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도시들

원제 Le citta invisibili

이탈로 칼비노 | 옮김 이현경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7년 2월 25일 | ISBN 978-89-374-6138-5

패키지 변형판 132x225 · 228쪽 | 가격 9,000원

책소개

당신이 한번쯤 가봤음 직한 또는 가보길 그려봤음 직한 모든 도시, 선과 악,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는 도시에 대한 한 편의 시와 같은 소설 보르헤스,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 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 이탈로 칼비노 정원에 나이 든 쿠빌라이 칸과 젊은 마르코 폴로가 앉아 있다. 퇴락해 가는 제국 타타르의 황제와 베네치아의 여행자. 쿠빌라이 칸의 청에 따라 마르코 폴로는 자신이 여행했던 도시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가상의 대화는 마법과 같은 시간의 도시들을 눈앞으로 불러낸다. 집들이 있어야 할 곳에서 수직으로 뻗어 오르고 바닥이 있어야 할 곳에서 수평으로 뻗어나간 상수도 파이프들 말고는 그곳을 도시라고 볼 만한 그 무엇도 가지고 있지 않은 아르밀라, 거미줄 같은 도시 옥타비아와 다른 놀라운 도시들을 묘사할 때, 폴로는 모든 것을 마치 상상으로 만들어낸 것 같았다. 도시와 기억, 욕망, 죽음, 기호, 교환, 눈에 관한 이야기가 몽환적인 분위기로 이어지고, 그 이야기는 서서히 우리가 살았고 살고 있는 모든 도시의 모습을 드러낸다.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이탈로 칼비노의 후기 대표작으로, 그의 소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꼽힌다. 매우 섬세하면서도 종작없이 이곳저곳으로 뻗어나가는 이 스케치들은 도시를 심리적, 물질적, 감각적 상태로 그리며, 공간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관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책 한 권의 내용을 설명하기란 그 어떤 일보다도 더 어려운 일인 데다가, 그 책이 『보이지 않는 도시들』과 같은 믿기지 않는 예술적 창작물일 때에는 더더욱 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고어 비달(Gore Vidal, 소설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적 문장들 속에서 통찰과 환상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옵저버》▶ 미묘하고 아름다운 명상, ―《선데이 타임스》▶ 칼비노는 전후의 모든 이탈리아 작가들 가운데 가장 모험적인 인물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편집자 리뷰

