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찾아서

우리 시대의 선승 33인과의 만남

이학종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0년 5월 9일 | ISBN 89-374-2447-9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428쪽 | 가격 15,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아름다운 파격, 세상을 밝히는 큰 깨달음. 경허, 만공에서부터 성철, 광덕, 일타까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선승들에게 배우는 <선>의 세계

21세기에 와서 선에 대한 관심은 동서를 막론하고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력 있는 진정한 선맥은 우리나라 선에서만 살아서 전해지고 있습니다.-서옹 스님

편집자 리뷰

불기 2544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민음사에서는 현대의 선승 33인과의 만남을 통해 선(禪)의 참뜻에 다가갈 수 있는 책 『선을 찾아서』를 출간하였다.
<20세기에 가장 획기적인 사건은 선불교가 유럽에 전해진 것>이라는 세계적인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선은 새 천년에도 여전히 유효한 인류의 가치이자 보편적 지혜로 인식되고 있다. 산중 스님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되어 있던 선은 ―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도심 선원(禪院)이나 명상기관뿐만 아니라 고급 식당들이 몰려 있는 청담동의 Zen(禪) Bar에 이르기까지 ― 이제는 우리의 생활 깊숙이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추천사를 써 주신 서옹(西翁) 스님의 말씀처럼, 선은 어렵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수련은 간단하지 않다. 선을 제대로 배우는 방법을 찾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역경의 근현대사를 살아오며 선을 통해 일대사를 해결했던 선사들의 생애와 사상을 따라가다 보면 세인들이라 할지라도 선의 세계에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세속의 각종 일들에 매몰돼 정신 없이 살아갔던 그 시간에 고승들은 깊은 산중에서 또는 저잣거리에서 눈을 부라린 채 화두를 참구하고, 삶을 고민하고, 삶의 진정한 가치에 천착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중한 기지와 지혜, 교훈들은 그 동안 사자상승(스승과 제자 사이에 법을 전하는 전통)이라는 불가의 전통 아래 주로 스승과 제자 사이의 대물림으로 한정돼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금과옥조와 같은 가르침들을 올곧게 전하는 효율적인 방법이긴 했지만 그러한 가르침들이 속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전해지지 않는 원인이기도 했다. 이 책은 한 세대쯤 앞선 시대, 또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다 간 불가의 대선사, 선지식들이 남겨놓은 삶의 지혜를 모든 중생들이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작업의 결과물이다.
『선을 찾아서』는 지난 100년 간 산속에서 묵묵하게 수행하거나 또는 저잣거리에서 민초들과 부대끼며 이 땅에 큰 가르침을 펼친 선승 33인의 삶과 그들의 고뇌에 찬 수행 과정, 사상을 사실감 있게 보여 준다. 저자는 스님들의 일대기와 그들의 사상, 일화, 불교계와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에 대해 다각도로 취재하는 것은 물론 살아 계신 스님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돌아가신 분들의 경우에는 사법(嗣法) 제자나 스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신 스님들을 인터뷰하여 스님들의 삶을 정확하게 재구성하고 있다.
이 책은 20세기를 살아간 우리나라 대표적 고승들의 삶의 모습을 하나하나 점검해 나가면서 그들의 삶이 주는 가치와 독특한 교훈들을 잡아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승들은 계율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의 모습으로 대오(大悟)의 경지에 이르기도 하였고, 청정한 계율에 따르는 엄격한 수행자의 길을 따라 선을 찾기도 하였다. 그러한 과정에는 선승들의 기행(奇行)이 보이기도 하고 범인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선문답이 오가기도 한다. 또한 선승들이 들려주는 깨달음의 노래[悟道頌]와 그들이 세상과의 인연을 접을 때 남겼던 열반송(涅槃頌)을 비롯한 게송(偈頌)들은 이들의 삶을 함축적으로 그리고 서정적으로 보여 준다.
한국 근대 불교를 일으킨 경허 스님을 시작으로 『님의 침묵』의 만해 스님, 하심행(下心行)으로 일관한 고암 스님, 일제하 판사의 옷을 벗어던지고 선승의 길을 걸었던 효봉 스님, 그리고 우리 시대의 큰스님 성철 스님, 현존하는 고승이신 서옹 스님 등 33인의 선승들이 내뿜는 가르침은 우리에게 감동 이상의 그 무엇을 전해준다.
이 책은 우선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바르고 참다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불자들의 등대가 될 것이지만, 불교와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나 설사 불교가 아닌 종교를 신봉하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과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각 종교간의 교리에는 제한과 벽이 있을지 몰라도 치열하게 이 세상을 살아간 선지식들이 남겨준 삶의 지혜는 특정한 틀에 갇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00년은 어떠한 관점에서 보더라도 결코 녹록지 않았던 세기였다. 그 격동의 시절을 철저한 자기 단속과 정진, 거기서 나오는 명철한 지혜로 맞닥뜨리며 헤쳐 나갔던 우리나라 고승들이 보여 준 삶의 궤적들은, 지금 21세기에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하나의 표준이자 지침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ㆍ서옹 스님
서문
1부 세상을 밝힌 큰 깨달음
경허ㆍ길 없는 길용성ㆍ이타행(利他行)석전ㆍ단풍 가득한 숲 속에 나 홀로 왔네만공ㆍ중생과 부처는 둘이 아니다만암ㆍ맑은 거울은 앞과 뒤가 없도다한암ㆍ발 아래 하늘 있고 머리 위에 땅 있네만해ㆍ내 마음은 허술한 집
2부 아름다운파격
혜암ㆍ깨진 그릇은 서로 맞추지 못한다운봉ㆍ일러라, 이것이 어떠한 마음인고 고봉ㆍ무념무상(無念無想) 마음이 되어설봉ㆍ세상에 꿈 아닌 게 무엇이랴금오ㆍ없고 없는게 없는 것 또한 없구나전강ㆍ황매산 뜰에는 봄눈이 내리는데지월ㆍ생각을 놓고 또 놓아버리니향곡ㆍ구구(九九)는 팔십일(八十一)이니라월산ㆍ날카로운 선기(禪機)는 중도(中道)에 이르고탄허ㆍ천하에 두 가지 도(道)가 없고
3부 법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동산ㆍ수행과 지계(持戒)는 둘이 아니니고암ㆍ하심행(下心行)인곡ㆍ산하 대지가 무너져 티끌이 되도다성철ㆍ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경산ㆍ내 열 손가락이 내 시봉(十峰)이네광덕ㆍ꿈도 아니고 생각도 아닐 때, 나는 무엇이냐?
4부 교(敎)와 선(禪)을 하나로
운허ㆍ위법망구(爲法亡軀), 대포무외(大包無外)해안ㆍ평상심이 곧 도(道)이니청담ㆍ만신자비(滿身慈悲)로 여는 해탈의 길서옹ㆍ나무 소가 걸음걸음 불 속을 걸어가도다
5부 언 땅에 소나무 스스로 푸르니
경봉ㆍ용무생사(用無生死)의 묘용(妙用)효봉ㆍ번뇌가 다할 때 생사가 끊어지고춘성ㆍ세상에 걸림 없이 한바탕 진탕 치고추담ㆍ생사가 곧 열반이요, 열반이 바로 생사이거니구산ㆍ사는 것도 공하고 죽음 또한 공하니일타ㆍ방이 그윽하면 등불이 더욱 빛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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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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