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정토사상

길희성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1999년 5월 20일 | ISBN 978-89-374-2426-7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310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대한 본격적인 학문적 연구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요원한 상태이다. 특히 일본의 문화와 종교에 대한 연구는 더욱 그러하다. 우리 불교학계는 일본 불교학계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정작 일본불교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태이다. 이 책은 일본불교가 한국과는 매우 다른 독특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카마쿠라 시대에 형성된 정토(淨土) 사상과 신앙, 특히 그 가운데서도 일본불교의 가장 창의적이고 파격적인 사상가로서 불교의 타력(他力) 신앙을 극치로 몰고 간 신란(親鸞)의 정토사상에 초점을 맞춘 연구서이다. 이 책을 통해 일본불교뿐만 아니라 일본의 사상과 문화 전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편집자 리뷰

인간의 현재적 삶에 있어서 종교가 차지하는 긍정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종교와 관련된 갈등과 분규는 종교의 시대적 사명과 역할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무엇보다도 세속적 가치를 철저히 부정하고 마음을 비우는 청정성과 속세로부터의 자유를 강조하는 불교의 가르침은 우리 시대 가장 요청되는 가치일지도 모른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이러한 불교의 가르침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는 이론서 『일본의 정토사상』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여러 종교를 공정한 시각에서 체계적으로 연구하며 종교 간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계속해 온 저자의 역량 있는 기획에서 비롯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1995년 미국에서 Understanding Shinran: a Dialogical Approch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을 우리말로 직접 번역한 것이다. 저자는 일본 불교에 대한 거의 무관심하고 편견에 가득 찬 우리의 이해가 \’일본\’에 대한 우리의 거부감과 연결되어 있으며, 자신 역시 일본연구에 대한 학자적 부담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여기서 그는 한국불교가 모색해야 할 이론적, 실천적 지향점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
『일본의 정토사상』은 말 그대로 일본 불교사상, 그중에서도 특히 신란(親鸞, 1173-1262)에 의해 이루어진 정토사상에 대한 연구서이다. 저자는 두 가지 스펙트럼에서 이 주제를 접근하고 있다. 중국불교, 한국불교와 결정적으로 구분해 주는 \’일본불교\’의 특징은 무엇이며, 일본의 정토불교가 갖는 기독교와의 공통성은 어디에 있는가이다. 전자가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이론적 연구의 출발점 모색이라면, 후자는 종교 다원주의 아래서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라는 보다 폭넓은 지향점과 연결되어 있다.
일본 불교는 초기에 한국불교에 많은 영향을 받았으나 평안조 말기와 겸창 시대로 접어들면서 불교사상 유례없는 역동성을 보이면서 매우 독특한 색채를 띠게 된다. 이른바 겸창신불교라 불리는 것의 출현이며, 이 새로운 형태의 불교는 일본불교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놓으면서 현재까지 일본불교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인 신란은 정토사상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한 인물이다. 신란은 일본불교에서 가장 긍정적인 면을 대표한다. 인간 실존의 문제를 안고 고민하고 씨름하는 그의 진지성과 정직성, 전통적 불교와 신도(神道)의 종교성이 지니고 있는 강한 현세성과의 명확한 단절, 개인의 구원을 향한 강렬한 열정, 그리고 그가 세운 신앙공동체의 평등주의적 성격과 그의 인간적 겸손들은 불교를 넘어선 범종교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전체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장 ‘이도(易道)’는 일본의 평안조 말기에 호넨에 의해 전개된 전수염불(專修念佛) 운동의 사회적, 종교적 성격이 다루어진다. 제2장 ‘범부 신란(凡夫 親鸞)’은 신란의 전기와 삶을 다루는 것으로서, 신란이 지녔던 인간 존재의 죄악성에 대한 예리한 의식과 그것으로부터 오는 절망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그의 스승 호넨의 사상을 전수받으면서도 그의 독특한 정토사상을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면밀히 드러나고 있다. 제3장 ‘신심(信心)’은 신란 사상의 핵심개념을 공감적이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에서 다루며, 신앙에 관한 진종(眞宗)의 전통적 가르침을 벗어나는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해 보고 있다. 제4장 ‘신심에 근거한 삶’은 현세에서 가능한 구원에 대한 신란의 이해를 검토하며 그것이 지닌 도덕적 함축성을 논한다. 특히 신란에 있어 신앙과 도덕적 책임의 문제가 면밀히 검토된다. 마지막으로 제5장 ‘상(相)과 무상(無相)’은 신란의 정토관과 아미타불관을 고찰하면서, 그리스도교 구원론과의 비교가 다루어진다.
우리나라의 유구한 불교전통과 유산에 대해 불교도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대단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지만, 이론적 연구 측면에서 본다면 자랑할 만한 학문적 성과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 책의 출간을 통해 일본 불교문화의 이해를 넘어서, 우리 한국불교의 학문적 토대가 더욱더 굳건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목차

머리말 제1장 이도(易道) 제2장 범부 신란(凡夫 親鸞) 제3장 신심(信心) 제4장 신심에 근거한 삶 제5장 상(相)과 무상(無相) <일본의 정토사상>에 대하여 참고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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