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화력

원제 Die Wahlverwandtschaften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옮김 김래현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1년 2월 7일 | ISBN 89-374-0247-5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332쪽 | 가격 16,000원

분야 괴테 전집

책소개

세계적 소설 예술의 진수 – 토마스 만친화력에서 괴테가 시도하고 있는 문학과 자연과학의 접목이야말로 18세기 괴기소설, 모험소설과의 단절이자 현대소설로의 결정적 첫걸음이었다. </SPAN

편집자 리뷰

인간 관계에서 화학 법칙을 발견하다.
불멸의 시성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쓴 소설 『친화력』이 민음사에서 번역·출간되었다. 민음사는 그간 괴테의 전집 발간을 목표로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를 펴낸 바 있고 이번에 발행된 『친화력』은 그 일곱 번째 권이다.
이 글은 원래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에 삽입될 단편소설로 구상되었으나, 집필 과정에서 2부로 구성된 장편소설로 확대, 발전된 것이다. 네 명의 남녀 사이의 분리와 결합 과정이 ‘친화력’이라는 화학적 현상과 유추 관계에 의해 서술되고 있는 이 작품은, 소재와 이야기 방식, 도덕성의 측면에서 당시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괴테가 이 책을 발표했을 때, 아이엔베르크M. von Eyenberg의 말을 빌리자면, “마치 흉년에 빵집에 몰려들 듯이” 서적상들이 쇄도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괴테 자신이 ‘진기한 제목’ 이라고 시인하고 있듯 이 소설의 제목 ‘친화력(Die Wahlverwandtschaften)’은 화학 용어이다. 즉, 서로 다른 원자들끼리 원래의 결합을 버리고 새로이 결합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려는 성질을 가리키는 말이다. 괴테는 이러한 자연 법칙을 인간 관계에 접목하여 인간들 사이의 반응을 묘사하고 있다.
다시 말해, 원래 사이 좋은 부부였던 에두아르트와 샤로테 사이에, 에두아르트의 친구인 대위와, 샤로테의 친구 딸인 오틸리에가 끼여들면서 이 네 사람이 일으키는 반응이 이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 곧, 각각의 친화력에 따라 에두아르트와 오틸리에, 샤로테와 대위 사이에는 애정이 싹트게 된다. 그러나 자제력이 강하고 생각이 깊은 샤로테와 대위는 곧 자신들의 애정을 다스리는 반면, 맹목적으로 애정에 빠져드는 성향을 지닌 에두아르트와 오틸리에는 새로 발견한 사랑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이처럼 \’친화력\’은 화학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 사이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 같은 착안에 기반해서 괴테는 이 소설에서 사건의 전개보다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과학자적인 냉정함과 실험 정신을 가지고 집중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소설 『친화력』은 독일문학사상 \’현대 소설\’로의 결정적 첫발을 내딛은 작품이라고 뒤늦게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이 작품에는 한 줄이라도 내가 체험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한 줄이라도 체험 그대로 쓴 것도 없다. ”    – 괴테
그러나 실제로 이 작품이 재미있게 읽히는 것은 그 속에 괴테 자신의 경험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바이마르를 떠나 예나에 체류하게 된 괴테는 18세의 민나 헤르츨리프(Minna Herzlieb)를 만나, 갑작스러운 애정을 품게 되었다. 그때 그의 나이가 60세. 사실 그는 그녀를 10세 정도부터 알고 있었는데, 몰라볼 정도로 성숙하고 아름다워진 모습을 대하고 새삼스러이 정열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낀 것이다. 스스로도 위험하다고 느낄 정도의 이 위험한 열정에 놀란 그는 되도록 그녀의 집을 멀리하였으며 곧 그곳을 도망치듯 떠나버렸다. 그때의 경험이 『친화력』에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에두아르트와 오틸리에가 도덕적인 측면에서 세간의 비난을 살 만한 애정에 맹목적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괴테는, 남녀 사이에는 불가항력적인 ‘친화력’이 있어 격렬한 애정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는, 그 자신의 실제적인 경험을 드러내고 있다. 그 애정의 끝이 죽음인 것으로 이 작품을 끝맺으면서도 괴테 자신은 도덕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단지 맹목적인 격정을 다스리고 정화해서 행복한 삶으로 향해야 한다는 따뜻한 휴머니즘을 내보일 뿐이다.
『친화력』은 자유로운 연애와 이혼이라는 낭만주의적 요소를 기본 주제로 한다. 그러나 ‘친화력’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자연 법칙과 인위적인 도덕 법칙, 자유로운 사랑을 향한 열정과 자제할 줄 아는 분별력 이 두 가지 사이에서 등장인물을 방황케 함으로써 그 조화를 모색한다. 그러면서도 인간 상호간의 마음의 깊이를 투영해 주는 특유의 시적인 언어와 엄격한 작품 형식을 고수하고 있다. 한마디로 『친화력』은 낭만주의를 넘어서는 노년기 괴테의 대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작품이라 하겠다.
<줄거리>  에두아르트와 샤로테는 각각 다른 사람과 사별한 끝에 만나 결혼한 부부이다. 행복하게 살고 있는 중에 에두아르트는 마땅한 할일이 없어 괴로워하는 친구, 대위를 안타깝게 여겨 자신의 성으로 부른다. 한편 샤로테는 기숙학교에 맡겨 놓은 친구의 딸 오틸리에가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듯해 안타까워하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된 에두아르트의 권유로 오틸리에도 집으로 데려온다. 그리하여 서로 만난 네 사람은, 처음엔 에두아르트와 대위, 샤로테와 오틸리에가 친하게 지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계에 변화가 생겨난다. 즉, 샤로테와 대위, 에두아르트와 오틸리에 사이에 애정이 싹트고 만 것이다.
샤로테와 대위는 자제심이 많고 사려 깊은 인물들이라 그냥 스쳐가는 사랑으로 생각하고 애정을 억누르지만, 에두아르트와 오틸리에는 새로 발견한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결국 오틸리에와 헤어질 것을 부인에게 종용받은 에두아르트는 오틸리에를 성에서 떠나보내지 말라고 한 후 자신이 떠난다. 그러고는 자신이 살아남는다면 그것은 하느님이 자신들의 사랑을 허락하는 것이라고 믿고 위험한 전쟁터로 떠난다. 대위 또한 일거리를 찾아 성을 떠나게 된다.
남은 샤로테는 에두아르트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기를 낳고 오틸리에는 보모역을 착실히 하며 마음을 잡으려 한다. 그러던 중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에두아르트는 이제 자신의 사랑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믿고 소령에게 부탁하여 자신과 오틸리에가 결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대위는 샤로테를 만나러 떠나고 몰래 자신의 성 근처를 헤매던 에두아르트는 산책 나온 오틸리에를 만나 사랑을 속삭이지만, 돌아가는 길에 오틸리에는 안고 있던 아기를 물에 떨어뜨려 죽이게 된다. 자기를 잊은 과도한 열정의 결과로 벌을 받은 거라고 생각한 오틸리에는 결국 삶의 의지를 잃어버리고 식음을 전폐, 죽음에 이르고 에두아르트 역시 뒤따라 죽는다.

