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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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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 옮김 연진희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8년 6월 15일

ISBN: 978-89-374-6356-3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748쪽

가격: 16,000원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356

분야 세계문학전집 356, 외국 문학


책소개


19세기 러시아가 낳은 위대한 인간, 톨스토이
역사와 삶, 영웅과 민중, 힘과 숭고에 대한 현대의 『일리아스』이자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젊은이들의 놀라운 초상

▶ 우리 시대 가장 방대한 서사시이자 현대의 『일리아스』. ―로맹 롤랑
▶ 톨스토이는 모든 소설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소설가다. 『전쟁과 평화』의 작가를 달리 어떤 이름으로 부를 수 있겠는가? ―버지니아 울프
▶ 이 커다란 소설이 두 전쟁을 다 그려내는 과정을 계속 읽어 온 우리들은 소설의 전체성이 달성되었다는 감명과 함께, 한 ‘개별자’에 불과한 인간이 결국에는 이렇게 ‘전체’를 표현할 수 있다는 데 놀라게 된다. ―오에 겐자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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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대표하는 문호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젊고 섬세한 감각을 선보이며 러시아 고전의 새로운 독자층을 형성한 연진희가 번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1805년부터 1820년까지 약 15년의 시간과 러시아라는 광활한 공간을 배경으로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역사를 그려 낸 톨스토이의 대표작이다.

총 559명의 등장인물, 큰 전쟁에 얽힌 방대한 서사에 자연스러운 리듬을 부여하는 작법뿐 아니라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인간들의 운명을 냉엄하게 내려다보는 시선은 『일리아스』에 비견되는 서사시적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지독한 허무주의자 안드레이, 부유하고 방탕한 상속자 피에르, 치명적인 유혹에 빠진 나타샤가 저마다의 시련을 극복하고 자기 안의 ‘우주적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은 각 개인들의 성장기인 동시에 전쟁과 수치를 겪으며 커다란 잠재력을 자각해 나가는 러시아 자체의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목차

■ 차례

(1권)
1부 11
2부 269
3부 475
지도 1805년 오스트리아 원정

(2권)
1부 11
2부 137
3부 305
4부 479
5부 591

(3권)
1부 11
2부 199
3부 515
지도 1812년 전쟁

(4권)
1부 11
2부 133
3부 237
4부 341
에필로그 1부 463
에필로그 2부 589

부록: 『전쟁과 평화』에 덧붙이는 말 672
작품 해설 689
작가 연보 714


편집자 리뷰


■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모든 존재에 대한 이야기

세 주인공 피에르, 안드레이, 나타샤는 하나같이 미숙하고 불안한 청춘을 지나고 있다. 하루아침에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고 방탕한 생활에 빠진 피에르, 죽은 아내에 대한 회한에 시달리는 안드레이 그리고 특유의 생명력이 덫이 되어 치명적인 유혹에 빠진 나타샤는 각자의 삶을 뒤흔드는 위기 속에서 서로 엇갈리는 마음을 확인한다. 사랑하는 자만이 성장하는 청춘의 시간, 제각기 다른 상처를 가진 그들은 다시 조우할 수 있을까?
알렉산드르 1세, 나폴레옹, 쿠투조프 등 실존 인물을 비롯해 총 559명이 등장하는 이 방대한 소설은 ‘성장’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인물들이 저마다의 고난을 극복하고 자기 안의 ‘우주적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이 곧 러시아 자체의 성장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개인의 경험, 개인들의 사사로운 관계, 색깔, 냄새와 맛, 소리와 움직임, 질투와 사랑과 증오”가 삶을 이루는 진정한 요소라고 믿었다. 『전쟁과 평화』는 그가 어떻게 국경이 아닌 수많은 민중 속에서 새로운 러시아의 힘을 발견하는지 보여 준다.

■ 『일리아스』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세계

로맹 롤랑은 『전쟁과 평화』를 “우리 시대 가장 방대한 서사시이자 현대의 『일리아스』”라고 일컬었다. 실제로 1857년 톨스토이는 “『일리아스』와 『복음서』를 가장 관심 있게 읽고 있으며, 『일리아스』의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결말 부분을 읽었다.”라고 일기에 썼다.
1805년 전쟁, 1812년 전쟁 등 러시아의 운명을 바꾼 굵직굵직한 서사에 자연스러운 리듬을 부여하는 솜씨는 분명 『일리아스』에 견줄만하다. 또한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인간들의 삶과 죽음을 냉엄하게 굽어보는 시선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서사시적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숭고하고 무관심한 세계, 그 안에 톨스토이는 놀랍도록 약동적인 생명력을 불어 넣으며 영웅이 아닌 인간에 방점을 찍은 현대의 『일리아스』를 완성했다.

