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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패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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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지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자가 게임의 규칙을 만든다!

부제: 약소국의 눈물과 잿더미 위에 피운 꽃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9년 6월 15일

ISBN: 978-89-374-3947-6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5x215 · 592쪽

가격: 17,000원


책소개

패권 질서의 뿌리와 성장 과정을 통해 파헤치는 ‘지식권력’의 실체
국제사회 민낯과 파워엘리트 형성을 통해 읽어내는 권력의 작동 방식
통쾌하게 밝혀내는 강대국의 횡포와 유쾌하게 읽어내는 국제정치경제 질서


목차

프롤로그
1부 알의 세계
1 자화상
2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3 흔들리며 피는 꽃
2부 패권질서
4 지식패권
5 미국 패권
6 구조적 권력
3부 중심축
7 전쟁영웅
8 대외정책
9 복합체
10 파워 엘리트
4부 작동 방식
11 권력의 일차원
12 권력의 이차원
13 권력의 삼차원
5부 문하생
14 객토 작업
15 해바라기
6부 줄탁동시
16 국제사회의 도전자
17 국내의 촛불들
18 백년대계
에필로그


편집자 리뷰

● 미국과 한국의 파워엘리트 구조와 ‘지식패권’을 파헤친다!

한국은 왜 선진국의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고 있을까? 정부, 재벌, 국민은 왜 다들 힘들다고 할까? 단순한 감기몸살에 불과했던 외환위기를 맞았던 우리는 왜 자발적으로 수술대에 올랐을까? 국제사회와 우리 자신에 대한 인식, 집단정서와 집단기억은 과연 권력과 무관할까? 정부 관료뿐 아니라 정치인, 학자, 언론인, 종교인과 군인들까지 미국의 어깨 너머로 세상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운명은 위태롭다. 흥미롭게도 생존이 걸린 남북문제조차 미국의 ‘허락’을 구한다. 북한과 합의한 ‘민족 우선’ 원칙은 미국 앞에만 가면 무력해진다. 지구상 가장 호화롭다는 미군기지를 제공하고 지상 최대의 군수무기 전시 쇼라는 한미군사훈련을 연례행사로 치른다. 전쟁 위협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군수산업은 때아닌 특수를 누린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알짜배기 기업은 헐값으로 팔려 나갔다. 곳간에는 쓰지도 못하는 달러를 쌓아 둔다. 일국의 장관이 일개 신용평가 회사의 훈수를 듣고, 국내 지식인은 상상도 못 할 특강료를 주면서 미국 출신 전문가를 모신다.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라고 진지하게 물어야 할 상황인데 침묵한다. 성숙한 동맹국이 될 자격도 능력도 갖추었지만 변화를 두려워한다.
―「프롤로그」에서

단순히 소프트파워 개념만으로는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모순을 설명할 수 없다. 국제사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권력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약소국은 왜 눈물을 흘리면서도 복종을 택했는지, 소수의 특정 집단이 어떻게 권력의 노른자위를 독식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은 ‘지식패권’의 틀을 통해서만 제대로 이해될 수 있다. 미국의 국내정치가 매우 민주적인 시스템을 갖춘 것과 달리 대외정책은 극소수의 엘리트 집단에 의해 통제를 받아왔고, 지식패권은 여기서 출발한다. 전 방위에 걸쳐 관철되는 패권질서 속에서 한국은 장차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전략을 모색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낯익은 풍경과 작별해야 한다.

한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평면이 아니라 입체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과거와 비교하고 현재의 다른 나라와 같이 봐야 한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진 규칙은 무엇이며, 누가 관리하고, 구조적인 불평등은 무엇인지 배워야 한다. 주변도 둘러봐야 한다. 유럽도, 남미도, 중동과 아프리카도 만나야 한다. 익숙한 방식으로만 보지 말고 좀 불편해도 다르게 보는 눈과 귀를 훈련해야 한다.
―「프롤로그」에서

● 미국은 어떻게 기존 질서의 ‘모순’을 이용하여 패권을 더 강화하고 있을까?

