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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인선32] 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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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원제 THE PROPHET

칼릴 지브란 | 옮김 황유원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8년 5월 25일

ISBN: 978-89-374-7532-0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0x210 · 204쪽

가격: 11,000원

시리즈: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50주년 기념) 32

분야 세계시인선 32


책소개

장엄한 성서적 리듬과 새로운 운율의 떨림

 

“있는 힘껏 진실하고자 하는 마음을 끝내 놓지 않는 문장들”


목차

배가 오다 THE COMING OF THE SHIP

사랑에 대하여 ON LOVE

결혼에 대하여 ON MARRIAGE

아이들에 대하여 ON CHILDREN

주는 것에 대하여 ON GIVING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하여 ON EATING AND DRINKING

일에 대하여 ON WORK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ON JOY AND SORROW

집에 대하여 ON HOUSE

옷에 대하여 ON CLOTHES

사고파는 것에 대하여 ON BUYING AND SELLING

죄와 벌에 대하여 ON CRIME AND PUNISHMENT

법에 대하여 ON LAWS

자유에 대하여 ON FREEDOM

이성과 열정에 대하여 ON REASON AND PASSION

고통에 대하여 ON PAIN

자신을 아는 것에 대하여 ON SELF-KNOWLEDGE

가르침에 대하여 ON TEACHING

우정에 대하여 ON FRIENDSHIP

말하는 것에 대하여 ON TALKING

시간에 대하여 ON TIME

선과 악에 대하여 ON GOOD AND EVIL

기도에 대하여 ON PRAYER

즐거움에 대하여 ON PLEASURE

아름다움에 대하여 ON BEAUTY

종교에 대하여 ON RELIGION

죽음에 대하여 ON DEATH

작별 THE FAREWELL

 

작가에 대하여: 불행과 낙관

작품에 대하여: 작별 전에 하는 말


편집자 리뷰

95년간 4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1억 부 이상 팔린 ‘현대의 성서’

 

칼릴 지브란의 시는 쉽게 공감을 이끌어 내는 깊고 맑은 언어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비틀스의 존 레넌은 그의 문장을 인용하여 「줄리아」에서 “제가 하는 말의 절반은 무의미해요. 그래도 전 그저 당신께 가 닿고자 그 말을 하죠, 줄리아.(Half of what I say is meaningless, but I say it just to reach you, Julia.)”라고 노래했다. 지브란의 시는 정치가들의 연설과 결혼식, 장례식 등에서 두루 인용되며 여전히 그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인 『예언자』는 ‘현대의 성서’라고도 불리며, 1923년 첫 출간 이후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고, 4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1억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사랑이 당신을 손짓하여 부르거든 그를 따라가세요,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를지라도.

그리고 사랑의 날개가 당신을 감싸 안거든 그에게 몸을 맡기세요,

비록 그 깃털 속에 숨겨진 칼이 당신을 상처 입힐지라도.

그리고 사랑이 당신에게 말하거든 그를 믿으세요,

비록 그 목소리가 마치 정원을 폐허로 만드는 북풍과도 같이 당신의 꿈들을 산산조각 낼지라도.

―「사랑에 대하여」에서

 

하지만 서로 함께 있되, 사이에 거리를 두세요.

그리하여 창공의 바람이 당신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세요.

 

서로 사랑하세요, 하지만 사랑으로 구속하진 마세요,

그보다는 당신들 두 영혼의 해안 사이에 바다가 넘실대게 하세요.

 

―「결혼에 대하여」에서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지금 자신이 겪는 문제들에 대한 정답을 하나 이상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황유원 시인

 

그는 스무 살 무렵부터 이 시집의 집필을 시작하여 거의 20여 년 동안 공들여 다듬어 세상에 내놓았다. “이 작은 책을 위해 나는 평생을 보냈다. 나는 이 책의 단어 하나하나가 내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이루어졌음을 확신하고 싶었다.” 많은 이들이 인생의 절기마다 이 책의 문장으로 되돌아가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시인 역시 오랜 시간 언어를 갈고 닦으며 답을 찾고자 했던 진실한 마음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또한 삶은 어둠이라는 말을 들어 왔으며, 피로에 지친 당신은 피로에 지친 이들이 했던 말을 그대로 되풀이합니다.

나 또한 말해요. 삶은 진정 어둠인데, 열망이 없을 때만 그러하다고.

그리고 모든 열망은 앎이 없다면 눈먼 것이라고.

모든 앎은 일 없이는 헛된 것이며,

또한 모든 일은 사랑 없이는 공허할 뿐이라고.

그러니 사랑으로 일할 때야말로 당신은 자신과 하나 되며, 또한 타인과, 종국에는 ‘신’과 하나 되는 것입니다.

 

―「일에 대하여」에서

 

당신의 기쁨은 당신의 슬픔이 가면을 벗은 모습에 불과한 것.

당신의 웃음이 솟아나는 그 우물은 종종 당신의 눈물로 가득 차 있던 우물이기도 했습니다.

어찌 아닐 수 있겠어요?

