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신 평전

농촌계몽에 헌신한 영원한 상록수

김형목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0년 2월 28일 | ISBN 978-89-374-9115-3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6x222 · 224쪽 | 가격 18,000원

책소개

시대적인 소명 의식과 깊은 신앙심으로
소설 『상록수』의 모티브가 된 역사 인물
농촌으로 달려가 여성 교육과 민족 운동에 헌신한
최용신의 아름답고 숭고한 삶을 읽는다

편집자 리뷰

일제강점기 농촌계몽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이자 소설 『상록수』 주인공 채영신의 전신인 최용신의 평전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농촌에서 현실 모순을 극복하는 데 온몸으로 노력을 기울인 최용신은 종교적 차원에서 시작된 계몽 활동을 민족운동으로 승화시켰다. 시대적인 소명 의식으로 여성, 어린이, 농민 등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삶을 실천한 최용신의 아름답고 숭고한 삶은 오늘날 새로운 울림을 준다.

1930년대, 어두운 시절
농촌계몽의 등불을 밝힌
최용신의 인생 역정을 읽는다

서울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사당역을 지나 내려가면 상록수역이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심훈의 『상록수』에서 이름을 따온 전철역이다. 상록수역이 있는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옛 지명으로 ‘샘골’은 『상록수』의 모티브가 된 역사 인물 최용신(崔容信)이 농촌계몽운동을 펼친 곳이다.
최용신은 1909년 함경남도 덕원군에서 태어나 루씨여학교를 졸업하고 천곡, 즉 샘골로 내려가 농촌 교육에 헌신했다. 1935년 샘골과 가까운 수원도립병원에서 25년 6개월의 생을 마치기까지 불꽃같은 인생 역정은 당대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동아일보》의 농촌소설 공모에 당선된 심훈의 『상록수』는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학생들은 ‘채영신’을 이상으로 삼았으며, 기독교의 관점에서 쓰인 『최용신 소전』 등이 최용신의 숭고한 삶을 알렸다.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에게 최용신은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 민족 운동을 연구하고 근대 여성 인물의 삶을 재조명해 온 최용목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원이 이에 『최용신 평전』을 펴낸다. ‘문맹’을 계몽한 성인(聖人)이 아니라 여성, 농민, 어린이 등 사회의 약자들과 함께하며 어려운 현실을 지치지 않는 소통으로 돌파한 인간 최용신이 되살아난다.

시대적인 소명 의식과 깊은 신앙심으로
함께 사는 공동체적 삶을 실천한
교육가이자 민족 운동가 최용신

일제강점기 일찍이 개방되어 서구 문물이 유입되는 창구였던 원산항의 바로 근처에서 최용신은 태어났다. 문명사회 건설을 위한 계몽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가족 분위기 속에서 그는 당시 여성으로서는 매우 드물게 학교 교육을 받았다. 어릴 때부터 깊은 신앙심과 이타심을 기른 최용신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이미 농촌으로 달려갈 계획을 그리고 있었다.

이 사회는 무엇을 요구하며 누구를 찾는가? 무엇보다도 누구보다도 신교육을 받고 나아오는 신인물을 요구한다. 그중에서도 더욱이 현대 중등교육을 받고 나아가는 여성들을 가장 요구하는 줄 안다. …… 이제 우리의 활동의 첫걸음은 무엇보다 농촌 여성의 지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농촌에서 자라난 고로 현실 농촌의 상태를 잘 안다. 그러므로 내가 절실히 느끼는 바는 농촌의 발전도 여성의 분투함에 있을 줄 안다. 참으로 현대 교육을 받은 여성으로서 북데기 쌓인 농촌을 위해 헌신하는 이가 드문 것은 사실인 동시에 유감이다. 문화에 눈이 어두운 구여성만 모인 농촌이 암흑에서 진보되지 못한다 하면 이 사회는 언제든지 완전한 발전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 최용신, 「교문에서 농촌으로」(1928) 중에서

최용신은 계몽 활동가인 할아버지 최효준과 아버지 최창희를 비롯해 고모 최직순과 신학교 교수 황에스터, 교목(校牧) 전희균의 영향을 두루 받으며 실천의 중요성을 익혔다. 농촌 봉사활동과 브나르도운동을 직접 경험하며 참담한 현장을 절감하고, 농촌운동이 식민 지배의 질곡에서 벗어나는 민족해방운동의 일환이라고 인식했다.
1931년 10월 10일 최용신은 경기도 수원군 반월면 천곡, 일명 샘골에 한국YWCA의 ‘농촌 지도원’으로 파견되었다. 1934년 봄까지 2년 6개월 동안과 1934년 9월부터 이듬해 1월 하순 사망하기 직전까지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문맹률이 90퍼센트에 달하는 농촌이라는 현장에서 아동은 물론 청년, 부녀자에 대한 문맹 퇴치가 최우선 사업이었다. 근대 야학의 여명기를 전문으로 연구한 저자는 다양한 사료를 통해 야학이 근대 교육의 사각지대에 빛을 비추는 계몽운동이었을 뿐 아니라, 지극히 열악한 환경에서 온몸으로 부딪힌 민족 운동의 한 갈래였다는 점을 지적한다.

