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원제 Dans la solitude des champs de coton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 옮김 임수현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5년 9월 20일 | ISBN 89-374-6124-2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176쪽 | 가격 9,000원

책소개

30개 언어로 번역되고 47개국에서 공연된 프랑스 현대연극의 대표 작가 콜테스「목화밭의 고독 속에서」와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 수록▶ 콜테스는 지하 세계 신화의 창조자이며, 패배자들과 외로운 늑대들의 영웅, 완전히 새로운 희곡 쓰기의 개척자다. ―《더 타임스》▶ 콜테스의 작품은 우리 시대의 고전이다. ―《르 몽드》

편집자 리뷰

베케트의 뒤를 잇는 20세기 프랑스의 마지막 극작가 콜테스베르나르마리 콜테스는 1990년대 이래로 프랑스 작가 중 국외에서 그 작품이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작가다. 콜테스의 주인공은 반항적이며 무일푼인 도시의 영웅으로, 언제나 주변인의 시각에서 이 세상에 가득한 불의와 폭력과 욕망을 거친 언어로 비판한다. 이렇게 비속어가 넘쳐나는 그의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적이며, 대중들의 열광적인 지지와 함께 연출가의 그늘에 가려졌던 극작가의 존재를 다시 한 번 프랑스 연극 무대 앞으로 불러냈다. 콜테스는 일체의 지문이나 무대장치 설명이 배제된 독특한 텍스트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실존주의적 탐구를 보여준다. 콜테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프랑스 연극은 ‘연출가의 시대’ 혹은 ‘공연의 시대’라고 할 만큼 대작가의 부재가 두드러지던 시기였다. 사뮈엘 베케트나 외젠 이오네스코, 장 주네 이후로는 이렇다 할 재능 있는 작가가 등장하지 못했고, 이와 더불어 브레히트가 이끄는 베를리너 앙상블의 파리 공연이 남긴 충격은 이전까지의 ‘닫힌 연극’, ‘엘리트 연극’에 대한 전면적인 반성을 촉구하였다. 그 결과 더 많은 대중을 위한 ‘민중 연극’이 1960년대 이후 주된 경향으로 자리 잡으면서 연극의 흐름이 텍스트(희곡) 위주에서 공연 위주로 바뀌게 되었고, 뛰어난 연출가들이 각광을 받는 대신 극작가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평가들뿐 아니라 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콜테스가 지니는 연극사적 의미는 1980년대 이후 프랑스 연극계에 다시금 ‘작가의 시대’, ‘텍스트의 시대’를 열어 놓은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욕망과 잔혹함 혹은 욕망의 잔혹함,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목화밭의 고독 속에서」는 콜테스의 작품들 중 희곡으로서, 또 공연으로서도 가장 성공적인 연극으로 평가받는 작가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의 서두에는 ‘딜(deal)’이라는 행위에 대한 정의가 나온다. 그것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교환과는 달리 어둠의 시간과 공간에서 ‘딜러’와 ‘손님’ 사이의 암묵적 합의와 약속에 따라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금지되거나 통제된 상거래를 의미한다. 작품은 딜러가 불현듯 자신을 찾아온 손님에게 말을 거는 것으로 시작된다. 딜의 성격이 불법적이고 금지된 것이기에 딜러와 손님은 각자가 가진 물건, 혹은 욕망이 무엇인지 밝히길 거부한 채 서로 상대방이 가진 카드를 먼저 알아낼 것만을 고집하고, 한 치의 양보도 허용치 않은 이들의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콜테스의 동료이자 그의 진가를 세상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연출가 셰로는 이 작품을 세 번에 걸쳐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을 이해하는 열쇠가 결국 딜의 대상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문제라고 분석한 그는 첫 번째 공연에서는 마약 거래에, 두 번째 공연에서는 동성애의 코드에 초점을 맞춘 바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딜의 성격을 단정 짓는 것이 작품이 지닌 풍부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판단한 후 새롭게 보여준 1995년 세 번째 공연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현대연극의 컬트적인 무대로 꼽히게 된다. 딜러와 손님 간의 적대적 관계에만 주안점을 두었던 이전까지와는 달리, 세 번째 공연에서는 각자가 은밀하게 숨기고 있는 욕망을 축으로 이루어지는 힘의 관계를 형상화하려 했다. 이 공연에서 셰로는 원작에는 없는 두 번의 휴지기를 두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첫 번째 마당에서는 딜러가 힘의 관계를 이끌지만 두 번째 마당에서는 관계가 역전되고 세 번째 마당에서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이다. 첫 번째 휴지기에서 배우들은 마치 팽팽한 권투경기의 1라운드가 끝났을 때처럼 각자의 코너로 돌아가 물을 마시고, 내면에 쌓인 욕망을 분출하듯 레게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춘다. 그러나 두 번째 휴지기에서는 마지막 라운드를 남겨놓은 선수들처럼 허탈하게 공이 울리기를 기다린다. 세 번째 공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마지막 장면의 처리인데, 콜테스의 원작이 손님의 “그럼, 이제 어떤 무기를?”이라는 대사로 끝나는 반면 셰로의 공연에서는 그 대사 이후 두 인물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자신들의 갈등이 더 이상 말로써는 화해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두 사람 모두 깨달았기에 물리적 해결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해석으로 이해될 수 있을 듯하다.고독한 이방인의 세상을 향한 절규,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은 콜테스에게 있어 진정한 의미의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쓰기 전에 있었던 3년간의 휴지기를 기준으로 그 이전 작품들과 이 작품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전체가 단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독백극이라는 점이다. 더 정확히는 대화 상대자가 없는 일반적인 ‘독백’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끝없이 말을 거는 ‘일방적인 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콜테스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이 작품에는 현대사회와 문명에 대한 비판이 비교적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 ‘개인-이방인-노동자-국제 조합’과 ‘집단-정치인-정부-자본가-군대-경찰’이라는 두 개의 축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그들’에 의해 끝없이 추방당하는 이방인인 ‘나’는 언제나 ‘다른 곳’에 있는 일거리를 찾아 길 위를 떠돌고 있다. 그래서 잠시나마 안정과 휴식을 줄 수 있는 장소인 ‘방’에 대한 욕망은 더욱 절실해지고, 나와 함께 이런 대화를 나눌 ‘천사 같은’ 존재인 ‘너’를 찾는 일은 나의 유일한 희망이 된다. 이 작품은 거친 언어를 통한 사회 비판과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화(혹은 독백)를 통해 한 주변인의 절망과 반항, 그리고 지독한 고독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 맺기’를 욕망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공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특별한 휴지기도 없이 길고 불규칙한 하나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배우에게 하나의 커다란 도전이다. 1994년에 있었던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의 공연에서 주인공 역할은 우리에게도 「나쁜 피」, 「퐁네프의 연인들」로 잘 알려진 드니 라방이 맡았다. 그는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소외된 이방인의 불안한 절규와 몸짓을 훌륭하게 소화해 냄으로써 사람들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단순한 현실 비판을 넘어 인간 존재의 뿌리 깊은 고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유도하는 이 작품은 그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거듭될수록 현대 1인 극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 매김 하고 있다.▶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Bernard-Marie Koltès1948년 4월 9일 프랑스 북동부의 메스에서 태어났다. 1970년 스트라스부르에서 세네카의 「메디아」 공연에 나온 마리아 카자레스의 연기를 보고 극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후 ‘부두 극단’을 창설하고 스트라스부르 국립 연극 학교에 입학하여 본인이 집필하고 연출한 작품들을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올린다. 1973년부터 러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미국 등지를 여행하기 시작하는데, 이 여행에서 얻은 경험은 이후 여러 작품들의 모티브가 된다. 1977년 작가로서 진정한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을 본인의 연출로 아비뇽 연극 축제 오프 공연에서 발표해 “야만적 서정주의”라는 평을 받는다. 1979년 라디오를 통해 발표한 「검둥이와 개들의 싸움」을 통해 연출가 파트리스 셰로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작가-연출가’로서 두 사람의 완벽한 호흡은 「검둥이와 개들의 싸움」(1983), 「서쪽 부두」(1986),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1987), 「사막으로의 회귀」(1988) 네 작품의 공연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되었고, 모든 공연이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면서 콜테스의 이름을 주류 연극계는 물론, 해외에까지 알리는 계기가 된다. 1989년 4월 15일 파리에서 에이즈로 사망했다. 그 외 작품으로 희곡 『살랭제』, 『타바타바』, 『로베르토 주코』, 소설 『아주 멀리 도시 속으로 말을 타고 달아나기』, 『프롤로그』 등이 있다.옮긴이 임수현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파리 4대학에서 사뮈엘 베케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항해 일지』, 『나는 걷는다 1』, 『타란느 교수』가 있으며, 2004년에 공연된 연극 에리크에마뉘엘 슈미트의 「부부 사이의 작은 범죄들」을 번역했다.