슬픔이 당신의 존재 속으로 깊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당신은 더 많은 기쁨을 담을 수 있게 됩니다.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에서

 

시집은 예언자 알무스타파가 지난 12년의 세월을 보낸 오르팔리스 성을 떠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남녀 사제들과 오르팔리스의 시민들은 작별을 아쉬워하며 그에게 지혜를 나눠주길 요청하고, 이에 우리네 삶을 관통하는 스물여섯 가지의 주제들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진다. 사랑, 결혼, 아이들, 일, 사고파는 것, 기쁨과 슬픔, 고통, 이성과 열정, 시간, 선과 악, 아름다움, 종교, 죽음 등에 대한 알무스타파의 가르침은 거침없이 울려 퍼진다. 우리에게 크게 들리는 것은 그의 목소리이지만, 사실 이 목소리는 사람들의 앎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이끌어내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예언자의 가르침을 담은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오르팔리스 시민들을 포함하여 지혜를 얻고자 하는 이들 모두와의 대화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육신의 거처를 마련해 줄 순 있겠으나 영혼의 거처까지 마련해 주진 마세요.

그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고, 당신들은 그곳을 꿈에서조차 방문할 수 없으니까요.

아이들처럼 되기 위해 노력할 순 있겠으나 아이들을 당신들처럼 만들려 하진 마세요.

삶은 거꾸로 흘러가지도, 지난날에 머물지도 않으니까요.

 

―「아이들에 대하여」에서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가 황유원 시인의 언어로 재탄생한 지브란의 세계

 

이 책의 번역을 맡은 황유원 시인은 3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 남다른 사유의 깊이와 발랄한 언어 세계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황유원 시인의 신적 관념에 대한 남다른 열광은 그의 시 세계의 전체적인 인상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성서적 리듬이 가득한 칼릴 지브란의 시를 지금 이 시대의 우리말로 옮기는 데 그보다 적격한 이는 없을 것이다.

 

젊은 시인의 세심한 손끝에서 새롭게 탄생한 시구들은 자칫 교조적인 장광설로 들릴 수 있는 예언자의 목소리에 살아 움직이는 감정을 부여한다. 이로써 알무스타파의 이야기는 우러러 보아야 할 성인의 가르침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진실을 향해 외치는, 한정된 시간 안에 쏟아내는 한 개인의 절박한 목소리에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읽는 이, 혹은 보는 이의 마음을 자꾸만 건드린다.

 

당신 젊은이들 중 몇몇은 마치 즐거움만이 전부인 양 즐거움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비판받고 비난당하죠.

나는 그들을 비판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이 그냥 그러도록 놔둘 거예요.

그들은 즐거움을 찾는 와중에 즐거움 말고 다른 것들 역시 발견할 테니까요.

(……)

그리고 당신 원로들 중 몇몇은 즐거움을 추억할 때 늘 후회와 함께합니다. 마치 그게 무슨 취중에 저지른 실수라도 되는 양.

하지만 후회란 마음에 가득 드리워진 구름일 뿐, 마음을 벌주진 못해요.

그들은 감사한 마음으로 즐거움을 추억해야 할 겁니다. 마치 여름의 수확물을 보고 감사하듯이.

그러나 후회로 인해 그들이 평안을 얻는다면, 그것도 좋겠지요.

 

―「즐거움에 대하여」에서

 

겨울에 눈 속에 갇힌 이는 말해요. “봄이 오면 아름다움은 언덕 위로 뛰어오를 거야.”

그리고 여름의 더위 속에서 수확하는 사람은 말합니다. “우린 아름다움이 낙엽과 함께 춤추는 걸 봤지. 그리고 우린 그녀의 머릿결 사이로 눈발이 휘몰아치는 걸 봤어.”

이 모두 당신들이 아름다움에 대해 말한 것들이죠,

하지만 사실 당신들은 아름다움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라 채워지지 않은 욕구에 대해 말했을 뿐.

그런데 아름다움이란 욕구가 아닌 황홀경.

목마른 입도 아니요, 앞으로 쭉 내민 빈손도 아닙니다.

 

―「아름다움에 대하여」에서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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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릴 지브란

1883년 레바논 베샤르에서 태어났다. 레바논의 자연 환경은 훗날 그의 작품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열두 살 되던 해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하여 보스턴의 가난한 이민자 마을에 정착한다. 형제자매 중 유일하게 교육을 받았고 예술과 학업에 열중하며 학생 시절을 보낸다. 열다섯 살이 되던 해 홀로 레바논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3년을 머물게 되는데, 이 시기 훗날 『예언자』로 발전할 초고를 집필하기 시작한다. 1902년, 여동생과 맏형, 어머니의 잇따른 죽음에 상심한 그는 더욱 예술에 전념한다. 1904년 평생의 후원자가 될 메리 해스캘을 만나 영어를 배우고 작품에 대한 조언을 얻게 된다. 1905년 아랍어로 쓴 첫 책 『음악』 등으로 아랍어 권에서 이름을 떨치게 된다. 1918년 처음으로 영어로 쓴 책 『광인』을 출간하고, 이후 대체로 영어로 작품을 발표한다. 『예언자』는 그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으로, 1923년 첫 출간 이후 지금까지 4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1억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1931년 마흔여덟의 나이에 간경화와 결핵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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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 옮김

1982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종교학과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인도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3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세상의 모든 최대화』로 3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밥 딜런: 시가 된 노래들 1961-2012』(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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