■ 톨스토이, ‘작은 러시아인’을 발견하다

“우리 삶의 목적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품위 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세르게이 그리고리예비치 볼콘스키

『전쟁과 평화』라는 위대한 이야기의 시작은, 러시아 최상류층에서 모든 특권을 박탈당하고 유형 생활 30년 만에 석방된 한 노인이었다. 세르게이 볼콘스키, 그는 니콜라이 1세의 즉위식에서 입헌주의와 농노 해방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혹독한 대가를 치른 뒤였다. 그런 그가 모든 것을 걸었던 삶의 목표는 ‘품위 있게 살아가기’였으니, 톨스토이 나이 서른두 살에 단 한 번 만났으나 그는 평생토록 영감을 준 존재였다.

“이 순간 그에게는 나폴레옹을 사로잡은 모든 관심거리가 몹시 초라해 보였다. 자신이 보고 헤아리게 된 드높고 공평하고 선한 하늘에 비하면 그 저급한 허영과 승리에 대한 기쁨을 드러내는 자신의 영웅이 너무도 졸렬해 보였다.” ―1권 3부 19장

『전쟁과 평화』에서 나폴레옹의 숭배자였던 안드레이와 피에르는 전쟁을 경험하며 환상에서 깨어난다. 실제 전쟁은 영웅 개인의 지략이 아니라 수많은 민중들의 의지로 치러지는 것임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역사를 견인하는 것은 바로 ‘작은 러시아인들’이었다. 그리고 품위는 이들의 몫이었다.
톨스토이의 민중에 대한 관심은 작품을 넘어 실제 생활 속에서도 이어졌다.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펴냈고 탄압받는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러시아 당국과 대립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어느새 그는 세르게이 볼콘스키의 모습 그대로 늙어 갔다. 그리고 삶이라는 전장에서 ‘품위 있게 살아가고자’ 분투하는 모든 인간들의 전형이 되었다.


■ 본문에서

작은 공작 부인이 도착한 직후 우람하고 뚱뚱한 남자가 들어왔다. (…) 사실 피에르가 응접실의 다른 남자들보다 좀 더 크긴 했지만, 그 두려움은 오로지 그를 응접실 안의 모든 사람들과 다르게 보이도록 만드는 지적이면서도 소심하고, 예리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그 시선 때문이었을 것이다. ―1권 1부 2장

맞은편에 앉은 나타샤는 열세 살 소녀가 이제 막 첫 키스를 나누고 사랑하게 된 소년을 볼 때와 같은 얼굴로 보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은 이따금 피에르를 향하곤 했다. 이 재미있고 발랄한 소녀의 눈길을 받을 때면 그는 이유도 알 수 없이 괜히 웃고 싶어졌다. ―1권 1부 15장

둘씩 짝을 이룬 이들이 자리를 잡고 악사들이 음을 맞추는 동안 피에르는 자그마한 숙녀와 나란히 앉았다. 나타샤는 더없이 행복했다. 어른과, 그것도 외국에서 돌아온 남자와 춤을 추는 것이다. 그녀는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 앉아서 마치 어른처럼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1권 1부 17장

“자, 이제 작별이구나!” 그는 아들에게 자신의 손에 입을 맞추게 하고 아들을 안았다. “한 가지를 기억해라, 안드레이 공작. 네가 죽는다면 나는, 이 늙은이는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는 뜻밖에도 침묵에 잠기더니 갑자기 높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러나 네가 니콜라이 볼콘스키의 아들로서 제대로 처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수치스러울 것이다!” 그가 날카롭게 외쳤다. ―1권 1부 25장

이 순간 그에게는 나폴레옹을 사로잡은 모든 관심거리가 몹시 초라해 보였다. 자신이 보고 헤아리게 된 드높고 공평하고 선한 하늘에 비하면 그 저급한 허영과 승리에 대한 기쁨을 드러내는 자신의 영웅이 너무도 졸렬해 보였다. ―1권 3부 19장

“소냐! 소냐!” 다시 첫 번째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어떻게 잠을 잘 수 있니! 너도 봐,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 정말 아름다워! 눈을 떠 봐, 소냐.” 그녀는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이지 이렇게 아름다운 밤은 한 번도, 단 한 번도 없었어.” ―2권 3부 3장