목차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작가 소개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1948년 4월 9일 프랑스 북동부의 메스에서 태어났다. 1970년 스트라스부르에서 세네카의 「메디아」 공연에 나온 마리아 카자레스의 연기를 보고 극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후 ‘부두 극단’을 창설하고 스트라스부르 국립 연극 학교에 입학하여 본인이 집필하고 연출한 작품들을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올린다. 1973년부터 러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미국 등지를 여행하기 시작하는데, 이 여행에서 얻은 경험은 이후 여러 작품들의 모티브가 된다. 1977년 작가로서 진정한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을 본인의 연출로 아비뇽 연극 축제 오프 공연에서 발표해 “야만적 서정주의”라는 평을 받는다. 1979년 라디오를 통해 발표한 「검둥이와 개들의 싸움」을 통해 연출가 파트리스 셰로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작가-연출가’로서 두 사람의 완벽한 호흡은 「검둥이와 개들의 싸움」(1983), 「서쪽 부두」(1986),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1987), 「사막으로의 회귀」(1988) 네 작품의 공연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되었고, 모든 공연이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면서 콜테스의 이름을 주류 연극계는 물론, 해외에까지 알리는 계기가 된다. 1989년 4월 15일 파리에서 에이즈로 사망했다. 그 외 작품으로 희곡 『살랭제』, 『타바타바』, 『로베르토 주코』, 소설 『아주 멀리 도시 속으로 말을 타고 달아나기』, 『프롤로그』 등이 있다.

임수현 옮김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파리 4대학에서 사뮈엘 베케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항해 일지』, 『나는 걷는다 1』, 『타란느 교수』가 있으며, 2004년에 공연된 연극 에리크에마뉘엘 슈미트의 「부부 사이의 작은 범죄들」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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