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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종이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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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부제: 건축가는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반 시게루 | 옮김 박재영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9년 5월 17일

ISBN: 978-89-374-3984-1

패키지: 반양장 · 46판 128x188mm · 232쪽

가격: 13,800원

분야 논픽션, 정치/사회/경제


책소개

“앞으로 건축가는 사회와 소수자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 반 시게루가 펼쳐 보이는 건축의 미래

오랜만에 책으로 만난 반 시게루는 20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랑 똑같다. 여유로워졌을 듯도 한데 여전히 분주하다. 건축가가 왜 존재하는지 보여 주려는 듯, 사회적 역할에 꽂혀 사느라 그렇다.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그 정열이 지금의 반 시게루를 만든 것이다. “나의 종이는 어디에 있나?”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이우재, 《C3》 편집장

시대와 함께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건축의 다양한 사회적 역할 속에서 반 시게루가 도전해 온 생생한 이야기들은 건축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험난하며, 따분하고 복잡한 과정을 통해 완성되어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지 다시 일깨운다. ―경계없는작업실, 2018년 젊은건축가상 수상자

우리나라가 재해에서 안전한 나라는 결코 아니지 않던가. 어떤 대형 사고 탓에 주거 환경이 황폐화되어 가설 건축이 필요할 때 ‘만일 나라면 어떻게 대처할까?’, 고민할 기회를 마련하고 ‘행동으로 존재를 증명하라.’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행동하는 종이 건축』은 우리 사회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모두에게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촉매제가 되어 줄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어찌 감히……”라는 현실의 두려움을 잊고 건축가로서 느끼는 사회적 책무의 무거움을 실천으로 풀어내면서 공적으로 이바지하고 개인의 자존감을 높이는 선순환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브리크(brique)》 부편집장


목차

머리말

1 고베 대지진(한신·아와지 대지진)
다카토리 성당
종이로 만든 커뮤니티 홀 ‘종이 성당’
건설 자금과 자원봉사자 모집
자원봉사자 리더, 와다 고이치
가설 주택 ‘종이 로그하우스’
‘종이 로그하우스’ 작업 순서
정보 조작을 강요하는 매스컴
누구를 위한 자원봉사인가?
X-Day의 결행, ‘종이 로그하우스’ 건설
건설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
‘가구를 활용한 공동 주택’ 제안

2 종이는 진화한 나무다
강도가 약한 재료를 그대로 사용한다
지관의 강도 및 구조 실험
‘알바 알토전’ 전시회장 구성
실현하지 못한 최초의 ‘종이 건축’과 사카이야 다이치
‘스이킨쿠쓰 정자’
‘두근두근 오다와라 꿈 축제’ 메인 홀
‘시인의 서고’
‘종이의 집’
‘종이 갤러리’와 미야케 잇세이
‘종이 돔’
2000년 독일 하노버 엑스포 일본관

3 유학
미국 유학을 결정하기까지
서던 캘리포니아 건축 대학교
쿠퍼 유니언 대학교
존 헤이덕 선생님의 교육
이소자키 아라타 아틀리에

4 만남
아이디어가 넘치는 건축가 에밀리오 암바스
은인이자 친구 시인 다카하시 무쓰오
세상에서 건축을 가장 잘 관찰하는 사진작가 후타가와 유키오
종이 건축을 실현해 준 건축 구조가 마쓰이 겐고 선생님

5 유엔에서 활용한 종이 건축
르완다 난민
‘종이로 만든 난민용 셸터’
유엔 난민 기구의 건축가 볼프강 노이만
지관의 현지 생산 실험
좀 더 많이 필요한 일본인 유엔 직원
UNHCR과 NGO의 관계
본부와 현장의 차이
일본의 환경 분야 공헌

6 건축가의 사회 공헌
자원봉사를 껄끄러워하는 일본인
상대방 입장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
건축가는 사회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
르완다 귀환 난민용 주택
캄보디아 빈민가에 홍수도 견딜 수 있는 집을 짓다
북한의 건축, 사람, 생활
종합 건설 회사의 이름이 들어간 현장용 시트 계획
NGO VAN 설립

문고판 후기
편집부 후기


편집자 리뷰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 오늘날 가장 이색적인 건축가
반 시게루의 진면목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결정적 저서