한국사회의 모순을 이해하기 위한 접근 방식은 다양하다. 그래서 한국의 정치 현실을 비판하고 경제 정책을 진단하고 대외정책을 모색하는 책도 많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진단서들은 정치, 군사, 경제, 금융, 노동 문제 등으로 파편화되어 있다. 한국이라는 국가공동체가 ‘국제질서’ 속에서 어떤 본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책은 찾기 힘들다. 예를 들어 『화폐전쟁』이나 『달러전쟁』도 경제 영역만 다룬 책이고, 이삼성, 강정구 교수의 저서들도 안보 측면에서만 접근했다. 그러나 『지식패권』은 경제, 안보, 정보 등 다양한 지점의 모순을 종합적으로 해명하고, 특히 이 질서의 특징이 무엇이며, 한국과 같은 성공적인 국가가 왜 자기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등을 해명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패권의 핵심 세력은 어떻게 ‘모순’을 통제하고, 오히려 모순을 통해 질서를 더 강화하고 있을까? 연성권력, 양극체제, 헤게모니 같은 개념만으로는 종합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저자는 국제정치경제 연구자이자 언론학자로서 ‘지식패권’이라는 틀을 제시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거 펀드매니저로서, 가난한 유학생으로서, 또 현재 대학교수로서 정치인, 언론인, 관료 등을 두루 만나본 삶의 현장을 토대로 집필한 ‘성찰록’인 동시에 ‘해설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에는 미국 유학 출신의 각계각층의 전문가들, 종교단체 지도자들, 언론인과 미국의 재단 등의 종사자들을 포함해서 수많은 인문과 단체가 실명으로 등장한다.

● 백년대계를 위해 필요한 ‘지식주권’ 복원 전략

1부는 한국이 맞닥뜨린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문제의 핵심을 문제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지적 대기권’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밝힌다. 예를 들어, IMF모범생이었던 한국 경제는 지금 연평균 가장 긴 시간을 노동하는데도 왜 양극화의 고통과 생산성 침체를 겪고 있는 것일까? “말레이시아는 우리와 전혀 다른 처방으로 더 좋은 결과는 낳았다. 미국 또한 2008년 자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한국식 처방은 내리지 않았다.” 수하르토는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미국과 IMF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은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1965년 미국 CIA의 도움으로 권력을 잡은 지 33년 만에 도달한 결론이었다. 이처럼 자발적으로 경제주권을 포기하는 것은 정보주권을 장악하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언론들은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 성향이 외국에 비해 낮다는 얘기를 자주 하는데, 저자는 본질을 호도하는 정보라고 지적한다.

누가 이런 주장을 하는지 잘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주로 경제지에서 이런 얘기를 다룬다. 주주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집단과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지식인 집단도 한몫을 한다. 외피를 한 꺼풀만 벗겨 보면 실체가 잘 드러난다. 먼저 국내 기업 중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다. 만약 외국계 투자지분이 높은 기업만 따로 떼어내 통계를 내면 배당성향은 상당히 높다. 공공이익을 담보로 돈을 버는 KT&G와 같은 공공기업 중 외국계 지분이 이렇게 높은 곳이 없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1년 한국조세연구원이 발표한 「정부배당 정책 적정성 연구」에서 배당성향 상위 기업으로 소개된 프랑스의 ADP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무려 50퍼센트에 달하는 배당을 준다. 최대 주주는 50.6퍼센트를 소유한 프랑스 정부다. 그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가진 곳은 네덜란드계 스히폴그룹과 역시 프랑스 건설업체인 빈치(Vinci)로 지분은 각각 8퍼센트에 불과하다. 배당성향이 무려 121.36퍼센트로 소개된 ‘캐나다수출개발’은 거의 100퍼센트 정부가 소유한다. 경영진은 민간에서 초빙을 하지만 연방정부가 관련법을 통해 주요 의사결정을 한다. 배당을 통한 수익은 고스란히 국고수입으로 잡혀 국민의 복지와 경제발전에 사용된다.
―1부 「알의 세계」에서