■ 전후 이탈리아 문학의 가장 혁신적인 작가― 이탈로 칼비노의 후기 대표작, 그의 소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작품
이탈로 칼비노는 1947년 레지스탕스 경험을 토대로 한 네오리얼리즘 소설 『거미집 속의 오솔길』을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해, 초기에는 파시즘 치하에서 참여적이고 논쟁적인 작품들을 쓰다가, 『반쪼가리 자작』(1952), 『나무 위의 남작』(1957), 『존재하지 않는 기사』(1959)로 이루어진 『우리의 선조들』 3부작과 같은 환상과 알레고리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 그리고 이후 『우주 만화』(1965)와 같이 과학적인 환상성을 띤 작품을 발표하면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이번에 출간하는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이탈로 칼비노가 그의 작품 활동의 후기에 해당하는 1972년에 발표한 소설로, 절정에 달한 그 실험성에서 칼비노의 혁신적인 면모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펠트리넬리 상 수상작) 그 혁신성은 치밀하게 순환하는 작품의 구조와, 현실과 환상 및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며 이어지는 가상의 도시에 대한 묘사, 그리고 서사성에 연연하지 않으면서도 조각조각의 이야기들로 하나의 큰 그림을 그려내는 큰 스케일의 상상력, 언어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극복한 언어 그 자체에 대한 회의, 물리적 공간을 심리적으로 그릴 줄 아는 섬세함과 그 속에서 인간 본성의 문제를 끌어낼 수 있는 통찰력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소설’이라고 칭하기에 마땅한 내러티브도, 문제적 인간도 가지고 있지 않은, 그러나 또한 소설임에는 분명한 높은 경지의 예술적 창작물로 세상에 나왔다. ■ 치밀하게 순환하는 구조, 현실과 환상 및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시― 소설을 넘어선 예술적 창작물. 문학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다
베네치아의 젊은 여행자 마르코 폴로와 황혼기에 접어든 타타르 제국의 황제 쿠빌라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물론 그것은 가상의 대화들이다. 한 페이지 또는 기껏해야 네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짤막한 대화들은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묘사한다. 이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현실의 도시가 아닌 환상적인 가상의 도시들로, 모두 55개의 도시들이 등장한다. 전체 9개의 부 앞뒤에는 마르코 폴로와 쿠빌라이의 대화를 실어 해당하는 부에서 이어질 도시 묘사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각 10개의 도시를 묘사하는 제1부와 제9부를 제외하고는 제2부부터 8부까지 각각 5개의 도시를 그리고 있다. 그 55개의 도시들은 ‘도시와 기억’, ‘도시와 욕망’, ‘도시와 교환’, ‘도시와 기호’, ‘도시와 이름’, ‘도시와 눈’, ‘도시와 하늘’, ‘도시와 죽은 자들’, ‘섬세한 도시’, ‘지속되는 도시’, ‘숨겨진 도시’라는 11개의 카테고리로 각각 5개씩 묶여 각 부에 고르게 나뉘어 엮여 있다. 기하학적이고 유기적인 구조 속에 마치 벌집 속의 방 하나하나처럼 들어가 있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그 방 하나로 온전한 하나의 도시이면서도 또한 그 하나하나가 모여서 벌집이라는 또 다른 거대한 도시를 구성한다. 벌집의 방들이 그러하듯, 이 도시들은 하나같이 서로 닮아 있으면서도 동시에 서로 너무나 다르다. 닮은 듯 다른 형태로 반복되는 이러한 변주들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도시가 취할 수 있는 무수한 형태들 중 55가지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같은 주제가 반복되면서 어떻게 발전적으로 변주되고 있는가를 살피는 것은 이 책을 읽는 하나의 묘미일 것이다. 이렇게 이 소설은 도시라는 공간이 지닐 수 있는 형태, 그리고 의미를 55개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있다. 즉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 어떤 인간도 아닌 도시 그 자체인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마치 도시 하나하나를 설계하고 건설해 나가듯 치밀하게 짜여 있고,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이며 우리가 앞으로 살 도시의 모습을 구현한 예술적 창작물이다. – 수놓은 머리띠는 우아함을, 금도금한 가마는 권력을, 이븐 루슈드의 책들은 학식을, 발찌는 관능을 뜻합니다. 책장을 넘기듯 시선이 거리를 훑고 지나갑니다. 도시는 폐하께서 생각해야 할 모든 것을 말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되풀이하게 합니다. (도시와 기호들 1)- 가끔 서로 다른 도시들이 연이어 같은 땅 위에, 같은 이름을 가지고 존재하며, 그런 도시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 채, 의사소통 역시 하지 못한 채 태어나고 또 죽어간다는 말을 그들에게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도시와 기억 5)- 잿빛 돌의 도시 페도라의 한가운데에는 금속 건물이 있고 그 건물의 방들에는 유리로 된 공이 하나씩 있습니다. 각각의 유리 공 안을 들여다보면 파란색 도시가 보이는데, 그것은 또 다른 페도라의 모형입니다. 도시가 이런저런 이유로 오늘날 우리가 보는 모습으로 되지 않았더라면 취하게 되었을 형태들입니다. (도시와 욕망 4)- 행복한 도시와 불행한 도시, 그런 식으로 도시들을 둘로 나누기보다는, 여러 해가 흐르고 변화를 거듭해도 욕망에 자신들의 형태를 부여하기를 계속하는 도시와, 욕망에 지워져버리거나 욕망을 지워버리는 도시, 이렇게 두 종류로 나누는 편이 더 의미가 있습니다. (섬세한 도시들 2)- 에루트로피아가 수도인 지방에 들어간 여행자는 하나가 아니라 많은 도시들을 보게 됩니다. 에우트로피아는 하나의 도시가 아니라 이 도시들 모두입니다. 에우트로피아 주민들이 주체할 수 없이 피로를 느껴 모두들 자기 직업이나 친지, 집과 거리, 의무, 인사해야 할 사람, 혹은 인사를 해오는 사람 전부를 참을 수 없는 날이 찾아옵니다. 그러면 시민들은 모두 새로운 도시로, 텅 빈 상태로 그들을 기다리는 옆 도시로 옮겨 가기로 결정합니다. 그 도시에서 그들은 각자 새 직업을 구하고 다른 아내를 얻으며, 열린 창문으로 다른 풍경을 보게 됩니다. (도시와 교환 3)- 레오니아 시는 매일 스스로를 새롭게 바꿔갑니다. 아침마다 주민들은 깨끗한 시트에서 눈을 뜨며 포장지를 금방 벗긴 비누로 세수를 하고 새 가운을 입고 최신형 냉장고에서 아직 뚜껑을 따지 않은 캔들을 꺼내며 최신 모델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최근 소식을 듣습니다. 레오니아의 풍요로움은 매일 생산되고 판매되고 구매되는 것보다, 매일 새로운 것들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버려지는 물건들로 측정될 수 있습니다. (지속되는 도시들 1)■ 서사성을 전복하는 큰 스케일의 상상력― 도시에 관한 소설, 인간 종의 역사를 보여주다
이탈로 칼비노는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아름답고 환상으로 가득 찬, 그리고 섬세하기 이를 데 없는 ‘시’를 써내고 있다. 너무나 풍부하면서도 시적인 단편단편들이 모인 이 소설에서는 서사성을 찾아볼 수가 없다. 각각의 도시들은 기억과 욕망, 기호, 이름, 죽음 들이 켜켜이 쌓여 이룬, 나무의 나이테와 같고, 물질화된 지문과 같다. 줄거리도 없고, 주인공도 딱히 없는 이 글들은, 그럼에도 소설이다. 정말로 열 손가락의 지문을 들여다보듯, 우리는 도시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그 도시들이 간직한 이력을 발견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역사라 할 수 있으며, 메타적 의미의 서사성을 가지는 것이다. 도시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200여 쪽 남짓한 책 속에서 펼쳐진다. 그것은 도시의 이야기이면서, 거기에 머물지 않고 그 도시 안에 살았고 살고 있고 살 인간들에 관한 이야기로 뻗어나간다. 결국 이 소설은 인간 종의 역사와 정체성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혼돈으로부터 완벽한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인간의 능력, 인간의 욕망이 투사된 창조물로서의 도시, 인간과 도시의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 맺음. 칼비노는 다른 그 어떤 작품에서보다 이

