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살롱들

지금은 몰락한 여성 문화의 황금기

원제 Europa’ische Salons

하이덴-린쉬 | 옮김 김중대, 이기숙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1999년 11월 28일 | ISBN 978-89-374-2428-1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260쪽 | 가격 9,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중세의 <트루바두르>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목요회까지. 문학 살롱은 유럽 문화사에서 아주 흥미로운 현상 중의 하나이다. 르네상스기에 생겨나 20세기에 와서 사멸할 때지 문학 살롱은 자유로운 정신을 상징함과 동시에 줄곧 여성 해방의 시험 무대이기도 했다. 문학 살롱의 발자취를 추적하면서 흥미로운 부분들을 살펴보고, 문학 살롱을 이끌었던 인물들의 전기적 묘사를 더한다면 당시의 사회상과 문화사를 다채롭게 관찰하는 일이 될 것이다. 흔히 <살로니에르>라 불린 당시의 살롱 여성들은 모두가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들이었다. 이들이 수백 년 동안 문화와 사회 각 분야에서 전달자와 화해자라는 자극제 역할을 통해 끼쳤던 영향력은 오늘날 상상을 초월한다. 살롱 여성들의 존재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게오르그 짐멜이 던졌던 여성 문화의 가능성에 대해 지극히 긍정적인 답을 제시해 준다.

편집자 리뷰

유럽 문화사를 통틀어 문학 살롱은 독특한 지위를 갖는다. 이 책의 저자인 하이덴-린쉬는 그것을 두 가지 관점에서 짚어 내고 있는데, 하나는 르네상스, 계몽주의, 낭만주의를 거치며 변모해 온 살롱 문화의 다양성이며, 다른 하나는 문학 살롱이 줄곧 여성 해방의 무대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다.
저자에 의하면 살롱 문화의 기원은 12세기의 문학 공화국Republica Litteraria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 졸업자를 중심으로 한 인문주의자들의 자유로운 토론이 중심이 된 문학 공화국은 이후 16세기까지 끝없는 전쟁과 정치 분열의 소용돌이 속에서 상호 적대감을 극복해 내는 중세 기독교 문화의 밑거름이 되었다. 문학 공화국의 이러한 인문주의적 색채는 그후 파리의 <문단Republique des Lettres>으로 이어졌고, 루이 14세의 <황금시대>와 18세기 로코코 시대를 맞이하여 살롱 문화의 전성기를 꽃피우게 된다. 이때의 살롱은 <뷔로 데스프리Bureau d`esprit>(오성의 집)라고도 불렸는데, 이는 당시의 살롱이 밀교성이나 진부함보다는 정기적인 만남과 비판적 토론이 중심이 된 정신적 자유의 이방 지대였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이후 프랑스에서 시들해진 살롱은 다시 독일의 낭만주의 시대에 번성기를 맞았고, 유럽 각지―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에 퍼져 당대의 시대적 정신을 반영하고 토론하게 된다.
유럽의 살롱들을 말할 때 그들의 출발점이었던 여성들을 빼놓을 수는 없다. 살롱들의 화제는 시대에 따라 변해 갔지만, 세련된 어법의 언어유희와 같은 예술적 요소들은 늘 살롱 문화의 핵심에 놓여 있었다. 말하자면 살롱을 통해 (여성적인) <사교의 기술>이 (남성적이고 딱딱한) <궁정의 예법>을 능가하게 된 것이다. 이때 여주인격인 살롱의 여성은 모임의 결정적인 중심인물이 된다. 저자는, 이점에서 살롱은 궁정 사회의 <가부장적인> 원칙에 대항해 <모권>이 지배한 곳이었으며, 그런 의미에서 살롱은 <모계 사회의 시발점>이자, 여성이 만들고 여성이 이끌어감으로써 남성 사회와는 현격한 거리를 두는 자유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살롱 여성의 부드러우면서도 중용적인 권위는 수많은 당대의 천재들을 살롱으로 끌어 모아 그들의 재능을 독려하고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으며 또한 그들을 전체로 묶어 줌으로써 모두를 풍요롭게 만들었다. 이 책은 과연 유럽 문화의 위대한 천재들이 살롱을 거쳐가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었을까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수많은 예술가들을 문학 살롱이 배출한 천재로 제시하고 있다.(프랑스의 코르네이유, 드 라 로쉬푸코, 볼테르, 퐁트넬, 마리보, 몽테스키외; 독일의 괴테, 하이네, 빌란트, 슐레겔 형제, 티크; 영국의 스위프트, 브라멜, 새뮤얼 핍스 등)   비록 버니지아 울프의 목요회 같은 모임을 통해 20세기까지 그 전통을 이어왔다고는 하지만, 궁정의 몰락과 자본주의의 전면적 도래는 결국 살롱 문화의 종말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느림과 여유와 세련미가 지배했던 한 시대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낙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목차

제1장 살롱 문화의 전신을 찾아서 제2장 루이 14세와 계몽주의 시대의 살롱 제3장 낭만주의 시대의 살롱 제4장 왕정복고에서 현대까지의 살롱 제5장 20세기의 살롱

작가 소개

하이덴-린쉬

1941년 마드리드에서 태어났다. 음악, 철학, 로만어문학을 전공했다. 출판, 번역, 편집 일을 하였다. 지은책으로 <자기 붕괴의 관습>, <모순적인 윤곽>, <문학 만세> 등이 있다.

김중대 옮김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훔 대학에서 전임강사로 일한 바 있으며, 현재 단국대 독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책으로는 <독일 청년문학과 청년문화>, <독일 희곡 이론사>, <독일문학사>가 있으며, 우리 중단편소설 네 편을 묶어 독일어로 번역, 출간하였다.

이기숙 옮김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 독어학에서 독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책으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뒤러의 예술>, <세계 신화 이야기>, <유럽의 상롱들>, <식도락여행 – 세계사의 주요 장면들과 함께 읽는 150가지 요리 이야기>, <용기 있는 목소리>, <푸르트벵글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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