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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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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이응준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8년 9월 7일

ISBN: 978-89-374-0871-7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24x210 · 188쪽

가격: 9,000원

시리즈: 민음의 시

분야 민음의 시, 한국 문학


책소개

깊은 지층에서 발견된

해골 속에 가득 들어차 있을

지독한 어둠에 대한,

불안에 대한,

고독에 대한,

그리고 쓸쓸함에 대한 87편의 시 


목차

해후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이 세상

쓸쓸한 서문을 쓰고 있는 밤

이별이란 무엇인가

멀리서 얼굴을 감싸다

내가 괴로워해서는 안 되는 일

우리 사랑의 지적 기원

춘화(春畵)

폭풍우 속에서 깨달은 것들

나의 해골

백합과 구름의 연인

너에게서 비롯된 말

세상의 감정

붉은 잠수함

어둠은 무엇인가

명왕성에 잠들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슬픔

눈 내리는 내 그림 안에서

불꽃과 비바람 속에서

이승

하나님

폭풍에 기대어

토토

십자가 위에서 피 흘리고 있는 화두

인생

벛꽃지옥행성에서 띄우는 강철 엽서 전문(全文)

긴 편지

새로운 나무

불에 탄 옷깃

어머니를 잃은 세상 모든 아이들을 위한 시

전갈자리 전문(電文)

내 안에 이미 오래전에

중년(中年)

이별

피뢰침을 잃어버리다

북쪽 침상

나무

나를 뒤흔든 사흘

너의 시작

새벽 기도

내 개의 눈동자에는

사랑에 관한 무의미 소품D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성벽 아래서

새벽

홀로 있는 자정의 괘종시계 소리

옹이

소도시에서 사라지다

범패(梵唄)

결국

태풍이 만들어지는 곳

내가 기도하는 법

이제 이 마음이 내게

인간

소년이 잠든 곳

화엄경(華嚴經)

당신의 무조음 음악E

인간의 왼편, 짐승의 오른편

연옥에서 보낸 편지

몸의 시

폭풍에 관한 침묵

저녁의 수필

거리

이 하고 싶은 말들이 어디론가 다 사라지고 나면

저 검은 숲이 우리의 묘지처럼 불타오른다

자백

트럼펫을 불어라

모독의 변증법

얼음 바다와 흰 코끼리와 나의 나타샤는

검은 별 가까이 태양에서 더 멀리

슬픔

이 어둠이 아닌 이곳

저녁의 엽서

아버지

가을과 겨울 사이

악덕에 관한 보고서

희생이 나를 내려다본다

구원

사랑의 시작

악몽

어두운 밤과 더 어두운 저녁의 기도

눈 내리는 길을

서시

 

시인의 글/ 무장시론(武裝詩論)

작품 해설/ 김진수(문학평론가) _ 불꽃, 혹은 불과 꽃의 시학


편집자 리뷰

힘으로서의 슬픔

무기로서의 시

 

 

★이응준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시인인 것 같다.

제어할 길 없는 말의 분출은 생각과 감정의 원석(原石)이다. -정현종(시인)

 

★이 “얼음의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차갑고 새로운 텍스트의 일독을 널리 권한다. -김광규(시인)

 

 

이응준의 네 번째 시집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가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소설 『국가의 사생활』과 논픽션 『미리 쓰는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어두운 회고』를 통해 우리 시대 통일 문학의 척추 역할을 했던 이응준은 832쪽 분량의 산문집 『영혼의 무기』통해 성찰과 반항을 재료로 수필을 지어 올리는 문장가의 면모 또한 확실히 보여 주었다. 그러나 소설가이자 산문가이며 칼럼니스트로 활약하는 이응준 문학은 시(詩)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응준은 1990년 계간 《문학과비평》 겨울호에 「깨달음은 갑자기 찾아온다」 외 9편의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출발했다. 2002년 두 번째 시집 『낙타와의 장거리 경주』 이후 10년 만에 세 번째 시집 『애인』을 출간했으며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오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슬픔이 결빙된 한 권의 시집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를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서사적으로는 독창적 빈틈을 만들고 논리적으로는 한 치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으며 작가와 논쟁가로 살아온 시간이지만 그의 마음속에서 시의 불꽃이 사위었던 적은 한순간도 없다. 끝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부메랑처럼 이응준의 문학은 변곡점에 이를 때마다 시의 자리로 돌아온다. 이번 시집에는 모두 87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절망과 싸우기보다 절망을 관통하는 시들이 특히 아름답다. 절망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고독을 삼켜야 할까. 이곳은 슬픔의 중력에 맞서는 이응준의 우주다. 독자들이여, 입장하시라!

 

 

“그리고 그는 그 해골의 주인이

누군가를 사랑했고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후회했으나 어쩔 수 없었고

죄 사함 같은 거 믿지도 않으면서

기도를 무슨 몹쓸 습관처럼 중얼거리며 살았다고”

-「나의 해골」에서

 

이번 시집에서는 기도라는 단어가 많이 쓰였다. 기도는 사유의 운동을 투명하게 기록하는 계기판이다. 거대하고 확실한 외부 세계가 사라진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은 내면에서 유동하는 세계가 전부다. 시적 화자가 확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진실이자 최대한의 진실은 자기 내면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변증법인바, 기도야말로 마음의 리얼리즘이다. 그러므로 기도는 모더니스트들에게 존재하는 유일한 하나의 실체다. 기도하고 있거나 기도 안에 들어간 그의 시는 서정적 모더니스트로서 이응준 시의 색깔을 선명하게 보여 준다.