프리츠커 건축상, 프랑스 예술·문화 훈장, JIA 일본 건축 대상 수상 등,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건축가이자 독보적인 건축 철학을 선보이는 실천가로서 명성 높은 반 시게루의 결정적 저작, 『행동하는 종이 건축』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2014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주관하는 하얏트 재단은 반 시게루를 수상자로 선정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반 시게루는 지난 20년간 전 세계의 재해 현장을 돌며 적은 비용으로도 단순하고 위엄 있는 피난처와 공공건물을 지어 고통받는 피해자를 도왔다. 그의 인도주의적 헌신은 모두에게 모범이 되었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다.” 여기서 종래의 건축가를 수식하는 표현으로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재해 현장’, ‘적은 비용’, ‘인도주의적 헌신’이라는, 즉 반 시게루만의 업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보통 ‘유명 건축가’라고 하면 국가적 차원의 주요 시설, 경제 대국의 수도나 신흥 강국의 도시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기념비적 건축물 곳곳에서나 그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반 시게루만큼은 색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는 고베 대지진(한신·아와지 대지진), 타이완 대지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대지진 등 각종 재해 지역 그리고 유엔 난민 기구, 르완다 등 세계 각지의 내전 지역에서 끊임없이 소임을 다해 왔으며, 이에 걸맞게 그는 거창한 건축 문법을 구사하기보다 사회적 약자와 피난민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건축 소재 및 공법을 개발하는 데에 천착해 왔다. 이 책에서 스스로 소개하는 ‘종이 건축’은 바로 그 결실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연 재해와 전쟁, 빈곤과 차별 때문에 죽기도 하지만 건축물 탓에 피해를 보거나 때때로 건축물 덕에 구원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속에서 건축가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저자 반 시게루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 세계 재난 지역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지원해 왔으며, 지속적으로 독창적인 소재 개발, 친환경적 건축 설계, 인도적 사회 참여에 몰두하였다. 환경 파괴와 분쟁, 예기치 못한 사건과 사고로 누구나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 건축가의 참된 이상과 가치를 다시 묻는 반 시게루의 ‘건축 철학’은 과연 어떻게 구체화되었을까?

혁신적인 소재 개발, 독창적 시공 기술, 인도적 사회 참여……
반 시게루의 ‘종이 건축’은 어떻게 실현되었는가?

나는 지금까지, 단순히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것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세계로 좀 더 진출해서 장차 국제 공헌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자원봉사나 NGO(비정부 조직), 건축, 유엔 활동에 흥미 있는 사람들이라면, 일개 건축가로서 끊임없이 도전해 온 내 모습에서 어떤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본문에서

나는 오래전부터 ‘우리 건축가는 과연 사회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자아를 표현한답시고 낭비만 일삼는 디자인이나 토지 개발업자의 돈벌이를 돕는 앞잡이 등, 최근에 바람직하지 못한 건축가의 모습만 눈에 띈다. 특권자 계급(행정, 기업, 부자 등)을 위해 멋진 기념물을 만드는 일 자체를 건축가의 일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 금세기에 이르러 건축가는 비로소 일반 대중을 위한 일을 시작하였다. 현재 냉전은 끝났지만, 세계 곳곳에서 민족 분쟁, 지역 분쟁이 발발하여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 규모의 노숙자 문제, 빈발하는 재난 피해자 등 소수 계층 사람들이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모더니즘의 한 측면을 가리켜 일반 대중을 위한 건축이라고 한다면, 흔히 모더니즘 이후라고 하는, 즉 앞으로의 건축가는 어떻게 사회와 소수자를 위해서 일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제 이것이야말로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한다. -본문에서

