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인간 장석주가 파고든 ‘사람 공부’

호젓한 시간의 만에서

시대를 부유하는 현대인을 위한 사람 공부

장석주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9년 6월 7일 | ISBN 978-89-374-4183-7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5x200 · 380쪽 | 가격 16,500원

책소개

읽고 쓰는 인간 장석주가 파고든 ‘사람 공부’
인문학으로 만나는 인간이라는 빛나는 모래알

편집자 리뷰

읽고 쓰기라는 난간에 매달려 온 인간 장석주
그가 일생 동안 쌓아 온 ‘사람 공부’의 결정체

장석주의 인문 에세이 『호젓한 시간의 만에서』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불안과 불확실함이 가득한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우리는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려준다. 저자는 40여 년 동안 시를 써 온 시인이자, 인문학 저술가로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출판인으로서 15년 동안 책을 만들기도 했으니 책과 함께해 온 저자의 인생은 그 자체로 인문학적 탐구의 여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많은 책을 읽고 쓰며 인문학에 몰두했던 사유의 기록을 오롯이 담아낸다. 장서가이자 탐독가로서의 면모를 선보이며 다양한 책 사이를 종횡무진하고, 현대의 새로운 인간 유형에 대해 통찰한다. 평생을 읽고 쓰기에 매달린 인간 장석주의 사유를 총결산하는 저작이다.

“어느덧 나는 생물학적인 노화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시기로 접어들었지만, ‘사람 공부’는 멈추지 않는다. 내가 더 이상 젊지 않고, 내 사유 역시 더 이상 파릇하지 않음은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여전히 타자의 관점을 취하며 사유하고, 경계와 한계를 넘는 중이다.”

저자는 격동의 시대를 보내며 혼란을 겪었고, 필화 사건으로 수감되기까지 했다. 이 책의 서문 역시 삶이 위태로웠던 지난날의 기억으로부터 시작한다. 삶이 뿌리까지 흔들렸던 시절에 그를 지탱한 것은 인문학적 책 읽기였다. 실존적인 고민으로부터 출발했기에 그의 이야기는 우리의 현실과 피부에 밀접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이 책에서 먼 세상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일상을 사유하고 더 나은 하루를 위한 삶에 집중한다. 이런 점에서 2012년의 저작 『일상의 인문학』과 맞닿아 있으면서 사람 공부의 핵심에 다가간다는 점에서 또 다르다. 책 속 곳곳에 그의 진솔한 감정과 따뜻한 성정이 깊이 묻어난다.

“나는 일상이 품은 우연과 즐거움을 편애하고, 일상을 구성하는 사물과 공간과 현상의 밋밋함을 파고들어 그것을 낱낱으로 분해하고 의미를 엿보는 일을 사랑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일상 예찬론자다.”

 

시대의 물결에 휩쓸린 그대에게
호젓한 일상을 말하다!

『호젓한 시간의 만에서』라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책에서 저자가 지속하는 태도, 동시에 독자에게 권유하는 태도를 바로 호젓함이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시대라는 파도에 휩쓸리거나 시간의 빠른 급류에 떠밀리고 있다. 저자 역시 젊은 시절의 긴 시간을 시대의 흐름에 그저 휩쓸려 살았다고 고백한다. 그렇게 혹독한 표류를 경험한 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저자는 ‘호젓한 시간의 만’에 다다른다. 시간의 만에 이르러 잠시 땅에 발을 딛고, 고요하고 외로이 스스로의 일상을 사유하는 삶이 바로 저자가 보여 주는 인문학적 삶이다.

“호젓한 시간의 만(灣)으로 떠밀려 와 서성거릴 때 슬며시 붙잡은 것이 ‘사람 공부’다. 지반 침하로 무너지는 삶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신의 짓궂음이 초래한 이 절망과 고독을 타고 넘어가고 싶었다.”