목차

제1부 …… 도시와 기억 1 도시와 기억 2 도시와 욕망 1 도시와 기억 3 도시와 기호들 1 도시와 기억 4 도시와 욕망 3 도시와 기호들 2 섬세한 도시들 1 ……
제2부 …… 도시와 기억 5 도시와 욕망 4 도시와 기호들 3 섬세한 도시들 2 도시와 교환 1 ……
제3부 …… 도시와 욕망 5 도시와 기호들 4 섬세한 도시들 3 도시와 교환 2 도시와 눈들 1 ……
제4부 …… 도시와 기호들 5 섬세한 도시들 4 도시와 교환 3 도시와 눈들 2 도시와 이름 1 ……
제5부 …… 섬세한 도시들 4 도시와 교환 4 도시와 눈들 3 도시와 이름 2 도시와 죽은 자들 1 ……
제6부 …… 도시와 교환 5 도시와 눈들 4 도시와 이름 3 도시와 죽은 자들 2 도시와 하늘 1 ……
제7부 …… 도시와 눈들 5 도시와 이름 4 도시와 죽은 자들 3 도시와 하늘 2 지속되는 도시들 1 ……
제8부 …… 도시와 이름 5 도시와 죽은 자들 4 도시와 하늘 3 지속되는 도시들 2 숨겨진 도시들 1 ……
제9부 …… 도시와 죽은 자들 5 도시와 하늘 4 지속되는 도시들 3 숨겨진 도시들 2 도시와 하늘 5 지속되는 도시들 4 숨겨진 도시들 3 지속되는 도시들 5 숨겨진 도시들 4 숨겨진 도시들 5 ……
작품 해설 / 이현경 작가 연보

작가 소개

이탈로 칼비노

1923년 쿠바에서 농학자였던 아버지와 식물학자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가까이하며 자랐다. 토리노 대학교에 입학해 공부하던 중 이탈리아 공산당에 가입해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으며,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조셉 콘래드에 관한 논문으로 졸업했다. 1947년 레지스탕스 경험을 토대로 한 네오리얼리즘 소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로 이루어진 ‘우리의 선조들’ 3부작과 같은 환상과 알레고리를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회참여적인 작품, 『우주 만화』같이 과학과 환상을 버무린 작품,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호 관계를 탐구한 『교차된 운명의 성』과 하이퍼텍스트를 소재로 한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같은 실험적인 작품, 일상 가운데 존재하는 공상적인 이야기인 『마르코발도』, 『힘겨운 사랑』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1972년 후기 대표작인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발표해 펠트리넬리 상을 수상했다. 1981년에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84년 이탈리아인으로서는 최초로 하버드 대학교의 ‘찰스 엘리엇 노턴 문학 강좌’를 맡아 달라는 초청을 받았으나 강연 원고를 준비하던 중 뇌일혈로 쓰러져 1985년 이탈리아의 시에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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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탈로 칼비노 연구로 비교문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 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주관하는 제1회 번역 문학상과 이탈리아 정부에서 수여하는 국가 번역 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이탈로 칼비노의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힘겨운 사랑』, 『보이지 않는 도시들』외에 『태연한 척할래』, 『이것이 인간인가』, 『침묵의 음악』,『바우돌리노』, 『권태』,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미의 역사』, 『애석하지만 출판할 수 없습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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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7)

독자 평점

4.3

북클럽회원 9명의 평가

한줄평

얼마만의 칼비노인지 . 시간이 흘러 내가 변하고 읽어도 좋은.

밑줄 친 문장

완벽함을 쌓아가는 일에 너무나 몰두한 나머지 , 베르세바는 스스로의 텅 빈 항아리를 다시 채우는데 골몰하는 우울한 열정을 미덕으로 여깁니다
자네의 여행은 항상 과거 속에서 진행되는 것인가?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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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랑 2019.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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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히 2019.5.9
또 다른 방법은 그곳으로 저를 안내한 낙타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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