집으로 돌아온 나타샤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아나톨일까, 아니면 안드레이 공작일까? 이 풀리지 않는 문제가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는 안드레이 공작을 사랑했다. 자신이 그를 얼마나 열렬히 사랑했는지 또렷하게 기억했다. 그러나 아나톨도 사랑했다. ―2권 5부 13장

이날 전장의 소름 끼치는 광경은 그가 자신의 뛰어난 점이자 위대함이라고 여겨 온 그 정신력을 압도해 버렸다. (…) 누렇게 뜨고 부석부석하고 괴로워 보이는 얼굴, 흐리멍덩한 눈, 불그레한 코, 갈라지는 목소리로 나폴레옹은 자기도 모르게 포성에 귀를 기울이며 눈을 내리깔고 접이식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는 병적인 울적함에 빠져 전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3권 2부 38장

백작 부인은 안드레이 공작이 여정에서 딸아이의 팔에 안겨 죽을 수도 있다는(의사의 말에 따르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생각에 두려웠지만 나타샤에게 반대할 수 없었다. (…) 볼콘스키뿐 아니라 러시아 전체에 드리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삶과 죽음의 문제가 다른 모든 예측을 가로막았다. ―3권 3부 32장

하지만 삶의 환영, 삶의 물그림자에만 신경을 쓰는 평화롭고 화려한 페테르부르크 생활은 예전처럼 계속 흘러갔다. 이런 생활의 흐름 속에서 러시아 국민이 처한 어려운 상황과 위기를 인식하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4권 1부 1장

모스크바의 화재를 보면서도 프랑스군에게 복수하겠다고 맹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그저 다음 분기 월급, 다음 숙영지, 종군 매점의 여주인 마트료시카 등에 대해 생각했을 뿐이다. ―4권 1부 4장

“형제들! 이보게!” 늙은 병사들이 코사크들과 경기병들을 얼싸안고 울면서 외쳤다. 경기병들과 코사크들이 포로들을 에워싸고 서둘러 어떤 이에게는 옷을, 어떤 이에게는 부츠를, 어떤 이에게는 빵을 권했다. 피에르는 그들 가운데에 앉아 흐느꼈다. 입 밖으로 한마디도 낼 수 없었다. 그는 자기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병사를 얼싸안고 울면서 입을 맞추었다. ―4권 3부 15장

자유, 인간에게 천부적으로 주어진 충만하고 절대적인 자유, 그가 모스크바를 떠나 첫 번째 휴식지에서 난생처음으로 자각한 자유가 회복기 동안 피에르의 영혼을 가득 채웠다. ―4권 4부 12장

피에르의 광기는 예전처럼 그가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개인적 동기—그 자신이 사람의 미덕이라 부르던—를 기다린 게 아니라, 사랑이 마음에 가득 차올라 그가 이유도 없이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을 사랑할 분명한 동기를 찾아냈다는 사실에 있었다. ―4권 4부 19장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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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1828년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1844년 카잔 대학교에 입학하나 대학 교육에 실망, 1847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이후 3년간 방탕한 생활을 했다. 1851년 맏형이 있는 카프카스로 가서 군대에서 근무했다. 이듬해 잡지 《동시대인》에 익명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작품 집필과 함께 농업 경영에 힘을 쏟는 한편,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학교를 세우고 1861년 교육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간행했다. 1862년 결혼한 후 문학에 전념하여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작을 집필, 작가로서의 명성을 누렸다. 그러나 이 무렵 삶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며 정신적 위기를 겪었다. 그리하여 1880년 이후 원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하면서 사유재산 제도와 러시아 정교에 비판을 가하고 『교의신학 비판』, 『고백』 등을 통해 ‘톨스토이즘’이라 불리는 자신의 사상을 체계화했다. 또한 술과 담배를 끊고 손수 밭일을 하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빈민 구제 활동을 하기도 했다.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출간되자마자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번역되었으며, 출판으로 인한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1901년 『부활』에 러시아 정교를 모독하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종무원(宗務院)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사유재산 및 저작권 포기 문제로 시작된 아내와의 불화 등으로 고민하던 중 1910년 집을 떠나 폐렴을 앓다가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에서 영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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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진희 옮김

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부활』, 『안나 카레니나』, 『전쟁과 평화』, 『러시아 단편집』, 『검은 말』, 『마지막 목격자들』 등이 있다. 2021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기차 여행」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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