2부에서는 미국이 게임의 설계자로서 국제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리고 주변국들이 왜 자발적으로 참가할 수밖에 없는 질서가 형성되었는지를 살핀다. 안보질서, 경제 특히 금융질서, 그리고 담론질서 차원에서 접근한다. ‘지식패권’이란 무엇인가를 살펴보고, 미국이 어떻게 이 지식패권을 휘둘러 보이지 않는 제국을 형성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의 개혁은 왜 미국에 의해 좌절되었는가에서부터, IMF, WB, WRO 등이 어떤 게임의 규칙에 의해 움직이는지를 보여 준다. 3부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패권질서의 중심축으로서 미국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정치적으로 군사적 리더십이 강조되는 이유와 군산복합체 및 파워엘리트의 형성 과정을 통해 안보, 경제, 정치, 담론, 언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살펴본다.

뛰어난 경제학자들이라 전혀 ‘곡학아세(曲學阿世)’와는 거리가 멀 것 같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라비 칸부르 보고서’ 사태가 상징적이다. 칸부르는 인도 태생 경제학자로 코넬대학교 교수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도교수는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이다. 셰계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은 20년이 넘고, 『세계발전보고서』 발간을 책임지는 연구소 소장이었다. 그를 소장으로 영입한 사람은 조지프 스티글리츠다. 2001년에 칸부르는 보고서 「빈곤에 대한 공격(Attacking Poverty)」의 초안을 준비했다. 미국 정부로서는 상당히 불편해할 연구 결과가 포함되어 있었다. 1998년 이후 60개국 6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참여 연구’ 결과물이었다. 몇 가지 핵심 주장은 이렇다. 첫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도 중요하지만 기회, 자신감, 사회적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자본시장과 무역 등의 개방 그 자체가 반드시 빈민구제에 긍정적이지 않다. 사회 안전망을 먼저 구축한 다음에 민영화를 얻거나 무역보호를 위한 장치를 제거해야 한다.” 또한 “아시아 위기의 원인은 부분적으로 금융시장의 급속한 개방에 있으며, 말레이시아와 같은 자본통제는 정상적 수단으로 간주해야 한다.” 그런데 불과 넉 달 뒤에 칸부르는 사임했다. 스티글리츠가 해고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해 발간된 보고서에는 “성장과 개방성이 가장 우선이다.”라는 점이 강조되고, “금융자유화를 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정도의 완화된 표현만 담겼다.
―2부 「패권질서」에서

4부에서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식패권이 어떻게 관철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타인이 무엇을 하게 하거나 못 하게 하는 일차원적 권력,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이차원적 권력, 그리고 남들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협력하게 만드는 삼차원적 권력의 ‘작동 방식’을 설명한다. 이라크전쟁, CIA가 주도한 쿠데타, 포드재단의 아시아 지원, UN과 IMF 등에서의 미국의 인사권, 그리고 ‘시카고 보이즈’, ‘버클리 마피아’ 같은 미국의 ‘지식 아바타’ 등을 다룬다. 이어 5부에서는 국내 엘리트들이 어떻게 미국의 양육을 받게 되었는지를 정치권, 학계(특히 경제), 종교계로 나눠 설명한다. 국내 관료들 중에서는 버클리대학교와 위스콘신대학교 출신이 많은데, 이는 미국이 한국의 엘리트 공무원을 특별히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대정책을 폈던 것과 관련이 깊다.

마지막으로 6부에서는 덩샤오핑, 자와할랄 네루, 마하티르 모하맛, 우고 차베스 등 대안질서를 모색한 정치 지도자들과 국내에서 구조적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온 이찬근, 정운영 같은 경제학자들을 소개한다. 또 디지털혁명의 잠재력이 탈지식패권을 가능케 할까? 달러패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국제질서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지식패권』은 무엇보다도 미래 설계를 위해 현실 정확히 진단하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다. 대안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주체적인 입장에서 체계적인 지식 축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 요직을 독점하면서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의 ‘고인 물’을 해결하고, ‘고용된 지식’에서 벗어나 이념 갈등을 중단하고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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