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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암병동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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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황승택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8년 11월 2일

ISBN: 978-89-374-3912-4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5x200 · 232쪽

가격: 15,000원


책소개

병상에서도 ‘기자버릇’ 남 못 주는 황 기자의

까칠, 따뜻, 유쾌한 백혈병 투병기 

 

■추천사

황승택은 동료들이 ‘에이스’라 부르는 민완기자다. 2011년, 나는 “우리 회사로 옮길 생각 없어?”라며 그를 꾀었다.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늘 자신의 ‘긍정 에너지’를 주변에 선물하는 그와 함께 일하고 싶었다. 2015년, 그로부터 ‘형, 저 백혈병 판정 받았어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너무나 그답게도, 투병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성실하고 날카롭고 따뜻한 그 글들을 읽다가 그가 취재 현장뿐 아니라 인생 현장에서도 에이스임을 깨달았다. 승택아, 그런데 백혈병 투병기를 이렇게 웃기게 잘 쓰면 어떻게 하니. 웃다가 눈물이 나고 뜨끔하고 힘이 난다. 이렇게 주변 사람들에게 또 ‘긍정 에너지’를 선물해주는구나. 정말 너답다. -장강명 (소설가)

투병, 호전, 재발, 다시 투병으로 이어지는 숨 가쁜 고비에서 저자가 느꼈을 희망과 좌절 그리고 무력감이 절절히 다가온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일차적인 반응을 훌쩍 뛰어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쓰는 일은 난치병과 싸우는 저자에게 치유의 길이기도 했을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나 노력과 상관없는 일이 있다는 깨달음 후에 따라오는 삶에 대한 성찰, 암병동에서도 놓지 않는 기자 특유의 관찰과 분석은 독자에게 결코 가볍지 않은 감동과 재미를 준다. -금태섭 (국회의원)

 

■서문에서

“이 책에는 제 사소한 사정이 담겨 있습니다. 주재료는 기자가 아닌 백혈병 환자가 되어 체험한 병원 생활과 재활, 그 과정에서 바라본 세상과 제도, 투병 이후 바뀐 삶의 가치관입니다. 비록 소소한 이야기들이지만 글을 읽는 분들과 연결될 실마리와 제 담담한 목소리를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상투적이지 않고 어둡지 않은 글을 담고 싶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백혈병의 습격

방송기자에서 백혈병 환자로

어린 환자의 고통이 눈에 들어오다

왜 공개 투병 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나

큰 고통은 작은 고통을 삼킨다

출장 이발사와 민머리

보호자는 총사령관

바늘에게

환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

백혈병 환자가 제안하는 의학 드라마

병원사(事) 새옹지마 1- 중심 정맥관을 빼다

『마션』의 주인공에게 보내는 가상편지

메르스도 못 바꾼 한국의 면회 문화

병원사(事) 새옹지마2 -숙련의 위대함과 환자의 복불복 운명

2만 분의 1의 기적에 당첨되다

만추, 귀휴, 퇴원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문학작품 속의 백혈병 환자

미리 아는 것이 독이 될 수 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골수 이식, 그리고 시간이 정지된 방

암 유발 야구라니요?

피자와 노부부

 

 

2부 또 한번 쓰러지다

 

나를 무너뜨린 재발

병원 침대에서 만난 최순실

병상에서의 취재 기획

누구나 숙련된 의료진을 원하지만

항암제 없이 재발 고비를 넘기다

내가 만난 최악의 의사

내가 만난 최고의 의사

중동의 의료 복지와 가족 공동체

나이의 무게 그리고 헬로 할머니

절대자와 화해하기

죽음은 두렵다1- 드라마 「도깨비」가 무서웠다

죽음은 두렵다2- 공포를 이겨 내고자 차를 구입하다

죽음은 두렵다3- 어떻게 죽을 것인가?

다섯 살 딸의 완전범죄에 동원되다

한쪽 다리 없는 사막 여우 단상

용기를 내서 가족 여행을 떠나다

 

 

3부 병이 준 선물

 

환자가 되니 보이는 나의 오만함

수술 동의서를 쓰다가

의학 전문 기자를 꿈꾸다

일이 1순위, 가족이 후순위인 슬픈 현대인

한국 사회가 프로 구단에서 배워야 할 조직 관리

공감의 무게

장애와 질병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조금만 불편하자

누군가의 꿈에 디딤돌이 되는 기쁨

고민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편지

아픈 아이를 둔 세상의 부모들에게

딸의 배신과 기른 정

동화 적폐 청산부터 합시다

부모의 욕망이 자녀를 삼키지 않기를

지갑부터 열자

진정한 내려놓기의 시험대, 육아휴직

육아휴직 급여 인상, 기사의 수치와 디테일

우직한 세탁기여 돌아오라

매운맛이 없어도 되네

가을 타는 남자

2억 원 넘는 차와 첫 접촉 사고?

녹차 한 잔 더 하고 가세요!

나는 누구에게 친절을 베풀고 있을까?

불행이란 파도도 즐겨 볼까요?

2만 분의 1에서 4만 분의 1의 행운아로

잠시 멈춰서 돌아보세요


편집자 리뷰

“주 3회 수영하고, 술도 조절하고, 담배도 안 하는데

이런 병이 오는 겁니까?“

 

예상치도 못했던 병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그러고는 손쓸 새 없이 몸속을 점령해 나갔다. 그것의 이름은 백혈병. 2015년 10월의 일이다. 백혈병은 인생의 레이스 위에서 앞만 보고 질주하던 30대 기자의 목덜미를 붙잡았다. 그의 이름은 황승택. 일순 방송기자에서 백혈병 환자로 바뀐 뒤 이어진 투병 생활은 그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이 책은 백혈병으로 인해 ‘정지한’ 시간 동안의 기록이자 멈춘 듯한 시간 동안 계속된 성장의 기록이기도 하다.