목차

1부2부해설/ 인간 관계의 실험실로서의 소설

작가 소개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49년 8월 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 태어났다. 아들의 교육에 헌신적이던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불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을 배웠고, 그리스 로마의 고전 문학과 성경 등을 읽었다. 1757년, 어린 나이에 신년시를 써서 조부모에게 선물할 정도로 문학적 재능을 타고났다.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나 문학과 미술에 더 몰두하였고, 1767년에 첫 희곡 「연인의 변덕」을 썼다. 1770년 슈트라스부르크 대학 재학 당시 헤르더를 통해 호머, 오시안, 그리고 특히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에 눈을 떴으며, ‘질풍노도 운동’의 계기를 마련했다. 1772년 베츨라의 법률 사무소에서 견습 생활을 하던 중 이미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테 부프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의 체험을 소설로 옮긴 것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이 소설은 당시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주인공 베르테르의 옷차림이나, 절망적인 사랑으로 인한 자살이 유행하기까지 했다. 1775년 카알 아우구스트 공의 초청으로 바이마르로 이주하여 그곳을 문화의 중심지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행정가로 국정에 참여하고 교육, 재정, 건설, 군사, 산림 등 온갖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었고, 식물학, 해부학, 광물학, 지질학, 색채론 등 인간을 설명하는 모든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다. 1786년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고전주의 문학관을 확립했고, 1794년 독일 문학계의 또 다른 거장 쉴러를 만나 그와 함께 독일 바이마르 고전주의를 꽃피웠다. 1796년에 쓴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는 대표적인 교양소설이다. 1805년 쉴러의 죽음으로 “존재의 절반을 잃은 것 같다.”라고 말할 만큼 큰 충격에 빠지지만 이후에도 창작 활동과 연구는 끊임이 없었고, 『색채론』(1810),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1821), 『이탈리아 기행』(1829) 등을 완성했다. 스물네 살에 구상하기 시작하여 생을 마감하기 바로 한 해 전에 완성한 역작 『파우스트』를 마지막으로 1832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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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현 옮김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독일 본Bonn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서울여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로버트 무질-생애, 작품, 문학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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