저자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우리와 같은 시대와 시간을 공유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통찰하는 현대인은 우리 주변의 모습, 우리 스스로의 모습과 만난다. 매일같이 스쳐지나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그러한 우리 스스로의 양태는 쉽게 자각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저자는 그러한 것들을 꼬집으면서 이렇듯 잠시 멈추어 일상을 바라보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잠시 속도를 늦추고 스스로와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보는 것이 저자가 권유하는 인간적인 삶의 방식이다.현대의 빠른 속도에 지치고, 그저 목적 없이 살아가는 삶에 의문을 가져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저자의 목소리가 절실하게 다가올 것이다.

 

인문학을 하다. 질문을 던지다.
나는 무엇인가?
혹은 나는 무엇이 아닌가?

 

저자는 인간을 단언하고 정의하기보다는 인간의 다양한 정체와 본질에 대해 사유하고 질문하도록 이끌어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신비로움을 엿보게 한다.

“바닷가에 흩어진 모래알 하나하나는 제각각 다른 모양이다. 사회와 역사적 맥락 속에 존재하는 인간 역시 모래알 같이 무수한 다름과 복잡성을 품고 흩어져 있다. 인간은 얼마나 다양한가!”

사람 공부의 핵심은 ‘책’이다. 『호젓한 시간의 만에서』에는 수많은 책이 등장한다. 저자는 인문학을 능동적으로 해 나가는 역동적인 행위로 정의하는데 이 행위의 중심에 바로 독서가 있다. 이 책에서는 인문학, 과학, 철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적극적으로 읽고 연결하면서 현대 사회의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다. 다양한 책 사이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통찰은 독자에게 인문학적 독서의 방법을 일깨워주는 역할도 한다. 인문학에 관심은 있지만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에게는 이 책이 모범적인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인문학은 새의 노래나 늑대의 울부짖음이 아니라 먹고 말하고 일하고 자는 사람의 심신을 쪼개고 분석하며 그 정체를 밝혀내는 일이다. 인간의 정체, 본질, 형이상학의 가느다란 실마리를 붙잡고 그것을 쫓아가는 것이 인문학의 일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27가지 유형의 인간 군상을 살핀다. 1부 ‘새로운 인간을 만나다’에서는 새로운 현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등장한 새로운 인간형을 다룬다.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흔한 현대인의 모습 속에서 익숙함을 느끼면서도 익숙한 삶의 모습을 새삼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부 ‘인간은 무엇일까’는 현대에 더욱 두드러지는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랜 시간 인간을 구성해 온 인간의 여러 특질들은 오늘날에는 어떤 방식으로 인간을 새롭게 빚어 나가고 있는 것인지 반추해 본다. 3부 ‘쓰는 인간’에서는 다른 사물, 매체 등에 비추어 인간의 특징을 바라본다.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사물들과 인간이 쌓아 온 인간다움의 집적인 책과 도서관에 대해서도 다룬다. 마지막 4부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에서는 현대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모색하고 더 나은 삶의 길을 제안한다. 일상을 더욱 고민하는 방법, 더 나은 삶을 위해 더욱 집중하고 되살려야 할 인간다움을 살펴본다.

 

어떻게 더 인간답게 살 것인가?
장석주가 찾아낸 인간이란? 인간다움이란?

 

“나는 숙고한다. 어디에선가 와서 어디론가 흘러가는 이 실존과 운명에 대해, 일견 범상해 보이는, 감정이 분출하고 자아가 출현하는 일상 그 자체에 대하여! 하필이면 나는 그 ‘일상’을 숙고한다.”

책에서 소개된 인간 유형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호모 솔리튜도쿠스

저자는 현대인이 심심함을 잃어버린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심심함이야말로 회복되어야 할 인간의 중요한 특성이라고 말한다. 심심한 시간은 더욱 창조적인 인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시간임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을 옥죄는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나 심심함 속에서 사유하는 인간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한다.

