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도서목록 | 보도자료 게시판 프린트 | 읽기도구 닫기

작가의 사랑


첨부파일


서지 정보

문정희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8년 3월 23일

ISBN: 978-89-374-0865-6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24x210 · 144쪽

가격: 10,000원

시리즈: 민음의 시 245

분야 민음의 시 245


책소개

다시 여성의 목소리로,

탕진되고 불온하여 절정에 이른

문정희의 사랑 


목차

당신을 사랑하는 일 11

나비 고백 13

돌에게 14

거위 16

나의 옷 18

이름 모를 꽃들의 시간 20

늙은 코미디언 22

무덤 시위 23

꿩 24

살아 있는 것은 25

지붕 위의 흰옷 26

나의 도서관 28

낙타 구두 30

우는 소년 31

사진 없는 아이 32

노숙자 34

링 35

어디를 흔들어야 푸른 음악일까 36

봄 회의 38

검은 그릇 39

빈둥빈둥 40

오빠의 마술 42

나는 거미줄을 쓰네 43

작가의 사랑 45

우드사이드 스토리 48

구르는 돌멩이처럼 50

빌리지의 작가 52

쓸쓸한 유머 54

장물 56

모래언덕이라는 이름의 모텔 57

줄광대 58

샹그릴라 가는 길 60

상투 상투 62

비행기에서 우산 쓰기 64

메가폰을 든 시인 66

문신이 있는 연인 68

벵갈의 밤 70

정전 도시 72

페로비아의 사내 74

그가 나의 연인은 아니었지만 75

공항의 요로나 78

과일들의 증언 80

아름다운 직업 82

베네치아 카페 84

사랑의 탐사 86

소금과 설탕 88

차도르 쓴 아침 90

독재자 92

졸혼(卒婚) 94

무명 가수 96

선물 상자 98

옥수수 패밀리 100

저녁 메뉴 102

젖은 옷들의 축제 104

왕의 역할을 잘하는 배우 106

자백 107

애인 108

낚싯줄 110

공항 가는 길 112

딸아 114

곡시(哭詩) 116

내가 가장 예뻤을 때 120

그러던 어느 날 122

 

작품 해설–박혜진 123

도래한 페허


편집자 리뷰

문정희 시인의 신작 시집 『작가의 사랑』이 민음의 시 245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지구 위를 걷듯 시를 쓰는 시인 문정희에게 ‘세계적’이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 도리어 문정희는 세계로 나아가기보다는 세계를 품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더 넓고 깊은 사랑을 보여 준다. 그것은 여성의 목소리로 가능한 사랑이다. 작가의 글쓰기로 가능한 사랑이기도 하다. 문정희는 『작가의 사랑』을 통해 시인만이 가능한 ‘곡시’로 부당한 이유로 이름을 빼앗긴 여성들을 호명하고 위무한다. 시로 쓰다듬는다. 사랑으로 복원시킨다.


 

■ 애국심은 팬티와 같아

 

여섯 명의 여성 작가가 무릎을 맞대고 모여 있다. 이제 막 사랑의 경험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 폴란드 시인이 말한다. 사랑 이야기보다 아우슈비츠의 기억이 우선이라고. 그전에 사랑을 말하는 자는 작가가 아니라고. 순간 침묵을 깨고 문정희는 말한다. “애국심은 팬티와 같아. 누구나 입고 있지만 나 팬티 입었다고 소리치지 않아.”

『작가의 사랑』에서 문정희의 동선은 국경이 무의미하다. 그는 세계의 시인과 시민을 자유롭게 만난다. 그 만남의 노래가 코즈모폴리턴의 얄팍한 포즈나, 무심결에 드러내는 제1세계 지향이라면 결코 시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문정희의 여행은 시가 된다. 할머니의 꽃상여 지나가고 젊을 적 어머니가 참척의 비극을 겪은 남도에서 자유가 쉬워 보였던 뉴욕과 메가폰을 들고 시를 읊었던 아르헨티나의 재래시장까지. 발 딛는 곳 어디에서나 시인은 쓸쓸한 애국심을 몸 한쪽에 놓아 둔 채로 시와 여성 그리고 생명을 노래한다. 이러한 문정희의 시적 여정은 곡시의 발걸음과 다름 아니다.

 


 

■ 딸아, 우리가 가장 예뻤을 때

 

문정희가 『작가의 사랑』에서 크게 사랑하여 주로 호명하는 것은 여성들의 이름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공쿠르상에서 탈락하자 스스로가 페미나상을 제정한 안나 드와이유, 독재자 앞에서 차도르를 찢어 버린 오리아나 팔라치, 해방 공간에서 간첩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처형당했던 김수임, 문학의 이름으로 인격을 살해당한 작가 김명순, 문정희의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숱한 여성들…….

“조선아, 이 사나운 곳아, 이담에 나 같은 사람이 나더라도 (……) 또 학대해 보아라.”라고 했던 김명순의 절규가 아직까지도 유효함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박혜진 문학평론가의 말대로, 부당한 이름으로 이름을 빼앗긴 여성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시집은 차별과 저항의 비망록이자 여성의 울음을 곡조 삼는 레퀴엠이며 여성의 노래를 상기하는 생명의 복원집이다. 문정희는 시인으로서 시와의 합일된 삶을 꿈꾼다. 그리고 그는 시인이자 여성으로서, 작가이자 어른으로서 지금, 여기, 이 시대, 이 땅에 필요한 시집을 내어놓았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며, 다름 아닌 작가의 사랑이다.


작가 소개

--

문정희

 

194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했다.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문정희 시집』, 『새떼』,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 『찔레』, 『하늘보다 먼 곳에 매인 그네』, 『별이 뜨면 슬픔도 향기롭다』, 『남자를 위하여』, 『오라, 거짓 사랑아』,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나는 문이다』 등이 있다. 미국 뉴욕에서 영역 시집  『Wind flower』, 『Woman on the terrace』가 출판되었고 그 외에도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알바니아어 등으로 번역 소개되었다.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국대 석좌교수, 고려대 문창과 교수를 역임했다. 

"문정희"의 다른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