 

재발, 그리고 또 한번의 재발. 희망이 클수록 절망도 컸다. 병마와 싸움 따위 하지 않겠노라 선언하고 남은 생을 남김없이 쓰고 간 사노요코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은 인생 따위 정해져 있지 않다며 싸움에 사활을 거는 사람도 있다. 생명 앞에서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 삶에 대한 그의 의지는 수백 수천 개의 고통에서도 희망의 증거를 찾아낸다. 성장의 기록으로서의 이 책은 회복하는 인간의 절박하고 위대한 정신 또한 숨김없이 보여 준다.

 

 

수술 동의서 쓸 때 어떻게 해야 하죠?

현장감 넘치는 환자 생활 백서

 

‘기자버릇’은 남 못 준다. 오지랖 넓은 황 기자는 병상에서도 온통 기사 생각뿐이다. 기사거리가 될 만한 사건사고라면 오히려 환영이다. 불가피하게 환자가 되어야 한다면 병원을 필드로 삼겠다는 의지! 환자에게 무례한 의사를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또다시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야무지게 재발 방지를 위한 행동도 한다. 한국 의료 서비스를 받는 외국인과 친구가 되어 ‘인터뷰’하는 것은 기본이고 수술 동의서를 쓸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술은 무조건 좋은 것인지, 최고의 의사와 최악의 의사를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지도 꼼꼼하게 들려준다. 이것은 차라리 환자 생활 백서! 어디서든 궁금한 건 못 참고 하고 싶은 말은 해야 되는 성격이 선사하는 통쾌함과 유쾌함은 여느 투병기에서 볼 수 없는 진귀한 경험이다.

 

내가 공개 투병 일기를 쓰는 까닭은…

글쓰기는 기적을 위한 마음운동

 

황 기자는 3년 동안 투병하는 과정에서 페이스북에 투병기를 연재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어떤 이는 응원을 보냈고 다른 이는 그의 강력한 의지에 감탄했다. 그리고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미소 지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그의 긍정적인 태도 때문이다. 황 기자에게 투병 일기는 기적을 위한 마음 운동이기도 하다. 글쓰기를 통해 그는 스스로를 치유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는 그의 글을 읽으며 황 기자의 복귀를 응원하고 자신의 삶도 되돌아본다. 고통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 책의 인세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을 위해 쓰인다. 환자가 되지 않았다면 몰랐을 고통이 환자가 되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존재를 인식하게 만들었다. 작가가 알게 된 것들은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황 기자가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며 깨닫게 된 이야기들은 독자들의 삶을 바꾸는 값비싼 인생수업이 될 것이다.

 

■본문 발췌

 

이튿날 밤에도 고열로 눈을 떴는데 눈앞에 중년 여성이 보였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니 당시 행적이 묘연했던 최순실이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최순실을 붙잡아서 인터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쪽으로 몸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정신을 잃었는데 당시 가위에 눌린 건지 아니면 소위 말하는 환영(幻影)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취재에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 몸 관리가 우선이라며 스스로를 달래 왔지만 현장에 가고 싶어 하는 무의식 속 직업의식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나 봅니다.

 

‘암유발 야구, 암유발 기사’처럼 암유발 ○○식의 댓글은 주제를 가리지 않고 사용됩니다. 사람을 물리적으로 때리는 것만 폭력이 아닙니다. 보건복지부다 2014년 기준으로 파악한 암 환자 수는 180만 명이고 가족을 포함하면 그 말에 상처받을 사람들의 수는 더 많은 겁니다. 독자 여러분만이라도 최소한 이런 단어를 말하거나 댓글로 달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수술대 위에 누워 있는 동안 의료진들이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어제 있었던 회식 이야기, 오후 스케줄 등 주제도 다양했습니다. 그런데 환자 입장에서는 이게 편치 않더군요. 그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수많은 제보자들이 간절히 저에게 이야기를 할 때 바란 것이 이런 집중이 아니었을까. 기사화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은연중에 드러난 제 행동과 표정에서 제보자들도 서운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방 안 침대에 누워 있었더니 다 큰 아들 재활을 돕겠다고 상경하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도란도란 대화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안방에서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자고 있습니다. 영상 통화 대신 이 모든 걸 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지난 3년 동안 제가 잃은 것만 생각하면 우울하고 억울할 것 같아 그래도 뭔가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곰곰이 정리해 보니 일단 육아휴직을 하면서 재활을 한 덕분에 두 아이들이 커 가는 어린 시절을 제 기억 속에 단단히 채울 수 있었습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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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택

채널A 기자로 재직 중이던 2015년 10월 첫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2016년 2차, 2018년 3차 발병을 겪었지만 낙천적이고 근면한 성격으로 투병 과정을 극복하고 일상과 직업 현장에 복귀했다. 그러나 평화로운 생활도 잠시, 2020년 급성중이염으로 청력을 잃는 경험을 하며 또다시 아픈 몸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하지만 힘든 상황 가운데에서도 이를 상실의 사건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 장애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체성을 얻게 된 계기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두 딸을 사랑하는 아빠이자 뉴스의 한복판에 있을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 기자로서 하루하루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저서로 『저는, 암병동 특파원입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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