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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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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원제 逃走論

아사다 아키라 | 옮김 문아영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1999년 11월 20일

ISBN: 978-89-374-2373-4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276쪽

가격: 10,000원

분야 학술 단행본


책소개

일정한 방향으로 숨가쁘게 달리는 편집증형 자본주의적 인간은 이제 그 종언을 고하고 있다. 마르크스에서 들뢰즈, 가타리에 이르는 사상의 영역을 신세대적 감각과 거침없는 문장으로 토로한 책. 저자는 27세에 이 책을 집필해 일본의 현대 지성으로 손꼽히고 있다.


목차

1부 탈주하는 문명 탈주하는 문명 게이 사이언스 차이화의 파라노이아 분열증적 문화의 도래 대담: 들뢰즈· 가타리를 읽는다
2부 포스트구조조의로 읽는 마르크스 마르크스주의와 탈구축 우리들의 마르크스 진짜 일본은행권은 가짜였다 공동 대담: 마르크스·화폐·언어
3부 지식의 최전선으로의 여행 심심풀이 독서술 지식의 최전선으로의 여행
서평{경제학의 신화}(뢰겐) 서평{노동의 존재론}(이마무라 이토시) 서평{유물사관과 국가론}(히로마츠 와타루) 서평{부다페스트 이야기}(쿠리모토 신이치로) 서평{소비의 은유}(야마모토 테츠지) 서평{은유로서의 건축}(가라타니 고진) 서평{문화의 시학 Ⅰ·Ⅱ}(야마구치 마사오) 서평{영화, 유혹의 글쓰기}(하스미 시게히코)
저자 후기 역자 후기


