목을 가눴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나는 침대 위에 누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날따라 투니버스가 재미없어 티브이도 꺼 두어 집 안이 적막했다. 배 위에 올려놓은 애기는 묵직하면서 따뜻했고 좋은 냄새가 났다. 커다란 물고구마 같았다. 얼마 전까지는 엄마 배 속에 있었는데 이제 내 배 위에 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니. 참 신기한, 애기라는 존재.

그 신기한 물고구마가 몸을 옴짝거리기 시작했다. 지난번에도 이러는 걸 몇 번 보았다. 목을 가누기 위해서 그런 거라고 했다. 아직 너무 작아서 가능할 것 같지 않았다. 그래도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할 수 있겠지? 생각한 그 순간, 동생의 조막만 한 머리가 거침없이 위로 쑤욱 올라갔다. 사람이 아니라 자라였나?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본문에서(「목 가누다」), 73쪽

 

이 책으로 받을 오해들이 가끔은 걱정된다. 무엇보다 내가 좋은 언니로 보이겠다는 점이 가장 불편하다. 제목만 보고 사이좋은 자매나 정다운 언니 동생 같은 걸 기대하고 바라볼 사람들이 벌써부터 부담스럽다. 우리는 그런 자매가 아니다. 내가 좋은 언니인 것은 더더욱 아니고. 동생도 나와 싸울 때 자주 하는 말이다.

“밖에서 사람들이 좋은 언니라고 하지? 언니는 절대 좋은 언니 아니야.”

이 말에 상처받는 동시에 수긍한다. 편부모 가정에 열 살 어린 동생이 있다는 정보만으로도 나는 어디에서나 괜찮은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런 기대와 다르게 나는 동생에게 무언가를 양보하거나 져 주는 다정하고 어른스러운 언니가 아니다.

―본문에서(「우리 통화하자」), 196쪽

 

정말 처음이었다. 동생의 기분을 상상하게 된 건. 그리고 어릴 때의 나와 동일시해 본 건. 몇 살 더 먹었다고 학창 시절의 섬세한 느낌들을 벌써 잊어버렸다니, 부끄러워졌다. 어릴 때의 나에게도 미안했다. 아이들의 기분을 무심하게 대하는 어른이 되지 말자고 다짐하곤 했는데.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방을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때 나는 방을 두 개나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중 하나를 동생의 침실로 내주기로 했다. 어차피 그 방은 잘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왜 그제야 그러기로 한 건지 미안했다.

―본문에서(「사춘기」), 229~230쪽

목차

1장 동생이 생기는 기분 7

2장 동생이 말하는 기분 105

3장 동생이 자라는 기분 181

 

작가의 말 254

추천의 말 259

작가 소개

이수희

1992년생. 외동으로 10년, 수진의 언니로 19년을 살았다.

그림 그리기, 독서, 넷플릭스 시청, 아르바이트로 꽉 찬 일상을 통해 이런저런 세상의 모습들을 이렇게 저렇게 관찰 중이다.

강아지 두부와 산책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독자 리뷰

독자 평점

4.6

북클럽회원 10명의 평가

한줄평

유쾌하게 읽기 좋은 책.

밑줄 친 문장

-언니 월급날 언제야? 나 뭐사지?
우리는 사이좋은 자매가 될 수 있었다. 그럴 수 있는 순간들이 함께 자라는 과정 곳곳에서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지났고 동생은 자랐다. 나의 사춘기가 끝났을 때 동생의 사춘기가 시작된 것처럼, 우리는 수학 시간 칠판에 그려진 평행선처럼 각자 끝없이 길게 자라고 있었다. 그래도 다시 그때처럼 전화벨이 울렸으면 좋겠다. 너의 이름을 확인한 나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을 것이다. 오늘 학교는 어땠냐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언니는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고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그리고 가끔은 우리만 아는 농담에 동시에 웃음을 터트리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 통화하자, 수진아. 언니가 이제는 잘할 수 있어.
어쩌면 가족이란 서로의 가여움을 눈치채며 살아가는 사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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