-호모 나이트쿠스

현대의 밤은 인공조명과 함께 더욱 밝아졌다. 이와 함께 밤과 어둠을 잃어버리고 잠과 휴식마저 빼앗기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끄집어낸다. 밤과 우주를 구성하는 어둠의 의미를 분석하며 이는 결코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라고 말한다. ‘축복의 시간’인 밤의 어둠을 만끽하고, 낮의 노동과 소비의 시간에서 해방될 것을 제안한다.

-호모 에어포트쿠스

항공기가 일상적인 교통수단이 되면서 공항 역시 사람들에게 가까워졌다. 공항은 일상과 비일상이 혼재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공간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일상과 비일상을 바쁘게 오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것이다. 저자는 검색과 감시, 기다림의 공간으로서의 공항을 분석하면서 이러한 공간과 함께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 역시 반추한다.

-호모 노스탤지어스

추억은 모든 인간에게 중요한 요소이다. 저자는 인간을 추억으로 빚어진 존재라고 정의한다. 미각으로, 몸과 마음으로 추억하는 인간에게 노스탤지어라는 감정이 얼마나 큰 동력이 되는지 이야기한다. 이로부터 만들어지는 향수와 멜랑콜리 등을 부정적으로 치부하지 말고 삶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어 나갈 것을 역설한다.

이외에도 책에서는 호모 아쿠아티쿠스(물에서 나온 생명), 호모 로쿠시어스(방에서 사는 인간), 호모 쿠커스(요리하는 인간) 등 다양한 주제로 탐구한 인간의 여러 면모를 만나볼 수 있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이 사회를 어떻게 살고 있는가? 우울증, 번아웃, 무한 경쟁, 자기 착취 등 현대 사회를 설명하는 말들은 그리 아름답지는 못하다. 우리는 시대의 변화에 그저 휩쓸려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때가 많다. ‘이게 사는 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사는 것이 더 인간적일까?’와 같은 의문을 가져 본 독자라면 ‘호젓한 시간의 만’에 머물러 보기를 제안한다.

 


책 속에서

호젓한 시간의 만(灣)으로 떠밀려 와 서성거릴 때 슬며시 붙잡은 것이 ‘사람 공부’다. 지반 침하로 무너지는 삶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신의 짓궂음이 초래한 이 절망과 고독을 타고 넘어가고 싶었다. ― 서문

이 삶의 불확실성과 미스터리를 내가 도착한 현재에서 도망가지 않는 한에서 무지를 무지로써 견딜 수 있을 만큼, 내 무른 내면은 더 단단해졌다. 어느덧 나는 생물학적인 노화를 받아들여만 하는 시기로 접어들었지만, ‘사람 공부’는 멈추지 않는다. 내가 더 이상 젊지 않고, 내 사유 역시 더 이상 파릇하지 않음은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여전히 타자의 관점을 취하며 사유하고, 경계와 한계를 넘는 중이다. ― 서문

어떤 추억은 문득 운명의 중추가 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우리는 추억으로 빚어진 존재다. 추억은 현재의 부재이면서 동시에 현재를 기르고 부양하는 뿌리이다. 추억은 여기까지 버티고 살아온 힘이고, 앞으로 펼쳐질 나날을 살아 낼 힘이다. ― ‘우리는 추억 속에서 산다’_호모 노스텔지어스

책 읽기는 무수한 삶으로 이끈다. 우리는 무의식에서 무수한 삶을 열망한다. 그래서 살아 있으려고, 더 많이 살아 있으려고 책을 읽는다. 책을 들여다보는 일은 우주적 음악 듣기,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얽힌 수수께끼를 푸는 일이다. ― ‘책 읽는 인간’_호모 부커스

감히 종이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물론 상상은 해 볼 수 있다. 사람은 뭐든 상상할 수 있는 존재니까. 위대한 작가, 화가. 음악가 들이 책, 그림 음악을 통해 상상하는 법을 가르친 덕이다. 우리는 그동안 종이로, 종이를 통해, 종이를 이용해서 상상하는 법을 배우고 훈련받았다. 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것도 종이 덕분이다. ― ‘종이, 이 위대한 것의 발명’_호모 페이퍼쿠스