소통과 신뢰라는 가치로
21세기의 귀감이 될 신여성 최용신

처음 최용신이 도착했을 때 현지 사정은 녹록하지 않았다. 지역 유지들은 비웃고 주민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냉랭한 분위기였다. 최용신은 부인계를 조직, 확대하는 동시에 샘골강습소 확장에 전념했다. 건물 증축에 틈이 나는 대로 학생들과 함께 직접 참여하는 등 왕성한 활동에 주민들의 인식도 점차 변화되었다. 외지에서 온 계몽가가 아니라 공동체 생활을 이끄는 선각자로 인식하고 그를 따랐다. 이리하여 샘골강습소는 현지를 대표하는 교육 기관으로 거듭났다.
보다 체계적인 농촌계몽을 위한 일환으로 최용신은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고베여자신학교 청강생으로 등록하고 봉사 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학업 중 자주 피로를 느끼는 가운데 각기병에 걸려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유학을 떠난 지 여섯 달 만에 병든 몸으로 샘골로 되돌아왔다. 주민들의 극진한 간호로 어느 정도 회복되자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열성적인 활동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중병으로 교단에서 가르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운명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최용신은 샘골강습소를 반드시 유지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1935년 여러 신문과 기획 기사로 널리 알려진 최용신의 사망 소식은 암울한 식민지 시기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망 60년이 지나 광복 50주년인 1995년,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받아 최용신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었다. 최용신이 역사 무대에 다시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2020년까지 최용신 연구를 이어 온 저자는 다문화 시대인 오늘날 최용신이 전하는 의미를 되새긴다. 언어, 문화, 피부색이 다른 타자와의 소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서로 신뢰하는 공동체적 삶을 개척한 최용신의 재발견이다. 사후 85년이 지난 지금 최용신의 인생 역정을 정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은 6장으로 이루어져 최용신이 살아간 시대와 그의 활동을 짚으며, 상세한 연보와 참고 자료를 통해 짧지만 강렬한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다.

목차

책을 내며 5

1 신교육 수혜로 꿈을 키우다
왜 최용신에 주목하는가 17
민족의 진로를 고민하다 26
현실 인식이 심화되다 33

2 농촌계몽운동에 앞장서다
김학준과 인연을 맺다 39
농촌계몽운동을 설계하다 42
봉사 활동으로 계몽운동론을 심화하다 46

3 덕원 지역 민족교육을 일으키다
계몽운동을 선도한 할아버지 52
계몽 활동가 큰아버지 54

4 활동가 아버지의 영향을 받다
원산 지역 민족운동 57
흥농회가 조직되다 61
최용신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 63

5 샘골에서 이상촌을 꿈꾸다
무지와 가난에 허덕이는 농촌 76
샘골에 깃발을 올리다 84
주민들에게 희망의 불을 지피다 87
샘골강습소를 증축하다 91
위생 생활에 힘쓰다 96

6 세상의 밑거름이 된 한 알의 밀알
일본에 유학하다 98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다 101
샘골강습소 운영을 유언하다 105
사회장으로 거행되다 109

주 112
연보 118
참고 자료 152
참고 문헌 212

작가 소개

김형목

중앙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국 근대사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민족운동사학회장, 한국민족운동사학회 편집위원장,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공적심사위원, 숭실사학회 편집위원, 동국사학회 편집위원,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나혜석학회 연구이사, 육군본부 군사연구소 편집위원장, 한국사학회 지역이사, 한국교육사학회 연구이사, 한국여성사학회 지역이사·편집이사, 최용신기념관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대한제국기 야학운동』, 『충청도 국채보상운동』, 『최용신, 소통으로 이상촌을 꿈꾸다』 등이 있으며 공저로 『한국근현대인물강의』, 『안중근과 동양평화론』, 『나혜석, 한국근대사를 거닐다』, 『100년 전 사진으로 만나는 한국·한국인』, 『충남 여성의 삶과 자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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