편집자 리뷰

일본의 신세대 지성―아사다 아키라
일본의 신세대 지성인 아사다 아키라(淺田彰)의 대표작 『도주론(逃走論)』이 출간되었다. 『도주론』은 민음사가 기획한 ‘일본의 현대 지성’ 시리즈의 세번째 책으로,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근대문학의 기원』, 이마무라 히토시의 『근대성의 구조』에 이어 출간되었다.
저자 아사다는 가라타니 고진 등 일본의 대표적 지식인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 학문적 깊이와 성과에서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소장학자이다. 1983년 아사다의 처녀작 『構造と力』이 발간되자 불과 몇 주 만에 8만 부가 매진되었고, 일본의 언론은 아사다에 집중하며 <새로운 아카데미즘>이 도래했다고 공언하였다. 다음해 출간된 이 책 『도주론』 또한 10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당시 20대였던 아사다에게는 <知的 게릴라>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이러한 대중적 반향은 그가 강단 아카데미즘과 지식인의 엄숙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아사다 아키라는 서양 철학을 신속하게 수용하여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하면서 현대 일본의 사회와 문화에 예리한 비판을 가하는 일본의 대표적 이론가로 자리 잡았다. 현재 그는 《현대사상》등의 이론지 및 여러 대중매체를 통하여 활발한 이론 작업을 펼치며 현대 사상의 최전선을 질주하고 있다. 주간지 《아사히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다는 자신의 독특한 성격을 밝혔는데, 그 자신은 요절할 운명의 피아노 신동이었고, 그의 아파트에는 단 한 권의 책도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피아노는 있다.) 또한 그는 결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고 <서서 손에 잡히는 대로 읽기>만 한다고 했다.
『도주론』은 젊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해박한 지식과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이 어우러져 있어, 어려운 철학서라기보다는 현대 사상에 대한 재기발랄한 에세이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거대담론을 말하면서도 사회·문화의 구석구석을 미시적으로 살펴가는 아사다의 이론적 실천과 경쾌한 글쓰기는 90년대 후반 들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젊은 인문사회과학자와 문화비평가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즐거운 지식Gay Science을 위한 지적 도주 『도주론』은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 \”탈주하는 문명\”에서는 들뢰즈·가타리의 『앙띠-오이디푸스』와 『천의 고원』에서 자주 사용되는 <탈주>, <유목>, <차이> 등 일련의 개념을 저자 나름대로 소화하여 소개하고, 이를 토대로 현대 문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아사다는 <정주하는 문명>에서 <탈주하는 문명>으로의 전환, 편집증형 인간에서 분열증형 인간으로의 전환을 긍정할 것을 주장한다. 또한 이마무라 히토시와의 대담에서는 들뢰즈·가타리의 난해한 용어를 두 학자가 함께 정리해 가면서 유쾌하고도 심도 있는 견해를 주고받는다.
2부 \”포스트구조주의로 읽는 마르크스\”는 저자의 원래 전공이 현대 사상이 아니라 경제학이었기 때문에, 그가 이해하고 받아들인 현대 사상을 경제학―특히 마르크스주의 경제학―과 접목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독자들은 \”우리들의 마르크스\”, \”진짜 일본은행권은 가짜였다\” 등의 글에서 마르크스와 그의 사상에서 경쾌한 도주의 모습을 발견한, 아키라의 경쾌한 글쓰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기서도 1부와 마찬가지로 \”대담\”을 통해 여러 개념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가라타니 고진, 이와이 카츠히토와의 이 대담에서 마르크스를 새롭게 이해하려는 일본 석학들의 의견을 접할 수 있다. 이 대담은 그들 논의의 공통된 부분과 상이한 부분을 대화를 따라가며 이해할 수 있게 하여 독자들에게 판단의 근거를 마련해 준다. 사회주의권의 붕괴 이후 관심 영역에서 멀리 사라져 버린 마르크스주의를 현대에 어떻게 재해석해 볼 수 있는가를 둘러싼 이 토론은 매우 유익할 것이다. 요즘 한국에서도 경제 상황의 이론적 배경이 신자유주의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지식인 사회에서도 다시 마르크스주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재해석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포스트구조주의의 눈으로 마르크스를 읽는 저자의 재치가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3부에서는 저자가 \”지식의 최전선으로의 여행\”의 가이드 역할을 자임하여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현대 사상의 흐름을 읽으면서 대표적인 저작과 그 독서 방법을 소개하고 중요한 저작들에 대해 논평하고 있다. 독자들은 일본에서 어떤 책들이 현대 사상의 중심에 있으며, 학술적 논의의 수준이 어떠한지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심각한 연구라기보다는 저자의 명석한 머리로 경쾌하게 비판한 것이 많으므로, 음악을 들을 때 자기가 듣고 싶은 부분을 골라 마음대로 틀어놓을 수 있듯이 어디를 펼쳐서 읽어도 상관없는 경쾌한 책을 만들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대로 <만화책을 보듯이> 따뜻한 방에서 배를 바닥에 붙이고 뒹굴면서 읽어도 좋은 유연한 부분이다.
1980년대 일본의 지성계는 기존의 마르크스주의 틀이 무너지자 그 빈자리를 메우려는 시도로 프랑스와 영·미의 사상을 수입하는 데 앞장섰다. 이러한 일본의 사상적 고민은 우리나라 90년대의 지식사회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우리 지식계 또한 프랑스 및 영미권의 텍스트만을 겨냥해 왔던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80년대 중반 이후 이미 한 고비를 거친 일본의 연구 동향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의 서양사상 수입 양상을 되돌아보게 하고 향후 우리 학계의 논의를 설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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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아키라

1957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났다. 교토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대 교토 대학 경제연구소 조교수로 재직중. ‘비평공간’과 ‘인터커뮤니케이션’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리경제학과 게임 이론을 전공했지만 경제학 이외에 포스트구조주의의 사회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TV 등 미디어에서도 활약하면서 장르를 넘어 현대 사상과 문화의 최전선을 폭넓게 질주하고 있다. 아키라는 현대 철학의 요소들을 폭넓게 소화하여 그것을 거시적이고 일관된 안목에서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 사상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며 누구나 읽어볼 만한 저작을 써내고 있다. 지은책으로 <구조와 힘>, <과학적 사유란 무엇인가>, <뇌를 생각하는 뇌>, <헤르메스의 음악>, <천사가 지나가다>(함께지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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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아영 옮김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 과정. 지은책으로 <탈주의 공간을 위하여>(함께지음)이 있으며 옮긴책으로 <현대사상의 파노라마 101>, <헤르메스 1 – 커뮤니케이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