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폴리

기술에 정복당한 오늘의 문화

원제 Technopoly (The Surrender of Culture to Technology )

닐 포스트먼 | 옮김 김균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1년 3월 23일 | ISBN 89-374-2706-0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292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기술은 인간을 어떻게 장악하고 있는가.

기술의 독재로 탄생한 또다른 전체주의 사회, 테크노폴리우리 삶을 회복시키기 위한 새로운 문화를 제안한다.

편집자 리뷰

기술독재(테크노폴리)의 문제
이 책에서 저자는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의 가치관, 공동체를 바꾸어놓는 이상하고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기술이 신격화되고 모든 권위를 독점하는 오늘의 문화적 상황을 테크노폴리라 명명한다. 즉 테크노폴리는 전체주의적 기술주의문화다. 이러한 양상들은 기술혁명의 초기에는 미처 예측할 수 없었다. 게다가 기술독점의 수혜자들은 변화의 긍정적 측면만을 소리 높여 선전하고, 필연적으로 다가올 해악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기술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은 권력을 축적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불리하도록 자기들끼리 결탁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기술이 가져오는 혜택을 모든 해악을 감수하고서라도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인지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제철공, 채소가게 주인, 교사, 음악가 등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에게 기술은 과연 무엇을 가져다주었는가. 기술도착자technophile들은 컴퓨터를 사용하면 더 꼼꼼하게 가계부를 정리할 수 있고, 요리법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합리적인 쇼핑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반면에 보통 사람들의 개인적 삶이 강력한 힘을 가진 기관들에 쉽게 노출되고 추적되고 통제되는 상황이 되었다. 또는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단순히 신비화되거나 숫자로 전락되어 광고대행사와 정치집단의 만만한 표적이 된다. 기술은 도대체 누구의 입장에서 효율적이며, 누구에게 이익을 주고, 그 대가는 누가 치러야 하는가.
도구사용문화 → 기술주의문화 → 테크노폴리
아널드 토인비, 루이스 멈포드, 오르테가 이 가세트 등 다양한 문명사가들이 문명의 진화를 여러 단계로 분류하고 다양한 명칭을 붙여왔는데, 닐 포스트먼은 이를 세 단계로 정리한다. Tool-using culture → Technocracies → Technopolies. <도구사용문화>가 신의 영향권 내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수단으로서 기술을 발전시켰다면, <기술주의문화>에서는 인간과 문명에 대한 근대적 확신을 가지고 도덕적 가치와 지적 가치를 명백히 구분했다. 하지만 기술이 생활기준이 될 만한 철학을 제공할 수 없음을 기술주의문화를 사는 시민들은 잘 알고 있었다. 즉 과거 도구사용문화의 언어, 기억, 그리고 사회적 구조는 보존되었던 것이다. 이들은 기술이 주인의 자리를 넘보지 않고 하인으로 자신들을 섬겨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테크노폴리>에서는 테크노폴리를 제외한 다른 모든 대안은 제거되며, 인생의 의미는 기계와 기술에서 찾아야 된다. 테크노폴리는 종교, 예술, 가족, 정치, 역사, 프라이버시, 지성 등의 의미를 새롭게 규정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기술의 새로운 요구에 따르도록 한다. 기술이 종의 위치를 벗어나 주인의 지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의학기술, 컴퓨터 기술, 보이지 않는 기술(관료주의) ― 과학만능주의가 가져온 불가능할 법한 세계
한 세기에 걸친 과학자들의 윽박지름은 인간이 자신의 신념체계에 대한 확신을 잃게 만들었으며, 이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기술뿐이다. 다른 것들은 모두 거부되거나 어정쩡한 타협 속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더라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은 비행기는 날고 항생제는 병을 치료한다는 것, 그리고 전파는 소리를 실어나르고 컴퓨터는 실수 없이 연산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오직 불완전한 인간만이 실수를 저지른다.
오늘날 기술만능주의의 테크노폴리 모습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의학기술과 컴퓨터 기술이다. 두 장에 걸쳐 포스트먼은 현대의 의학기술의 관심은 환자를 <치유>시키는 것이 아니라 병을 <공격>하는 데 있음을, 그리고 컴퓨터가 관료주의를 은폐하는 맹신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설명한다.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 현대 의학에서 환자와 의사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없어지고 단층촬영, 절개수술 등 의학 기술은 남용된다. 의술보다 기술을 더 많이 사용해야 오진소송을 피하고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의사는 각종 기술과 도구를 동원하여 질병과 직접 대적한다. 즉 의학은 환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질병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수술에는 성공적이었지만 환자는 죽는 일이 생긴다.
사실 컴퓨터는 일을 하지 않는다. 일을 지시할 뿐이다. 컴퓨터가 가진 허울뿐인 지능과 공정성 때문에, 우리는 이것이 진리인가 혹은 가치 있는가에 대한 판단능력을 상실한 채, <컴퓨터가 내린 계산은, 밝혀낸 결론은>이라는 지시에 마치 신의 뜻인양 고분고분 복종한다. 또한 기술은 자신의 체계에 편리하도록 사람들에게 요구하며 이에 바탕한 광범위한 사회제도를 구축한다. 그래서 공장 등 특정 분야에만 쓰이도록 고안되었던 <관료제>가 현재는 도덕적,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까지도 다루게 되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중세 사람들이 종교의 권위를 믿은 것만큼이나 과학의 권위를 믿는다. 일관된 세계관이 결여되어 있는 교육 덕분에 테크노폴리는 가치판단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역사적, 형이상학적, 논리적, 혹은 정신적 토대를 우리로부터 제거해 간다. 지금까지의 설명과 같은 사회과학이 타당성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과학이기 때문이 아니라, 언어의 위력, 설명의 깊이, 예증의 적절성, 논지의 신뢰도를 지닌 이야기를 만들기 때문인 것이다. 뭐든지 과학에 묻고, 기대하고, 과학이 제공하는 답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과학만능주의이다. 이는 테크노폴리의 또다른 거대한 환상이기도 하다.
상징의 대고갈을 저지하는, 사랑으로 무장한 저항투사가 되자
이러한 논지와 이야기들을 전개해 가는 가운데 닐 포스트먼의 신랄한 유머는 독자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절인 청어껍질을 인코미얼 다이옥신으로 처리한 종이라든지, 뉴욕 타임즈 초컬릿 다이어트 실험 등 기술의 신화에 대한 지독한 조롱들은 순간의 폭소를 넘어 우리에게 어떤 깨우침을 안겨준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 장에 이르러, 사랑으로 기술에 저항하는 <투사>가 되자고 호소하는 그의 주장은 더이상 시대에 뒤떨어진다거나 우습다거나 엉뚱한 발상으로 여겨질 수 없다.
모든 것이 바뀌어버리고 인간의 진보가 기술의 진보로 대체된 이 불가능할 법한 세계, 우리 대부분에게 있어 더이상 이해 불가능한 세계, 그리고 아직도 수백만 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도시의 범죄율이 치솟고, 질병이 만연하고, 이혼율이 급등하고 정신병원에 환자들이 가득 차는 이 세계를 해결하는 방법은 더이상 <정보>의 획득이나 새로운 <기술>의 발견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무너진 정보의 면역 체계를 복구하고, 대고갈이 진행되고 있는 문화적인 중요한 상징들을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다소 낭만적이기는 하지만, 포스트먼이 제시하는 대안은 결국 <인간성의 상승을 주도하는 교육>이다. 모든 과목을 역사로서 가르치며(음악의 역사, 수학의 역사, 윤리의 역사, 체육의 역사……), 기술보다는 과학철학을 가르치고, 언어 의미론, 예술사, 비교종교학을 주요 과목으로 다루며, 마지막으로 공산당 선언을 이 교과과정에 포함시킬 것을 권하는 닐 포스트먼의 당부는 일견 독특하면서도 설득력이 있다. 포스트먼과 같은 문명비평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지금의 상황에 희망적이자 건설적인 목소리를 보태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에 대하여
이 책의 저자 닐 포스트먼 Neil Postman은 뉴욕 대학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이다. 문명비평가, 매체생태학자 등으로 다양하게 지칭되고 있는 그는 특히 풍부한 현장경험과 박학다식함, 적확한 사회비판과 대안 제시, 위트 넘치는 글쓰기의 저자로 높이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한국에 번역된 저서만 해도 『사라지는 어린이』(분도, 87), 『TV 뉴스 어떻게 봐야 하나』(참미디어, 95), 『죽도록 즐기기』(참미디어, 97), 『교육의 종말』(문예, 99) 등 수 권이며, 이 밖에도 Conscientious Objections, Teaching as a Subversive Activity, Crazy Talk Stupid Talk 등 교육, 사회, 그리고 대중매체와 기술에 의해 전개되고 있는 현대 문화에 대한 저술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 중 『테크노폴리』는 명저의 반열에 오른 정통 문명 비판서로서, 사려깊고 충실하며 위트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주며 아직도 아마존 등 서점에서 높은 판매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당시 포스트먼은 미국만이 테크노폴리가 실현된 유일한 나라라고 진단했는데, 이제 2001년의 우리 상황을 여기 대입해 보는 것이 의미심장한 일이 되고 있다.
역자에 대하여
이 책을 옮긴 김균은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목차

