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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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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부제: 탈주와 회귀 사이에서

이정우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1999년 3월 20일

ISBN: 978-89-374-2801-2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396쪽

가격: 15,000원

분야 학술 단행본


책소개

<담론의 공간>, <가로지르기>에 이은 소장 철학자의 새로운 사유실험! 인간에게 가장 궁극적인 문제는 자기 이해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더 구체적으로는 ‘나/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야말로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으로 간주된다. 이 책은 ‘정체성 상실의 시대’에 새로운 정체성, 새로운 주체를 모색하는 시도로서 쓰였다. 그러나 저자는 이 작업을 위해서 일종의 우회로, 즉 전통 시대, 근대, 그리고 오늘날의 시대라는 커다란 역사적 격변기에서의 정체성 변환을 추적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인간의 정체성’이라는 철학적 초점과 ‘전통, 근대, 탈근대의 흐름’이라는 역사적 초점이라는 두 초점을 지닌 타원형의 궤적의 형태를 취한다. 즉 역사와 철학, 전통과 현대, 동과 서를 ‘가로지르면서’ 오늘날 도대체 누구인가를 사유하는 작업인 것이다.


목차

머리말 제1장 정체성의 뿌리 제2장 하늘과 땅 사이에서 동아시아 담론사 연구 서설 제3장 도덕적 주체의 탄생 ―다산(茶山)의 인간 존재론 제4장 현대인의 얼굴 ―대중이란 무엇인가 제5장 욕망의 사회 존재론 ―대중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제6장 탈주와 회귀 사이에서 보론: 90년대 한국과 사유의 변환 개념 찾기


편집자 리뷰

소외와 복제 시대의 인간의 얼굴
1장과 2장은 각각 인간 정체성의 \’존재론적 구도\’를 다룬다. 저자는 이 시대를 소외와 복제의 시대로 규정한다. 이 시대는, 문화적 홍수 속에서 어떤 동일성도 없는 카오스의 힘이 물결치고 있으며, 사이버-스페이스, 보철 문화, 복제 기술 등이 자연에 기반한 원초적인 동일성마저 뒤흔들고 있는 시대이며, 모든 것이 해체되고 낯선 원심력에 의해 찢어지는 모습을 드러내는 그런 세계다. 저자는 바로 여기서 우리 시대의 과제를 찾는다. 그것은 바로 대중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대중이란 지식인과 대립하는 대중이 아니라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으로서의 대중, 그 \’일상성\’ 속에서 포착되는 인간이다. 그래서 대중의 모습을 정확하게 포착한 인간 존재론을 구상하기 위해 \’대중의 얼굴\’에 관심을 집중한다. 저자의 이러한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바로 여기에서 연유하며, 존재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탐구를 통해 인간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작업을 해 나간다.
전통과 현대, 그 사이를 가로지르며
우리 시대는 뿌리 없는 해체와 맥락 없는 복고가 기묘하게 공존하는 시대이다. 다시 말해 한편으로 서구 자체에서 형성된 \’탈근대 사상\’의 유입을 통해, 다른 한편으로 \’전통\’에 대한 향수에 의해 착잡하게 얽힘으로써 심각하게 동요하고 있다. 우리는 \’탈주\’와 \’회귀\’가 기묘하게 착종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현대가 과거로부터의 연속성 안에서 발전하지 못하고 급격한 카타스트로피에 의해 단절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러한 착종이 공존하는 공간을 시대적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저자는 시대적 사유의 과제를 이중적으로 인식한다. 현대가 매개된 전통, 서구 탈근대성이 매개된 우리의 탈근대성을 모색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의 자생적 근대성과 서구적 근대성을 비교하고 대결시킨다. 특히 주희, 다산 정약용, 데카르트 세 사람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동아시아에서의 자생적 근대성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특히 저자는 다산의 사유를 높이 평가하는데, 다산에서 등장하는 근대성이 서구의 잣대로 잴 때 비록 불완전하고 맹아적인 것으로 그쳤다 하더라도, 서구적 근대성의 한계가 명백히 드러난 오늘날 다산의 사유는 새로운 의미를 띠면서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리의 탈근대성이 어디까지나 우리 전통과의 연계성에 기반해 사유되어야 하기 때문에, 다산의 풍성한 사유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사유 패러다임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90년대 한국과 사유의 변환, 그리고 지식인의 역할
1980년대로부터 1990년대로의 변환은 여러 가지로 묘사될 수 있다. 대중 사회의 도래, 신자유주의적 모순의 노골적인 표출, 소비 문화의 확산, 컴퓨터 시대의 도래, 영상 문화의 팽배, 인문학의 몰락, 페미니즘의 등장 등 수많은 요소들이 1990년대의 특징을 드러낸다. 저자는 우리 시대의 사유가 바로 이러한 변화된 풍경을 개념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작업은 1980년대의 시대적 고뇌와 근대 이후의 세계사적인 흐름과 단절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바로 우리의 시대 그리고 다가올 시대를 사유하는 것, 담론적으로 말해 1980년대의 변증법의 성과와 1990년대의 사상적 성과를 연계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 지식인의 상황은 어떠한가? 그는 우리 지식인의 자화상을 \’탈주와 회귀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에서 찾는다. 무조건적인 탈주를 외치며 우리를 아니키스트적 혼란으로 몰아가는 사람, 단순한 회귀(복귀)를 강조하여 시대 착오적인 고풍취미로 이끌어가는 사람, 예를 들어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낡은 철학자와 새로움에만 열광하는 거품 같은 비평가들을 준엄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우리 시대에 요청되는 지식인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식인들이란 한 사회의 난로와도 같다. 차가운 사회, 개개인이 모두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위해 행위하는 사회,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는 사회에서 그나마 자신의 개인적 욕망을 자제하고 어떤 보편적 가치를 생각하는 것은 지식인이다. 지식인들이 없다면 이 사회는 불 꺼진 방처럼 차갑고 어두운 동물의 왕국으로 화할 것이다. (……) 지식인이란 자신의 개인적 욕망과 투쟁해 인간의 진실된 모습을 찾아 가는 존재이지 특정한 특권을 부여받은 존재가 아니다. 자신과의 투쟁을 통해 그 살아가는 모습의 평균적 수준을 상승시키는 존재인 것이다. 전통적으로 대학은 이러한 지식인들의 집합 장소, 진리가 논의되고 불의와의 투쟁이 벌어지는 장소로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은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는 시장 바닥이 되었으며, 권력과 욕망이 들끊는 장소가 되고 말았다. 1990년대는 대학이 와해된 시대이며,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대학 개념이 종말을 고한 시대이다. 오늘날 대학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장소가 아니라 그 자체가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된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지식인의 개념을 대학이라는 특정 장소와 연계시키는 고전적인 이마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지식인이란 가로지르기의 계열이 형성되는 바로 그곳에 존재한다. 환경 미화원이나 파출부도 특정의 횡단적 연대에 참여함으로써 지식인이 되는 것이다. 지식인이란 한 개인의 내면적 속성이 아니라 사회적인 행위에서의 특정한 양태일 뿐이다.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지식인 상을 창조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저자는 앞으로 19, 20세기 한국역사의 담론학 연구, 서양 과학의 성과와 동양 기학(氣學)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생명관과 신체관 연구, 후기 구조주의와 동양 사상의 연계 가능성 연구에 관해 심도 있게 탐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저작은 1990년대에 \’철학 수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자기 사유를 전개하려는 한 젊은 사상가의 출사표이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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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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