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원제 A Biography of Frida Kahlo

헤이든 헤레라 | 옮김 김정아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3년 10월 1일 | ISBN 89-374-4853-x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60x240 · 556쪽 | 가격 15,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나는 소망한다, 고통을 품고, 망가진 척추로, 걷지도 못하고, 드넓은 길에서, 멀리 본다. 강철로 된 생명을 부지한다.” 서양 미술사의 두꺼운 책장을 뚫고 느닷없이 출현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안겨 준 프리다 칼로.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독창성과 강철 같은 의지의 소유자. 일생을 따라다닌 육체적 고통도 그녀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리베라와 트로츠키의 연인이었으며, 인간의 고통과 나약함을 사랑했던 여인. 기존의 터부와 관습을 벗어나 진정한 자유인이길 열망했던 프리다는 아스텍 문화의 신성한 여사제였으며, 오늘날 페미니스트의 우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에게 덧붙여진 모든 미사여구를 초월하여 자신을 잉태한 유일한 화가로, 오직 자기 자신으로 남았다.

편집자 리뷰

 “나는 소망한다, 고통을 품고, 망가진 척추로, 걷지도 못하고, 드넓은 길에서, 멀리 본다. 강철로 된 생명을 부지한다.”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독창성과 강철 같은 의지의 소유자. 리베라와 트로츠키의 연인이자 열렬한 스탈린주의자에 아스텍 문화의 신성한 여사제였으며, 오늘날에는 페미니스트의 우상으로 자리 매김한 여인. 그리고 이 모든 미사여구를 초월하여 오직 자기 자신으로 남길 원했던 인간, 프리다 칼로.그러나 이 같은 찬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에게 프리다 칼로(1907~1954)라는 이름은 그다지 친숙하지 않다. 몇 종의 전기와 소설이 출간되었지만, 그녀는 기껏해야 조금 유별난 그림을 그렸던 멕시코 여성 화가 정도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여기에 약간의 지식이 더해지면 ‘장애인’에 ‘초현실주의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테고, 비교적 면식이 있다 하는 사람들에게도 ‘천재 디에고 리베라의 아내’ 정도로 여겨지기 일쑤다. 페미니즘 미술을 연구하는 쪽에서나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리다 칼로를 말하는 책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프리다 칼로 재단’이 인정한 정본(定本)인 헤이든 헤레라의 『프리다 칼로 (Frida: A Biography of Frida Kahlo)』(1983)가 새로이 소개된 사건은, 프리다를 미처 몰랐던 사람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이미 알고 있었던 사람에게는 더 큰 감동을 안겨줌과 더불어, 몇몇 서유럽 남성 작가들에게만 편중되어 온 미술사 이해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함께 수록된 서른한 점의 엄선된 컬러 화보가 그녀의 작품 세계를 한층 깊이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Not Iconic But Human: 전설 아래 감춰진 진실

남편이기도 한 위대한 벽화가 디에고 리베라를 비롯해 ‘초현실주의의 아버지’ 앙드레 브르통과 피카소, 뒤샹, 미로, 칸딘스키, 록펠러와 포드, 트로츠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당대의 예술가들과 사상가, 유명인사들이 그녀의 그림과 그녀라는 인간에게 빠져 들었다. 이 책의 저자 헤이든 헤레라 역시 프리다 칼로에게 반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저자의 가슴은 감동으로 차 있되, 시선은 곧고 냉정하며 그녀의 손은 정확하다. 헤레라의 치밀하고 섬세하며 절제된 필치가 그려 낸 프리다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적’이다. 모든 뛰어난 전기가 그러하듯 이 책의 저자 또한 자신이 직접 인물에 대해 말하기보다는 인물로 하여금 스스로 입을 열게 만들었다. 치밀한 1차 사료 조사에 바탕하여 재구성해 내고 친구와 지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프리다는, 때로는 성난 늑대처럼 으르렁거리고 때로는 가슴 가득 화살을 맞은 사슴처럼 흐느낀다.몇 개의 정의와 미사여구로 타인의 인생을 규정하기는 쉽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손쉬운 해결책의 유혹을 뿌리치고, 프리다를 둘러싼 전설을 들려주기보다는 그 속에 감춰진 진실에로 우리를 이끈다. 그녀의 눈에 비친 프리다 칼로는 명성과 인기에 무덤덤한 것처럼 굴었으나 실은 그것을 즐겼고, 남들 눈에 비치는 자기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능했으나 손쓸 수 없는 고통과 시련 앞에 무너져 내린다. 헤이든 헤레라의 손에서 프리다 칼로는 더 이상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가 아닌, 복잡하고 모순된 내면을 지녔으며 나와 당신처럼 울고 웃는 ‘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그녀와 같은 공기를 마시며 그녀의 파란만장한 궤적을 함께 더듬을 것이다. 틀을 깨부수고 뛰쳐나온 프리다는 생생하고 활기차며 자유롭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했던 ‘자유’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간 것처럼 보인다.
고통을 딛고 혁명을 넘어, 디에고와 함께