1. 타무스 왕의 판정 2. 도구사용문화에서 기술주의문화로 3. 기술주의문화에서 테크노폴리로 4. 불가능할 법한 세계 5. 무너진 방어체계 6. 기계의 이데올로기-의학기술 7. 기계의 이데올로기-컴퓨터 기술 8. 보이지 않는 기술 9. 과학만능주의 10. 상징의 대고갈 11. 사랑으로 무장한 저항투사

작가 소개

닐 포스트먼

뉴욕 대학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이다. 문명비평가, 매체생태학자 등으로 다양하게 지칭되고 있는 그는 특히 풍부한 현장경험과 박학다식함, 적확한 사회비판과 대안 제시, 위트 넘치는 글쓰기의 저자로 높이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한국에 번역된 저서만 해도 『사라지는 어린이』(분도, 87), 『TV 뉴스 어떻게 봐야 하나』(참미디어, 95), 『죽도록 즐기기』(참미디어, 97), 『교육의 종말』(문예, 99) 등 수 권이며, 이 밖에도 Conscientious Objections, Teaching as a Subversive Activity, Crazy Talk Stupid Talk 등 교육, 사회, 그리고 대중매체와 기술에 의해 전개되고 있는 현대 문화에 대한 저술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 중 『테크노폴리』는 명저의 반열에 오른 정통 문명 비판서로서, 사려깊고 충실하며 위트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주며 아직도 아마존 등 서점에서 높은 판매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당시 포스트먼은 미국만이 테크노폴리가 실현된 유일한 나라라고 진단했는데, 이제 2001년의 우리 상황을 여기 대입해 보는 것이 의미심장한 일이 되고 있다.

김균 옮김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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