『행동하는 종이 건축』은 1998년부터 2016년에 이르는, 지난 20여 년 동안 반 시게루가 몸소 전개한 건축 역정을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일종의 자서전이다. 이 책은 ‘행동하는 건축가’로서의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고베 대지진」을 필두로, 건설과 해체가 간편하고 저렴한 데다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조달 가능하며, 심지어 친환경적인 ‘종이 건축’의 태동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종이는 진화한 나무다」, 작가가 지닌 건축 철학의 결정적 단초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학」과 인생의 각 국면에서 중대한 영향과 영감을 주고받은 사람들과의 「만남」, 건축가의 인도주의적 사회 실천이 왜 중요하고, 또 필요한지 뚜렷이 살필 수 있는 「유엔에서 활용한 종이 건축」, 「건축가의 사회 공헌」 그리고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 이후의 최신 인터뷰까지, 100여 장에 이르는 도판과 함께 모두 망라하고 있다.
반 시게루의 고유한 건축 철학은 그의 이색적인 이력만 보더라도 분명해진다. 럭비 선수를 선망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건축가를 지망하게 된 저자는 과감하게 미국 유학을 결심하고, 전위적인 서던 캘리포니아 건축 대학과 전통적인 분위기의 쿠퍼 유니언 대학을 두루 경험한다. 그 후 유명 건축가의 도제로 들어가는 대신, 전시회장 기획자로 경력을 시작하는 등 굉장히 파격적인 선택을 이어 간다. 처음부터 ‘전형적인 건축가’의 길에서 벗어나, 건축가의 참된 사명과 사회적 역할을 끊임없이 자문하였던 반 시게루는, 마침내 모두를 위한 건축, 이를테면 일반 대중을 넘어서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건축을 구상하기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연약하지만 변화무쌍하고, 가격과 제조 면에서 제한이 없으며 친환경적인 소재, 즉 ‘종이’를 맞닥뜨리게 된다. 재난 및 재해 상황과 같은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하며, 어느 누구보다 안전한 보금자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안락한 터전을 즉시, 오래도록 제공할 수 있는 건축을 실현해 내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 반 시게루는 혁신적인 소재 및 공법을 창안해 냈고(혁신을 위한 혁신이 아닌, 인도주의적 실천을 위한 혁신), 이것은 그의 ‘종이 건축’과 ‘건축 철학’, ‘독창성’의 근간이 되었다.
『행동하는 종이 건축』은 반 시게루가 자신의 꿈과 이상을 성취해 가는 과정을 과장 없이 보여 주는 동시에, 21세기 건축의 진정한 의미와 진로를 명확히 제시한다. 그도 물론 국가나 국제적인 규모의 기업이 발주하는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했고, 이른바 ‘기념비적인 건축’ 자체를 외면하지는 않았다. 다만 반 시게루는 ‘행동가’로서의 자기를 분명히 자각했고, 이를 위해 유엔 난민 기구의 컨설턴트로 활약하였으며 NGO VAN(자원봉사 건축가 기구)을 설립하고, 르완다, 캄보디아, 북한 등 ‘건축가’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곳이라면 어디든 거침없이 발길을 놓았다. 바야흐로 인도주의적 실천을 통해 반 시게루가 체득한 ‘자원봉사는 곧 자신을 구원하는 길’이라는 깨달음은, 비단 건축가뿐 아니라 매 순간 연대와 공생을 고민해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큰 울림을 전한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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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시게루

건축가. 195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4년 뉴욕 쿠퍼 유니언 대학교 건축학부를 졸업하고, 1982~1983년 이소자키 아라타 아틀리에에서 근무하였다. 1985년 반 시게루 건축 설계를 설립, 1995년 유엔 난민 기구(UNHCR)의 컨설턴트를 역임하였으며, 더불어 NGO VAN(자원봉사 건축가 기구)을 조직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니컬러스 G. 하이에크 센터, 프랑스 퐁피두메스 센터, 오이타 현립 미술관 등이 있다. 지금까지 프랑스 건축 아카데미 금메달(2004), 아널드 W. 브루너 기념상 건축 부문 세계 건축상(2005), 2009년 일본 건축학회상(작품 부문), 뮌헨 공과 대학교 명예박사(2009), 프랑스 국가 공로 훈장 오피시에(2010), 문예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예술 선장 문부과학장관상(2012), 2014년 프랑스 예술·문화 훈장(Commandeur) 및 프리츠커 건축상, JIA 일본 건축 대상(2015), 학문·예술 분야에 기여한 사람에게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자수 포장(2017), 테레사 수녀 사회 정의상(2017) 등 다양한 상을 받았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게이오 기주쿠 대학교 환경정보학부 교수, 하버드 대학교 GSD 객원 교수, 코넬 대학교 객원 교수(2010)를 역임하였고, 2011년 10월부터 교토 조형 예술 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2015년 9월부터 게이오 기주쿠 대학교 환경정보학부 특별 초빙 교수로 부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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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영 옮김

서경대학교 일어학과를 졸업했다. 어릴 때부터 출판, 번역 분야에 종사한 외할아버지 덕분에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며 동양권 언어에 관심을 가졌다. 번역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알아 가는 것에 재미를 느껴 번역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강한 호기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책을 번역, 소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 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와이 슌지의 『립반윙클의 신부』, 오자와 료스케의 『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 아가타 히데히코의 『재밌어서 밤새 읽는 천문학 이야기』, 고코로야 진노스케의 『이제부터 민폐 좀 끼치고 살겠습니다』, 우라카미 다이스케의 『‘힘내’라는 말보다 힘이 나는 말이 있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