“두 발이 왜 필요하겠는가, 나에게 날 수 있는 날개가 있다면.”“나의 평생소원은 단 세 가지, 디에고와 함께 사는 것,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7년간 프리다 칼로가 겪어 온 삶은, 시쳇말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것이었다. 멕시코 혁명의 한가운데에서 나고 자라 스스로를 혁명의 딸이라 여겼던 프리다는, 일곱 살 때 앓은 소아마비와 열여덟 살에 당한 교통사고로 인해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흔과 정신적 ․ 육체적 고통을 짊어지게 된다. 그녀는 일생 동안 서른다섯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고 그 후유증으로 고생했으며 간절히 원했음에도 자기 아이를 갖지 못했다. 입원해 있는 동안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그림을 시작했고, 평생의 연인이자 정치적 동지가 될 디에고 리베라와는 결혼과 별거, 이혼, 재결합을 거듭했다. 디에고의 무절제한 바람기로 인해 고통받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언제까지고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정숙한 아내였던 것은 아니다. 프리다는 자유연애의 신봉자였으며 남녀의 구분을 초월해 많은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었고 망명한 혁명가 트로츠키와 깊은 사이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디에고에 대한 갈망으로 괴로워했다. 디에고와 함께 멕시코 청년 공산당에 입당해 열성적으로 활동했으며, 예술이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것이 되길 바랐다.사람들에게 그녀는 로자 룩셈부르크와 같은 혁명가에서부터 《보그(Vogue)》의 표지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얼굴로 기억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그중 무엇이 진실이었고 무엇이 거짓이었는지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모두가 프리다 칼로라는 개인이 지닌 여러 측면의 반영일 뿐이다. 저자 헤이든 헤레라는 일견 모순되어 보이는 모습들을 섣불리 걸러내지 않고 한자리에 펼쳐 보임으로써 ‘진짜 프리다’로 하여금 스스로 입을 열어 독자와 소통하게 만든다.“나는 나의 작품이 평화와 자유를 위한 투쟁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내가 나의 그림에 아름답고 숭고한 이념을 불어넣을 수 없다면 그것은 내게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결코 예술이 이념에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제3세계에서 여성이자 장애인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

