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갔어야 했다

다니엘 켈만 | 옮김 임정희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9년 3월 1일 | ISBN 978-89-374-2950-7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3x188 · 92쪽 | 가격 8,800원

시리즈 쏜살문고 | 분야 기타, 쏜살문고

책소개

“지금 독일에서 가장 독창적인 스토리텔러”

다니엘 켈만의 공간지각 미스터리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제작

어맨다 사이프리드 · 케빈 베이컨 주연

할리우드 영화화!

 

 

짧지만 강력한 공포. ―《뉴욕 타임스》

당신을 잠 못 들게 할 책. ―《키커스 리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독일 작가. ―이언 매큐언

 

 

 내 자동차 옆에는 아까 가게에서 본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가 시커먼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눈이 좀 올 것 같지 않아요?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맘때치고는 너무 따뜻해요, 내가 말했다. 12월이면 이곳 위에는 눈이 쌓여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얼른 가요. 여자가 말했다.

뭐라고요?

얼른. 여자가 말했다. 얼른 가요. ―본문에서

 

편집자 리뷰

■ 할리우드가 선택한

독일 문단의 귀재 ‘다니엘 켈만’

 

지난 2005년 다니엘 켈만은 『세계를 재다』라는 한 편의 소설로 서른 살의 나이에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출간되자마자 35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이 작품은 당시 쥐스킨트의 『향수』 이후 가장 많이 팔린 독일 소설이었다. 『너는 갔어야 했다』는 켈만의 최신작으로 ‘재능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하고 읊조리게 하는 짧지만 강력한 서사를 자랑한다. 높은 산 위에 지어진 별장을 무대로, 단 6일간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은 이 소설은 할리우드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에서 영화화할 예정이다.

 

 

■ “당신이 예약한 숙소는 안전한가요?”

슈퍼호스트가 알려 주지 않는 겨울 별장의 비밀

 

시나리오 작가인 ‘나’는 배우인 아내와 네 살 난 딸과 함께 겨울 휴가를 떠난다. 가문비나무, 소나무, 그리고 빙하가 내려다보이는 그들의 별장은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보다 더 근사하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부족할 것 없는 가정에도 드러나지 않는 갈등은 있는 법이다. 떠오르는 신예 작가와 여배우의 결혼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이들이지만, 결혼 후 ‘나’의 커리어는 주춤한 반면 아내의 명성은 그녀의 아름다움만큼이나 계속 커져 갔다. 게다가 육아 전쟁까지 더해진 부부에게 이번 휴가는 짧은 도피나 마찬가지. 그런데 집주인도, 동네의 내력도 알지 못하는 이 집에서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부부에게는 외면하고 싶은 비밀이 고개를 든다.

 

 

■ 전 세계 북튜버들이 예견한

“영화화될 수밖에 없는 소설”

 

켈만은 인터뷰에서 독자들이 이 책을 다 읽는 데 45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래서 자신이 어느 부분을 언급해도 ‘스포일’이 되고 만다고. 『너는 갔어야 했다』의 세련되고 건조한 문체, 군더더기 없는 스피디한 전개는 전 세계 리뷰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나’의 심리에 따라 왜곡되는 공간 구조는 이 작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딸아이를 목욕시키기 위해 손을 뻗지만 한 뼘씩 멀어지는 수도꼭지,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점점 무너지는 벽 등 100쪽이 채 안 되는 짧은 분량에 무한히 확장하는 영화 세트를 지어 놓은 셈이다. 이 수작을 두고 리뷰어들은 진작 “영화화될 수밖에 없는” 소설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어맨다 사이프리드와 케빈 베이컨이라는 화려한 캐스팅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본문에서 

 

서우리가 빌린 집 앞으로는 100미터 정도의 완만하게 비탈진 초원이 숲 가장자리까지 이어져 있다. 가문비나무, 소나무 그리고 희끗희끗한 거대한 목초지. 창문을 열면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들리는 소리라곤 그것뿐이다. 저 깊은 아래 계곡에는 주사위처럼 작은 집들이 있고, 계곡을 따라 세로로 세 개의 띠, 그러니까 도로와 강과 철도가 가로지른다. 연필로 가느다란 선을 그은 듯 꾸불꾸불한 길이 갈라져 나 있고, 우리는 그 길로 올라왔다. (8쪽)

 

부부. 관건은 서로 사랑하는가에 있다. 나는 수잔나 없이 살고 싶지는 않다. 수잔나의 배우다운 연극적인 웃음조차 그리울 테니까. 그리고 수잔나도 나 없이는 안 된다. 서로 지금처럼 신경만 거슬리게 하지 않는다면. (11쪽)

 

그 사람이 주인이에요?

스텔러, 남자가 말했다.

그게 주인 이름이에요?

그럼, 스텔러, 남자가 이 세상에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냐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난 주인 이름을 몰라요. 내가 말했다. 우린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을 빌렸거든요. 나는 남자의 눈길을 쳐다보며 덧붙였다. 인터넷으로. (27쪽)

 

도로는? 남자가 물었다.

도로는 너무 가팔라요. 내가 말했다. 정말 위험하더군요.

왜 가드레일을 설치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맞은편에서 오는 차가 없으니 다행이오.

그건 어떻게 아시죠?

남자가 웃었다.

그때 알아차렸다. 도로가 그쪽으로만 나 있는 거죠? 우리 집 쪽으로만! (29쪽)

 

거실 문의 손잡이가 보이다니 이상하다. 거실 문과 유리창 사이에 내가 앉아 있으니 거실 문의 손잡이는 내 몸에 가로막혀 보이지 않아야 하는데, 저기 손잡이가 보인다! 내가 앉은 의자의 등받이도 보이고, 내 몸을 받치고 있는 탁자 상판도 보인다. 그리고 펼쳐 둔 노트도. 나는 노트 위로 손을 올린다. (32쪽)

 

근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 왜 손은 글씨가 비뚤비뚤해질 정도로 떨리고, 왜 심장은 이렇게 심하게 뛰고, 왜 여전히 이렇게 추울까? 영화에서는 나쁜 일이 벌어지면 그냥 꿈이라는 걸 종종 알아차리는데, 나도 이런 기법을 「롤라와 삼촌」에서 사용한 적이 있지만, 사실은 이렇다. 사람들은 깨어 있으면 자기가 깨어 있다는 걸 안다. “이게 꿈인가?” 이건 진지하게 묻는 질문이 아니다. 나는 내가 꿈을 꾼 게 아님을 안다. 하지만 꿈을 꾼 것이어야 한다. (42쪽)

목차

■ 차례

 

너는 갔어야 했다 –7

옮긴이의 말 -85

작가 소개

다니엘 켈만

1975년 영화감독인 아버지와 배우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일 뮌헨에서 출생했으나, 여섯 살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주해 칼크스부르크 예수회 대학교에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1997년 장편소설 『베어홀름의 상상』으로 데뷔한 뒤 2005년 발표한 『세계를 재다』로 서른 살의 나이에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 밖에도 『명예』, 『에프』를 잇달아 히트시키며 ‘독일에서 가장 독창적인 스토리텔러’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클라이스트 문학상, 토마스 만 문학상을 수상해 대중과 평단의 박수를 동시에 받는 작가로 성장했다.

임정희 옮김

이화여자대학교 교육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독일어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다니엘 켈만의 『명예』와 『에프』, 틸로 보데의 『식품 사기꾼들』, 조지아 단편집 『우리가 몰랐던 조지아 소설집』, 안셀름 그륀의 『성탄의 빛』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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