 

 

“절망과 내가 이견이 없어서 외로웠던 시절은 다 어디로 가서

나는 왜 아직 여기 홀로 서 있나, 막연히.”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에서

 

이번 시집의 표제작은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다. 목화에는 심연의 이미지가 있다. 목화가 피고 진다는 말은 틀렸다. 목화는 피고 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지지만 바닥에 닿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끝을 알 수 없는 곳을 향해 떨어지는 듯한 목화. 끝이 없으므로 추락하지 않는 목화는 아득하고 정처 없는 절망한 마음의 이미지를 품고 있다. 이응준의 시에서 목화는 이별과 고독, 외로움과 슬픔이 집약된 서정적 기호로 다시 태어난다. 깊은 슬픔을 지닌 ‘목화’의 감각은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를 대표하는 하나의 단어이자 이응준의 시로 들어가는 감각의 입구이기도 하다.

 

 

“사랑이여. 아비규환이여.

나무만 보면 없는 죄도 만들어서 진술하고 싶던 그 시절의 너와 나는 대체 무엇이었는가.”

-「쓸쓸한 서문을 쓰고 있는 밤」에서

 

사랑은 아비규환이다. 무질서하고 치사하다. 그리고 배반한다. 그러나 그 아비규환의 사랑이 지옥이라면 우리는 기꺼이 지옥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간다. 그것도 스스로. 진술하기 위해 없는 죄도 만드는 것처럼 사랑은 모순되고 불가해하다. 이전 시집 『애인』에서 사랑의 생생한 건강성에 대해 노래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불행과 고독의 물질로서의 사랑, 그러므로 세계와 이별한 후에도 살아갈 수 있는 힘으로서의 슬픔을 노래한다. 인간은 슬프다. 슬픔은 힘이 있다. 인간은 힘이 있다. 『목화, 쓸쓸한 마음의 깊이』를 읽는 독자들은 진격하는 슬픔의 이미지에 얼마간 짓눌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슬픔이 힘으로 변하는 슬픔의 생생한 건강성 또한 목격할 것이다. 슬픔을 뚫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인간의 경로는 위대하다.

 

■시인의 글에서

나는 내 밖이 아니라 내 안에서 종잡을 수 없었고 정처 없었다. 어차피 천사가 못 되는 것이야 바라지도 않는 기정사실이라지만 악마조차 못 되는 주제파악이 내게는 소년 시절부터 불과 얼마 전까지의 최대 의문이자 최악의 불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작은 죄를 몰래 짓고 집을 향해 일부러 터벅터벅 걸어가던 저물녘 무렵, 나는 허공의 멍한 햇살 속을 문득 찬찬히 들여다보다가 이제껏 나를 사로잡으며 지배했던 이 괴로움이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모순’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서 깨달았을 때의 그 느낌만을 경험하고는 여전히 한 마리의 짐승으로 남았다. 하지만 기뻤다. 나는 전체로는 깨닫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분으로는 완전히 깨달았던 것이다. 나는 사랑과 미학과 얼룩의 투쟁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이응준

 

■ 추천사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응준은 지금까지 폭넓게 시와 산문을 발표해 왔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인생의 사본”도 만들고 ‘인생의 중역(重譯)’도 해온 셈이다. 그러나 “인간의 왼편과 짐승의 오른편 사이를 떠돌며” 기록해 온 그의 텍스트는 “눈보라 없는 북극 속에 서 있는 저 빙벽”처럼 독자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누구도 써 본적 없고 읽어 본 적 없는 이 낯선 작품들이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 도전하는 바가 과연 무엇인지는 눈 부릅뜨고 귀 기울여야 겨우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얼음의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차갑고 새로운 텍스트의 일독을 널리 권한다.

―김광규(시인)

 

이응준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시인인 것 같다. 제어할 길 없는 말의 분출은 생각과 감정의 원석(原石)이라고나 할까. 어떻든 가령 “낙타가 바라보는 사막의 신기루 같은 화요일./ 슬픈 내 마음 저기 있네, 햇살과/ 햇살 그사이에 막연히.”(「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와 같은 구절은 그의 마음이 조용함 속에서 균형을 찾을 때 좋은 발상의 공간이 된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자주 저런 느낌의 공간 속에 있기를!

―정현종(시인)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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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 계간 《문학과 비평》 겨울호에 「깨달음은 갑자기 찾아온다」 외 9편의 시로 등단했고, 1994년 계간 《상상》 가을호에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시집 『나무들이 그 숲을 거부했다』, 『낙타와의 장거리 경주』, 『애인』, 소설집 『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 『내 여자친구의 장례식』, 『무정한 짐승의 연애』, 『약혼』, 장편소설 『느릅나무 아래 숨긴 천국』,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국가의 사생활』, 『내 연애의 모든 것』,소설선집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 등이 있다. 2008년 각본과 감독을 맡은 영화 「Lemon Tree」(40분)가 뉴욕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 파리국제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 2013년 장편소설 『내 연애의 모든 것』이 SBS 16부작 드라마로 제작 방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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