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

마르그리트 뒤라스 | 옮김 윤진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9년 1월 18일 | ISBN 978-89-374-2948-4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3x188 · 116쪽 | 가격 9,800원

시리즈 쏜살문고 | 분야 쏜살문고

책소개

여성의 욕망과 사랑, 문학의 가능성을 극한까지 탐구한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이야기하는 글쓰기의 민낯

쓰다. 내 삶을 채운, 그리고 내 삶을 매혹시킨 유일한 것. 나는 그것을 했다. 쓰기는 단 한 순간도 날 떠나지 않았다. -본문에서

책을 쓰는 사람은 언제나 주변 사람들과 분리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고독해야 한다. 저자의 고독, 글의 고독. 자신을 둘러싼 침묵이 무엇인지 자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본문에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에는 인간의 삶과 기억을 마주하는 작가 뒤라스만의 독특한 인식이 담겨 있다. 대단히 매혹적인 작품이다. -《라이브러리 저널》

편집자 리뷰

20세기 미증유의 문학 세계를 구축한 마르그리트 뒤라스
작가 자신이 들려주는 글쓰기의 심연

우리는 집 안에서 혼자다. 집 밖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집 안에서는 혼자다. 공원에서라면 새들이 있고 고양이들이 있다. 어떨 땐 다람쥐가 있고, 흰족제비도 있다. 공원에서는 혼자가 아니다. 하지만 집 안에서는 때로 길 잃은 느낌이 들 정도로 혼자다. 그 시간이 어땠는가? 어떻게 말해야 할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노플르샤토의 고독은 내가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나를 위해서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나는 오로지 이 집 안에서만 혼자라는 점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 이전까지 써 온 것과 다르게 쓰기 위해서였다.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한 번도 마음먹어 본 적 없는, 그 누구도 마음먹어 본 적 없는, 그런 책들을 쓰기 위해서였다. -본문에서

고독은 만들어진 상태로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고독은 만드는 것이다. 아니, 저절로 만들어진다. 나는 그렇게 했다. 이곳에 혼자 있어야 한다고, 책을 쓰기 위해서 혼자여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랬다. 이 집에서 혼자였다. 집 안에 틀어박혀 지냈다. 물론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집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 집은 글쓰기의 집이 되었다. -본문에서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이자 독자적인 문체와 작품 세계를 창조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정수가 담긴 작품집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이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전통적인 서사 구조에 저항하면서 전위적인 시공간, 미묘하게 뒤얽힌 인물 심리를 해체적인 문장으로 선보이며 한평생 파격적인 문학을 관철해 온 마르그리트 뒤라스. 이렇듯 전혀 경험해 본 적 없는 낯선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그는 특정 문학 사조에 사로잡히는 일을 거부하며, 오늘날 프랑스 대학 및 고등학교 과정에서 가장 빈번히 거론되고 읽히는 작가로서 지위를 확립하였다. 여성만의 경험과 욕망을 어떤 제약에도 얽매이지 않고, 적나라한 문장 그대로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뒤라스의 작품은 종종 ‘여성적 글쓰기’의 전범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수많은 독자들을 열광하게 하고, 정신 분석학을 비롯한 각 영역 연구자들을 당혹하게 한 그의 글쓰기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하나의 신비로 남아 있다. 게다가 영화와 연극 등 장르와 형식을 넘나들며 기존 문학의 틀을 파괴하고 재창조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스타일 면에서도 미증유의 우주를 만들어 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에 수록된 표제작 「글」은, 이처럼 수수께끼 같은 뒤라스의 문학 세계를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들여다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선사한다. 작품 활동 내내, (자신의 문학이 편협하게 이해되는 것을 경계하여) ‘글에 관한 글’을 쓰지 않았던 그는 오로지 이 책의 「글」을 통해서만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민낯을 보여 준다. 여기서 저자는 글에 관해, 글로 쓰인 것에 관해, 글을 쓰는 행위에 관해 말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책에 대해서, 그 책을 쓰는 저자의 고독에 대해서 말한다. 뒤라스에게 글은 고독과 광기의 동의어이며, 글을 쓰는 것은 그녀가 즐겨 사용한 표현대로 “목소리 없이 외치기”다. 「글」에는 저자 특유의 소설 세계를 이루는 내면의 고통, 응축된 정념,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광기가 거의 날것으로 드러나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난해하고 불분명하게 여겨져 온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 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전쟁의 참상과 사랑의 불가능성, 우정과 연대에 관한
각기 다른 색채의 이야기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에는 「글」 말고도 네 편의 작품이 더 실려 있다. 쓰인 순서대로 보자면, 가장 앞선 것은 뒤라스가 이탈리아 국영 텔레비전 방송의 지원을 받아 만든 영화 「로마의 대화(Il dialoguo di Roma)」(1983)의 글인 「로마」다. 영화에서는 로마 나보나 광장과 아피아 가도 등 고대 로마의 유적들을 보여 주는 영상 위로 이탈리아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남녀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여자와 남자가 옛 로마에 대해, 그리고 영화에 대해 말하고, 로마의 티투스와 유대의 베레니케, 그 불가능한 연인들의 사랑에 대해 다시 말한다. 그리고 그 위로, 아주 희미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남녀의 사랑이 새겨진다.
이어 「회화전」은 뒤라스가 1987년 9월 파리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예술가 로베르토 플라테(Roberto Plate)의 회화전을 위해 쓴 글이고, 「순수한 수」는 1989년에 불로뉴비앙쿠르 르노 공장의 폐쇄가 결정되었을 때 쓴 글이다. 「순수한 수」에서 뒤라스는 르노 공장에 평생을 바친 노동자들의 이름을 기록한 “프롤레타리아트의 벽”을 세우고자 독자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실제 이십 년 후인 2010년에 베트남 출신 예술가 투 반 트란(Thu Van Tran)에 의해 불로뉴비앙쿠르의 르노 공장에서 일한 사람들의 숫자 ‘199491’을 새겨 넣은 설치 미술 작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젊은 영국인 조종사의 죽음」은 뒤라스가 여름마다 머물던 트루빌 근처의 작은 도시 보빌을 배경으로 한다. 전쟁 막바지에 독일군의 공격을 받아 노르망디 숲으로 추락해 사망한 스무 살의 영국인 조종사가 잠들어 있는 무덤 앞에 선 뒤라스는 자신의 삶과 문학을 돌아본다. 또한 뒤라스는 그 “영국 아이”의 죽음으로부터 베트남에서 죽어 공동 묘혈에 던져진 작은오빠의 죽음을 기억해 내고, 또한 독일인들에게 희생당한 유대인들의 죽음을 떠올린다.
이 책에는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뿐 아니라, 매체와 장르를 초월하여 ‘사랑의 불가능성’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사색가, 잔혹한 전쟁의 끔찍한 실체를 고발하는 반전주의자, 자본가 계급의 부당한 횡포에 당당히 맞서는 노동 운동가, 그리고 지인의 예술 세계를 섬세한 눈길로 응시하는 인간 뒤라스의 모습이 각기 다른 색채로 가득 담겨 있다. 공쿠르상을 수상한 『연인』,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 준 『히로시마 내 사랑』 등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에 깊이 공감해 본 독자라면, 이번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을 통해서도 커다란 울림을 얻을 수 있으리라.