더 나은 사람으로 진화하려면 시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시적인 인간이란 어떤 사람인가? 일상의 리듬에 삼켜지는 사람이 아니라 일상의 리듬에서 튕겨져 나오는 사람이다. 굳이 시를 쓰지 않더라도 일상의 안락에 취해 의식이 마비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 항상 예민한 도덕적 촉수를 갖고 시대를 직관하고 대중의 척도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다. ― ‘일상의 겉과 속’_호모 포에티쿠스

문득 우리 안에서 잃어버린 갈망과 본성들이 살아나는 걸 느낄 때가 있다. 바람이 불 때 설레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나는 여행 가방을 꾸리고 먼 곳으로 떠난다. 먼 장소들, 먼 나라들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 동경의 장소가 되고, 유토피아로 변한다. ― ‘유목민의 탄생’_호모 노마드

내가 사랑할 것은 한 줌의 남은 시간, 젖은 들판과 강들, 그리고 조카들처럼 바람에 휘청이는 어린 버드나무들뿐이다. 머리 위에 지붕이 없고, 발아래 땅이 없다. 비가 허공에 몸을 내던질 때 나 역시 비와 함께 흐른다. 어둠이 깊으면 먼 곳을 바라보라. 새벽이 저 비의 커튼 너머에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을 테다. ― ‘어느 비 오는 날’_호모 아쿠아티쿠스

목차

서문: 『호젓한 시간의 만(灣)에서』에 부쳐

1. 새로운 인간을 만나다
심심함에 대하여 ― 호모 솔리튜도쿠스
야행성 인간 ― 호모 나이트쿠스
그토록 많은 방들 ― 호모 로쿠시어스
국제공항에서 ― 호모 에어포트쿠스
호텔에서 ― 호모 호텔리언스
자본주의는 잉여를 생산한다 ― 호모 라피엔스

2. 인간은 무엇일까
인간을 얕보지 마! ― 호모 필로소피쿠스
질병 ― 호모 시크니스쿠스
부자로 산다는 것 ― 호모 이코노미쿠스
카지노에서 돈을 딴다고? ― 호모 오렉시스
생각을 생각하라 ― 호모 사피엔스
말은 내재적 본성이다 ― 호모 로퀜스
우리는 추억 속에서 산다 ― 호모 노스텔지어스
우주와 무 ― 호모 프로그레시부스

3. 쓰는 인간
도구의 세계 ― 호모 파베르
먹어야 산다 ― 호모 쿠커스
책 읽는 인간 ― 호모 부커스
책과 텔레비전 ― 호모 텔레비쿠스
종이, 이 위대한 것의 발명 ― 호모 페이퍼쿠스
숲은 도서관이다 ― 호모 비블리오데케미쿠스

4.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일상의 겉과 속 ― 호모 포에티쿠스
유목민의 탄생 ― 호모 노마드
왜 일에 매달리는가? ― 호모 오티움
일과 놀이 ― 호모 루덴스
배울지어다―웃음을! ― 호모 스마일리언스
키스는 숭고하다 ― 호모 섹스쿠스
어느 비 오는 날 ― 호모 아쿠아티쿠스

작가 소개

장석주

1955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시 「심야」가,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날아라, 시간의 포충망에 붙잡힌 우울한 몽상이여」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햇빛사냥』, 『완전주의자의 꿈』, 『그리운 나라』, 『새들은 황혼 속에 집을 짓는다』, 『어떤 길에 관한 기억』,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때』, 『크고 헐렁헐렁한 바지』, 『간장 달이는 냄새가 진동하는 저녁』, 『물은 천개의 눈동자를 가졌다』, 『붉디붉은 호랑이』, 『절벽』, 『몽해항로』, 『오랫동안』 등이 있다. 그 외 산문집과 인문학 저서가 여럿 있다. 애지문학상(비평 부문), 질마재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9년 6월 26일

ISBN 978-89-374-4184-4 | 가격 1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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