“프리다 칼로의 예술은 폭탄에 두른 리본이다.”-앙드레 브르통“나를 그린 것은 혼자일 때가 많았기 때문이고, 내가 가장 잘 아는 소재가 나이기 때문이다.”불행하고 극적인 삶을 살았던 여자가 어디 그녀뿐일까.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간 수많은 필부(匹婦)들과 프리다를 구별해 주는 것은 단 한 가지, 그녀가 자신의 고통을 그림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이다.예술은 삶을 반영한다. 특히나 그 주체가 프리다 칼로인 경우, 모방과 초월을 둘러싼 케케묵은 논쟁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그림은 프리다의 삶 그 자체였고, 삶은 현실이라는 화폭 위에 몸으로 그린 그림이었다. 저자 헤이든 헤레라가 전기 작가로서 지닌 특별하고 독창적인 재능은 그녀가 프리다 칼로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순간 빛을 발한다. 저자는 프리다와 같은 라틴아메리카인이자 여성이고 미술사학자이다. 비슷한 배경을 가졌다는 것이 그 사람의 예술을 이해하는 데 최선의 조건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 경우 통념은 완전한 진실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개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미술사학자로서의 해박함과 결합될 때, 그 효과는 실로 놀랍다. 헤레라의 손끝에서 프리다의 그림은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저자는 물감과 캔버스 너머의 비밀한 세계를, 액자 바깥의 숨겨진 정신을 탐색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그녀가 보여 주는 것은 학자연하거나 딱딱하지 않으며 지나친 감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는 부드러운 공감의 자세이다.보르헤스나 마르케스의 문학 작품을 해설할 때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표현은 프리다의 그림을 말할 때에도 적합하다. 모계로부터 멕시코 인디언의 피를 물려받은 그녀는 멕시코적인 것, 아스텍 문화에 대한 뿌리 깊은 동경을 어렸을 적부터 품어 왔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자연과 동물, 인간을 비롯한 모든 것은 하나였다. 그녀는 한 화폭에 죽음과 삶, 밤과 낮을 함께 담기를 주저치 않았으며, 경계에 선 자신을 즐겨 그렸다.프리다가 가장 즐겨 그린 그림의 소재는 자기 자신이었으며, 최초의 그림 또한 자화상이었다. 많은 경우 그녀의 그림은 바깥에 보이는 자신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데 기여하는 것이었지만, 때로 그림은 말이나 행동보다 더 솔직한 그녀의 진심을 들려준다. 고통과 죽음은 그림의 주된 주제였으며, 꼼꼼한 형태와 원초적인 색채의 충돌이 빚어낸 프리다의 ‘인생 연작’은 충격을 넘어 아름답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이 같은 그녀 그림의 멕시코적 성격과 자유로운 표현 기법은 갓 태동한 초현실주의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앙드레 브르통이 나더러 초현실주의자라고 하기 전까지는 내가 초현실주의자라고 생각지 못했다. 내가 아는 것은 단지 나는 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 다른 의도 없이 그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그릴 뿐이라는 것이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프리다를 초현실주의자 그룹에 포함시키기를 주저하지 않았는지, 그 까닭을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프리다의 세계관과 초현실주의자들의 그것은 완전히 달랐다. 그녀의 예술은 서구 합리주의 문명에 환멸을 느낀 지식인들의 탈출구가 아니라, 개인적이고 자연발생적이며 천부적인 것이었다. 그녀의 예술은 그녀가 현실과 관계를 맺는 방법이었지,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영역으로 달아나기 위한 수단은 아니었다. 프리다의 작품 가운데 가장 초현실적이라고 일컬어지는 「물이 준 것」조차 초현실적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이다. 너무도 혹독하여 범인의 눈에는 차라리 초현실으로 비쳤던 현실을, 그녀는 살아냈다.재발견: 죽음 속에서 되살아 온 생명
죽음 후에 한동안 프리다는 대중으로부터 잊혀 가는 것 같았다. 그녀의 이름이 공공장소에서 말해지는 일은 드물었다. 그러던 중 프랑스 파리에서 68혁명의 봉화가 올려졌고, 불씨가 메마른 후에도 혁명의 여파는 남아, 크고 작은 다양한 움직임을 낳았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페미니즘 운동은 프리다 칼로를 자신들의 선구자이자 우상으로 삼았다. 세계 곳곳에서 그녀의 전시회가 개최되고 관련 출판물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헤이든 헤레라가 쓴 전기 ꡔ프리다 칼로ꡕ는 2002년 미라맥스에서 영화화되어(줄리 테이머 감독) 제59회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화제를 낳았다. 프리다가 살아서 자신에게 바쳐진 이 같은 찬미를 접했다면 분명 기꺼워했으리라. 혹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을지도 모른다. 평생 단 하나의 생명도 제 안에서 길러내지 못했으나 우주의 모든 생명을 제 품에 끌어안았고, 디에고 리베라의 어머니나 다름없었던 여자. 상처를 농담으로, 고통을 익살로 달랠 줄 알았던 여자, 프리다 칼로. 죽음을 얼마 앞두고 일기에 쓴 문장처럼, 죽어서야 그녀는 일생 동안 자신을 사로잡고 놓아줄 줄 몰랐던 고통으로부터 비로소 자유로워졌다.“이 외출이 행복했으면.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으면― 프리다.”
헤이든 헤레라Hayden Herrera
미술사학자이자 큐레이터이며, 폭넓은 강연 활동으로 이름나 있다. 뉴욕 대에서 라틴아메리카 미술을 가르쳤으며 구겐하임 장학금을 받았다. 《뉴욕 타임스》를 비롯해 Art in America, Art Forum, Connoisseur 등에 활발히 기고하며, 뉴욕에 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프리다 칼로의 그림들( Frida Kahlo: The Paintings)』, 『메리 프랭크와 마티스 (Mary Frank; and Matisse: A Portrait)』 등이 있으며, 현재 미국의 현대화가 아실 고키(Arshile Gorky)의 평전을 집필 중이다.
옮긴이 김정아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비교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교수신문》 문화부 기자를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미디어아트센터 연구원 및 파리3대학 영화과 박사 과정에 있다. 옮긴 책으로 『옥시덴탈리즘』, 『걷기의 역사』를 포함하여 다수가 있다.

목차

서문 파란 담장 집 어린 시절 예비학교의 소녀 교통사고 망가진 척추 개구리 왕자 디에고 코끼리와 비둘기 신혼부부 그링고의 나라 디트로이트와 헨리 포드 병원 자본주의와 혁명가들 작은 칼자국 몇 개 트로츠키 화가로 홀로 서기 지긋지긋한 도시 파리 물이 준 것 가시 목걸이 재결합 후원, 정치, 인기작은 사슴결혼의 초상자연 만세: 살아 있는 정물화프리다 칼로를 기리며나의 삶에 밤이 깃들고인생 만세주(註)참고 문헌

작가 소개

헤이든 헤레라

미술사학자이자 큐레이터이며, 폭넓은 강연 활동으로 이름나 있다. 뉴욕 대에서 라틴아메리카 미술을 가르쳤으며 구겐하임 장학금을 받았다. 《뉴욕 타임스》를 비롯해 Art in America, Art Forum, Connoisseur 등에 활발히 기고하며, 뉴욕에 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프리다 칼로의 그림들 Frida Kahlo: The Paintings』, 『메리 프랭크와 마티스 Mary Frank; and Matisse: A Portrait』 등이 있으며, 현재 미국의 현대화가 아실 고키Arshile Gorky의 평전을 집필 중이다.

김정아 옮김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비교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교수신문》 문화부 기자를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미디어아트센터 연구원 및 파리3대학 영화과 박사 과정에 있다. 옮긴 책으로 『옥시덴탈리즘』, 『걷기의 역사』를 포함하여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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