목차

들어가는 말


젊은 영국인 조종사의 죽음
로마
순수한 수
회화전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마르그리트 뒤라스

본명 마르그리트 도나디외(Marguerite Donnadieu). 1914년 베트남 지아딘에서 태어났다. 1918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프랑스어 교사인 어머니의 인사이동에 따라 베트남 곳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낸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1933년 프랑스로 영구 귀국하여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법학을 공부한다. 졸업 후 식민지청에서 비서로 일하다가 1941년 퇴직, 1943년 플롱 출판사에서 ‘뒤라스’라는 필명으로 첫 소설 『철면피들』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태평양을 막는 방파제』, 『온종일 숲 속에서』, 『모데라토 칸타빌레』, 『롤 V. 스탱의 황홀』, 『부영사』, 『복도에 앉은 남자』 등 다수의 작품들에서 독특한 글쓰기 방식을 사용해 ‘누보로망’ 작가로 평가 받기도 한다. 또한 일찍부터 연극과 영화의 매력에 눈을 떠 여러 가지 형태로 이 예술 장르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는데, 그녀가 시나리오를 쓴 알랭 레네의 영화 「히로시마 내 사랑」이 성공을 거두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을 뿐만 아니라 영화 「라 뮤지카」, 「인디아 송」 등에서는 제작 및 연출에 직접 참여하는 등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 노년에 찾아온 알코올중독과 간 경화의 고통을 이겨 내고 1984년 『연인』을 발표하여 프랑스에서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한다. 이후 멈추지 않는 열정으로 『고통』, 『북중국의 연인』, 『얀 앙드레아 스테네르』, 『글쓰기』 등을 발표, 1995년 『이게 다예요』로 평생 40여 권의 작품들을 집필한 왕성한 경력에 마침표를 찍고 1996년 세상을 떠난다.

윤진 옮김

아주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다. 파리3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옮긴 책으로 『자서전의 규약』, 『거울의 역사』, 『현대사회와 다문화주의』 등이 있다.

독자 리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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