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의 자리

조재룡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8년 3월 2일 | ISBN 978-89-374-1231-8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652쪽 | 가격 22,000원

책소개

세계에 주관성을 입히는 시의 언어로

진정한 의미의 자리를 타진하다

편집자 리뷰

조재룡의 네 번째 비평집 『의미의 자리』가 ‘민음의 비평’ 시리즈 여덟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2003년 《비평》을 통해 문학 평론가 활동을 시작한 조재룡은 지금 한국 시단에서 가장 활발한 현장 비평가로 꼽힌다. 이번 비평집에서 조재룡은 ‘의미’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시 한 편 한 편을 독해해 나간다. 『의미의 자리』는 기존의 언어를 통해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 내는 시를 읽으며, 형식의 반대말로서의 의미가 아닌 진정한 의미를 자리를 찾아나서는 긴 여정이 담겨 있다.

총 여섯 개의 부, 서른 편의 글로 구성된 『의미의 자리』는 조재룡이 얼마나 성실한 독자이자 비평가인지를 증명한다. 1부에서는 시의 이론에 대해 탐구한 글을 묶었다. 짧은 서정시와 긴 산문시의 차이, 운문과 산문의 이분법, 구두점의 운용 등에 대한 글들은 그간 시를 읽어 온 독자들이라면 한 번쯤 의구심을 품었을 단상을 연구자로서 명확하고 유려한 사유로 정리했다. 2부와 3부는 오직 시집 해설로만 구성되었고, 4부와 5부의 몇몇 글들 또한 해설이다. 시집의 해설을 쓰는 비평가는 그 시집의 첫 번째 독자이자, 그 시집의 독해를 돕는 길잡이 역할을 맡는다. 이번 비평집에 실린 열네 편의 시집 해설은 능숙하고 탁월한 길잡이로서의 기록이다. 4부와 5부는 언어와 사물, 타자와 주체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의미’의 자리를 찾아 나간 흔적들이다. 조재룡은 의미란 사물과 언어의 결합이 아닌 단어와 단어의 연결을 통해 만들어져 살아서 꿈틀거리는 유기체와 같은 것임을 다양한 주제를 통해 증명한다. 6부는 독립 잡지와 문예지의 현황, 시와 자본, 시인과 검열 등을 다룬 글 세 편을 묶었다. 벗어날 수 없는 자본의 굴레와 현대사회에 서 시와 시인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조재룡은 『의미의 자리』를 통해 우리가 흔히 빠지기 쉬운 이분법과 대립 항의 함정에서 시를 구출해 낸다. 시의 길이에 대한 이분법, 산문과 운문의 이분법, 형식과 의미의 이분법 등 이것이 아님 저것의 구분을 무효화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경계를 무너트리고, 구별 지어져 있는 것을 헝클어트리면서, 정형화되어 구속되어 있던 문학에 자유를 준다. 조재룡의 비평집은 ‘끝이라고 생각한 지점이 시작일 수 있다’는 문학의 끊임없는 가능성을 증명하는 비평집이다.

목차

책머리에

 

1부 시, 밖에서, 그리고 안에서

첨단의 감각, 첨단의 발화: 시의 정동

길어지는 시, 흩어지는 시 —시적 효율성에 대하여

구두점의 귀환 —구두 기호에서 구두법으로

리듬에 관한 몇 가지 메모와 단상 —리듬 연구사 검토를 위한 시론

리듬과 통사

 

2부 야만과 침묵

죽음이 쓰는 자서전 —김혜순 『죽음의 자서전』

소진하는 주체, 각성의 파편들 —이문숙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까지』

야만의 힘, 타자의 가능성 —장석주 『일요일과 나쁜 날씨』

부끄러움과 허기, 유동하는 정념 —박연준 『베누스 푸디카』

침묵의 기원, 기원의 침묵 —조용미 『나의 다른 이름들』

밤의 저 끝으로의 여행 —홍일표 『밀서』

 

3부 꿈의 파란

명랑과 우수, 그리고 삶, 오로지 삶 —황인숙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꿈의 파란 —김참 『빵집을 비추는 볼록거울』

산출된 파도, 내파되는 일상 —김미령 『파도의 새로운 양상』

성(聖)과 속(俗)의 아우라 —이순현 『있다는 토끼 흰 토끼』

블랙박스 사용법 —김경주 『블랙박스』

그의 악몽, 그녀의 비명, 우리의 슬픔 —최휘웅 『타인의 의심』

 

4부 의미의 자리

말과 사물, 그리고 의미의 희미한 그림자

문장-사유-주체 —김언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실험? 실험……. 실험! —안태운 『감은 눈이 내 얼굴을』

나는 항상 ‘다시’ 쓰는 주체다 —남진우의 신작시

의미의 자리 —옮긴이의 타자와 근사치의 유령들

 

5부 첫 줄의 현기증

없어지며 나타나는, 첫 줄의 현기증 —변모하는 변모할 수밖에 없는 이제니와 말의 운동에 관하여

‘너’와 ‘나’의 이상한 수군거림 —정동의 시적 징표, 인칭

상호텍스트의 이름으로, 번역하고, 되돌아보며, 전진하는 시

번역과 시의 연옥으로 향하는 언어의 모험 —김재혁 『딴생각』

비정치의 정치, 빌어먹을 놈의 저 타자 —이장욱과 김안의 시

 

6부 시와 시대

문학과 돈

투창과 거울의 논리학 —독립잡지 관람기

법정 앞에 선 시인 —시의 폭력성에 관하여

작가 소개

조재룡

고려대학교 불문학과 교수이며, 번역가,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성균관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학과 번역학, 프랑스와 한국문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과 평론을 집필하였다. 지은 책으로 『앙리 메쇼닉과 현대비평: 시학, 번역, 주체』, 『번역의 유령들』, 『시는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번역하는 문장들』, 『한 줌의 시』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레몽 크노의 『문체 연습』, 앙리 메쇼닉의 『시학을 위하여 1』, 제라르 데송의 『시학 입문』, 알랭 바디우의 『사랑예찬』, 조르주 페렉의 『잠자는 남자』, 장 주네의 『사형을 언도받은 자/외줄타기 곡예사』, 로베르 데스노스의 『알 수 없는 여인에게』 등이 있다. 시와사상 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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